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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44화 (44/1,497)

〈 44화 〉1부 4장 (1)

<2020년 4월 12일 11시 55분, 9호선 지하도.>

서울은 모든 곳에서 괴수가 튀어나온다. 그 중 가장 위험한 길은 지하철이 다니던 지하도이다.

지상을 오다니는 히어로와 사냥꾼들을 피해, 괴수들은 빛 한 점 없는 지하의 어둠 속으로 숨어버렸다. 지하의 주인이 된 그들은 지하로 발을 들인 어리석은 것들로 배를 불려나갔다.

그래서 괴수들은 대놓고 떠들며 지하도를 걸어가는 이들을 습격했다. 언제나처럼 먹이로 삼기 위해.

그러나 포식자는 괴수가 아니라 지하도를 걷는 네 명의 이능력자였다.

"크큭! 어둠속에서 불타라!"

흑염소, 이제는 흑염룡이 된 남자는 한 손으로 제 왼 쪽 눈을 가리며 검붉은 불꽃을 일으켰다. 천장에 숨어있던 박쥐형 괴수는 단백질 타는 냄새와 함께 살갗이 다 타버렸다.

케르르륵!

괴수의 시체 사이로 흘러나오는 코어의 냄새를 맡은 괴수들이 여의도역 방면에서 달려온다.

"하하하! 가소롭도다!"

지하도로 들어온 네 명을 포위하듯 앞뒤로 에워싸는 괴수 무리들의 습격에 흑염룡이 전방으로 뛰었다. 검은 불길은 뱀의 아가리처럼 벌어지며 괴수들을 덮쳤다.

캬아앙!

늑대 괴수들이 몸에 붙은 불로 고통스러워하며 벽에 대가리를 박는다. 박쥐 괴수들은 날개에 불이 붙어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 친다.

화르륵!

흑염룡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오른손에 마력을 모두 끌어모아 내지르고, 불꽃의 소용돌이가 괴수들을 일거에 쓸어버렸다.

"흐하하! 이 몸은 A급! 감히 누가 덤빌쏘냐!"

"진짜 저거만 아니었으면 안 믿었는데."

무당복을 입은 흑발의 여인이 부적을 뒤로 던졌다. 노란 부적에 쓴 피로 쓴 글귀가 빛을 뿜었다.

케륵?!

막 그들을 덮치려던 부정형의 괴수가 부적을 맞았다. 부적은 전격을 내뿜으며 괴수를 파괴시켰고, 괴수는 그대로 벽에 미끄러지며 코어를 토해냈다. 마력으로 부적을 회수한 선무당이 짜증을 부렸다.

"흑염소. 좀 적당히 하지?"

"무얼? 성녀님께서도 분명 바라실 거다. 이 서울이 불꽃에 깨끗해지기를!"

흑염룡은 다시 나타난 괴수 무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환승역이 많은 서울 특성상, 지하를 타고 흐르는 냄새를 기가막히게 맡은 괴수들이 온갖 루트로 습격해오는건 상당히 빈번한 일이었다.

"진짜 국회의사당 오라는거 맞아? 이거 함정 아니야?"

선무당은 주변에 늘어진 괴수 시체를 가리키며 질색을 했다.

강남 하늘성, 강동 흑염룡, 그리고 송파 선무당. 각 구를 대표하는 빌런들이자 이제는 셋 다 A급에 이른 이들은 각자의 지역구를 대표해서 이곳 여의도까지 왔다.

하지만 마중나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괴수와 시체 뿐이었다.

"의심스러우면 빠져도 된다.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을테니."

하늘성의 말에 선무당은 콧방귀를 뀌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연기가 괴수를 꼬이게 할 수도 있지만, 이미 흑염룡이 태워버린 괴수들 때문에 담배연기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이미 우리 동네는 절반 가량이 성남으로 튀었어. 그나마 내 밑에 놈들은 나 믿고 자리지키고 남아있고. 야, 하늘성. 너는 몇 명 남았어?"

"70명."

"...많네. 역시 강남 땅부자들은 땅 포기 못하는건가?"

"정부를 못 믿는거지. 수도를 옮기기 이전의 소유권을 인정해줄 것 같지 않으니."

이미 정부에서는 제주도를 탈환하면서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른 전적이 있다.

이미 대부분의 서울 지주들이 제 땅을 처분하고 신서울에 내려가 떵떵거리는 만큼, 그들이 다시 서울에 올라오면 원래 제 땅과 건물을 내놓으라 따질게 뻔했다.

나라는 절대 서울에 남은 자들의 편을 들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선의철의 대한민국은 그랬다.

"하늘성. 근데 그 말 맞아? 그 여자가 했던 말."

"무엇 말인가."

"교수라고 했잖아. 언제는 성 자기가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더니."

"...자네는 그 말을 믿나?"

"성 하는 말이나 행동보면 둘 다 맞다고 생각하는데."

흑염룡이 날뛰는 사이, 어느덧 셋은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했다. 강남에서 여의도까지 9호선 노선을 걸어오며 많은 괴수들을 죽인 끝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데."

선무당이 제 무기인 부채를 꺼내 접었다 펼쳤다. 국회의사당의 승강장이 있을 저 너머에는 푸른 불꽃을 횃불처럼 들고있는 남자가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푸른 넥타이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는 두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다. 하늘성은 그 남자가 누군지 대번에 알아봤다.

"등대?"

"반 년 만입니다. 하늘성."

"죽은 거 아니었나?"

"...청화단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청화단의 등대, 그것이 새로 태어난 제 이름이죠."

등대는 승강장으로 들어온 셋을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하군요. 혹시 한 명도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만."

"우리말고 선객이 있나?"

"다 도망쳤습니다. 동작의 '아키텍트'' 빼고요."

"이거 아무래도 튼 것 같은데? 망한 거 아냐?"

선무당의 빈정거림에 흑염룡이 화를 내며 반론했다.

"그럼 너는 이대로 서울에 있는 거 다 버리고 도망칠 거냐? 6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거 아무런 보상도 못 받고? 신께서 지켜주시겠다고 약속하셨잖아!"

"일단 목숨은 부지해야지. ...이봐 등대, 쟤들도 초대했어?"

선무당이 비꼬자 등대가 뒤로 돌아섰다. 맞은편 선로에서 괴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런. 아직 남아있었네. 내려와!."

등대가 손을 들자,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선로로 내려와 이열 횡대로 섰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저마다 무기를 쥔 이들은 활과 창 따위의 사격 무기들을 쥐고 있었다.

하늘성은 두 눈을 의심했다. 그들은 이능력자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들의 무기에서 마력의 잔향이 느껴졌다.

"전투준비."

등대가 안대를 슬쩍 들어올렸다. 감겨있던 악마눈이 번뜩이며 선로를 달려오는 괴수들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어둠속에서도 야시경을 낀듯 훤히 보이는 괴수의 숫자는 셋. 전부 C급의 사족보행형.

"무기 들어, 사격 준비."

등대의 지시가 끝나기 무섭게 사수들은 제각각 무기를 들었다. 누군가는 플라스틱으로 된 모델건에 누군가는 축제에서나 볼법한 장난감 활을 들고 있었지만, 하늘성은 그 무기들에 박힌 푸른 코어를 확인하고 소름이 돋았다.

"코어웨폰?"

코어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신종 무기. '저런 무기가 어떻게 등대의 손에?' 라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등대가 소리쳤다.

"사격개시!"

파바밧!

코어로부터 추출된 마력이 제각기 총탄과 화살로 바뀌어 선로 너머를 향해 쏘아졌다. 순수한 마력의 탄환은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들던 괴수들의 몸을 짖이발겼다.

키에엑...

비글을 닮은듯한 괴수들이 달려오던 관성 그대로 레일에 대가리를 박았다. 1열의 사수들이 재빨리 재장전을 하는 사이, 2열의 사수들은 쓰러진 괴수들을 향해 다시 총탄을 박아넣었다.

원거리에서의 확인사살, 그리고 재장전한 1열이 조심스레 다가가 근거리에서의 2차 확인사살. 사수들은 등대의 지시가 떨어지기 전까지 경계를 놓지 않았다.

등대가 눈을 껌뻑였다. 열탐지 카메라같이 괴수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력의 움직임이 멎은 걸 확인한 등대는 안대를 다시 내렸다.

"사망확인. 해체해."

등대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사수들이 칼을 빼들어 괴수의 시체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숙련된 베테랑처럼 익숙하게 사체를 해체하고 괴수의 심장에서 핵을 꺼냈다.

사수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소년이 제 주머니에서 꺼낸 반투명의 얇은 비닐에 코어를 집어넣었다.

"끄응. 이보시게."

하늘성이 앓는 소리를 내며 등대를 불렀다.

"도대체 청화단이라는 조직은 뭔가? 어디서 이런 조직이 튀어나왔지? 혹시 한국을 지배하려는 해외조직인가? 일본? 중국? 러시아?"

"...아직까지는 순수 한국인으로 구성된 신토불이 조직입니다만."

등대가 A급 빌런 셋을 승강장 위로 안내했다. 그를 따라 걷는 세 빌런은 저마다 다른 생각에 빠져 아무말 없이 역사를 빠져나왔다.

지하의 어둠이 걷히고 태양빛이 내리는 지상에 올라온 순간, 검게 그을린 국회의사당이 그들을 맞이했다.

"......진짜로 다 타버렸군."

"이쪽으로 오시죠. 단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장? 그대들의 보스?"

"네. ...한 가지 명심하셔야 될 게 있다면."

등대가 어딘가 질린듯 말했다.

"질문에는 성실히 대답하시되, 가급적이면 뭔가를 질문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이유가 뭔가?"

"저희 단장님 스타일이 좀 부장님들 스타일이라."

어느덧 등대는 의사당의 본회의장 정문에 다다랐다. 불길에 탄 흔적이 역력한 문은 방금 수리라도 한듯 간신히 벽에 붙어있었다.

끼이이-풀썩.

반쯤 열리던 문이 벽에서 떨어져 바닥에 미끄러졌다. 하늘성은 전부 불에 타버린 본회의장의 참상에 넋을 잃었다.

"완전 홀라당 타버렸네. 으아, 뭐야 이건?"

책상을 만지던 선무당이 정체불명의 자국에 손을 뗐다. 어딘가 역한 냄새까지 나는 그 자국은 생리적으로 접근하기 무리였다.

팟.

의장석의 위에 불길이 치솟으며 주변은 환희 밝혔다. 연설대 근처에는 가면을 쓴 두 남녀가 각자 의원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오, 성녀님!"

흑염룡은 가면의 여자, 마스커레이드를 보며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이미 그에게 A급의 경지에 올려준 청화단은 거대한 신앙의 대상이었다.

"왔나."

앞자리에 대충 앉아있던 남자가 손을 흔들었다. 고등학교 역사 수업을 하다가 뛰쳐나온듯한 개량한복은 그의 개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선무당이 부채를 탁 손에 치며 반가워했다.

"아키텍트 형님도 오셨네?"

"건축가라 불러라. 어딜 우리말 두고 양놈들 말 쓰고있어."

"지랄. 형님 이름부터 '제임스 리'잖아."

"엿이나 먹어라."

중지를 올리는 금발벽안의 남자, 아키택트의 하관에는 굵은 수염이 제멋대로 자라있었다. 선무당은 낄낄 거리며 적당히 자리를 잡았다.

"일단 오늘은 자유석입니다. 원하는 자리로 가시죠."

등대는 제일 윗 자리의 구석으로 발을 옮겼다. 하늘성은 우물쭈물하다가 그나마 익숙한 자리로 향했다.

"......."

과거 자신의 자리였던 곳은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진듯 흔적도 없이 박살이 나 있었다.

"의원정수 300. 지금은...8명이네요."

흠칫. 갑자기 들려온 고운 미성에 연합 소속 빌런들이 마력을 일으켜 경계를 시작했다.

"좋아요. 첫술에 배부를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으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겠네요."

"위?"

천장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하늘성은 고개를 들었다.

"...태양! 태양만세!"

그곳에는 푸르게 타오르는 태양이 있었다. 가늠할 수 없는 마력량.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푸른 불꽃이 있었다.

탁.

날개를 접은 피닉스가 불에 타지 않은 의장석 연설대 위에 올라섰다.

"청화단의 회의장에 온걸 환영하오, 낯선 빌런이여. 나는 오늘도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빌런, 창염의 피닉스요."

"......□□."

"어허. 바위괴인. 그대의 욕설은 이제 바르고 예쁜말로 나온다고 했을텐데요."

실내임에도 본인 얼굴을 숨기려는 듯 선글라스를 낀 마스커레이드가 손뼉을 쳤다.

"12시 됐어. 시작하기나 해."

"아니 말 편하게 하라고 한 건 단 둘이...."

"시작해."

"...알겠습니다. 하아."

피닉스는 베일을 꼬다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모았다.

"흠흠! 일단 와줘서 고마워요. 어디보자. 차례대로 아키텍트, 선무당, 하늘성, 흑염소 맞죠?"

"성은에 힘입어 이 미천한 것은 용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태양이시여! 저는 앞으로 흑염룡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아, 네. 아무튼 흑염룡까지. 전투원 셋에 생산계 한 명. 좋아요. 이걸로 준비는 충분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정말로 그대는."

하늘성이 말을 끊었다.

"협회의 히어로들을 이길 수 있으리라 확신하나? 이 정도 전력으로 S급 둘을 이길 수 있을거라고?"

씨익. 피닉스가 입꼬리를 올렸다. 등대가 한숨을 내쉬려다 간신히 숨을 참았다.

순간, 하늘성은 척추를 타고 흐르는 뜨거운 감각에 충격을 받았다. 장난스럽게 연설대에 서있는 피닉스의 뒤로 거대한 무언가가 환상처럼 보였다.

푸른 화염을 머금은 불사조. 하늘성은 곧바로 깨달았다.

"그렇군. 당신도 그 때 왔었어."

"역시 S급 직전이라 그런지 느끼는게 있었나보네요. 맞아요. 나도 그 회담에 있었죠. 마스커레이드 뒤에."

흑염룡이 마스커레이드를 보자, 마스커레이드는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 보스가 간부들 심하게 아껴서 말이야."

"제가 또 어디가서 간부사랑으로 빠지지 않죠."

"□□□□□□□."

바위괴인이 무언가 말을 했지만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피닉스는 슬쩍 마력을 끌어올리며 빌런들과 눈을 마주쳤다.

"S급 두 명을 상대할 힘이 있냐고 물었죠?"

"허업!"

숨이 막힌다. 피부 아래 흐르는 피가 들끓기 시작한다. 온 몸에는 땀이 흐르고 입안이 바싹 말라갔다. 마력을 움직여 이 압박을 풀어내려고 해도 마력은 굳은 돌덩이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포식자의 앞에 선 피식자. 1초만 흘러도 매가 날아와 발톱으로 목을 그어버릴것만 같았다.

짝.

피닉스가 박수를 치자 네 빌런이 격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등대가 부른 부하들이 곧바로 생수를 들고와 빌런들의 자리에 두고 사라졌다.

"이 정도면 증명은 충분한 것 같은데요."

"......한국에 이런 S급 빌런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선무당이 500ml 물병을 한 번에 들이키고는 항복한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A급 넷을 순수히 마력으로 찍어눌러 압박하는 그 기세는 분명히 S급-어쩌면 그 이상의 경지임을 증명했다.

"오케이. 알겠어. 그 쪽이 겁나 강한 빌런이라는거. 근데 그거로 다야?"

"한정되어있기는 하지만 무능력자를 이능력자로 각성시킬 수 있고, 기존에 이능력자를 더 강한 경지로 올릴 수도 있죠. 등대가 보여준 것처럼 재능없는 무능력자들도 총들고 괴수와 싸울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고."

"...여러가지 궁금한 게 많지만, 우선 물어보지. 어떻게 흑염룡을 A급으로 각성시켰지?"

"알고 싶어요?"

피닉스가 입꼬리를 활짝 들어올렸다. 마스커레이드가 먼저 손을 들어 대답했다.

"조직에 들어오지 않으면 알려줄 수 없어. 들어온다고 해도 바로 알려주지 않을테지만."

"어, 그냥 알려줘도 딱히 상관은 없.... 알았어요. 그냥 간단히 출처만 얘기할게요. 청화단 자체 개발 기술입니다. 원전은 여기."

피닉스가 제 관자놀이를 툭툭 쳤다.

"들어오면 제가 다 알려드릴게요.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하게."

선무당이 눈에 띄지않게 스마트워치에 손을 올렸다.

- 어떻게 생각해? 난 할만 한 것 같은데.

하늘성은 제 워치에 흐르는 메세지를 보고 피닉스와 눈을 맞췄다.

"한 가지만 더 묻지."

"마음대로."

"만약 설화공주와 화권. 두 명의 S급이 동시에 합을 맞춰 싸우려고 한다면, 이 전력 중에 그들을 감당할 수 있는 자가 있나?"

"당연하죠."

피닉스는 손가락을 하늘 높이 뻗어,

"저요."

자신을 가리켰다.

***

원작의 5년 전인 2020년 시점.

아직 세상은 S급 위에 'SS'급이라는 천외천이 존재하는 것을 모른다.

A급 20명이 달려들어도 S급에게 생채기 하나 제대로 낼 수 없을 만큼, 이능력 등급의 차이는 절대적이다.

그리고 S급 위의 SS급.

그게 바로 나.

창염의 피닉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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