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8화 〉#59 그건 그 순진한 화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6)
찌걱, 쯔적, 쯔적, 쯔걱...!
“아아, 아아... 13호... 13호...!”
“그래, 그래, 어디 가지 않으니까 말야... 으잇....”
“히이잇...!”
다시 한번 자궁구에 닿을 정도로 깊이 들어오는 불기둥의 감촉에, 메이벨은 섬뜩함마저 느끼며 13호를 꼬옥 끌어안았다.
책상에 등을 기댄 메이벨에게, 13호가 위에서 덮친 듯한 자세다.
아아, 기분 좋다. 기분이 너무 좋다.
원래 섹스라는 게 이렇게나 좋은 걸까.
13호의 물건이 출입할 때마다, 마치 심장에 공기를 불어 넣듯 행복감이 자꾸자꾸 채워져갔다.
이대로 빵빵하게 채워져서 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메이벨, 키스하겠어... 괜찮지?”
“후아... 아, 알겠당께... 알겟으야....”
메이벨은 순순히 키스를 받아들였다. 서로의 혀가 음란하게 얽히며, 잡아먹을 듯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이곳에 더 이상 지적인 히어로는 없었으며, 그저 탐욕스러운 짐승으로 변해버린 암컷만이 남아있었다.
찌걱, 찌걱...!
하응...! 아읏...!
13호가 삽입할 때마다 메이벨의 몸이 꿈틀거렸다.
딱딱한 책상에 등을 대고 있으니, 차츰 등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특별히 내색한 것도 아닌데 13호는 날카롭게 알아차리고, 메이벨의 몸을 힘차게 들어 올렸다.
“히야악?!”
깜짝 놀라 귀여운 비명을 지르는 메이벨.
떠오르는 부유감에 놀라기도 하는 바람에, 13호에게 기대듯 찰싹 달라붙었다. 덕분에 13호는 수월하게 그녀의 몸을 껴안으며, 메이벨의 오금 아래로 팔을 두르고 가볍게 지탱했다.
소위 말하는 『들박』 자세.
여전히 단단함을 잃지 않은 불기둥은 여전히 보지에 삽입한 채다.
“우, 우와... 무, 무섭당께... 떨어뜨리지 말랑께...! 떨어뜨리면 지옥도를 그려서 거기에 빠뜨려주겠어...!”
“안 떨어뜨릴테니까 안심해. 그런데 벨, 너 너무 가벼운 거 아냐?”
“치잇... 입에 발린 말만....”
“아... 무겁다... 사실 팔 떨어질 거 같아....”
“.......”
“아얏! 잠깐만! 머리 잡아당기지 마! 미안! 농담이야! 가벼워! 가볍다고!”
“심술쟁이랑께. 용서 못혀...!”
“에잇.”
“히악?!”
원망스런 눈빛을 보내던 메이벨이었지만, 13호가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깊이 삽입하자, 귀여운 신음소리와 함께 메이벨의 눈이 흐물흐물 풀어졌다.
13호는 그 틈을 타듯, 또 다시 메이벨의 입술을 삼키듯 접하며 키스했다.
몽롱한 눈의 메이벨은 저항하지도 않고, 그저 기분 좋게 13호를 받아들였다.
이후로도 두 사람의 성교는 계속되었다.
메이벨은 중간에 몇 번이나 절정했지만, 13호는 자기암시의 요령으로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세운 결과 아직 한 번만 사정했다.
그조차도 일부러 질에서 육봉을 빼내, 질 밖에 사정했다. 덕분에 바닥에 흘리지 않게 받아낸 메이벨의 두 손과 가슴이 더러워졌다.
메이벨의 『발작』은 13호의 체액을 받아들여야 가라앉는다.
그러나 최근 발작의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잠깐의 키스를 통한 타액 교환으로는 오히려 발작을 심해지게 할 뿐이었다.
지금까지는 몇 분에 이를 정도로 진한 키스로 발작을 어찌어찌 가라앉혔지만, 지금은 일부러 짤막한 키스를 반복했다. 기껏 뿌려진 진한 정액도, 체내가 아니라 바깥에 뿌려져버렸다.
눈 앞에 있는 데도 얻지 못하는 초조함. 정액의 냄새가, 13호의 진한 체취가 코 앞에 있는 데도 성취해내지 못한 그 안타까움에, 메이벨의 발작은 한껏 심해지고 있었다.
“시, 13호... 13호...! 더는 못 버텨... 못 버틴당께... 제발... 빨리 줘... 아기즙을... 내 안에...!”
메이벨은 책상에 두 팔을 짚고, 13호를 향해 엉덩이를 내민 채 유혹하듯 허벅지를 비볐다.
풍성하게 웨이브진 흑발은 땀에 젖어 그녀의 뺨에 달라붙어 있었으며, 봉긋한 유방은 그녀가 몸을 흔들 때마다 미미하게 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달콤한 향기가 날 것 같은 매끄러운 둔부를, 13호는 침을 꿀꺽 삼키며 감상하더니,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손가락으로 미묘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읏... 자, 장난하지 말고오... 13호.... 나... 진짜 못 버텨...!”
“글쎄... 어떨까나....”
“며, 명령이야 13호... 넣어... 자지를... 넣어줘....”
“응. 넣을게. 넣을텐데 말야.”
13호는 메이벨에게 밀착하듯 스윽 다가왔다.
13호의 체취가, 온기가 가까이 다가온 것만으로 메이벨은 가슴 안쪽이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지는 걸 느꼈다.
“메이벨, 메이벨. 솔직히 지금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런데 빌런 내게 천박하게 엉덩이를 흔들면서 박아달라고 부탁하는 건, 부끄럽지 않아?”
13호의 심술궂은 말에, 메이벨의 얼굴이 귓가까지 새빨개졌다.
하지만 어차피 이미 저질러버린 몸이다. 메이벨은 가능한 평정을 가장하며 당당하게 반박했다.
“괘, 괜찮아... 괜찮당께... 어, 어차피 잊어버릴 거잖아, 니....”
“그냥 그것 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원래부터 음란한 여자인 건 아닌가 해서 말야.”
메이벨은 긴장해서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걸 느꼈다. 자신의 본성을 들킨 건 아닐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것만은, 들키지 않을 것이다.
설마하니 이 남자가 그걸 알고 있을리 없다....
그러나 이어진 다음 말에, 정말 심장에 구멍이 뻥 뚫릴 것처럼 경악했다.
“네 『뒷계정』, 알고 있어.”
“?!”
이 남자가 뭐라고 한 거지?
뒷계정?
자신의 온갖 야한 망상을 그림으로 그려 올렸던 그 내용물을?
‘어, 어떻게... 그걸...!?’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식은땀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13호는 맛있다는 듯 흘러내리는 땀을 낼름 핥아주었다.
“괜찮아, 메이벨. 네가 얼마나 야한 여자여도 난 받아줄테니까.”
“......진짜?”
“그래. 오히려 더 좋아질 거야. 더, 더, 더, 더.”
13호가 “더, 더, 더, 더”라며 최면을 걸 듯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반복했다.
경계하며 굳어졌던 메이벨의 얼굴도 금방 풀어졌다.
“...맞아... 13호... 맞당께... 내는... 야한 여자니까....”
엉덩이를 더욱 뒤로 빼, 13호의 하반신과 밀착시켰다.
단단하게 선 13호의 분신에, 음액으로 젖은 자신의 음순이 닿는 게 느껴졌다. 땀으로 젖은 따뜻한 살결이 서로 문질러지는 게 기분 좋았다.
“사랑하는... 신경 쓰이는 13호한테... 이런 저런 짓을 당하고 싶었당께... 그래서 잔뜩 그렸으니까... 지금도, 그림으로 그린 거랑 똑같아... 이렇게 범해지고 싶어서... 아아... 하지만... 상상보다 훨씬 좋아... 행복해... 13호만의 천박한 자지케이스가 되어도... 그래도 좋아... 기뻐어....”
그러니까, 라며 말을 잇는다.
“부탁한당께... 13호... 빨리 찔러줘... 네 자지를 넣어줘... 확실하게 꾹꾹, 내 자궁에 도장을 찍어줘... 진한 아기즙을 뿌려서 임신시켜주랑께... 네 것으로 만들어달랑께... 엄청 뛰고 있는 심장을 가라앉혀줘... 부탁해....”
13호는 고백을 마친 메이벨의 몸을 뒤에서 껴안았다.
봉긋한 가슴을 손으로 쥐고, 손가락으로 유두 끝을 굴리며 자극한다.
“하아... 앗...!”
그것만으로 메이벨은 행복에 젖어 허덕였다.
그녀가 몽롱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사이, 13호는 느긋하게 육봉의 끝을 음란한 꿀을 흘리는 그녀의 음렬에 가져다 대었다.
“좋아, 벨. ...부디 그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 확실하게 도장찍어줄 테니까.”
“그래... 알겠어... 알겠으니까...!”
찌걱...!
“흐으...아아아아아....”
다시금 단단하게 선 육봉이 메이벨의 꿀단지를 휘저으며 들어갔다.
메이벨은 스스로 조르듯 허리를 음란하게 움직이며 13호의 자지를 더욱, 더욱 깊이 받아들이려 했다.
13호는 그런 메이벨의 허리놀림을 느긋하게 즐기며,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찌걱... 찌걱... 처덕....
“하앙... 하... 하읏... 응아....”
여유로워보이는 13호와 달리, 메이벨에게는 거의 여유가 없었다.
결국 책상을 지탱하던 팔에서 조차 힘이 빠져, 메이벨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책상에 반쯤 엎드리는 자세가 되었다가, 그대로 미끄러져 결국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아아... 어떡해... 개 같은 자세로... 흐읏, 앗.. 으앙...!”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개처럼 산책했으면서 뭘 그래.”
“기, 기억나게 하지... 흐응...앙...!”
바닥에 엎드린 채 엉덩이만을 내밀고, 허리를 꿈틀거리는 메이벨.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허덕이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메이벨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천천히, 그러나 점차 빠르게, 13호의 허리가 움직인다.
“으응... 아읏...!”
참을 수 없는 신음을 흘리며, 메이벨이 자신의 손가락과 팔을 깨물었다.
찌걱, 찌걱, 쯔적, 척, 척, 쩍, 쩍―
흉악한 육괴가 그녀의 꿀단지에 출입하는 속도가 슬슬 정점을 찍었다.
13호의 허리와 메이벨의 엉덩이가, 두 사람의 허벅지가 서로 부딪치며 살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메이벨도, 13호도 이제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하앗, 앗, 앙, 으앗, 아...!”
“벨, 메이벨... 이제 슬슬 가겠어... 진한 아기즙을 네 안에 부어줄게....”
“하읏... 좋아... 부어줘... 마음껏... 임신할만큼 잔뜩... 사랑해... 사랑해요... 13호... 사랑해요...!”
어차피 단 하룻밤의 꿈이지만.
그럼에도 마음 깊이 채워지는 행복감을 느끼며 메이벨은 거짓없이 외쳤다.
“아아... 아아... 흐앙... 간다... 가버린다... 히어로인데... 빌런의 자지에 가버려... 사랑하는 13호의 자지에 가버린다아... 흐앙... 아아아아아아아아아!!!!”
13호의 격렬한 피스톤질에 이어서, 자궁을 깊게 때리는 일격에 메이벨은 짐승 같은 포효와 함께 몸을 웅크리며 절정에 이르렀다.
“흐읏... 나도 싼다 메이벨...!”
“아아으으으으으으으으으...!!!”
울컥... 울컥울컥울컥울컥...!
13호는 페니스를 꽂아넣은 그대로 메이벨의 꿀단지에 뜨겁고 진한 정액을 부어넣었다.
태내에 넘쳐날 듯이 부어지는 감각. 여자만으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황홀한 교배의 기쁨.
“응하... 아아아...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하는 13호의... 뜨거운 정자가... 아기씨가... 아아... 뜨거워... 행복해애........”
완전히 탈진해 쓰러진 메이벨이, 넋이 나간 얼굴로 연신 중얼거렸다.
13호는 충분히 정액을 쏟아낸 후, 그녀의 보지에서 육봉을 빼냈다. 정액과 쿠퍼액, 애액이 섞인 음란한 액체가 살짝 벌어진 그녀의 음렬에서 방울지며 떨어져내렸다.
“좋아... 덕분에 나도 만족했어, 메이벨... 최고의 경험이었어.”
13호는 육봉을 메이벨의 얼굴에 탁탁 털어 남은 정액을 떨어냈다.
메이벨은 탈진해 축 늘어진 상태면서도, 고개를 들고 13호의 물건에 달라붙어 입으로 삼켰다. 그대로 청소하듯 핥고 쪽쪽 빨며, 남아있는 정액이며 찌꺼기를 맛있다는 듯 전부 삼켰다.
발작이 차츰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됐당께... 기쁘고... 행복했어... 충분해야....’
그리고 이 감정도, 일단은 감추기 위해, 다시금 꼭꼭 안쪽으로 밀어넣는다.
어차피 이것은 한여름밤의 꿈일 뿐이다.
“...메이벨.”
“추릅... 쭙.... 13호,..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말랑께... 쭈웁....”
메이벨은 13호의 자지를 행복하게 빨며, 덧없이 웃어보였다.
“좋았어... 만족이니까... 이제 내일 아침이면... 다 잊는 거랑께... 히어로와 빌런으로 돌아오는 거랑께... 그 뿐이니까....”
그러니까, 지금만 마지막으로.
메이벨은 그 맛을 잊지 않겠다는 듯이, 13호의 자지를 더욱 열심히 입에 머금고 맛을 기억했다.
* * *
‘...메이벨 저 발랑까진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메이벨 모르게 지켜보는 인물이 한 명.
4번대의 대장 실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애초에 그녀가 기획했으며, 13호에게 제안했고, 메이벨을 유도했다.
‘이 정도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겠지?’
메이벨에게서 어느 정도 마음이 있다는 것은 알았고, 조금 약점을 찾아서 부추겨봤을 뿐인데.
설마하니 이 정도로 대담할 줄은 꿈에도 볼랐다. 몰래 훔쳐보면서 기겁할 정도였다.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 실의 시야 끝에서, 그녀를 알아챈 13호가 그녀를 쳐다보고 입모양만으롬 말했다.
“(이거 어쩌지? 다 기억하고 있다는 거 알면 죽을지도 몰라 진짜. 지옥도 한복판에 던져질지도.)”
“(힘내.)”
“(그러지마~~~!!! 심장 쫄려서 이걸 어떻게 숨기냐고오~~~!!!)”
“(괜찮아. 할 수 있다. 수라장을 넘는 거야!)”
“(시이이일~~!!!)”
메이벨의 헌신적인 청소펠라를 받으며, 한편으론 들키지 않게 소리 없이 절규하는 13호를 웃으며 시야에 담고는, 실은 시간을 멈추고 행정실 밖으로 훌쩍 나가버렸다.
“후우....”
실은 한시름 덜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히어로이자, 4번대의 대장이면서도 부하인 메이벨을 13호에게 붙여주려고 했다.
그 이유는 그녀가 봤던 어느 미래 때문이다.
닥터에 의해 죽을 뻔 했던 순간, 10년 후의 미래로 날아갔던 실.
――그 미래에, 그녀는 없었다.
닥터에 의해 4번대 대장인 그녀는 죽었으며, 죽은 줄 알았으나 살아남았던 메이벨과 13호는 동료들의 희생을 뛰어넘고 모든 것을 잃어가며 결국 살아남는다.
히어로와 빌런을 넘어 깊은 유대가 생긴 두 사람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결국 그 쪽의 미래에선 임신하고 아이가 생겨 결혼까지 해버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행복해보이던지.
‘내가 살아버리는 바람에 미래가 바뀌어버렸으니까.’
그녀가 살아버리는 바람에, 이제 미래는 다시금 무수하게 갈라졌다.
앞으로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살았기 때문에 부하의 행복한 미래가 뒤틀어져버리는 건 너무 미안한 일이다.
물론 어떤 미래가 가장 행복할지 정하는 건 자신은 아니지만.
어쨌든 적어도 남들만한 기회 정도는 주고 싶었다.
그게 이번에 두 사람을 엮어준 계기다.
“후후, 어쨌든 행복하길 바래, 메이벨. 누구보다 행복해지길.”
그녀는 대장이다.
대장이라함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부하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행복까지 버릴 생각은 없다.
“뭐, 나도 포기하지는 않을 거지만. 라이벌로서 힘내볼까.”
무수히 갈라진 여러 가지 미래.
실은 그 중 하나인 또 하나의 가능성에 눈을 빛내며, 콧노래를 흘리며 밤의 복도를 걸어나갔다.
미래는 무수하다.
어느 누가 그 박복한 빌런의 곁에 남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