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9화 〉#66 그 화가는 빌런을 걱정한다(4)
“아흐...읏...!”
찌걱...하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메이벨의 보짓살을 13호의 육봉이 가차 없이 갈라서 연다. 메이벨의 두 팔이, 가까이 다가온 13호의 상체를 꼬옥 붙들었다.
“아아... 하아... 들어왔어... 13호... 13호...!”
메이벨은 몽롱하게 허덕이며, 연신 13호의 이름을 불렀다.
13호는 그런 메이벨의 귓불을 가볍게 아득 깨물었다.
“읏......!”
“움직일게, 벨.”
단숨에 힘이 빠져나간 메이벨의 질 안으로, 13호의 물건이 더욱 깊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천천히, 피스톤질을 시작한다.
아.. 아아... 흐아아....
느긋하게 비집고 들어오는 육봉이 기분 좋다. 보지에서 전해지는 기분 좋은 쾌락과 열기에 온 몸이 노곤노곤 녹아버릴 것 같았다.
빌런 따위의 자지에.
빌런 따위의 자지에, 히어로인 자신이 기분 좋아서는 안 되는데.
‘지금만... 지금만이야... 약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마음만은 히어로니까... 절대 꺾이지 않으니까....’
“아아, 앗, 하앙...♡ 시, 13호... 13호... 키스해줘... 키스....”
“그럴까?”
메이벨이 조르자, 13호가 순순히 받아들여 메이벨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메이벨이 기쁜 듯 13호의 입술을 쪼옥쪼옥 빨면서, 본인 스스로 13호의 혀에 혀를 얽어왔다. 흘러들어오는 타액을 꼴깍꼴깍 마신다.
......아아!
13호의 타액이 안에 들어왔다. 포션 때문에 변화된 자신의 몸이, 흘러들어온 13호의 체액에 반응해 기뻐하는 게 느껴졌다.
마치 미약과도 같이.
혹은 마약과도 같이.
머릿속이 마비되고, 몽글몽글한 행복감으로 가득찼다.
“흐잇, 앗... 응아아... 하응... 아... 거, 거기... 거기 좋아... 좀 더 찔러줘... 찔러달랑께... 하읏... 맞아...! 아우우으...!”
“정말이지 벨은 변태네.”
“아, 아냐. 나는 변태가 아니라... 하우... 응앗...!”
13호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 허벅지에 부딪칠 때마다 메이벨은 가슴을 출렁이며 기쁘게 소리를 냈다.
스스로 변태가 아니라고 변명하지만, 섹스의 쾌락에 젖은 그 암컷의 표정은 어쩌려는 건지.
그런 메이벨을 눈을 가늘게 뜨고 내려다보면서, 그녀의 질육을 찌르던 13호가 별안간 허리를 우뚝 멈췄다.
그리고는 그녀의 보지를 능욕하던 자지도 쑤욱 빠져나갔다.
“어, 어......?”
갑작스런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메이벨이 눈을 깜박깜박 감았다 떴다.
“가, 갑자기 뭐야...?”
“잠시만, 벨. 그러니까, 어디 보자....”
13호가 근처에 던져두었던 메이벨의 『망상첩』을 들여다보았다. 팔락팔락 넘기더니, 어느 한 페이지를 들어 메이벨에게 보였다.
“벨, 이거 추가해도 괜찮을까?”
* * *
이, 이건....
메이벨의 머리가 순간 복잡해졌다.
13호가 펼쳐든 것, 그 페이지는....
‘으, 음문?!’
아랫배에 기묘한 문양이 그려지고, 음탕하게 허덕이는 여성의 그림. 옆에는 자신의 글씨로 그 내용이며 상황이, 아랫배에 그려진 문양의 효과가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하필이면 그 많은 페이지에서 저걸 펼쳐들다니!
“예전에 클럽이 비슷한 걸 해준 적이 있는데, 여기 적혀있는 설명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라서. 어때, 벨? 네 능력이면 여기 적힌 대로 해줄 수 있는 거지?”
“아, 아니... 그건....”
메이벨은 머뭇거리며 시선을 돌렸다. 손가락을 서로 맞대고 꼼질꼼질 움직이며 초조한 마음을 드러낸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가능한데, 가능하긴 한데...
가능하니까 문제다.
‘저, 저런 걸 해버리면... 진짜로 끝장이야.’
여러 가지 망상을 하면서 이미 술식 조정은 끝났다. 언제든지 망상한 그대로의 『음문』을 고스란히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질이다.
그녀가 개발한 『음문』은 말 그대로 낙인이다. 조절이 안 된다. 클럽의 것처럼 스스로의 마력으로 언제든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음문에 부여하는 마력이 다 떨어질 때까지 남는다.
기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마력을 담는다 해도 한 번 그려버리고 나면 한 달은 남아있는 데다, 자칠 잘못하면 평생 남아버릴지도 모른다.
거기다――
‘망상이 무쟈게 폭주한 상태로 만든 거라서, 말도 안 되는 기능을 이것저것 넣어버렸는디....’
“저, 저기, 다음 번에! 다음 번에 하장께! 지금은 조금... 이, 이미 낙서도 여기저기 많고!”
메이벨이 필사적으로 손사레를 치며 13호를 설득했다. 어떻게든 지금만 벗어나면, 시간을 들여서 『음문』의 술식을 조정할 수 있다.
13호는 다시금 메이벨의 『망상첩』을 지켜보더니, 음흉하게 웃으며 책을 내려놓았다.
“그래?”
“응. 응. 지금은 안 되니까, 다음 번에...하앙?!”
갑작스레 유두를 간지럽히는 손길에, 메이벨이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13호의 손가락이 메이벨의 유륜을 쓰다듬고, 그 가운데 있는 귀엽고 쫄깃한 유두를 꾸욱꾸욱 누르면서 자극한다.
“해 줘, 메이벨.”
“아, 아니... 지금은 안 된다니까....”
“못해?”
“못... 하는 건 아닌데...으응...♡!”
이제는 양 손으로, 집요하게 유두를 괴롭히는 13호.
메이벨은 이상한 소리를 내는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으면서 버텼다.
애매하게 찔리고 비워진 질구멍이 외로워, 메이벨은 의자 위에 비스듬하게 눕혀진 채 허벅지를 맞비볐다.
“그, 그만해애... 이건 절대... 응... 안 뎌... 안 된단께... 진짜루....”
13호는 냉정한 눈으로 내려다보며, 메이벨의 유두와 유방을 집요하게 희롱했다.
피부는 잔뜩 민감해져있고, 유두는 탱탱하게 발기해 있는데.
그걸 이렇게 괴롭혀버리면....
‘으, 으으... 그래도... 안 돼... 안 되니까....’
“흐이야앗?!”
아무래도 이 정도로는 부족하겠다고 판단했는지, 13호는 유두를 괴롭히던 손을 쭈르르 미끄러뜨려, 그녀의 보드라운 음순을 직접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대로 손으로 모으고 비비며, 상냥하게, 그러나 달아오른 지금의 몸에 있어서는 어딘지 부족하게 자극한다.
“해 줘, 메이벨.”
“아, 아아... 치사해... 나빴어... 나빴당께... 으으....”
민감한 그곳을 만져대는 주제에, 허전한 구멍 쪽은 일부러 손을 대지 않는다.
오히려 허전함을 강조하겠다는 듯 두 손가락으로 양쪽으로 벌려대니, 메이벨은 안타까움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스스로의 손가락으로 위로하려고 했더니, 13호의 팔이 가로막아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
으으으으...!
찔러줬으면 좋겠다. 남자의, 13호의 씩씩한 수컷 자지로, 자신의 암컷 구멍을 채워줬으면 좋겠다. 손가락으로는 닿지 않을 깊은 곳에, 자궁구를 꾹꾹 눌러줬으면 좋겠다.
메이벨은 13호를 원망의 눈초리로 노려봤다.
태연한 얼굴로 마주 바라보는 그 얼굴에 한 방 먹여주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손을 벌렸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붓이 빨려들어가듯 그녀의 손 안에 차악 날아들었다.
“하, 하면 되잖아... 할 테니까... 넣어줘....”
“『음문』이 먼저야. 빨리.”
13호가 그녀의 비부를 문지르던 손을 들어, 메이벨의 아랫배, 자궁 위쪽을 스윽 쓰다듬었다. 여기에 그리라는 것처럼.
“으.......”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메이벨이 신음을 흘리며, 손에 든 붓을 13호가 가리킨 그곳에 대고 꾸욱 눌렀다.
불안정한 자세라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붓솔에서 마력을 머금은 먹물이 새어나오고, 그대로 순식간에 그녀가 상상한 이미지 그대로의 음문이 자신의 아랫배에 그려져버렸다.
자궁의 모양을 그리듯 하트모양. 그리고 술식을 추가하는 몇 개의 문양이 그 주변을 감싸듯 함께 그려지고.
마지막 하나의 선을 그리고 나자, 샤아아아―하고 요사스런 빛이 은은하게 새어나왔다.
* * *
“아.......”
두근, 두근, 하고.
자궁이 마치 심장마냥 뛰기 시작하는 것은, 그런 느낌.
메이벨의 입이 멍하니 벌어지고, 차츰차츰 밀려 올라오는 열기에 눈을 크게 떴다.
“아... 아아아아아아...!”
온 몸의 신경이 비명을 지른다. 음문에서 전해지는 마력이, 자신의 혈관을 타고 온 몸을 세포 단위로 변화시키는 게 느껴졌다.
푸슛―하고 그 탐스런 보짓살 사이에서 애액이 물총처럼 새어나왔다. 온 몸이 덜덜 떨리고, 온 몸을 불태울 것 같은 쾌락의 열기에 이를 딱딱 부딪친다.
“어, 메이벨? 괜찮은 거지?”
“히윽?!”
“...맙소사.”
13호가 깜짝 놀라 메이벨의 팔을 붙잡자, 또 다시 푸슛하고 새어나오는 애액.
팔을 붙잡은 것만으로 가버린 거야? 맙소사.
혹시 엄청난 짓을 저질러버린 건가? 13호가 어찌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그러면서도 갑자기 갑절은 더 농후해진 음란한 냄새와 페로몬을 뿜어내는 메이벨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데,
“........어줘.”
“응?”
“넣...어줘... 빨리... 빨리이...! 미쳐, 미쳐버려...!! 으으으으으으......!!”
메이벨이 눈물을 흘리며 13호에게 외쳤다. 애원한다.
거절할 이유도 없다. 농후하게 풍겨오는 암컷의 향기에, 13호는 어질어질한 머리로 자지를 더욱 굳게 세웠다.
한 번 빠져나와 외롭게 했던 보지에, 다시금 천천히 자지를 찔러넣었다.
“아, 아우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절반 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메이벨이 기성을 지르며 기쁨과 환희의 눈물을 철철 흘렸다.
꿀렁거리며 질벽도 경련하듯 13호의 물건을 조여온다.
“후오오...? 엄청 쪼이네...!”
13호도 지지 않겠다는 듯 이를 악물며, 한층 좁아진 보지 안에 자지를 꾸우욱 밀어넣었다.
자지에 옴죽옴죽 달라붙는 질벽의 주름과 감촉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메이벨도 질육을 찌르고 보지를 가르는 수컷의 자지가, 그 형상과 요철 하나하나가 머리를 녹여버리고 이상하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확연하게 느끼고 있었다.
“아... 아아... 아...!”
“움직인다, 혀 깨물지 않게 조심해, 메이벨.”
“흐우... 웃...!”
지나칠 정도의 반응에 13호가 신중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지나치게 민감해진 메이벨은 밀리미터 단위의 움직임에도 반응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으우... 웁...!”
스스로의 팔뚝을 물면서, 밀려 닥쳐오는 쾌락에 견딘다. 눈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벌어진 입에서 타액이 뚝뚝 흘러넘쳤다. 머릿속은 활활 불타다 못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쾌락이 고통이 될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아서, 느껴본 적 없는 기쁨에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아.’
또 절정했다. 허리가 자지러지듯 튕겨오르며, 애액과 조수를 뿜어낸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너 진짜 대단한 걸 만들었구만.”
“...! ........!!!”
“터무니 없는 변태. 음탕한 암컷 같으니.”
“아아... 하아... 우......!!!”
반박할 여유 따윈 없다. 그저 밀려오는 쾌감에 미쳐버리지 않도록 가까스로 정신줄만을 붙든다.
찌걱...하는 소리와 함께, 또다시 울퉁불퉁한 자지가 안쪽 깊이 찔러들어온다.
“아아아아아아아앙...♡!! 아... 하아... 13호... 13호...! 아... 기분 좋아.. 기분이 좋다... 어떡하지... 어떡해...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 응그으으으으읏...!!!!”
“어떡하긴 뭘 어째. 즐겨. 변태잖아?”
“아, 아냐... 아니라고... 변태가 아니야... 아니.. 하지만... 아아아아아아... 이런 거 알아버리면... 평범하게 못 살아... 아아... 바보가 된다... 바보가 되버려... 흐기이이이이이잇...!!”
한 번 찔려질 때마다, 메이벨이 부들부들 떨며 기절할 듯 호소한다.
메이벨도 메이벨이지만, 정액을 짜내려고 안달을 하듯 꾸욱꾸욱 자지를 조여오는 질벽의 압박도 굉장했다. 역전의 강자와도 같은 13호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지만, 이 환상적인 질압에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그 선녀... 때랑 비슷해...!’
그러고 보면 메이벨의 능력도 선도(仙道)가 섞여있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당시 선녀에게 짜였을 때와 비슷한 찌릿찌릿한 자극이 13호의 자지를 사정없이 재촉하고 있었다.
이제 더는 버틸 수가 없다. 실제로 왕복한 횟수는 열 번이 채 안 되는데도, 그 사이 메이벨은 두 번이나 절정했으며, 13호는 이미 한계에 달해있었다.
“13호... 13호... 안 돼... 부서져... 내가 부서져버려엇... 흐이이이이.... 더, 더는... 더느은... 꺄으으응...!”
“하아, 후우...! 좋아 메이벨... 쌀테니까...!”
13호는 마음을 다잡듯 드러난 메이벨의 젖가슴을 주무르고, 벌벌 떠는 메이벨의 몸을 끌어안았다. 메이벨도 그에 호응하듯 13호의 등을 껴안고, 13호의 목덜미에 고운이를 들이댔다.
쯔저억......!
동시에 13호는 이제껏 중에서 가장 깊이, 깊숙이 안 쪽으로 날뛸 것 같은 육봉을 밀어넣었다.
메이벨이 홀린 것처럼 중얼거리며, 13호의 몸을 더욱 꼬옥 껴안았다.
“으흐우으으읏...! 다, 닿았다... 닿았어어...! 꾸우욱... 자궁이... 눌려서...엇...!”
메이벨의 자궁구에 분노한 듯한 13호의 음경이, 그 끝이 닿아 그대로 꾸우욱 찌그러뜨릴 듯 밀어냈다.
안쪽 깊이 파고들어간 불기둥이 한층 부풀어오르나 싶더니, 이내 울컥울컥울컥울컥...! 열탕 같은 정액을 메이벨의 안쪽 깊은 곳에 부어넣었다.
“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우우우우우우으으으으으으으으으응...♡♡!!!!!!!!!”
안쪽을 가득 메우는 뜨거운 체액에, 메이벨은 짐승처럼 교성을 지르며 13호의 몸을 꾸욱 껴안고 펄떡! 몸을 튕겼다.
새하얘지다 못해 노골노골 녹아버릴 것 같은 머리에, 해일처럼 몰려드는 쾌락이 범람한다.
아... 아아... 기분 좋다... 기분 좋아....
행복하다... 행복해....
“아... 후우... 13호... 13호오....”
메이벨은 13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를 꼬옥 껴안은 채, 그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그대로 풀썩 실신해버렸다.
“그래, 자라, 자... 후우... 대단했네 지금 건....”
13호는 그런 메이벨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선녀와 도깨비에 대항할 묘수는, 깨어난 다음에 들어야 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