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1부 5장 (17)
<5월 9일 오전 8시 30분, 청화단 아지트.>
가을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스마트워치를 시도 때도 없이 확인했다.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초조함에 촉수도 벌벌 떠는 가을을 덕배가 진정시켰다.
"야. 적당히 해라. 광검 죽었다잖아."
그러나 덕배의 말에 가을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혹시 동귀어진 같은 거 했으면 어쩌지?"
"그럴 일은 없죠. 단장님 죽으면 우리 모두 다 죽으니까."
지화의 지적대로 괴인들이 죽지 않는다는 건 곧 피닉스가 살아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다만 광검의 사망 발표가 난지 벌써 1시간이나 지난 이 시점까지 아무 연락이 없는 게, 가을은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혹시 만약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면? 동해 망망대해 심해로 가라앉았다거나, 바다를 둥둥 떠다니다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갔으면? 막 야쿠자한테 팔려가고 그래서 약 먹고 취해서-"
"아 진짜. 적당히 해라."
덕배가 짜증을 내며 가을의 말을 끊었다. 가을이 오히려 더 역정을 냈다.
"넌 걱정도 안 돼?!"
가을이 따지고 들자, 덕배는 콧방귀를 뀌었다.
"걱정을 왜 하냐. 네 걱정이나 해."
"나? 무슨 걱정?"
덕배가 팔짱을 풀고 가을에게 몸을 숙였다.
"내가 어제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이 조직에 전투원이 턱없이 부족하잖아?"
"그건 그렇지."
피닉스를 제외하면 S급 이상의 전투원은 없다. 가을도 S급 코어로 만들어졌을 뿐이지, 아직 실제로 낼 수 있는 전투력은 B급과 A급의 경계 정도였다.
아직 가을의 전투 경험은 턱없이 부족했다. 마력의 출력을 비슷하게 하면 덕배에게 5할의 승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내 생각에는 그 전력을 보충하려고 괴인 만들어온다. 광검이랑 설화공주 죽여서."
"광검은 그렇다 치고, 설화공주요?"
지화의 의문에 덕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유성가 개망나니가 이 조직 뒷배를 봐주기로 했잖냐. 그 아가씨가 설화공주 목을 딱 베어버리고 피닉스한테 시신 넘기는 거지. 그럼 S급 괴인이 바로 탄생하는 거고. 어때? 설득력 있지?"
덕배의 말에 지화가 네트워크에서 돌던 정보들을 떠올렸다.
"광검은 시신 그대로 신서울로 옮겨졌고, 설화공주는 곧장 실신했다고 속보 떴습니다."
"아, 그래? ...그러면 아니겠지."
지화의 말에 덕배는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천가을은 여전히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그 유성의 망나니 공주 말이야. 피닉스랑 무슨 사이일까?"
"우리야 모르지.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덕배가 되묻자, 가을은 잠시 숨을 골랐다가 대답했다.
"조력자?"
"나는 전생의 동료였다는 데 코어 하나 건다."
"아, 그러면 저는 회귀 전의 연인이었다는 데 걸게요."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소리야?!"
가을의 표정이 순식간에 새침해졌다. 지화는 잠시 오한을 떨었지만, 기죽지 않고 의견을 펼쳤다.
"그럴싸하잖아요! 저희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단장님이 의견 조율이라니! 심지어 그쪽이 컨설팅한 거 200% 수용하기로 했잖습니까."
"천가을도 그렇고 분명 어떤 사람인지 알고 접근한 걸 거야. 어쩌냐, 천가을? 아무래도 소중한 사람이 너 하나는 아닌 모양이다?"
"이것들이...!"
천가을이 촉수를 들어 올리자 지화가 몸을 움츠리며 소리쳤다.
"그, 가을 씨는 원래 단장님 계획에 없었다면서요!"
천가을이 웃었다. 그러나 천가을의 머리에 걸린 가면은 나찰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머나. 얘가 사람 뼈 때리네? 너 잊었니? 피닉스가 나 안 구했으면 너 나 강간한 범죄자 됐던 거? 나 그래도 피닉스한테 S급 코어로 부활한 괴인이야. 지화야, 너 코어 등급 뭐니?"
"초딩이냐? 뭘 같잖은 것 가지고 싸우고 있어."
덕배의 말에 가을과 지화의 시선이 동시에 돌아갔다.
"D급은 좀 빠지지?"
"덕배 씨도 원래 계획에 없던 사람이잖아요? 저는 단장님께서 직접 지휘권한도 넘겨주신 청화단의 예비 지휘관...."
"그게 지금 벼슬이냐?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지금 말하는 거냐? 여기 범죄조직이야, 멍청아."
지화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침묵했다.
"그리고 너는-"
가을은 덕배의 사정없는 폭격이 닿기 전에 화제를 돌렸다.
"하늘성이랑 아키택트는 어디로 간 거야?!"
지화는 더 상처를 입기 전에 가을의 말을 곧장 받았다.
"광검 사망 소식이 주민분들한테 전해졌나봅니다. ...수 백명이 한국 탈출해야 한다고 난리를 부렸대요. 그거 수습하러 갔습니다."
"난리가 날만 하지."
덕배가 이죽거렸다. 서울에서도 이런 소요가 일었는데, 신서울은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안그래도 대전에서 정체불명의 적과 맞서 싸운 광검이다. 그런 광검이 신서울도 아니고, 부산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는 건 전국민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광검이 패배하고 살해당했구나.
관악의 밤을 밝힌 듀라한들에 시선이 쏠린 사이, 진짜 전투는 부산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부산 해운대의 D섬에 급히 파견된 협회의 관계자는 돔 형태로 완전히 파괴된 섬에서 마력의 잔재를 파악했다.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세간에 알렸다.
"원탁이 3:3 풀파워로 붙어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 크...."
지화가 감탄하며 전신을 떨었다. 매번 입으로만 들었지, 실제로 이 정도로 강할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단장님 진짜 강한 분이셨네요...."
"너 솔직히 여태까지 안 믿었지?"
"네."
지화의 솔직한 대답에 덕배가 피식 웃었다. 덕배도 쉐도우를 가지고 놀았던 순간을 옆에서 봐서 알았지, 광검까지 죽일 거라고는 긴가민가했다. 지화가 협회의 임시 브리핑 내용을 다시 읽었다.
"전투의 여파와 마력의 잔향을 측정해보면 광검과 정체불명의 적은 원탁보다 더 높은 경지일 것으로 추정한다. 크으, 단장님 진짜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귀찮은 일도 늘어난다는 얘기야."
가을이 촉수 두 가닥을 앞으로 꺼내 비비 꼬았다.
"피닉스가 말한 그 SS급들이 두 명이나 나타났어. 그런데 한 명은 빌런이고, 다른 한 명은 죽었네? 심지어 광검이? 협회가 가만히 있겠어?"
"...최소한 원탁 한 명은 오겠군."
덕배가 입술 근처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지화가 스크린을 두드리며 의견을 펼쳤다.
"전 세계 마도학자들도 올 겁니다. 안 그래도 화마룡 문제 때문에 서울 연구하겠다던 사람도 많았는데, 지금 부산에 다 집결하게 생겼어요. 전투 여파 분석해서 조금이라도 알아보려고."
"그게 문제가 아니야."
가을이 촉수로 탁자를 탕 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이랑 일본이 이제 가만히 있겠어? 광검 죽었으니 이제 곧 전쟁을 일으킬 거야."
"어디까지나 최악의 가정 아닙니까?"
"전쟁이 아니더라도 영향력을 행세하려고 들 방법은 넘쳐흐른다네, 지화 군."
하늘성이 어느새 아지트로 돌아왔다. 중절모를 벗은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자기네 나라의 히어로를 주둔시키려 들 수도 있을 테고, 안전 이민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도 있겠지. 단장이 말한 그 SS급 조력자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말이야."
"...그러고보니 그게 누구인지는 못 들었네요?"
지화가 떫은 표정으로 말했다. 류천성은 잠시 숨을 고르다가 웃으며 말했다.
"그라면 알고 있을지도."
"그?"
"은유하. 유성의 안주인 말일세."
가을이 볼을 뾰로통 부풀렸다.
"우리한테는 알리지도 않고 그런 개망나니한테?"
"만약 단장의 말대로 은유하가 은재민과 블랙마켓 회장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를 동시에 조종하는 자라면, 나는 최소한 단장이 은유하를 포섭해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하네."
"최소한 포섭이면 최대한으로는?"
"청화단의 새로운 간부인게지."
류천성이 태연히 웃었다. 지화는 사색이 되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그러면 이인자 자리는 어떻게 되는 거죠?"
"뭔 소리야. 여기 이인자가 어디 있다고. 다 똑같은 간부들이지."
"난 빼라. 간부 같은 거 아니니까."
덕배가 두 손을 흔들며 한발 물러섰다. 다른 이들은 덕배의 그런 배짱에 특별히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경지도 낮고 괴인의 코어도 질이 나빴지만, 피닉스는 덕배를 알게 모르게 특별취급했다.
"모르모트지."
"아주 특별하죠."
"이것들이."
하늘성이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면 직접 물어보는 게 어떤가?"
"...하늘성? 우리 지금 피닉스 도착 안 해서 여기서 이러면서 발 동동 구르고 있거든?"
"음? 그게 무슨 소린가?"
하늘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벌써 한 시간도 전에 단장은 돌아왔네. 펜트하우스 옥상으로 날아 들어왔었는데? 창문 깨지는 소리 못 들었나?"
* * *
피곤하다.
이세계에 떨어지고 인간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오래 싸워본 적은 처음이었다.
삑. 삑. 삑.
스마트워치의 알람이 계속 울린다. 지금은 그 어떤 소식도 듣고 싶지 않다. 그냥 잠시 멍하니 누워있고 싶다.
삑. 삐빅.
"...에휴."
팔을 들어 스크린을 띄웠다. 예상대로 스크린 속 상대는 은유하였다.
-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요? 사랑하는 호갱님 덕분에 지금 신서울 난리 난 거 몰라요?
"시끄러워. 석하랑은?"
피곤한 내 목소리에 은유하가 흠칫한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다시 물었다.
"흠흠, 석하랑은요? 어떻게 됐죠?"
- 별다른 이상은 없어요. 그냥 밤새 자고 일어나서 밥 먹다가 소식 듣고 바로 다시 기절한 정도?
"그럼 다행이고."
원작에서도 광검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였던 사람이다. 나이는 원작보다 훨씬 어리지만, 묵묵히 견뎌낼 수 있으리라.
"장례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 저기요? 그쪽이 광검 죽인 지 아직 두 시간도 안 지났거든요? 대통령 지금 멘탈 놓았어요. 집무실에서 쌍욕 들린다고 지금 난리에요.
"수족이 잘려나갔으니까."
청송은 이쪽에서 확보했고, 광검은 죽였다. 선의철에게서 권력의 핵심인 '힘'을 빼앗은 이상, 그도 본능적으로 살아날 방도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스크린을 눕혔다. 고개를 들 기력도 없다.
"일단 뒷수습을 좀 맡아줘요. 이쪽은 이쪽대로 움직일 테니. 아가씨가 제안한 원래 계획대로. 수정은 없습니다."
- 신서울 쪽은 제가 나서서 수습하면 되기야 하겠지만...괜찮겠어요?
"뭐가."
나는 곧장 헛기침하고 말을 이었다.
"요."
- ...고객님. 지금 혹시 엄청 피곤한데 제가 귀찮게 하는 건 아니죠? 우리 나중에 다시 통화할까요?
은유하가 난감한 얼굴로 볼을 긁적인다. 나는 잠시 고개를 이불속에 처박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저 말이 그저 걱정되서 하는 말이지만, 은유하는 다르다. 피곤하지만 나랑 얘기는 끝내고 쉬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나는 상체를 슬쩍 들어 올렸다. 은유하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석하랑 때문에 그러죠?"
- 네. 어찌 됐든 결국에는 고객님이 광검 죽인 거로 알게 될 텐데. 혹시 나중에 하랑이가 고객님 죽이려고 들면 어떻게 하죠?
"그럼 사생결단 내는거고.... 농담이에요. 그러니까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아요. 각오했던 거잖아요? 제가 모든 죄를 짊어지는 대신, 아가씨가 석하랑 케어해주는 거로."
- .......
은유하가 말없이 눈을 감았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자 할 때, 은유하는 저런 표정을 짓고는 했다.
"결국에는 나중에, 최종적으로 성주랑 싸울 때 협동하기만 하면 돼요. 정령의 힘을 각성하게 되면 곧 정령이 가진 사명을 깨닫게 될 테니까."
- 참 고객님도 사서 고생하시네요.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니더라도, 하랑이랑 데면데면하게라도 지낼 생각은 없어요? 안 들키면 되잖아요.
"잘도 그러겠다."
...피곤하니 슬슬 본성이 나온다. 나는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다.
화륵. 잠시 스크린을 가리고 전신을 불태웠다. 드디어 정신이 멀쩡해졌다.
"저도 석하랑 좋아해요. 여러 의미로. 하지만 이번 생에서 석하랑과 친하게 지내기에는 글렀어요. 이미 광검을 내 손으로 죽였고, 이제 와서 굳이 친하게 지낼 이유가 없죠. 그쪽은 히어로고, 저는 빌런이니까."
- 석하랑은 전 세계 최초의 SS,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둥이 되고, 고객님은 SS급 빌런으로 뒷세계를 지배. 그리고 제가 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게 되겠죠.
은유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유하가 무언가 말을 이으려다 눈을 찡그렸다.
- ...이런.
은유하의 눈에서 별들이 흘렀다. 잠깐이나마 다른 인형의 조종에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니, 이제 대화는 끝낼 때가 됐다.
나는 스크린을 두드리며 손을 흔들었다.
"그쪽도 고생이 많습니다. 그럼 그날 다시 만나기로 해요."
- 아, 잠깐만요. 어차피 BH는 별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은 고객님이....
삑.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대로 나는 앞으로 엎어졌다.
다시 은유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지만, 나는 전화를 받지 않고 그냥 그대로 이불속으로 파묻혔다.
'이제는 좀 쉬어야겠다.'
큰 관문인 광검을 하나 넘겼다 보니 맥이 탁 풀렸다. 나는 울리는 알람 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대로 모든 정신을 놓아버렸다.
* * *
"진짜 어이가 없네."
천가을은 침대에 엎어져 누운 피닉스를 보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옷은 흙먼지가 잔뜩 묻어있고, 군데군데 찢어져 흰 살갗이 그대로 보인다. 꼭 하는 행동이 야근하다가 지쳐 그대로 침대에 얼굴을 처박은 아저씨를 보는 것 같다.
"...우리보다 더 힘들게 일하기는 했지."
관악에서의 작전은 불과 한 시간 만에 제압되었다.
듀라한들은 삼사의 연계로 안양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고, 급히 파견된 화권 이승형에 의해 모두 불에 타버렸다.
꿀렁, 꿀렁.
가을은 촉수 안에 넣어둔 괴인들의 코어를 모두 탁자에 올려뒀다.
작전 중 가을은 아키택트의 능력을 복사해 땅굴에 숨어들었고, 괴인들이 하나씩 죽을 때마다 몰래 코어를 회수했다.
작전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밤을 새웠는데, 정작 피닉스는 오지 않았다. 괴인들 모두 밤을 꼬박 새워 기다린 결과, 아침이 되어서야 뉴스로 광검의 사망을 속보로 전해 들었다.
"전화 한 통을 못 해주나, 정말."
가을은 촉수로 피닉스의 고개를 돌렸다.
"......."
의식을 완전히 놓아버린 듯, 피닉스는 아주 곤히 자고 있다.
꾹. 꾹.
촉수로 볼을 찌른다.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하다. 아무리 가을의 것이라도 촉수에 대해 조금 꺼리는 피닉스가 지금은 아무 미동도 없이 이불 위에 뻗어있다.
'확 그냥?'
가을의 촉수들이 모두 꿀렁거렸다. 언제든지 가을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촉수는 언제나 준비 만전이었다.
가을의 촉수가 피닉스의 사지를 붙잡았다.
그리고는,
"어휴. 옷이나 좀 갈아입고 쉬지."
가을은 촉수로 피닉스를 들어 올리고 이불의 먼지를 털어냈다. 찢어진 정장을 제 손으로 벗겨 편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침대에 편안한 자세로 눕혔다.
"......."
"잘 자네. 누가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가을은 촉수로 이불을 피닉스의 어깨까지 끌어당겼다. 따스한 햇볕과 포근한 이불 속에서 피닉스는 아기 새처럼 곤히 잠들어있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많지만...."
가을은 피닉스의 머리를 손으로 쓸었다.
"일단 오늘은 수고했어."
피닉스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떠올랐다.
삑.
[YU☆HA★] : 사랑하는 호갱님. 푹 쉬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7
"......얘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