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3화 〉#64 빌런은 선녀님을 만났습니다(3)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라니.
평범한 히어로인 줄 알았던 여자는 천년을 산 도깨비였고, 때 한 점 묻지 않은 정갈한 선녀라고 생각한 여자는 터무니 없는 요녀였다.
‘쿠헤헤, 순백의 선녀라니, 어떻게 더럽혀줄까!’ 하고 입맛을 다시며 상상하던 내게, 이건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뒤집어지는 듯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거기다 지금 그 선녀의 발을 빨고 있고, 도깨비 누나는 내 귀를 맛있다는 듯 아득아득 씹고 있다.
그조차도 요염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도깨비 누나도, 선녀님의 발고 되게 달착지근한, 머리를 어질어질하게 하는 향이 나서――
‘우, 우어......?’
흰 물고기 같은 작은 발을, 발등을, 발바닥을, 발가락을 억지로 입에 넣고 홀린 듯이 빨고 있는데, 별안간 무언가 기운이 샘솟는게 느껴졌다.
정력이라고도불리는 그런 것이.
내 안에 폭발할 것처럼 고여들었다.
“후후, 역시 젊은 아가는 좋구나. 벌써 이렇게나 다시 커지다니.”
“뭐, 뭐야 이게?!”
조금 전 사정을 한 직후인데도, 내 자지는 다시금 임전태세에 들어가 팽팽하게 부풀어올라있었다.
아니, 처음 사정하기 전보다도 훨씬흉측하고, 훨씬 단단하고, 훨씬 힘이 들어가 있었다.
어떻게 봐도 정상이 아니다.
“선도감로주(仙道甘露酒)의 힘이다. 복숭아라는 뜻의 선도(仙桃)라고도 쓰기도 한다마는.”
한껏 놀라는 내게 백설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설명했다.
“신선들이 먹는 술과 과실이다. 선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걸 하계의 인간이 먹으면, 정력이 샘솟고 잠재된 것 이상의 힘을 끌어낸다고 하지... 하지만 이 정도로 효과가 좋다니, 아주 좋구나. 우량 물건을 잡았어. 기쁘도다, 기쁘도다~.”
백설은 내 입에서 발을 빼냈다.
그리고는 입고 있는 저고리의 앞섶을 풀어 제치며, 사타구니 사이로 푸욱 파고들었다.
“그럼 맛있게 익은 것 같으니, 나도 슬슬 맛을 보도록 할까?”
터질 것처럼 발기한 자지를, 복숭아 빛으로 빛나는 백설 선녀의 자그마한 입이하음... 하고 단번에 덥썩 물었다.
* * *
“쭈우웁... 추웁....”
“크... 흐윽...! 무슨... 입이...?!”
꼼짝 못하는 13호의 자지를 입에 문 백설 선녀는, 추잡스러울 정도로 노골적이게 입을 놀리며 맛있다는 듯 빨아댔다.
혀 끝에 닿는 자지의 감촉이 너무 좋았다.
점막을 농후하게 자극하는 비릿한 냄새가 좋았다.
무엇보다 뭐라고 할까... 마음이끌린다.
언제까지고 이 자지를 입에 물고 싶다는, 그런 천박한 욕망이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딱히 그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후후, 최근 남자맛을 본 적 없었더니... 자제가 안 되는 구나.’
그런 욕망을 숨기지도 밀어내지도 않고, 백설은 더욱 힘을 주어 13호의 자지를 흡입하고, 혀로 휘감았다.
그리고 그럴수록 13호도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갔다.
‘이, 이딴 꼬맹이한테 발기하는 것도 열 받는데...!’
지금까지 이런 입보지를 경험한 적 있을까 싶을정도로, 백설의 입보지 봉사가 대단했다.
선기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발에 닿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던 그 찌릿찌릿한 감각이 이번엔 자지를 입에 문 백설의 입 전체에서 전해져 오니까....
‘거기다 어려서 그런지 체온도 유난히 높은 느낌이고...!’
아니, 19살당시의 육체라고는 하지만.
몸집이 작으면 체온이 높다고 들었다. 실제로 그녀의 입 안은 불로 데운 듯 따뜻하고, 뜨거웠다.
자지를 휘감은 혀가, 볼이, 심지어 목구멍까지도 13호의 자지를 빨아들이며 사정을 촉구하는 것 같았다.
자지를 통해 찌릿찌릿 전해져오는 자극에,무심코 황홀경에 빠져들 것 같았다.
“이 남자 살코기도 맛있는 걸.... 타고 흐르는 기운도 좋아....”
거기다 이 도깨비녀.
이 도깨비 누님께서도 13호의 상체를, 가슴팍을 더듬거리며 열심히 맛을 보고 있었다.
귓바퀴나 목 부근을 깨물거리며 이빨 자국을 남기기도 하고, 13호의 귓구멍에 뜨겁고 요염한 한숨을 흘려넣기도 했다.
그 부드러운 손으로 남자 특유의 단단한 근육을 매만질 때마다 육식동물마냥 쩝쩝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것이 오싹오싹했다.
때마침 자지를 빨던 백설의 움직임이 한층 격렬해졌다.
“쭈웁... 추웁... 언제까지 버티겠느냐... 슬슬 싸도록 하거라.”
“끄... 윽...!”
“쭈웁... 이건... 추릅... 특별... 서비스다... 쭙....”
백설 선녀의 새하얗고 곱고 작은 손이, 13호의 육봉 뿌리를, 그리고 음낭을 부드럽게 쥐었다.
그대로 너무 세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딱 좋은 힘으로 마사지 한다.
‘짜, 짜내진다아...!’
밀려오는 사정감.
살아생전 느껴본 적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사정감이 밀려들고, 이내 13호의 불기둥이 백설의 입안에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
“으윽... 싼다...!”
“쭈웁... 그래... 오거라...!”
푸슈우우우욱... 부르르르륵... 울컥울컥울컥울커억...!
‘뭐, 뭐냐앗... 펌프질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마그마처럼 전립선을 타고 흐른 정액이, 백설의 입 안에 통째로 부어지듯 발사되었다.
“후우우우움...! 꿀꺽.... 우우움...!”
입 안 깊은 곳에, 보드러운 혀 위에 뜨거운 남자의 정이 울컥거리며 토해진다.
백설은 요망한 귀녀(鬼女)처럼, 혹은 남자를 홀리는 요녀(妖女)처럼 오만한 눈을 가늘게 뜬 채, 입 안에 사정된 대량의 정액을 꿀꺽거리며 열심히 맛보고 삼켰다.
잠깐이었지만, 13호에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사정이 끝나고, 백설이 만족스럽게 입을 떼었다.
헤에~ 벌린 입에서 13호가 사정한 백탁액이 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백설은 그게 고운 약재라도 되는 것처럼 두 손으로 받아들며, 비웃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좋구나... 이렇게나 잔뜩... 아아... 힘이, 정이 넘치도록 느껴져... 아아... 최고야...... 근 백년, 이백년 만이로구만... 이래서 젊은 남자를 놓칠 수가 없어... 자제해야 한다마는....”
훤히 드러난 저고리 아래의 새하얀 어깨를 떨며, 희열에 젖은 백설이 중얼거렸다.
하아... 하아....
13호는 대량사정과 코 끝을 맴도는 달큰한 향기에 어질어질한 머리를 가눴다.
‘끝났나... 그러면 다음은 도깨비인가... 이 도깨비 여자까지만 버티면....’
그렇게 안이하게 도주할 길을 찾고 있는데.
“한 번 더 하자꾸나.”
덥썩.
입 안에 남아있던 정액을 전부 꿀꺽꿀꺽 마신 백설이, 다시 13호의 자지를입에 물었다.
“야, 야! 이봐요! 선녀님! 지금 쌌잖아요! 쌌다고오... 우워와아아악....”
“벌써 이렇게 다시 서지 않았느냐... 더 내놓거라, 더어...!”
안 되겠어, 이 선녀... 아니, 요괴녀, 완전히 이성을 잃었어...!
“이래서야 내 몫은 안 남겠네... 망할 할망이라니깐.”
뒤에서 들리는 아쉬운 목소리를 귀에 담으며.
13호는 자지를 찌릿찌릿하게 빨아내는 백설의 입보지 봉사에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 * *
“크하아... 만족이니라...!”
“......................”
그렇게해서.
도합 열세 번.
13호가 백설에게 착취당하듯 강제로 사정해버린 횟수다.
13호는 혼이 빠져나간 듯한 퀭한 눈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도깨비 청도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는지 구속하던 손을 놓았다.
13호는 벽에몸을 힘없이 기댄 채, 탈진해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미쳤어....’
손 끝, 발 끝에 있던 정기까지도 모두 끌어와 사정시킨 것 같았다.
인간의 몸에서 이 정도로 정을 끌어낼 수 있는 걸까?
아니,보통 사람이면 네다섯번이면 정(精)대신 피가나온다.
도로시의 강화약을 매일 섭취하고 각성자로 평범한 사람보다 튼튼한 몸을 가진 13호라 할지라도, 열 번을 넘어간 시점에서 제대로 된 정이 나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저번 메이벨 때는 도로시의 특제 정력제로 보충하면서 했다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없었다.
도술인지 선술인지 혹은 어떠한 기술인지.
명백히 이상할 정도의 방식으로, 이상할 정도로 사정해버리고, 지금은 이상할 정도로 탈력감에 휩싸여있다.
수명이 몇 년 쯤은 줄어들었을지도모르겠다.
“후후, 아직 더 짜낼 수 있을 것 같다마는....”
“뭐, 뭐라고...?”
13호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뭐라고 한 거냐 저 여자. 안 돼. 안 돼. 안 선다고. 못 해!
그런데 내 자지는 왜 또 찌르르르 반응하기 시작하는 거냐...!
“이 정도로 짜낼 수 있는 남자는 내 선녀 일생 중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느니라... 그 어떤 신선조차 열 번 째에서 더 이상 나오지 못했거늘. 놀랍구나. 이게 현대인이라서인지, 이 남자가 특별한 것인지....”
백설이 복숭아 같은 입술을 자그마한 혀로 할짝 핥으며 말을 이었다.
“내, 그대와 좀 더 오래오래 즐기고 싶구나... 천천히 공을 들여 머리카락 한 올까지 전부 이 몸의 것으로 만들고, 100년의 수명을 손톱 끝만큼도 남기지 않고 전부 먹어버리고 싶구나.”
음란하게 풀어헤쳤던 저고리를 고쳐 입고, 백설은 가느다란 팔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지금까지도 은은한 빛과 주변을 떠다니는 날개옷에 감싸인 스페이드가 보이지 않는 손에 떠밀리듯 동동 뜬 채 가까워졌다.
“뭐, 보지 않아도 알겠다만 이 아이는 히어로렸다?”
“......!”
“됐다. 고발할 생각은 없느니. 이 몸은 사사로운 건 신경 안 쓴단 말이다. 인간들의 일은 인간들끼리 처리한다치고....”
백설 선녀가 여전히 잠에 든 스페이드의 뺨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매만지고.
“그대는 악당 주제에 인정이 많은 성격이렸다.”
그런 녀석에겐 이런 게 잘 먹히지, 라며 스페이드의 뒷목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섬뜩한 빛이 손 끝에서 흘러나와, 스페이드의 목덜미에 파고들었다.
이내 빛이 전부 빨려들어가고, 가시 같은 문양이 스페이드의 뒷목 언저리에 생겨났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족쇄』를 달았도다. 이 몸의마음에 따라 언제든 이 가녀린 목을 뜯어버리는 주술이다.”
“미친?!”
말도 되지 않는 일에 기겁했다.
13호는 당장에라도 분을 내며 백설에게 덮쳐들고 싶었지만, 몸은 움찔 떨리기만 할 뿐 바라는 대로 움직여지지않았다.
한 없이 답답하다...!
빛이 살아난 13호의 눈빛에, 백설은 기쁜 듯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며 자신의 뺨에 손을 댔다.
“아아, 좋구나... 이 상황에도 아직 그런 눈빛을 하느냐! 아직도 빛을 내느냐! 그렇지, 남자라면 자기 소유에 손을 댄 자에게 노하는 것이 마땅하느니라! 아아, 참으로 좋은 남자를 만났어... 그대는 최고의 남자다... 최고의 장난감이느니라... 아하하하하하!”
미친 여자.
분노로 눈을 빛내는 13호를 백설은 유쾌한 듯 바라보고, 깔깔깔 웃더니 천천히 뒤로 물러가기 시작했다.
반대로 공중에 둥둥 떠 있던 스페이드는, 13호의 몸에 겹치듯 그 위로 천천히 내려섰다. 13호의 가슴팍에 등과 자그마한 머리를 기댄 듯한 모양새로 내려앉는다.
백설은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발길을 휙 돌리고,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주변을 감싸고있던 기묘한 공기가 차츰차츰 순환하며 희미해져갔다.
“결계를 풀었느니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돌아가거라... 그리고 내가 부를 때면, 언제든 올 수 있도록 대기하도록.”
마지막으로 백설 선녀가 이쪽을 돌아보며, 꽃 같은 미소를, 그러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는 내 장난감이니 말이다. 어디 오래오래 즐겨보자꾸나.”
그 말을 끝으로 백설 선녀는 몸이 흐릿해지더니, 그대로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곁에 있던 청도 마찬가지다.
“......야, 스페이드.”
13호는 마지막으로 힘을 쥐어짜내 떨리는 손을 들어, 그에게 머리를 기댄 채 잠든 스페이드의 뒷목을 매만졌다.
뒷목을 살짝 가리는 붉은 머리카락을 들추고, 거기에 남은 가시 문양의 『족쇄』를 안타까운 눈으로 내려본다.
망할.
망할.
망할...!
“그 년들... 절대로 울고불고하게 만들어주겠어...!”
후회와 회환과 분노에 젖은 13호를.
결계가 사라지고야 간신히 이변을 눈치챈 참모와 아리아가 찾아와 회수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