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외전3. 온천 여행 (3)
피닉스가 쫓겨나다시피 떠난 석하랑의 집. 졸지에 하랑과 둘만 남게 된 유하는 어째서인지 하랑이 상당히 낯설어졌다.
저와 있을 때는 보여주지 않던 모습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거나, 마사지를 받겠다며 훌러덩 옷을 벗어버린다거나,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전투력을 보여준다거나.
SS급에 오른 것을 분명 축하해줘야하는데, 자꾸만 예전처럼 대하기가 껄끄러운 건 사실이었다. 유하는 자꾸만 쭈볏대는 자신이 싫었지만, 지은 죄가 있는 만큼 하랑의 앞에서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언니야. 그러면 내가 더 부담스럽다."
하랑은 옷은 단정히 정돈하고 유하와 마주앉았다.
"설명도 다 들었고, 언니야가 나한테 왜 그런 말 했는지 이해도 했고, 결과적으로는 다 잘 됐다 아이가. 처음 들었을 때는 좀 괘씸하기야 했다만 서도, 그래도 언니야 덕분에 울 아버지도 다시 부활했으니 셈셈이라 치자."
"...그 사람이 거기까지 얘기했었니?"
하랑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손목을 두드렸다.
"조선 팔도에 광검 살아있다 주장하는 사람이 천지삐까린데 내가 그걸 안 찾아보고 가만히 있었겠나? 나도 듣는 귀가 있어요, 이 사람들아. 뭘 숨길라카면 제대로 숨겨야지, 대놓고 나오시더구만."
하랑은 구시렁거리며 빈백에 다시 누웠다.
"모비딕 영향으로 날뛰던 괴수들 잡을 때도, 아까 카페 있을 때도 옆에서 슬쩍 쳐다보는 거 내 다 안다."
"......그럼 왜 모른척 한 거야?"
"아빠 혼자 있으면 당장 찾아가서 따지고 들었지. 근데 그 옆에...."
하랑은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한 번도 못본 엄마라는 사람이 옆에 있다 아이가. 그것도 남의 몸에서 빙의해서 다시 태어나서. 언니야도 알잖아, 러시아의 원탁 운디네. 나랑 계속 비교됐던 사람."
"그래. 그 사람이 네 어머니인 정령이었다고 했지."
"금마가 얘기해주던데, 나 살릴라꼬 자살했다 카더라. 되살아난 건 진짜 생각도 못했다면서. 내 진짜로...."
하랑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봤다.
"보면 뭐라고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활해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한다고 말씀드려."
"...이 언니야 그 새 금마한테 홀렸네. 언니야, 숨길라케도 소용없다. 금마 좋아하제?"
"그건 그렇지. 그런데 하랑아.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랑은 좀 달라."
유하는 하랑을 다그치듯 제 속내를 단언했다.
"난 내게 엄청난 이윤을 가져다주는 청화단의 주인을 좋아하는 거지, 결코 여기저기 씨나 퍼뜨리고 다니는 바람둥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
"......그건 또 무슨 소린데?"
유하는 자신이 전해들은 바를 그대로 읊었다. 그리고는 곧 저와 천가을의 예상을 적절히 섞어 설명했다. 하랑은 떨떠름한 얼굴로 혀를 내둘렀다.
"그러니까 금마가 전생에는 남자고, 언니야랑 내랑 거기에 몇 명이나 될지 모르는 여자랑 결혼하고 다시 회귀한 거다?"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가설이지. 지금은 그게 제일 유력해."
"제법 그럴싸하긴 하네."
하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하지만 곧 표정을 굳히며 유하에게 제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는데. 전생이든 전회차든 그건 내랑 아무런 상관 없다 아이가."
"...하랑아?"
하랑이 자세를 바로잡으며 유하와 얼굴을 맞댔다.
"오히려 내는 불쌍한데. 금마는 내랑 결혼까지 해놓고도 내 살리는 방법을 우리 아버지 죽이는 거 말고 못 찾았다 아이가. 거기에 우리 볼 때마다 옛날 자기랑 결혼한 우리 떠올라서 힘들 걸?"
"그럴까?"
유하의 말에 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유하의 모습에 하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재 은유하는 어디가고 영 맹탕만 남았네."
"...후후, 그러게."
유하는 고개를 숙이며 쿡쿡 웃었다.
"도대체 전회차의 은유하는 저 사람한테 어떤 매력을 느꼈길래 일곱이나 낳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야. 정말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걸까 싶어서 "
"......."
하랑은 땀을 삐질 흘리며 턱밑까지 차오른 말을 삼켰다. 적어도 제 주변의 사람들 중에 피닉스와 언어의 티키타카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은유하 뿐이라고 하랑은 확신했다.
'언니야, 미안.'
차마 피닉스가 사랑하는 사람이 본인, 피닉스라는 말은 입에 꺼내기 어려웠다. 악연이 생겨버린 저와는 달리, 피닉스는 유하와 밀월관계를 맺을 정도로 상당히 가까워보였다. 더군다나 유하가 피닉스에게 보내는 감정은 분명 단순한 호의 이상이었다.
'내도 생각할 일이 많아서.'
당장 제 코가 석자다.
두 여자는 그렇게 서로 깊은 고뇌에 빠져 생각에 잠겼다.
"......밥이나 먹을래?"
"좋아요. 오랜만에 치킨?"
"콜. 날개건 모가지건 다 뜯어버리자."
"좋은 생각이에요. 다리뼈도 분질러버리고."
* * *
<오후 1시, 유성 백화점.>
"푸엣취!"
피닉스가 기침을 하자 간부들이 흠칫 놀랐다. 가을이 걱정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감기도 걸려?"
"아뇨. 마력을 좀 썼더니 그새 디버프 걸렸네요. 그나저나 무슨 짐을 그렇게 많이 산 거예요?"
피닉스는 짐을 한가득 들고있는 덕배와 지화를 보며 기가 막혔다. 은유하가 카드를 빌려주고 피닉스가 그만큼 돈을 지불하기로 이야기를 했지만, 두 여자의 구매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가을은 스크린의 위시리스트를 하나 둘 지워가며 손톱을 물어 뜯었다.
"아냐, 아직 많이 남았어. 한참 남았다고."
"신께서도 함께 하시겠습니까? 분명 좋은 시간이 되실 겁니다."
"쇼핑에 어울리는 건 사양이에요. 옷이야 얼마든지 마력으로 짜낼 수 있는데 무슨. ......오호."
피닉스는 입술을 매만지며 떠오른 아이디어에 스스로 감탄했다. 그리고는 곧장 가을을 아래위로 훑었다. 가을이 슬쩍 반코트로 제 촉수를 가렸다.
"뭐, 뭐야?"
"아뇨. 그냥 적당한 사업 아이템이 생각났는데 역시 가을 씨로는 무리겠다 싶어서."
"그게 무슨 소리야? 알기 쉽게 설명해."
가을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피닉스는 덕배가 들고있던 가방에서 원피스를 하나 꺼냈다. 햇빛 아래로 가면 살짝 비칠법한 투명도의 흰 원피스를 제 앞에 댄 피닉스는 슬쩍 주변을 훑었다.
"이거 마도공정 들어간 제품이죠?"
"그래. 대전 공장에서 만든 거."
덕배는 종이 가방들을 의자 한 켠에 놓고 숨을 돌렸다. 체력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지쳤다. 그는 피닉스를 구실로 휴식을 취할 생각이 만만이었고, 그틈을 틈타 지화도 짐을 내려놓았다.
"뭐야. 너희 내기에 졌으면 순순히 따르라고."
"3시까지는 저희들 쇼핑을 따라오기로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가을과 이신은 그들의 휴식을 몹시 못마땅해했다. 피닉스가 둘을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기?"
"별 건 아니고, 오락실에서 간단히 게임을 좀 했습니다. 그런데...."
지화가 원망어린 눈으로 가을을 노려봤다. 가을은 콧방귀를 뀌며 제 머리칼을 쓸었다.
"전직 게임회사 직원이 게임으로 졌으면 말을 말아야지, 뭘 그렇게 혓바닥이 길어? 왜? 또 붙어? 두 시간은 봐줬더니 안 되겠네."
"......반칙써서 이긴 주제에."
"반칙?"
가을은 옆머리에 머리핀처럼 치장한 가면을 가리켰다.
"김지화보고 제일 잘하는 거로 붙자고 해서, 김지화로 변했지. 바보같은 녀석. 운은 내가 더 좋더라."
"재밌게들 노시네요. ...가을 씨, 여기 옷 좀 몇 벌 가져갈게요."
피닉스는 덕배가 놓아두었던 가방을 집어들었다. 가을과 이신은 사색이 되어 손을 뻗었지만, 덕배는 껄껄 웃으며 그 앞을 가로막았다.
"야, 이왕 가저가는 김에 이것도 가져가."
"조덕배에에에!!"
"......저주할겁니다."
"이게 뭐길래요?"
피닉스는 주저없이 덕배가 건넨 가방에서 옷을 꺼내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29금 어른의 세계에 피닉스는 제 손에 든 물건을 넣을 생각도 못하고 감탄했다.
"......역시 천가을."
"역시는 무슨 의미야?!"
가을은 빽 소리를 지르며 피닉스가 쥔 물건을 낚아챘다. 한차례 소란에 주변 사람들이 피닉스와 그 일행들을 보며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피닉스는 황급히 옷가지가 든 가방 몇 개를 챙겼다.
"식사는 다들 알아서 해결해요. 그럼 저는 이만."
피닉스는 잰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내려갔다. 덕배는 한결 가벼워진 짐에 만족스런 미소를 띄었고, 지화는 여전한 그 무게에 울상을 지었다. 이신은 아주 조용히 가을의 귀에 속삭였다.
"다행히 저희거 가져가셨죠?"
"응. 자기 거는 아니었어."
두 여자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지화가 든 가방들을 응시했다. 덕배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드렸다.
"......아니, 이걸 어떻게 구분해?"
"다 구분하니까 사는 거지. 야, 속옷 매장 다시 돌아야 해. 따라와."
아직 지옥같은 시간이 끝나기에는 두 시간 가량이 남아있었다.
* * *
"그래서 다시 와서 하는 얘기가 패션 사업이에요?"
"돈 될만한 얘기지. 잘 봐라."
피닉스는 거실에 널브러진 옷가지 중 얇은 블라우스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제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코어를 하나 꺼내들었다.
"첫번째, 마력부여."
피닉스는 코어를 움켜쥐었다. 손아귀에서 추출된 코어의 마력은 고스란히 블라우스 섬유 속으로 녹아들었다. 유하가 심드렁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튼튼해지고 잘 헤지지 않는다는 것 말고는 강점이 없어요. 탈락."
"그럼 이건 어떤가?"
피닉스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력이 깃든 블라우스에 제 마력을 실었다. 블라우스는 푸른 불꽃에 휩싸이더니 곧 새로운 형태의 옷으로 변했다. 유하가 눈에 이채를 띄었다.
"마력 재구성을 통한 형태 변환. 어떤가?"
"......코스트가 너무 높은데요. 방금 쓰신 거 C급이죠? 거기에 공장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요? 공정법은 공유 가능하고?"
피닉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정도 되는 능력자나 가능한 방법이다. 사실상 지금은 나말고는 못 해."
"그럼 무슨 의미가 있어요. '내가 이만큼 뛰어나다'고 자랑하러 오신 건 아니죠?"
"무슨 말을 하고 있는데?"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하랑은 가운 차림으로 나왔다가 피닉스를 보고 흠칫 놀랐다. 피닉스는 손가락을 튕겨 하랑의 몸에 묻은 물기를 날려버렸고, 하랑은 부끄러움에 가운 앞을 가렸다.
"이야기는 하고 해라."
"잠깐. 그대로 있어라."
피닉스는 그대로 하랑에게 다가가 가운을 붙잡았다. 하랑이 놀라 주먹을 휘두르려던 순간, 제 몸을 덮은 가운이 어떻게 변하는지 깨닫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 대박."
가운은 곧장 하얀 한복으로 변했다. 흰 저고리에는 나비 모양의 무늬가 가득했고, 군청색 치마는 비단결처럼 흘러내렸다. 유하가 그에 감탄하고, 피닉스는 만족한 얼굴로 물러섰다.
"일어서봐라, 은유하."
"설마?"
피닉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섰고, 피닉스는 셔츠와 치마에 손을 대고 마력을 방출했다.
화륵. 불꽃이 유하의 전신을 훑고가자, 유하의 옷은 상하의 모두 검은 한복으로 변했다. 단지 검기만 한 제 의상에 실망하려던 유하는 반투명한 치마 안에 비친 은하수에 넋을 잃었다.
"와...."
"이 정도면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아도 될 것 같지 않나? B급 이상의 코어를 쓰면 약간이나마 보호 기능을 하지."
"양산이 아니라 고급화해서 한정판으로 팔면 되겠네요."
"...? 이리 좋은 걸 부자들한테만 팔 생각이가? 이거 어지간한 히어로 전투 슈트보다 더 보호 기능 좋은데."
하랑이 얼음창을 만들어 제 한복을 쿡쿡 찌르며 물었다. 피닉스와 유하가 한창 대화를 주고받다가 의문을 표했다. 하랑은 한복 안을 가리켰다.
"속옷이나 내의 같은 걸로 이거 만들면 대박 치겠구만. 일반인들 생각 해봐라. 자다가 괴수한테 습격당했는데, 괴수 이빨이 난닝구에 가로 막혀가지고 살아남는거. 꼭 비싸게 팔 필요는 없다 아이가."
"......그런 관점은 생각도 못해봤어요."
"확고한 마니아 수요자 층을 공략하는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수요도 충족하는 건가. 좋군. 좋은 아이디어야."
피닉스는 하랑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네가 이걸 해줘야겠다."
"...무슨 호랑말코같은 소린데? 잠깐 나갔다 오더니 돌았나?"
"이거만큼 섬세하게 마력을 컨트롤하는 훈련이 없지."
"와, 은근슬쩍 이제 나한테 시키려고 하네? 제정신이가? 감히 어딜 원탁 히어로한테 인형 눈붙이는 일 같은 걸 시킬라하는데?"
피닉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생각해봐라. 평범한 사람이 자다가 괴수에게 기습을 당했는데, 네 마력으로 재구성된 의복에 막혀 살아남는다면?"
"...그거 내가 했던 말 아이가. ......씨이, 안 속는다. 내가 니한테 낚일 줄 아나?"
"아쉽군. 한국 최고의 톱모델을 이렇게 잃다니."
피닉스가 곁눈질로 유하를 쳐다봤다. 유하도 안타까운 얼굴로 하랑의 한복을 위아래로 훑었다.
"어쩔 수 없죠. 평안 감사도 제 싫다면 그만인데. 아깝네요. 한복의 브랜드 가치 고취.... 전 국민의 안전 확보.... 유성의 패션 브랜드 메이커 상향.... SS급 히어로의 공식 석상에서의 데뷔.... 당장 떠오르는 것 만으로도 이정도지만, 하랑이가 싫다면 어쩔 수 없죠. 다른 모델을 알아보는 수밖에."
"...아아! 알겠다! 하면 될 거 아이가!"
하랑은 성질을 내며 제 방으로 들어갔고, 피닉스는 승리를 만끽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유하가 슬쩍 물었다.
"톱모델 얘기는 진짜에요?"
"당연히 구라지. 내가 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야."
피닉스는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웃었다.
"원래 모델이라는게 가장 보편적인 체형을 따라야 하지 않겠나?"
"......."
유하는 팔을 교차시키며 제 앞을 가렸다. 피닉스는 말을 망설이다가 정말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S급으로 성장하면서 다른 등급도 오르는 아가씨가 있었지 아마."
"고객님, 빨리 광속성 정령 잡아와요.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에요? 당장 제가 비행기 태워드릴테니까 어서 떠나라고요."
"......걔 어디있는지 지금은 몰라."
피닉스는 입을 꾹 닫아버렸다. 눈에 별빛을 반짝이며 희망을 꿈꾸는 유하의 모습에, 피닉스는 차마 절망적인 진실을 꺼내려하지 않았다.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
피닉스는 진실을 얘기했다. 단지 그 아가씨가 유하라고는 얘기하지 않았다.
잠시 뒤, 하랑이 제 외투를 한아름 꺼내올 때까지 피닉스는 유하와 사업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이것도 지금 내 옷처럼 다 바꿔도!"
패션에 눈을 뜬 소녀는 생각보다 제 욕망에 충실했다. 피닉스는 투덜투덜 대면서도 제가 아는 모든 디자인을 뽑아내 하랑의 옷을 바꿔버렸다. 약 서른 벌에 가까운 옷들을 변환시킨 피닉스는 시계를 확인하며 몸을 일으켰다.
"슬슬 밥 시간이 되었군. 어디 갈 텐가?"
"......둘이서 이미 먹었는데요."
"아니, 안 돌아올 줄 알았지. 라면이라도 끌여주리?"
"......."
와장창! 피닉스가 창문을 깨고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