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4화 〉#61 이 나라에는 선녀가 산다(7) (254/271)



〈 254화 〉#61 이 나라에는 선녀가 산다(7)

“이 몸을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늘에 닿은 선녀, 천지와 별님들이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도 점지해주는 전지(全知)에다 만능(萬能)의 선녀가 아니더냐. 굳이 그런 종이쪼가리를 보여줄 필요는 없느니라.”


히어로 협회의 총대장 백설은.


 손으로 턱을  채 여유로운 얼굴로 그렇게 선언했다.

너무나도 당당한 말투.

 점의 흐림도 없는  말투에 메르의 눈동자가 미미하게 흔들렸다.


“......전부... 아, 예. 실례했습니다.”


“사실 저거 다 뻥이니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부관?!”


“저렇게 폼 잡는 건 좋아하시지만, 실제로는 만능도 전지도 아닌데다, 제가 보기엔 단순히 무능하고 무지한 멍청이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과아아아안?!”

다시 티격태격하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런  사이에 낀 메르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뭐, 됐다. 어차피 선도(仙道)이자 선법(仙法)이자 선위(仙位)의 이치를  자리에서 가르치는 것도 좋지는 않을 듯 하니. 메르, 말해 보아라.”


“어...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멍청이 사령관.”

“부관은  그만하게나! 분위기 파악이라는 걸 좀?!”


메르는 손에 들고 있는 보고서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했다.

【어비스】라는 빌런 조직에 관해, 그리고  빌런 조직과 7번대 사이의 오랜 유착관계, 거기에 더해 저번의 ‘빌런 조직 【시궁쥐】 토벌전’에 대한 것도.


“흐음....”

“빌런 조직 【시궁쥐】의 중추에는 애플이라는 히어로가 있었죠. 그녀 역시 7번대 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빌런 13호와 함께 사라졌다고 들었네.”

“그렇습니다. 애플은 【어비스】의 일원인 13호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스페이드도 마찬가지였죠.”


“그리고 그 스페이드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7번대에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고.”

“말씀대로 전부 아시는 듯 하시니 이야기가 편하네요.”


메르가 고개를 무겁게 끄덕이자, 그녀의 짧은 갈색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애플은 당시 특필할만한 세뇌기술로 빌런 조직 전체를 장악했습니다. 아마 일반인까지도요.”

“그렇지.”


“그리고 그런 애플이 빌런 조직 【어비스】에게 넘어갔습니다. 7번대는 자신들의 관할반경에 있을 거라며 【어비스】를 전담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죠.”

그리고  뒤에 간헐적이게 일어난 【어비스】의 빌런 범죄는, 항상 7번대가 관할하는 지역 부근에서 일어났다.


물론 7번대가 관할하는 S시는 수도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 이전에도 【어비스】의 빌런 범죄는 주로 7번대의 관할지 내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위화감을 떨칠 수가 없다.

혹은 의구심일까.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백설이 히죽이죽 웃으면서 물었다.


메르는 어쩐지 그 표정이 영 불편했지만, 의식 저편으로 밀어내고 담담히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 7번대는 세뇌되어 빌런의 수중에 떨어진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오.”

이건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다.

세뇌 기술의 명수인 애플은 본래 7번대의 대원이었다.

다른 멤버들과 숙식을 함께하면서 세뇌할 기회는 차고 넘치게 많지 않았을까?


“라헤도 체크도 호락호락한 히어로들은 아니지만, 애플도 마찬가지로 만만한 여자가 아닙니다. 히어로들이 전부 농락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여자가 【어비스】에 손을 빌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잠깐만요.”


비니를  부관이 당황하며 끼어들었다.


“하지만 빌런 조직이 끌고 갔다면 그 애플이란 여자는 죽거나 하지는 않았을까요? 제가 아는 빌런들은 대부분 이성도 지능도 떨어지는 원숭이 같은 놈들인데.”

“...부관의 견해는 영....”


“【어비스】와 13호는 빌런들 중에서도 특히 무른 놈들입니다. 죽이거나 고문하기보다는 회유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겠죠.”


짝짝짝, 백설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는실는실한 미소와 함께 갈채를 보내는 모습은, 마치 메르에게 잘했다며 칭찬해주는  같았다.


메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마찬가지로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그래서 정답인가요, 사령관님?”


“뭐, 대강은 맞았다. 한 7할 정도는 맞다고 봐도 좋겠지.”

“3할은 틀렸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그렇지.”

“그럼 가르쳐주시죠.”

“싫다네.”


“.......”

“워, 그런 표정 하지 말게나, 메르. 선도(仙道)이자 선법(仙法)이자 선위(仙位)의 이치를 쉬이 말해줄 수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무엇보다 대략적인 흐름은 맞았네. 이 내가 보증하지. 그리고 이 이상 알아도 네가  제안에 변함은 없을 게야.”

그러니 계속하지, 라며 백설이 재촉했다.


“그래서 메르 대장.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진위 여부 파악을 위해, 7번대의 집중 조사 및 배신 행위가 발각될 경우 상응하는 처벌을 바랍니다.”


“저런.”

백설이 이마를 탁, 쳤다.

“7번대의 대장은 3번대의 대장과 친한 친구이자 동기라고 들었는데 말이다?”

“처벌이라고 해도 딱히 목숨을 취한다거나 해고해달라는  아닙니다. 7번대의 대원들은    명이 귀중한 히어로들이죠. 단순히 본보기를 조금 보이는 정도면――”

“정말 탐욕스러운 아이로구먼.”

메르의 눈썹이 움찔 떨렸다.

“이런 일이 터지지 않았더래도, 없던 죄라도 만들어서 실각시킬 생각이었겠지. 바라는  출세인가... 하긴, 라헤의 실적을 보고 있자면 불안해질만도 하겠지. 메르도 열심히 하고 있네만, 아슬아슬하게....”


백설을 휘감은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 기분이 들었다.

반박을 허용치 않는 압박감이 피부 너머로 찌릿찌릿하게 느껴진다.

메르는 침을 가볍게 삼키고, 다시금 여유롭게 미소 지어보였다.

“......사령관님?”


“아아, 미안허이. 일과는 상관없는 쓸데없는 말이었구먼. 나이를 먹으면 입이 주책이라.”

백설이 손을 홰홰 저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좋아, 허락하겠네. 처벌은 아직 모르겠다만, 진위 여부를 조사하는 정도는 괜찮겠지.”


“감사합니다.”


“조사기한은 2개월. 이런저런 권한도 필요하겠지. 자네를 특별 조사원으로 임명하고, 상세한 사항은 이후 특별 임명장과 함께 내려주도록 하지. 조사 기간 중 1주일 간격으로 진척 상황을 중도보고 할 것.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 해도 그 뒤의 이야기는 기한 뒤에 하는 것으로 하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기한이 정해지는  미리 상정한 대로다. 2개월이면 다소  감도 있지만, 그만큼 착실하게 조사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메르가 생각 이상으로 일이 술술 풀린다고 생각하는데,


“――단.”

이라며 백설이 단호하게 덧붙였다.


“그 조사에, 이 몸도 끼어들겠네.”


“......네?”

“사령관님?!”

메르가 눈을 살짝 크게 뜨고, 부관인 청이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질렀다.


그런  사람을 백설은 눈을 가늘게  채,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는실는실 쳐다봤다.


“7번대에도 【어비스】에도 흥미가 있거든. 굳이 2개월을 꽉 채우라고 한 건 그런 의미라네. 나도 한 번 직접 이 눈으로 보고 싶군.”

“.......”


“아, 굳이 나를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부관과 함께 따로 움직일 터이니. 나는 없는 셈치고 할 일을 하면 되네.”

“왜 저까지 끌어들이시는 건가요....”


파장을 알리듯, 백설이 두 손을 가볍게 짝짝 마주쳤다.

“이만일세. 나는 빨리 가챠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야 하니 어서 돌아가시게. 캐릭터 만렙을 채우면 뽑기권을 주거든. 하나라도 더 만렙을 만들어야 해! 그러니 빨리 가시게~~!”

“......실례하겠습니다.”

메르는 정중하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사령관의 개인실을 나왔다.


그런 메르를, 백설은 오랜 친구마냥 손을 흔들어 배웅해주었다.



* * *




아... 아아... 흐읏....

“흐음.......”


13호는 손에 들린 패드형 컴퓨터의 화면을 조작해 화면을 넘겼다.


화면에 주르륵 늘어선 것은 애플이 한계를 초월해 각성한 능력으로 조사한, ‘초’가  개쯤 붙을 정도의 기밀 데이터다.


히어로협회의 정보 시큐리티 방호막을 단숨에 꿰뚫어버리고 중추에서 데이터를 빼내온 값비싼 정보.

“자기네들 데이터 뚫린 거 알고 지금쯤 난리났겠네.”

“하읏... 으... 네에... 흐우...!”


아쉽게도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빼내오긴 어렵다는 모양이다.


극한 상황에서 애플의 능력이 한순간 개화되었던 것 뿐, 지금은 다시 원래대로의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쓸모없네, 애플.”


“아...! 읏... 죄송해요... 쓸모없는 아내라 죄송합니다아... 흐응...!”


“농담이야. 큰 도움이 되고 있고, 도움도 많이 받으니까. 절대로 쓸모 없지 않아.”


“아아... 서방님...!”

“그래서, 기분은 좋아?”

“네에... 흐잇... 서방님의 앞에서... 이런 부끄러운 모습... 응... 자, 잘 봐주세요오....”

13호와의 격렬한 성교 끝에 실신했던 애플은, 푹 쉬고 난 후 뽑아낸 자료를 정리해 13호에게 넘겼다.


그리고 13호가 자료를 확인하는 동안, 볼펜을 가지고 항문 자위를 하도록 명 받았다.

의자 위에 대충 걸터앉은 13호와, 침대 위를 굴러다니며 보지와 항문을 자기 손으로 벌리며  보이도록 드러내는 애플.

항문에 묻힐 윤활제를 보충하기 위해 자기 손으로 매만졌던 보지에서는 떠내고 남은 음란한 액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등록된 별명은 백설선녀. 이름은 없어. 지워진 건가? 자료를 다 뒤져봐도 얼마나 살아있는지는 나오지 않네.’


 외에도 상세한 수치가 잔뜩 나와 있었다. 예를 들면 신체사이즈나, 주소지 같은 것도.

가족관계도 6촌까지 포함해 기록되어야 하는 모양이지만, 백설선녀는  부분이 깨끗했다.

부모도, 형제도, 친척도 아무 것도 없이 비어있다.

선녀(仙女)라는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면 이상할 건 없지만....


‘도대체 무슨 별자리의 능력을 받은 거지?’


애초에 실제로 각성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근 십 수년 내였다.

물론 각종 전설의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던 인물들의 정체가 각성자였다, 라는 가설이 있긴 하지만 아직 제대로 증명된  아니다.


그렇다면  백설선녀라는 여자는.

“아아... 흣... 항문 구멍으로... 읏...!”

애플은 엉덩이를 13호에게 보인 자세로 엎드린 채, 보지에서 흘러 떨어지는 애액을 손으로 떠내어 항문 입구에 추가로 더해 발랐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는 얇은 펜을 꾹꾹 집어넣으며 몸을 떨었다.

항문에 침입해오는 이물감이 머리털을 거꾸로 곤두서게 만들고, 이성적인 판단을 잃게 만든다.


‘쓸만한 정보는 꽤 많아. 문제는 그 여자 자체에 대해서 아는  없다는 것.’


능력에 관련된 것도 뭐가뭐가 가능하다, 정도만 적혀있다.

예를 들면 비를 내릴 수 있다던가.


예를 들면 불을 내뿜을 수 있다던가.

예를 들면 물을 조작한다던가.

예를 들면 무술에 능하다던가.


뭔데 이건. 못하는 게 없잖아. 만능이네.

적어도 얼마나 다룰 수 있다던가, 어느 정도로 강하다던가 정확한 근거가 적혀있으면 좋을 텐데, 이건 마치 보란 듯이 허술하고 두루뭉술하게만 적혀있었다.

전부 거짓말일 가능성도 생각을 해야한다.


흐읏... 아아...!

애플은 주옥 같은 피부에 땀을 송골송골 맺은 채, 침대 위를 구르면서, 자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펜이 항문을 출입하고, 예쁘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스스로의 보지를 비집어 열고 안쪽을 찌걱찌걱 쑤신다.


13호는 그런 애플을 시야 구석에 담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그러나 아는 게 없으면 10만의 대군으로도 1000명의 군대에 지기도 한다.


그러니 만만한 녀석을 먼저 찔러보자.


마침 딱 좋은 인물이 있었다.

‘측근 중의 청이라는 여자. 나이는 21. 특별 복장 허가가 나와있어. 능력은 단순한 신체강화.’


좋아.

이 여자를 먼저 붙잡아 세뇌하자. 그러면 사령관인 백설선녀에게도 바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건방진 느낌으로 치켜뜬 눈이 마음에 든다.

“...좋아좋아. 역시 애플은 복덩이라니까. 능력도, 보지도, 그 음란한 몸뚱아리도 모두.”


“아, 아아... 13호님....”


“이만큼 복을 긁어왔는데, 상을 줘야겠지.”

13호는 손에 든 패드를 대충 던져놓고, 애플에게 다가갔다.


호쾌하게 내린 바지 아래에서 힘을 되찾고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가 튀어나왔다.

항문을 쑤시던 펜을 빼내고, 자지 끝을 항문 입구에 맞추었다. 보지는 스스로의 손으로 계속 위로하도록 했다.

“그러면 이쪽 맛이나 볼까... 으잇!”

“하으으으으으윽...! 서, 서방님의 자지잇...! 화, 환영합니다앗... 어서오세요오...!”

13호는 애플의 항문을 마음껏 범하고, 직장 깊숙이 뜨거운 정액을 토해내었다.


그 뒤로는 입으로도 한 번 사정을 시켜 받은 후, 욕실에서 함께 몸을 씻으며 보지와 가슴에  번씩 사정하고서야 끝을 냈다.


‘내일부턴 선녀의 측근이란 여자를 노린다.’

 

16554505013062.jp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