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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7화 (7/1,497)

〈 7화 〉1부 1장 (6)

꿈을 꿨다.

창염의 피닉스.

1년이라는 긴 시간 중 절반 가까이 바쳐서야 만날 수 있던 히로인.

공식 사이트에서 공개한 인간형의 모습은 내 이상형이었고,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런 피닉스가 바보 같은 얼굴을 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샤오린을 상대로 인성질을 하다가 중국에서 쏜 미사일을 맞고,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가다가 서해무기에게 잡몹으로 오해받아 그대로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뭐지. 내가 아는 창염의 피닉스는 이런 바보가 아니었는데.

'그건 당신이 바보라서 그런 거고요.'

뒤돌아보니 창염의 피닉스가 몹시 아니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에는 모멸감이 섞여 있었다.

'멍청이.'

* * *

"으아악! 아니야!"

소녀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은 소녀가 그 짧은 순간에 꾼 악몽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아...무슨 꿈 이었...?"

뭔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듯한 느낌에 소녀는 가슴에 손을 올리고 크게 숨을 골랐다.

온몸을 칭칭 두르고 있는 연록빛의 베일. 물 밖으로 나오니 꼭 미역을 두른듯한 모습에 손가락을 튕겨 마력을 일으켰다.

우우웅-

손가락에서 흐른 마력이 베일을 감쌌다. 그저 길게 늘어진 비단 같던 베일은 마력의 반응에 따라 소녀의 몸을 원피스처럼 감쌌다.

'창염의 베일(폭발 에디션) 같은 느낌?'

혹시나 위험한 순간이 다가오면 베일을 해제하고 도망치기로 하자.

'그나저나....'

저도 모르게 의식을 잃은 사이 누군가가 구해준 모양이다.

'되게 오래된 시골집 같다.'

벽지나 문의 상태는 외딴 시골의 민박집 같은 느낌이지만 들여놓은 가구나 물품들에는 어딘가 파릇파릇한 여자아이의 취향이 느껴졌다.

'......의식을 잃었다는 것도 놀랍기는 하지만.'

어째서 갑자기 의식이 끊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서해무기의 내부를 터트리고 해수면 위로 튀어 오른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 뒤에 서해무기의 대가리가 해변에 처박히고 나서부터 뭔가 머리가 아팠다. 물먹은 것도 잔뜩 토하고 자신을 발견한 노인을 보았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러면 여기는 그 할아버지의 집인가?'

어색한 느낌과 함께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낡은 경첩이 긁히는 소리가 거실에 울렸다.

연결된 주방에서는 고소한 밥 냄새가 풍겼다.

"아. 깼는감?"

노인은 어울리지 않는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죽을 휘젓고 있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소녀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해주기는 무슨. 다 죽어가는 노인네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겠나. 서해무기 때려잡은 히어로님 대접하는 것 말고는 없지."

껄껄 웃는 노인은 죽을 그릇에 담아 탁자에 올렸다.

"어여 앉아서 들어. 내가 이래 봬도 30년을 밥해서 아들이랑 손녀 먹여 살린 몸이여."

"네."

소녀는 노인의 인도에 따라 식탁에 앉았다. 노인이 어서 들라는 손짓에 소녀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숟가락을 들었다.

"머리카락 색 보고 긴가민가했는데 한국인인가 보고만?"

"아, 네."

"그려. 한국인은 밥심이지. 근데 아가씨 같은 히어로가 있다는 이야기는 내는 아직 못 들었는데...."

아. 그렇구나. 소녀는 죽을 한 숟갈 뜨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데뷔는 안 했어요. 전투능력 테스트 중에 저 혼자 떨어지는 바람에...."

소녀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말을 이었다.

조금만 업계의 동향만 알아도 그 말이 대부분 구멍투성이임을 깨달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노인에게 외부와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낡아빠진 라디오뿐이었다.

"오호. 서해무기를 혼자서 잡는 아가씨라. 설화공주에 이어서 이 나라에 복덩이가 하나 생겼구먼. 으허허!"

노인은 컵에 보리차를 따라 마시며 껄껄 웃었다. 소녀는 그저 멋쩍은 듯 따라 웃으며 죽을 계속 들었다.

"혹시 아가씨는 설화공주님 보신 적 있으신가? 우리 대한의 둘뿐인 그...."

"S등급 히어로죠."

'설화공주'. 빙결의 이능과 꽃다운 미모로 붙은 이명을 가진 히어로.

"그래! 이야. 한 5년 전인가? TV 끊기기 전에 활약하시던 모습을 봤는데 정말 아름다우시더구먼. 그때가 아직 성인이 되기도 전인데 B급 괴수를 싹 쓸어버리던 그 광경은 그야말로-"

"'얼음꽃이 핀 들판에 선녀가 춤을 춘다.'..라고 사람들이 말했죠."

소녀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노인의 이야기에 집중하자, 노인은 신이 난 듯 말을 계속 이었다.

"그려! 강북에서 넘어오려던 괴수 무리를 일격에 얼려버리던 그 강력함!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최강이라고 자부해도 과언이 아닌-"

노인은 소녀의 표정이 씁쓸해지는 것을 보자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 글쎄! 내는 절대 '광검'이랑 비교하려고 한 게 아니야!"

"괜찮아요. 저도 굳이 둘 중에 누가 더 강한지는 관심 없어요."

소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노인은 잠시 차를 들이켜다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서해무기에게서 살아남을 정도면 B급은 떼놓은 당상이겠군. 아직 등록하기 전이라고 했지? 최소 B급은 확정이고 실적만 좀 쌓으면 A급도 될 수 있겠어."

"히어로 등급에 상당히 잘 아시네요?"

소녀가 놀랐다는 듯 묻자 노인은 식탁 끝에 놓인 사진을 가리키며 웃었다.

"손녀가 협회 직원 되겠다고 공부 좀 했었거든. 인천이 이 지경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기 자주 놀러 오고 그랬는데...."

노인의 눈에 어딘가 체념이 서려 있었다. 소녀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어르신은 왜 이곳에 남아계신 거죠?"

"아. 이미 괴수들 땅이 된 곳에 왜 버티고 사냐고 묻는게지? 내가 손녀한테 신서울로 내려오라는 말만 거의 수 십 번도 넘게 들었어."

노인이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들내미가 바다에 나가 있다가 실종됐어."

"아."

소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같이 간 놈들은 어떻게 살아서 돌아왔는데 그러더라고. 왠 장어 같은 놈이 배를 습격했는데 그 등신 같은 놈이 글쎄."

노인은 마치 남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처럼 담담히 말했다.

"지 친구 놈이 다리가 걸려서 바닷속으로 끌려갈 뻔한 걸 구하러 바다에 작살 들고 뛰쳐들어갔다고 하지 않더냐? 미친놈이 또 친구 놈은 살려서 배 위로 올려보냈지."

노인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자랑스러움마저 느껴졌다.

"히어로 재능이 있다고 하던 게 뱃일 이어받겠다고 하다가.... 아무튼 그렇게 배는 항구에 돌아왔는데 사람이 안 돌아왔어. 그게 벌써 칠 년도 전의 이야기구먼."

노인은 사진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진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노인과 똑 닮은 청년과 그 손을 꼭 잡은 고등학생 딸이 있었다.

"다행히 벌어놓은 돈이 있어서 소연이는 대학 보내고 신서울에 취직시켰지. 장허게도 자기가 돈 벌 테니 이제 위험한 여기서 짐 싸고 신서울로 내려오라고 하더라. 애새끼가 이제 컸다고 말이야! 하하하!"

노인은 대학모를 쓴 소녀와 둘이서 찍은 사진을 쓰다듬으며 크게 웃었다.

"뭐 인천이 이 꼬락서니가 된 덕분에 손녀랑도 이제 더 만나지는 못하지만. 내가 죽은 줄 알걸? 껄껄. 꼰대 영감이 이제 연애에도 어깃장 안 놓으니 돈 많은 남자 잡아서 잘 살아야지. 콜록, 콜록!"

소녀는 재빨리 컵에 차를 따라 노인에게 건넸다.

"아, 고맙네. 하도 오랜만에 사람과 만나다 보니 말만 드럽게 많았구만."

"살아있을 거예요. 아드님."

소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은 빙그레 웃으며 소녀의 머리칼을 헝크러뜨렸다.

"노인네 위로도 할 줄 알고. 으이? 부모님이 참 잘 키우셨구먼. 좋은 영웅이 되겠어."

"사실인데."

소녀가 살짝 부루퉁한 표정을 보이자 노인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라도 고맙구먼. 그런데 자네 이제 슬슬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가?"

"해야 할 일요?"

소녀의 반문에 노인은 창문 밖을 가리켰다.

"저거 코어 회수해야지."

노인의 손가락이 가리킨 끝에는 백사장에 축 늘어진 서해무기의 시체가 있었다.

* * *

"하아아앗!!"

언월도가 호선을 그리며 허공을 가른다. 푸른 마력이 서린 참격은 강철 기둥을 짚단 자르듯 베어 넘겼다.

"핫!"

기합과 함께 언월도는 새로운 궤적을 그리며 옆의 강철 기둥을 반으로 갈랐다. 사선으로 갈라져 미끄러지는 상부.

서걱!

가면의 무인은 다시 그 기둥을 베고,

서걱! 서걱!

베고, 베었다. 마치 기둥 전체를 쇳가루가 될 때까지 베어버리겠다는 참격의 연속은 언월도에 실린 마력이 사그라지면서 끝났다.

"하아, 하아!"

무인은 언월도의 끝을 땅에 짚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걸로는 부족해...."

군신의 가면을 쓴 이래로 처음 느껴본 공포라는 감정. 하루가 지난 지금도 푸른 불꽃은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

빠르게 횡으로 휘둘러진 언월도가 푸른 불꽃을 갈랐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남아있던 강철기둥의 잔해였다.

"아...."

무인-샤오린은 남은 마력을 갈무리하며 숨을 골랐다.

"이걸로는 안 돼."

적에게 느낀 공포. 하지만 그 이상으로 샤오린의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것은 기억 속에 각인된 그 푸른 소녀, 코드네임 <불사조>의 웃음소리였다.

푸흐흐. 푸흐흐.

'비웃었어. 분명.'

참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고 유도 기능이 있는 화염구로 자신과 적토를 농락했다. 그리고 첫 공격은 맛보기였다는 듯, 불사조는 수십의 화염구를 만들어내며 자신을 농락했다.

'두려웠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 공격이 무서웠던 게 아니다.

정말로 무서웠던 것은 그렇게 많은 화염구를 만들어내고도 얼마든지 여력이 남아있었던 그 끝없는 마력량.

그야말로 태양처럼 무한히 타오르는 거대한 마력에 샤오린은 짓눌리고 말았다.

"...하아아앗!"

기합과 함께 언월도에 모든 마력을 쏟아 넣는다. 무기 강화의 이능은 여실 없이 발휘되어 언월도 전체가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흐아, 하악!"

빛이 더욱더 강해지며 한계치의 마력까지 긁어냈지만 샤오린은 더욱 마력을 짜내 언월도에 실었다.

'닿지 않아.'

이미 하루 동안 모든 마력이 회복되었음에도 끝까지 긁어모은 마력의 양은 불사조가 만들어낸 화염구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파바바박!

"윽?!"

과부하 된 마력을 견디지 못한 언월도가 박살이 났다. 창대를 쥔 손에는 부서진 파편이 튀어 붉은 피가 흘렀다.

"이대로는 안 돼."

비록 적토와 함께 싸웠지만, 일신의 마력은 샤오린 본인의 문제다.

마력량의 부족함은 지난 몇 년간 샤오린이 느껴온 명백한 한계.

지금까지는 이 작은 마력으로도 충분히 괴수들을 물리쳐왔지만, 그 푸른 불사조와 만나며 한계를 깨뜨려야 할 필요성을 간절히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되는데...."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샤오린의 주변에는 그 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조언해줄 사람이 없었다.

[샤오린. 호출이다. 기자회견이 준비되어있으니 한 시간 뒤에 숙소에서 나오도록.]

샤오린은 피로 물든 손을 꽉 쥐며 훈련실 한쪽에 걸어둔 녹색 전포를 집어 들었다.

* * *

괴수의 부산물은 그 뼈나 피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괴수의 핵-코어'다.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심장과는 엄연히 다른 기관. 온몸에 마력을 돌게 하는 이능의 흔적.

"간단히 말해서 괴수가 가진 마력이 쌓여있는 기관이란 얘기죠."

"누구한테 얘기하는 건가?"

노인의 태클을 간단히 무시한 나는 서해무기의 머리 위에 올라섰다.

"자. 지금부터 저는 서해무기의 사체에서 '코어'를 찾을 겁니다."

"아. 그건가? 그 U튜브인지 뭔지에서 하는 방송?"

나는 서해무기의 비늘에 손을 올리고 작게 마력을 방사했다. 사체 곳곳을 타고 흐르는 내 마력은 도화선처럼 사체 전체를 감쌌다.

"그런데 어떻게 코어를 찾을 생각인 건가? 이 정도 괴수라면 전문 해체업자들 없이 혼자서는 못 할 것 같은데."

"다 태울 거예요."

화르르륵!

"무, 뭐여?!"

노인이 놀라 뒷걸음질 쳤다. 서해무기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푸른 불꽃은 뼈와 살을 모두 태우기 시작했다.

"아, 아깝게 지금 뭐하는 거여?!"

"코어만 있으면 되니까요."

히어로와 인류에게는 여러 부산물이 요긴하게 쓰이겠지만, 악의 조직 간부라는 입장에서 괴수의 부산물은 그저 처치 곤란한 쓰레기일 뿐이다.

진짜로 필요한 것은 오로지 코어. 비늘이 타들어 가며 피어오르는 재가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아. 찾았다."

전신을 태우던 불꽃이 사그라드는 부분을 찾았다. 일부러 마력의 출력을 최저로 낮춘 덕분에 딱 코어까지는 태우지 못할 정도였다.

나는 아직 다 타지 않은 등뼈를 뛰어가며 코어가 있는 곳에서 멈춰 섰다.

딱.

손가락을 튕기자 코어 주변의 모든 잔해가 불타 소멸했다. 잠시 허공에 떠 있던 코어가 중력에 이끌려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나는 재빨리 코어를 낚아채 손에 쥐었다.

"그, 그게 이놈의 코어여? 그 쪼매난 다마가?"

"크기는 전부 제각각이에요. 특히 이런 A급은…."

앗차. 실언이다. 나는 코어를 노인에게 튕겼다.

"으헉?!"

노인은 화들짝 놀라 코어를 잡으려다가 다시 바닥에 집어 던졌다.

"괜찮아요. 그냥 코어니까."

"내 심장이 안 괜찮어! 저거 하나에 수백억 하는걸 왜 막 집어던지고 난리여!"

"...수백억이나 해요?"

게임 막판에는 굴러다녀서 구슬치기하는데 쓰이는 게 A급 괴수의 코어인데. 새삼스러운 물가에 코어를 집어 던진 내가 더 무안해질 지경이었다.

"그래! B급 괴수만 잡아도 인생 역전이라고 하는데 아가씨는 시방 지금 A급 괴수의 코어를 얻었잖아! 그거 협회에 들고 가면 웃돈 주고도 사겠다는 부자들이 버선발로 달려올 게다!"

"아...그런가요."

고작 이런 게 수백억이나 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팔 생각은 없지만.

타닥. 타닥.

푸른 불꽃이 서해무기의 잔해를 하나도 남김없이 태워버리기까지 수 분.

나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바로잡고 핵을 집어 들고 주머니에 집어 넣으려다 손을 멈췄다.

'아. 이거 주머니 없는데.'

애초에 한 줄로 길게 늘어진 베일을 원피스처럼 감쌌을 뿐이다.

"아가씨. 그 하늘하늘한 옷 말고 따로 입을만한 것 없어?"

"...그렇네요."

이 상태로 도시에 갔다가 어디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치녀 확정이다. 일단 무조건 도심으로 가야 하는데 그 이세계 데뷔를 공공외설죄로 시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피닉스의 알몸을 다른 놈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다비드가 조각한듯한 이 육체는 오로지 나만이 볼 수 있다.

"그럼 그 코어 챙기고 다시 내 집으로 돌아가지. 마침 사이즈는 대충 맞을 것 같구만."

노인은 내 몸을 위아래로 대충 훑고는 집을 향해 돌아섰다.

나는 베일이 흘러내리지 않게끔 마력으로 형태를 고정하며 노인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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