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1화 〉#67 그 선녀와의 지리산에서의 밀회(2)
“이제야 왔느냐. 너무 늦는게 아닌게냐?”
차를 타고 도착한 지리산 기슭에선, 고운 흰 머리를 반짝이는 선녀 백설이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히어로 복장도, 한복도 아닌 평범한 사복을 입고 있는데, 그럼에도 머리는 저번과 같은 링 모양의 선녀 머리다.
머리색과 더불어 그 단아한 생김새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로 주목을 끌고 있지만 조금도 신경 쓰는 기색이 없다. 오래 산 관록 같은 걸까, 아니면 애초부터 타인에게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 걸까.
이러든 저러든 이제 곧 해가 질 시간이라 사람이 얼마 없는 게 다행이다.
“전화 받고 한 시간 만에 달려온 건데. 칭찬해 줘야 하는 거 아냐?”
“그런 것치곤 뭔가 잔뜩 바리바리 싸왔구나.”
“...산이라니까, 캠핑 용품을 조금.”
“......남자들은 캠핑 같은 걸 참으로 좋아하지.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몇 백 년 전부터 이미 다들 그랬느니라. 집이 싫은 건가?”
백설은 척척 앞서 걸어갔다.
이쪽은 등에 배낭이며 뭐며 바리바리 싸들고 있느라 몸이 무거운데, 저쪽은 가방 하나 들지 않아 풋워크가 가볍다. 집 뒤에 있는 공원 가는 것도 아닐텐데.
“그리고 그런 건 필요 없느니.”
“응?”
“야외에서 자거나 할 일은 없다, 이 말일세.”
백설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지리산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기 시작했다.
* * *
찌르르르―
사락, 사락....
여기저기 들려오는 벌레 우는 소리. 그리고 어두워지며 차츰 차가워지는 밤바람.
‘이런 밤에 산에 오는 것도 오랜만이네.’
등산하는 건 좋아한다. 하물며 최근에는 날이 더워지고 있으니, 산 특유의 이 시원하고 맑은 공기는 참 기분이 좋다.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맑은 공기, 신선한 풀내음을 즐기며 선녀 백설의 뒤를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갔다.
이미 하늘은 어두워졌지만, 여기저기 경관에 어우러지는 가로등이 있어서 어둡지는 않다.
“저기, 어디까지 가는 거야, 선녀님.”
“꼭대기까지 올라갈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거라.”
앞서 걸어가던 백설이 이쪽을 돌아보더니 장난스레 키득키득 웃었다. 역시 보기만으론 꼬맹이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데.
“그보다 뭔가 대화라도 해볼까. 그대에 대해 알고 싶구먼.”
“누가 말해준대?”
“매정한 남자로다.”
탄식하며 웃더니, 그러면서 혼자 조잘조잘 말을 걸어온다. 나도 말은 퉁명스레 했지만, 딱히 무시하거나 하지는 않고 이따금 맞장구를 쳐주었다. 산길을 걷는데 너무 조용한 것도 재미가 없다.
그렇게 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산중턱에 도달했을 무렵, 산책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던 백설이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는 길옆의 나무등지를 쳐다봤다.
내 키만큼 커다란 풀들이 무성하게 나있어서, 도저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 길인데,
“음... 이쯤이로고.”
백설이 손을 가볍게 휘젓자, 사삭, 사삭, 풀들과 가지들이 멋대로 움직이며 길을 만들어냈다.
“오, 오오오오...!”
“뭘 이 정도로 놀라는 게냐. 고귀하신 신선님께서 너희 같은 것들과 똑같은 길을 이용할 것 같았느냐?”
고귀하신 선녀님은 그 빈약한 가슴을 쭉 펴며 크흠, 하고 자랑하듯이 말하는데, 천년 넘게 살았으면 좀 더 어른스러울 수는 없는겁니까.
“자, 따라오게나. 감탄이라면 얼마든지 해도 좋으이.”
사박, 사박, 다시금 백설 선녀를 따라 새로 생긴 길을 쪼르르르 따라간다.
새로 생긴 길은 척 보기에도 뭔가 신성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안개가 떠올라있으며, 그 가운데 드문드문 반짝이는 빛이 있어서 다행히 앞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저게 무슨 빛일까. 반딧불이 같은 걸까. 그런 것치고는 영 큰데.
“자, 도착했느니라.”
“......!”
안개에 휩싸인 주변의 경관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자니, 자랑하는 듯한 백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안개가 화악 걷히며, 그 가운데에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맙소사....’
경악이라고 해야할지, 혹은 감동이라고 해야할지.
여기저기 달린 한지로 만든 듯한 등롱 같은 조명이 눈 앞의 광경을 훤히 비췄다.
나타난 것은 주막이었다.
세월이 느껴지나 깔끔해 보이는 누각(樓閣). 지붕을 덮은 기와. 지붕 위로 높이 세워진 용수.
여기저기서는 연기와 함께 밥 짓는 냄새가 나고, 짚으로 만든 돗자리가 깔린 평상도 있었다.
시간을 뛰어넘어 옛 현장에 그대로 발을 들인 것 같은 기분에, 내 심장이 상황도 잊고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이리 오너라!”
겉으로 두른 짚으로 만든 듯한 울타리 너머에서, 백설이 당당하게 외치며 뻥 뚫린 정문으로 들어갔다.
“백설 선녀님 오셨습니까?”
그러자 조금 후 버석, 버석, 하고 안쪽에서 소리가 났다. 이어서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서,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누군가가 나왔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와... 어딘가의 사이비 화가랑은 다르게 진짜 한복이네.
나타난 것은 긴머리를 고양이꼬리첯럼 땋아내린 여성.
가는 눈매며 고양이 같은 입술이며, 단정하고 고운 것이 미인인 것 같지만 어딘지 인상이 희미한 사람이었다.
치맛자락에 손을 닦으며 다가온 여성이 깊게 고개를 숙였다.
“오실 줄 알았습니다. 방은 준비되어 있으니 원하시는 곳을 골라 사용하시지요.”
“그래. 그럼 적당히 찾아 들어가지.”
“알겠습니다. 술은 마시는지요.”
“한 병이면 충분하네. 취할 정도로는 필요 없어.”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쪽 분은.”
여성은 숙이던 고개를 슬쩍 들고, 나를 위에서 아래로 훑듯이 쳐다봤다.
“인간일세. 내 새로운 장난감이야.”
“저런... 딱한 인간이... 후후.”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여성은 발소리 하나 내지 않고 떠나갔다. 이상한 여자다.
불안해지잖아. 왜 이상한 소릴 남기고 가냐고.
“자, 13호.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꾸나.”
“.......”
“뭘 꾸물거리고 있느냐. 어서.”
입술을 핥으며 내 팔을 잡아당기는 백설의 모습에,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터덜터덜 따라들어갔다.
* * *
짐을 내려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전의 그 희미한 인상의 여자가 상에 담긴 음식을 가져왔다. 그리고 백설이 일전에 내게 먹여주었던 감로주도 함께.
간단한 술과 식사를 마치자마자, 백설은 원래의 목적대로 내 착정 놀음을 개시했다.
“음~ 저번에 지나치게 빼버렸으니, 차근차근 정력을 회복시켜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필요도 없었던 모양이로고.”
어느샌가 백설은 예의 얇은 비단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여기저기 일부러라는 듯이 잡티 하나 없는 고운 피부를 노출시키고, 그 몸을 밀착시키며 내 남근과 음낭을 조물조물 주물렀다.
차갑고 보드라운 손의 감촉에 가까스로 가라앉히려던 자지가 찔끔찔끔 서기 시작한다.
“윽...!”
아무리 선녀에다 몇백, 몇천년을 살았다고 해도 백설은 어린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런 여자한테 욕정을 보인다니, 아청법 같은 걸 넘어서 취향을 의심받아버린다.
자존심 문제도 있어 어떻게든 발기하지 않고 버티려 했더니.
“에잇, 에잇. 이래도 안 세우는 것이냐. 참지 말거라.”
“!”
다시금 불알과 장대에 닿는 찌르르한 감각에 나는 반사적으로 자지를 세우고 있었다.
저번의 그, 선기인지 뭔지로 내 자지를 억지로 자극한 모양이다.
그럼, 이라는 듯이 백설이 입맛을 다시더니, 그대로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귀두부터 시작해, 곧바로 뿌리 끝까지 전부 입으로 삼키고 혀로 휘감는 게 느껴졌다.
“...!”
나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보드랍고 따뜻한 입의 감촉이 기분 좋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어린 체형이라 몸에 열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추웁... 츄릅....
백설이 얼굴을 왕복할 때마다 뱃속의 성욕을 부지깽이로 박박 긁어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저 자그마한 입에 비해 성인 남성의 성기는 버거워보이는데. 그 버거운을 견디고서 애써 전부 삼키려는 듯한 모습이 안쪽의 가학심을 활활 불태우게 만들었다.
“음... 쭈웁... 추릅... 푸하... 좋구나... 그 사이에 이렇게 회복되다니, 역시 젊은 남자가 좋아...!”
“크으... 윽...!”
자지가, 빨려 들어간다.
혀랑 입 뿐만이 아니라, 목구멍까지 들러붙는 기세로 깊이 삼키고 볼을 패일 정도로 빨아들여간다.
“흐음... 그렇군, 이것만으론 부족하느냐?”
가까스로 이성의 끈을 붙잡고 버티고 있자니, 문득 백설이 자그마한 입에서 성기를 뱉어내었다.
그리고는 옷을 조금 더 풀어헤치나 싶더니, 아래로 드러누운 내 위로 몸을 휘릭 돌려 올라탔다.
이, 이건...!
“자, 젊은 수컷아. 어떠냐, 털 하나 나지 않는 깨끗한 선녀님 보지다. 맛보고 싶지 않느냐.”
“크윽... 이딴 어린애 보지...!”
“어린...?! 이것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육체는 열아홉이라고 내 누누이 말했건만!”
확실히, 작고 예쁜 보지지만, 어린애라고는 볼 수 없는 색기와 페로몬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보지긴 하다.
백설은 분하다는 듯이 그 예쁘고 탐스러운 음순을 내 얼굴에 바짝 들이밀었다.
“후읍...!”
“흥, 그런 주제에 여긴 더 반응하고 있지 않느냐.”
음순을 내 코끝이며 입술에 마구 비벼대는 백설.
그럴수록 그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에, 나는 어질어질해 하며 자지를 더욱 힘차게 곧추세웠다.
어느샌가 두 손으로 백설의 허리를 붙잡고, 혀를 내밀어 갈라진 보지주름을 낼름낼름 핥고 있었다.
“후읏... 좋구나... 후후, 남자라면 그래야지. 이 몸을 마음껏 탐내보거라, 남자여. 물론 너처럼 허접한 X밥 같은 남자에게 교접을 허락하지는 않겠다마는.”
호호호, 웃던 백설은 다시금 내 자지를 입에 물고 빨기 시작했다.
‘으, 오오오오... 뭔가가, 뭔가가 빨려나간다...!’
아래에서, 위에서 나를 조롱하고 희롱하며, 사정없이 뭔가를 빨아들여가는 감각.
“후후...!”
“끄오오오...!”
백설이 꾸욱 빨아들이며 머리를 위로 들면, 백설의 입을 따라 안에 든 것이 불알째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고귀하신 선녀님의 보지에서는 달콤한 복숭아 향이 난다.
고귀하신 선녀님께서 창녀처럼 자지를 빨아주는 사실에 흥분감이 더해진다.
자지를 감싸안는 뜨겁고 복잡한 구내 점막의 자극이, 내 의식도 이성도 가볍게 때려부쉈다.
“우음... 추릅... 자아... 당장 짜내거라, 젊은 수컷이여... 쭈릅... 그대의, 정액은... 추릅... 자손을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니라... 모두 이 몸의 공물이로다!”
“......!”
얼굴에 보지를 진하게 비벼오며, 동시에 다시금 입을 크게 왕복시키는 백설 선녀.
선기를 흘려넣었는지 찌릿찌릿한 감각이 덮쳐와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크... 으읏......!”
결국 견디지 못하고 진한 정액이 꿀럭꿀럭 백설의 입 안에 쏘아졌다. 그대로 백설의 목구멍을 탁탁 때리듯이 쏘아지는 정액.
“우웁...?! 추읍...! 꿀꺽...!”
백설은 처음에는 당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오히려 기쁜듯이 엉덩이를 흔들며 열심히 정액을 남김없이 빨아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