〈 157화 〉1부 8장 17
간부는 사랑을 함으로써 세뇌를 풀고 정령임을 자각하게 되며, 원작이 미연시인 만큼 그 사랑의 대상은 주인공이 된다.
다만 혼돈환룡의 경우는 다르다.
자신이 정령임을 자각은 하였으나, 세뇌가 풀리지 않아 여전히 괴수의 상태를 유지하는 간부라는 설정.
혼돈환룡은 본체부터가 영체인 특성상 자신의 정신에 대해 충분한 '메타인지'를 할 수 있었고, 성주가 자신을 세뇌하기 전에 육체에서 혼령으로 빠져나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육체는 괴수-'혼돈'이 되어 세계를 파괴시키는 사명을 다하기 시작했고, 성주는 지구에 파견을 보낸 그 순간까지도 환룡의 정신이 살아있음을 알지 못했다.
- 설마 자기가 정령인 걸 알면서도 순순히 내 명령을 따르겠어?
그런 존재가 환룡이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 세뇌 풀 방법 찾기 귀찮은데....
세뇌된 괴수, 혼돈은 여전히 간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열심히 파괴활동을 일삼았다.
영혼 상태인 정령, 환룡은 그 뒤에서 자신이 괴수로서 난동을 부리는 것을 지켜봤다.
- ...뭐, 내가 죽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버려두지 뭐.
그리고 약 일주일 정도 날뛴 뒤, 육체인 혼돈과 정신인 환룡이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 정령이고 간부고 다 그냥 때려치고 잠이나 자자.
귀찮음.
혼돈환룡은 세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를 포기하고 잠들었다. 어차피 망할 세상, 망하든 말든 내버려두고 그냥 잠이나 자자는 생각에 그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 풀 방법도 모르겠고 찾으러 다니는 것도 귀찮고 자살도 안되는 것 같으니, 그냥 어디 조용한 곳에서 잠이나 계속 자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래서 세뇌가 걸렸다는 것은 인식했으나 풀려고 노력은 하지 않았다. 멸망의 날까지 남은 약 25년의 시간을 알차게 자는 것으로 사용하고 싶었다. 어차피 세계는 다른 여섯 간부들이 열심히 부수고 다닐테니.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환룡(정신, 정령) : 태업ㄱ?
혼돈(육체, 괴수) : ㅇㅇ ㄱㄱ
라는, 귀찮음으로 인해 괴수와 정령의 자아 모두가 사명을 방폐하는 짓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 그러니까 성주한테 농땡이 피우는 거 걸리면 죽는 거지.
혼돈환룡은 진시황릉의 최심부에 위치한 비밀 석실의 관속으로 들어가, 미라의 위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갑자기 시황제의 묘 위에 열린 차원문만 아니었다면, 그는 5년 동안 계속 잠들었을 것이다.
-이거 성주가 나보고 빨리 일하라는 경고인가?
혼돈환룡은 지레짐작으로 공포에 빠졌고, 결국 밖으로 기어나왔다.
적당히 일하는 척을 하기 위해 모처럼 낚은 봉효를 괴인으로 만들었고, 그의 부탁에 따라 동창의 이능력자들을 자신의 수하로 만들었다.
"난 잘테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해."
그렇게 부하들에게 다 맡기고 소위 '꿀잠'을 자던 게 며칠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귀에 아카펠라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혼돈환룡은 그 마력속에 섞인 피닉스의 마력을 인지했다.
- 성주가 이제는 피닉스까지 보내서 나를 닦달하려 드는구나!
그래서 결국에는 부하들을 이끌고 모가지를 뽑으러 나왔다. 말은 그렇고 실상은 '이제 알겠으니까 적당히 해라'는 시위를 위해 나왔지만, 상대는 혼돈환룡에게 폭탄을 떨어뜨렸다.
- 나 세뇌 풀렸다.
혼돈환룡은 그제서야 느낄 수 있었다. 봉효가 간혹 부하들과 잡담을 나누면서 들었던 이야기의 의미를.
- 원래 꼰대들이 막 낚을 때 자기도 힘들다면서 공감하려고 하더라.
- 국장님 말이죠?
- 어. 나 때는 말이야…. 내가 다 해봤는데…. 나도 그거 해봐서 알아…. 그거 다 낚으려고 하는 말이니까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혼돈환룡은 피닉스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아무리 정령 중에서도 규격외의 존재라고 하더라도, 성주의 세뇌를 풀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고는 믿기 어려웠다.
- 정령이면서 왜 성주의 구속인 괴인형을 풀지 않는 거지?
혼돈환룡은 두뇌회로를 가속하여 두 가지 그럴듯한 결론을 내렸다.
첫 번째. 정령 각성 설.
자신처럼 세뇌 당한 것과 정령임을 자각은 했으나, 아직 완전히 그 구속을 풀어내지는 못했다. 창염의 피닉스는 다른 간부들을 일깨우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다가, 혼돈환룡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것이다.
두 번째. 피닉스 거짓말 설.
사실은 성주가 예정보다 일찍 깨어난 혼돈환룡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해 피닉스를 보낸 것이다. 창염의 피닉스는 성주에게 굴복해 그의 수하가 되어, 혼돈환룡이 세뇌가 풀렸는지 확인하러 온 것이다.
혼돈환룡이 선택한 결론은 후자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배팅이 틀렸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 일단 맞자.
싸우자는 말이었다.
'내가 왜 맞아야 하지?'
혼돈환룡은 억울했다. 그리고 화가 났다.
'내가 혹시나 그럴까봐 전령까지 보냈는데!!'
나는 지금 알아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
원탁이라고 하는 놈들 중 하나를 괴인으로 만들었고, 기타 부하들도 늘려가고 있다. 그러니 제발 나한테 와서 잠을 깨우며 잔소리를 하지 말라.
그런 의도로 지척까지 다가온 피닉스에게 전령을 보냈다.
'한반도에 있던게 나 감시하러 온 거 아니었어?!'
피닉스가 자신의 세뇌 여부를 확인하러 온 경우면 세이프. 어떻게든 일을 하는 티를 냈으니, 적어도 당분간은 자신을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완벽한 계획이라고 확신했다.
소용이 없었다.
혼돈환룡은 알지 못했다.
설마 피닉스도 정령임을 각성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신화에 이르지 못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만약, 피닉스가 하루만 늦게 출발했어도 샤오린이 서울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러면 피닉스는 혼돈환룡이 깨어나 활동을 시작했음을 깨닫고 바로 샤오린의 인도를 따라 혼돈환룡을 찾아갔을 것이다.
만약, 둘이 심처에서 만나 서로의 패를 모두 까발리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면, 아무 문제없이 서로의 상황을 이해했을 것이다.
만약. 정말로 만약. 혼돈환룡이 피닉스의 말을 믿었다면 둘은 마지막 선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꽃길은 그들에게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지레짐작하여 벌어진 오해와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이 빚어낸 끝은 결국 주먹다짐이 되고 말았다.
* * *
카앙!
권격이 칼날의 경로를 틀어막는다. 건틀릿으로 혼돈환룡의 칼날을 막아낸 피닉스는 몸을 돌려 다리를 들어올렸다.
키기긱!
언월도가 갑주와 부딪혔다. 피닉스는 그 상태로 허리를 돌렸다.
카가각!
날카로운 창이 피닉스의 복부를 찔러들어왔다. 창끝이 복부의 갑주를 스쳐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으나, 피닉스의 갑주는 긴 흠이 나있었다.
[흠.]
피닉스는 전신의 마력을 움직였다. 피닉스를 세 방향에서 구속하던 괴인들이 황급히 몸을 내빼어 거리를 벌렸다.
콰---앙!
피닉스의 몸에서 불꽃이 터져나왔다. 전신 관절 사이에서 뿜어져나온 불꽃은 주변 일대를 전부 덮쳤으나, 괴인들은 진작에 멀찍이 도망쳐 거리를 벌렸다.
[누구에게 빙의를 하였을까....]
피닉스는 손을 털어 불꽃을 꺼뜨린 뒤, 세 방향에서 자신을 압박하는 괴인들을 눈으로 흘겼다.
검 괴인. 언월도 괴인. 창 괴인.
피닉스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혼돈환룡에 의해 괴인이 된 동창의 이능력자들이었다.
'셋 중 하나에 빙의한 건 확실하다.'
왜냐면 이미 피닉스는 혼돈환룡이 처음 빙의했던 이능력자를 곤죽으로 만들었기 때문. 이외에도 몇몇 괴인들을 찢고 태우고 짖이겨 놓았다.
'남은 놈은 넷.'
피닉스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괴인 셋,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미청년. 아마 동창의 우두머리인 제독이나 그에 준하는 존재일 것이다. 내 기억과는 다르지만.
'전대나 전전대겠지. 그건 중요한게 아니야.'
[지금은 혼돈환룡을 잡아서 조지는 게 급선무!]
피닉스는 두주먹을 말아쥐며 측면으로 뛰었다. 발치에 구르던 덕배를 차올려 한손에 꼬나쥔 뒤, 언월도 괴인을 향해 덕배를 휙 던졌다.
부웅부웅-!
덕배가 횡으로 돌며 언월도 괴인의 정수리를 때렸다. 괴인은 불의의 기습에 고개가 뒤로 꺾였고, 피닉스는 그 사이 언월도를 쥔 팔 사이에 손톱을 세워 두 팔을 잘랐다.
서걱!
손톱에서 붉은 피가 튀었다. 괴인은 비명조차 없이 미간만 찌푸리며 뒤로 물러섰다. 눈은 회색으로 빛나고 있었지만 빙의한 놈은 아니었다.
[그럼 잠시 빌리마.]
피닉스는 언월도를 움켜쥐고 아래로 내리그었다. 칼날이 괴인의 앞을 사선으로 갈랐고, 괴인은 그대로 뒤로 넘어져 쓰러졌다.
쿵!
덕배가 괴인의 고간 위에 박혔다. 피닉스는 덕배의 손잡이를 잡고 두어차례 짖이긴 다음, 쭉 옆으로 뻗어 창 괴인을 겨눴다.
[다음은 너다.]
"으아악!"
창 괴인은 기합을 지르며 창을 찔렀다. 회색의 마력을 머금은 창끝은 수 가닥으로 흩어져 시야를 교란했다. 마치 허초와 실초를 섞어가며 찌르는 듯한 공격에 피닉스는 그저 덕배를 계속 겨누는 것으로 대응했다.
피융-!
덕배 끝에서 튕겨나간 불꽃의 마탄이 창 괴인의 이마를 꿰뚫었다. 창 괴인은 창을 찌르던 자세 그대로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피닉스는 언월도를 휘둘러 창 괴인의 성기를 베었다.
서걱!
바지 앞섶이 두 갈래로 갈려지며, 차마 말 못할 것들이 툭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창 괴인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고꾸라졌다.
[둘 다 아닌가. ...아니야, 아니군.]
피닉스는 언월도를 바닥에 내팽겨치며, 눈물을 글썽이며 씩씩거리는 검괴인에게 덕배를 다시 겨눴다.
[내가 죽이자마자 갈아탔어. 내 촉이 좀 좋은 편인 모양이다. 그렇지 않나?]
"이 나쁜 놈, 넌 사람도 아냐!"
[정령이지.]
"그러니까 나도 정령이라니까! 자각은 했어! 근데 세뇌를 완전히 푸는 방법을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고!"
검괴인-에 빙의한 혼돈환룡은 역정을 내며 검을 휘둘렀다. 빙의대상의 이능과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혼돈환룡은 제법 그럴듯하게 검을 휘둘렀지만, 아쉽게도 그 검술은 피닉스에게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정말로 몰라서 가만히 있었나?]
"그래!"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텐데.]
피닉스가 정곡을 찔렀다. 검괴인의 검기가 잠시 무뎌진 사이, 피닉스는 검괴인의 검을 손으로 낚아채 칼날을 쪼개버렷다.
[단지 귀찮은 걸 넘어선 거지. 그냥 귀찮은 게 아니야.]
피닉스가 검괴인의 멱살을 붙잡으며 으르렁거렸다.
[그냥 무언가를 하기를 포기한 거지. 그렇지 않나?]
"......그게 뭐가 나빠!"
혼돈환룡이 검괴인에게서 튀어나와 바닥을 굴렀다. 피닉스는 멱살을 잡은 검괴인을 옆으로 집어던진 뒤, 덕배를 바닥에 찍었다.
[세뇌를 풀 방법도 생각하지 않아, 그렇다고 성주에게 반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던 것도 아니지. 그냥 포기한 거 아니었나? 이리해도 저리해도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인 것이야.]
"그래, 그럼 안 돼?"
혼돈환룡은 사납게 이를 갈았다.
"어차피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어! 너도 깨달았을 거 아냐! 우리는 성주에게 이길 수 없어!"
혼돈환룡이 관자놀이를 검지로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내려오자마자 세뇌빔을 쏘면, 바로 우리는 성주 장기말이 되는 걸!"
[그래. 그렇지. 눈을 마주치게 되는 순간, 바로 그의 노예가 되겠지.]
그것만큼은 피닉스가 무슨 수작을 벌려도 바꿀 수 없는 확정사항이었다. 단순한 전투력만으로 비교하면 피닉스는 성주와 호각이거나 그 이상이지만, 성주는 그저 눈을 한 번 깜빡이는 것 만으로도 피닉스의 가랑이를 스스로 벌리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포기한 네가 할 소리는 아니다.]
피닉스는 자신의 안에서 들끓는 마력과 분노가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직감했다. 자신도 혼돈환룡에게 조금 열이 받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더 혼돈환룡에게 분노하는 이가 피닉스의 속에 잠들어있었다.
창염.
[네가 조금만 의욕이 있었어도, 반격의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보지는 않았나?]
"......없어. 그런거."
혼돈환룡은 우울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결국 성주는 다시 돌아올 거고, 우리는 그의 노예가 되어 다 죽이게 될 거야.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전부 다 죽게 될 거라고. 무슨 짓을 해도 다 죽게 될텐데."
혼돈환룡은 입꼬리를 비틀며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왜 노력해야 하는데? 귀찮게. 어차피 세계는 멸망할 건데."
[아니, 아니야. 너는 그렇게 또 자신을 속이려 들지. 마치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말도 그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거고.]
"......무슨 소리야?"
[선후관계가 틀렸어. 너는 세계가 멸망하는 걸 알기 때문에 모든 걸 자포자기한게 아니다.]
피닉스는 덕배를 치켜들었다.
[그냥 하기가 싫은 거다. 그 무엇도.]
그의 불꽃은 여느때보다도 더욱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도, 자유를 되찾는 것도.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면서 잠만 자고 싶은 나태한 놈일 뿐이다. 조금 의욕을 내는 것 처럼 보여도, 그건 좀 더 편하게 있고 싶어서 하는 것 뿐이지. 환건적? 그들로 기껏해야 편안한 잠자리나 만들었겠지. 안 그런가?]
"......."
혼돈환룡은 입술을 깨물었다. 반론을 하고 싶었지만 입술이 떨어지질 않았다.
[너는 스스로에게 세뇌를 걸었어. 성주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귀찮다고 전부 다 놓아버렸는데, 그걸 변명하기 위한 좋은 포장이 필요했지. 솔직히 그렇잖나.]
피닉스는 바닥에 덕배를 질질 끌며, 그 자리에 굳어버린 혼돈환룡을 향해 걸어갔다.
[그 무엇도 하기 싫어서 세계가 멸망하는 것도 내버려 둔 게 들통난다면, 너무 쓰레기처럼 보일까봐 무서웠던 거야. 자신의 나태함에 욕을 먹을까봐.]
"......."
[그러니까 오늘 나는 네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놓겠다. 아주 제대로 부탁을 들었거든.]
"...어떤 년한테?"
피닉스는 하늘높이 덕배를 치켜올리며 담담히 말했다.
[5년 뒤의 너한테.]
* * *
혼돈환룡의 세뇌를 푸는 이벤트, 그러니까 단잠을 자는 혼돈환룡을 깨우는 이벤트는 사실 세뇌를 자체를 푸는 게 아니었다.
개인 루트, 그것도 오마케 엔딩에서나 밝혀지는 비밀.
혼돈환룡은 자신이 정령임을 자각하고 있는 것을 철저히 숨기고 있었다.
단잠을 깨워 열받게 만드는 것도 세뇌 해제를 위한 절차가 아니라, 감정을 자극해 숨기고 있던 본심을 꺼내기 위한 단계였을 뿐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세뇌를 푸는 것.
그리고 스스로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것.
-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스스로 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혼돈환룡은 결국 사랑을 하게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자신을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그것이 혼돈환룡을 진정한 정령으로 일깨우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들 수 밖에 없었다.
덕배라는 사랑의 매를.
[너무 원망마라. 이게 다 널 위한 것이니.]
나는 덕배를 내리쳤다.
푹.
피가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