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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05화 (105/1,497)

〈 105화 〉1부 6장 (11)

<5시 2분, 밀키웨이 크루즈.>

히카리는 함 내를 미친 듯이 달렸다. 숨이 가쁘고 입에서는 단내가 풀풀 흘렀지만, 그런 육체적인 피로는 지금 어떻게든 참아내야 했다.

쾅쾅쾅!

"일어나세요, 마츠모토 씨!"

히카리가 객실 문을 두드렸다. 객실은 굳게 잠겨 열릴 기미가 없었다. 히카리는 계속 객실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

"일어나요! 지금 침몰 위기라고요!"

이미 히카리는 구명조끼를 입고 복도를 오다녔다. 하나둘 잠에서 깬 승객들이 소란에 놀라 복도를 나왔다가, 선내 방송을 듣고 질겁을 했다.

- 현재 S급 괴수 모비딕의 습격을 받고 있습니다. 선내 승객 여러분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시어 위급 상황에 대비....

"꺄아아악?!"

"미, 미친!"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다. 이미 진작에 방을 뛰쳐나온 이들 덕분에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끼이익. 히카리가 두드리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잔뜩 짜증이 난 얼굴로 귀에 꽂았던 귀마개를 빼냈다.

"지금 새벽부터 뭐하는.... 이게 뭐야?"

"자세한 건 방송으로!"

어안이 벙벙한 남자를 뒤로한 히카리가 다시 객실을 달렸다. 화상 키보드로 선내 객실의 체크인 상태를 해킹하여 객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아직 한참 남았어...!"

히카리는 입술을 깨물었다. 남자의 경우처럼 선내 방송과 비상 사이렌에도 숙면에 빠진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스마트워치의 알람과 진동에도 깨지 않으니 이렇게 하나하나 일일이 깨우는 방법밖에 없었고, 이미 선원들과 유성의 직원들이 배를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깨웠다.

삐비빅!

그때, 히카리가 옆에 띄워둔 지도에 붉은빛들이 속속들이 나타났다. 협회의 신호를 중간에서 가로챈 지도에는 S급 괴수 모비딕의 예상 이동 경로가 나와 있었다.

"......!"

모비딕은 쓰시마의 해안선을 따라 북상하다가 그대로 호선을 그리며 부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경로의 가운데에는 히카리가 타고 있는 크루즈가 있었다.

"갑자기...?!"

제 예상 경로와는 확연히 달랐다. 히카리가 벽에 기대어 키보드를 두드렸다.

"말도 안 돼. 오키나와 때랑은 패턴이 전혀 다르잖아. 이게 같은 괴수가 보이는 행동 패턴이라고?"

수마룡, 모비딕은 섬을 빙빙 돌며 해안선을 점령하는 식으로 섬의 사람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고사시켰다.

괴수 주제에 질릴 정도로 유효한 전술이었고, 그래서 히카리는 부산으로 계속 달려가자고 강론했다. 섬에 들어가는 순간 섬 중앙으로 몰이 사냥을 당할 테니. 그 예상은 얼핏 맞아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모비딕이 갑자기 크루즈가 떠나간 길을 뒤쫓아 부산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거리는?!"

재빨리 지도상의 거리를 확인했다. 모비딕의 이동 경로와 시간에 따른 속력을 계산했다. 그리고 그 속도를 크루즈의 속력과 비교했다.

"......!"

안된다. 항구에 닿기 직전에 따라잡힌다. 심지어 그마저도 모비딕이 배를 그냥 쫓기만 했을 때의 이야기고, 모비딕은 원거리에서 공격을 시도할 것이다.

앞으로 약 3분이면 모비딕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히카리는 숨을 삼켰다.

'내가 부산으로 가자고 해서?'

최선이라고 판단해 내린 결과가 졸지에 사람들을 물 위에서 다 죽이게 생겼다. 히카리의 붉은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흘렀다.

"오빠...."

미치도록 억울하고 슬픈 와중에 떠오른 사람은 하나뿐인 혈육이었다.

* * *

<조타실.>

"일단 부산으로 계속 가야 합니다!"

"아니에요! 그전에 모비딕에게 잡힙니다! 차라리 러시아 쪽으로 도망치는 게 나아요!"

"대, 대마도로 다시 돌아갑시다! 육지에만 상륙하면 적어도 바다에서 물고기 밥은 안 될 수 있잖아요!"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항해사들은 저마다 제 의견을 강변하며 살 방도를 찾지만, 의견 통일이 되기는커녕 애꿎은 시간만 째깍째깍 흐르고 있었다.

선장은 초조한 마음으로 구조 신호의 답변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미 모비딕이 처음 등장하던 때부터 구조신호를 보냈지만, 모비딕이 내뿜는 장기 때문인지 신호가 제대로 닿지 않았다.

"아직도 소식이 없나?!"

"없습니다! 일본, 한국 양쪽 다요!"

가망이 없다. 차라리 무언가 답신이라도 온다면 그에 따른 대처를 할 텐데, 어느 쪽에서도 답신이 오지 않아 선장은 애가 탔다.

삑. 드디어 고대하던 교신이 왔다. 협회의 일본 지부에서 날아온 답신이었다. 가장 가까이 있던 일등항해사가 스크린을 보고는 소리쳤다.

"현재 히어로 파견 중!"

"우와아아아!!"

선원들이 모두 기뻐하며 환호했다. 현실적으로 본토에서 대마도 너머까지 히어로가 날아오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고 해도, 일단 히어로들이 자신들을 구하러 온다는 게 기뻤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곧 답신이 하나 더 들어왔다. 일본 방위성이었다.

"협회의 히어로들은 우선하여 대마도를 지킬 것...?"

"무, 무슨 소리야?!"

선원들이 패닉에 빠졌다. 일등 항해사가 곧 그 신호의 정체를 확인하고 선장에게 외쳤다.

"신호가 섞인 겁니다! 방위성에서 보낸 신호는 저희가 아니라, 히어로들에게 보낸 거예요!"

선장이 이를 악물었다. 장기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방위성이 협회 히어로들에게 보낸 신호가 잡혀버렸다.

"우릴 버릴 셈인가...!"

조타실의 사람들은 일본 히어로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알아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대마도를 구원할 예정이었다.

"젠장! 왜 그딴 어린애 말을 들어서!"

선원 한 명이 모자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분노했다. 그는 히카리에 의해 배를 돌려 대마도 북쪽 항구에 배를 정박하자는 의견을 묵살당한 장본인이었다.

"내 말대로 항구에 들어갔어 봐! 지금쯤 땅에 발 디디고 내륙으로 도망쳤을 거라고! 이게 뭐야! 살인귀 동생 년이 우리들 다 물고기 밥으로 만들게 생겼어!"

조타실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누구도 그 의견에 부정하거나 히카리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히카리는 제 의견을 근거를 들어 강론했고 조타실 모두가 그 의견에 동의해서 부산으로 향하게 되었음에도, 선원들은 히카리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단지 가장 먼저 부산으로 가자고 제 의견을 피력했다는 이유만으로.

쾅! 선장이 주먹을 테이블에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어쩔 수 없다! 일단 계속 부산으로 달린다!"

"네?! 무리입니다! 모비딕이 쫓아올 거라고요!"

선장이 달려가 항해사의 멱살을 잡았다.

"무리고 나발이고 일단 도망쳐야 할 거 아냐?! 그러면 여기서 닻 내리고 정박했다가 모비딕한테 그대로 잡아먹힐래?! 야! 뭐해, 이 등신들아! 얼타지 말고 당장 사람들 진정시키고, 엔진 풀로 돌려!"

"선장님, 그러다 부산항을 들이받습니다!"

"이 새끼야, 모비딕한테 들이박힐래?!"

선장은 그대로 항해사를 바닥에 던지고는 선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선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젠장."

항해사는 입술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혼란 속에서 사라졌다.

"망할 년, 내가 그 년은 꼭 죽이고 죽는다."

항해사의 눈은 살기로 번뜩였다. 조타실 그 누구도 항해사가 사라진 걸 본 사람은 없었다.

* * *

정령의 기운이 더욱더 확실히 느껴진다.

북쪽. 제 존재감의 영향으로 심해에서 뭍으로 올라간 아귀들이 하나둘 코어가 뜯겨나가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바다의 파도를 타고 전해진 그 파장에 분노가 치민다. 살아있는 생명체와 정령들을 파괴하고 소멸시키고자 하는 본능이 끌어 오른다.

■■■■■■!!

모비딕의 눈이 완전히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이미 오키나와를 점령하면서부터 변했던 제2형태가 정령의 기운에 반응해 진화를 거듭한다.

꾸득, 꾸드득!

유선형의 몸에 선이 좀 더 날카로워지고, 이빨이 톱니처럼 날카로워진다. 반질거리던 피부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비늘처럼 누워 누구든 찌를 듯 날이 서 있다.

거대 고래의 원형은 유지한 채 인간을 찢고 씹어 삼킬 공격 수단들을 갖추어 나갔다.

■■■■■■!!

저 멀리 정령의 기운이 느껴진다. 정령은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동족의 심장을 앗아가고 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정령의 기운은 자신이 잠들어 있던 심해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그리고 아주 가까이에 인간들의 기운이 느껴진다. 속도는 느리지만 그럼에도 부리나케 육지로 향하는 거대한 무게감. 모비딕은 그것이 인간들의 '배'라는 것을 직감했다.

모비딕이 환호했다. 인간은 바닷속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

모비딕이 신이 나 배를 뒤쫓았다. 그 속도는 방금까지의 유유자적한 헤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잠시 뒤, 모비딕의 감각에 파도를 가로지르며 나아가는 파동이 느껴졌다. 모비딕은 마력을 끌어올려 입을 벌렸고,

■■■■■■■■!

그대로 파동의 근원을 향해 마력의 숨결을 쏘았다.

* * *

"눈에 보입니다!"

바다위를 가로지르는 얼음길을 미끄러지던 하랑이 배를 발견했다. 크루즈는 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전속력으로 부산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하랑이 재빨리 스마트워치에 대고 소리쳤다.

"저거 맞죠?!"

[그래! 밀키웨이 크루즈!]

집정관의 확답에 하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배는 구멍난 곳 하나 없이 안전했다.

그 순간, 하랑은 바닷속에서 느껴진 아주 작은 파동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집정관에게 보고할 틈도 없이, 하랑은 그대로 얼음길에서 뛰어내려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석하랑?!]

집정관의 비명과 함께 하랑은 물속에서 눈을 떴다. 저 멀리, 상어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쩍 벌리는 고래가 입에서 무언가를 내뿜었다.

'브레스!'

물이든 얼음이든 소닉붐이든 그 각도가 예사롭지 않다. 하랑은 곧장 손을 뻗어 마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늦었다. 모비딕은 이미 브레스를 뿜어내기 직전이었다.

■■■■■---!

모비딕의 입에서 쏘아진 브레스가 크루즈의 후미를 덮쳤다. 하랑의 마력이 바닷속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브레스의 경로를 가로막았다.

정령과 마수의 마력 줄다리기. 승자는 하랑이었다.

■■■!

모비딕은 브레스를 삼켜 성질을 부렸다. 바닷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하랑과 모비딕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드시 죽여야만 할 존재.

'죽인다.'

하랑이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물속에서도 점점 뻗어가는 한기에 바닷물이 크게 일렁거렸다. 모비딕도 다시 무언가를 준비하려는 듯,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와라...!'

하랑은 제 전방에 마력을 두르며 방어를 마쳤다.

그때, 모비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랑은 그것을 잘못 보았나 싶어 오한이 들었다.

'뭐?'

잘못 본 게 아니다. 모비딕은 분명 하랑을 비웃었다.

■■■■■!

모비딕이 아주 짧게 침을 뱉듯 브레스를 뿜었다. 고압으로 뿜어진 물줄기가 바닷속을 헤엄쳐 날아갔다.

크루즈를 향해.

'늦-'

콰아아앙!!!!

크루즈의 후미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 * *

살면서 이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있을까. 자신에게 물어봤지만, 그런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다저스 게이트의 마룡들을 상대할 때도, 미국을 종단하다가 F-22 랩터에게 쫓길 때도 항상 여유를 가지고 바람처럼 달렸다. 자신의 본명-질풍(疾風)처럼 세상을 주유하면서, 그는 단 한 번도 '다급함'을 느껴본 적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속도가 이 정도가 한계라는 것이 미칠 듯이 화가 났다.

왜 남들처럼 열심히 훈련해서 한계를 늘리지 않았는가. 왜 남들처럼 재능을 갈고닦으며 힘을 기르지 않았는가. 왜 이 다리는 이 정도 속력밖에 내지 못하는가.

오직 재능만으로 원탁의 2기에 스카우트 되었고, 생사결의 대결에서 단 한 번도 삶의 위기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런 자신이 지금 혈육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 때문에 이렇게 초조해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우스웠다.

"협회! 응답해! 여기는 질풍객!"

하야테는 마력을 스마트워치로 넣었다. 초음속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그의 의사는 마력 신호로 바뀌어 협회로 전달되었다.

[여기는 협회, 도쿄 지부 지부장입니다. ...질풍객 씨?]

나른하면서도 귀찮은 목소리가 누가 신호를 보냈는 지 확인하자 퍼뜩 놀란다. 하야테는 스크린 속 남자에게 서슬프런 눈빛을 보내며 소리쳤다.

"당장 크루즈에도 지원보내, 이 망할 놈들아!"

[갑자기 무슨, 앗! 관방장관?!]

지부장의 옆에서 검은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나타났다.

[사가미 관방일세. 작년 이후로 오랜만일세, 하야테 군.]

"됐고, 이게 무슨 말이야! 쓰시마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라니! 크루즈 있는 거 몰라?!"

하야테가 따지고 들자, 관방장관은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크루즈는 지금 한국으로 달리고 있으니 우리가 지키기에는 늦지. 어쩌자는 겐가? 크루즈의 수 백명을 먼저 살리기 위해 2만 쓰시마 국민들을 다 죽게 내버려 두자는 건가?]

[과, 관방! 말씀이 조금 심하십니다!]

지부장이 옆에서 제지하려 들었지만, 관방장관은 그 팔을 떨치고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어느 잘나신 히어로께서 나라의 안위는 내팽겨치고 멋대로 돌아다니시는 바람에, 크루즈까지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지. 아, 그렇군.]

관방장관은 선글라스를 가운뎃 손가락으로 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 잘나신 원탁의 영웅님께서 크루즈를 지키러 가시는 게 어떤가? 어차피 자네, 쓰시마에 상륙한 괴수들도 방치할 것 아닌가? 나하 게이트 때 처럼.]

"닥쳐!"

하야테는 스크린을 꺼버렸다. 저가 훨씬 아쉬운 상황임에도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먼저 연락을 끊은 것에 아차싶었지만, 이미 협회의 지원을 받기에는 늦어버렸다.

"칫!"

멀리서 마력이 부딪히는 파장이 느껴진다. 질풍객은 검집에 손을 올렸다. 저 멀리 아름다움마저 느껴지는 얼음길 아래로 크루즈 한 대가 부산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라클에게서 받은 데이터와 일치한다. 저 배에, 히카리가 타고 있다. 하야테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와 웃었다.

"다왔-"

배의 후미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솟구치며 배의 후미를 꿰뚫었다. 질풍객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손이 절로 검을 뽑아 들었다.

"히카리이이!!"

마력이 실린 초승달 같은 참격이 바다를 가른다. 바다가 갈라지며 순간적으로 나타난 모비딕이 비늘은 그 참격을 유유히 흘러내며 물속으로 사라졌다.

공격이, 참격이 통하지 않는다. 질풍객의 마력이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모비딕이 있던 바다가 크게 일렁거렸다.

뿌우우우우우------!!!

고막을 찢을듯한 뱃고동 소리와 함께, 모비딕이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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