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5화 〉#57 소피아 함락(3)
“뭐해? 어서 물어.”
끄덕, 끄덕, 흔들리는 13호의 검붉은 음경, 그 끝에는 투명한 쿠퍼액이 이슬처럼 맺혀져 있었다. 검붉은 기둥은 당장에라도 터져나올 것처럼 핏줄이 여기저기 불거져 나와있었다.
소피아는 처녀는 아니다.
하지만 남자를 딜도 그 이상으로 보지 않는 그녀에게 있어서, 남성의 생식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한 적은 없었다.
애초에 타마라와 클로에의 남성을 하등하다 깔보는 남성관 자체가, 소피아가 심어주고 길러낸 것이다.
하등하다 여기고 있는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어야 하다니....
“왜 그러지? 항복이니 육노예니 말해놓고 순 거짓말이었나 보네? 역시 일주일은 더 붙잡아서 고문해야....”
“아, 아니에요! 하겠습니다... 제 몸도 마음도 13호님의 것이니까요... 예에.......”
13호는 소피아의 진의를 시험하듯 차가운 눈으로 내려보고 있었다.
그런 시선을 받으며, 소피아는 다급하게 고개를 들이밀어, 여전히 힘차게 흔들리는 그로테스크한 모양의 자지에, 혀를 내밀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펠라치오는 첫 경험이었다. 하등하게 여기는 남성의 지저분한 배설기관을 입에 물다니, 그런 일 해봤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유능한 여자이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하등한 남자가 쾌락을 느끼고, 만족할지 지식으론 이해하고 있다.
추릅.......
소피아의 분홍빛의 보드라운 혀가, 13호의 자지 뿌리에 닿았다.
그대로 혀를 길게 뻗으며, 넓고 깊게, 밑에서 위로 쭈욱 핥아 훑는다.
“오......!”
예상치 못한 적극적인 움직임에, 13호도 깜짝 놀랐는지 움찔거렸다.
‘반응이 있어....’
소피아는 그런 13호의 반응을 살피며, 혀 전체를 이용해 귀두와 그 아래를 구석구석까지 핥기 시작했다.
......
이게... 자지의 맛....
처음이야....
‘근데... 뭐지... 느낌이....’
소피아의 혀가 13호의 자지를, 귀두를 건드릴 때마다, 그녀는 하반신이 저려오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빨면 빨수록, 더더욱 달라붙으면 달라붙을수록 저려오는 감각이 뚜렷해졌다.
그곳이, 음부가... 뜨거워지고 있다.
혀가 닿고 있는 건 13호의 물건일 텐데, 어째서 자신의 거기가 저려오는 걸까.
‘내 혀가 거길 핥고 있는 것 같아... 아닌가... 13호의 물건이 거기에 닿아있는 느낌일까....’
소피아에게 펠라치오의 경험은 없다. 이게 첫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혀에 13호의 자지가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이 기묘한 느낌이 올바른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충분히 젖었어, 소피아.”
“네헤....”
자신의 타액으로 13호의 물건이 충분히 젖고 나자, 소피아는 13호의 물건을 입에 천천히 머금기 시작했다.
소피아의 입술 끝은 간신히 귀두를 삼키는 것에서 그쳤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니, 덜컥 겁이 난 것이다. 혹은 생리적인 혐오감일까.
그러나 13호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가라앉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하고, 서둘러 목을 깊이 내려 입 전체로 자극했다.
쯔업....
13호의 음경을 머금은 소피아의 입에서, 추잡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13호의 거슬거슬한 음모가 얼굴에 닿자, 무심코 얼굴을 찡그리고 말았다.
“흐음. 혀 기술은 좀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입봉사는 좀 못하네.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우후... 처, 처음이라....”
“과연 그렇구만. 타마라나 클로에가 능숙하길래, 그런 짓을 시킨 소피아는 얼마나 잘할까 했는데....”
마치 재는 듯한 그 말투에, 소피아는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괜찮아. 나는 관대하니까. 천천히 하도록 해. 내 육노예가 되려면 앞으로 이것저것 가르칠 게 많겠는 걸.”
“네에.... 추릅....”
소피아는 다시 천천히 머리를 그라인드 시켰다.
입안 가득, 13호의 뜨거운 물건이 느껴졌다. 입술 밖으로 침이 흘러나와, 시트를 더럽혔다.
“그래, 그렇게 하면 돼. 좀 더 정성 들여서 빨아줘. 사탕을 빨 듯이 해주고... 그렇지, 혀도 그렇게 움직여주면 좋아.”
13호는 충실하게 봉사하는 소피아의 금빛 실 같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주며, 하나하나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이해력이 좋은 소피아는 13호의 조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금방금방 받아들였다.
여전히 미숙함은 엿보였지만, 차츰 요령을 익혀가는지 능숙해지고 있는 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 어린아이가 달콤한 사탕을 빨 듯 사랑스레 13호의 육괴를 입에 머금는 소피아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남자의 무언가를 자극하는 게 있었다.
13호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내려보더니, 놀고 있던 손을 미끄러뜨려 그녀가 고개를 숙일 때마다 흔들리던 탄력있는 젖가슴을 슬며시 어루만졌다.
“으후웁...?!”
순간 솟아오른 짜릿한 쾌감에, 소피아는 무심코 허리를 빼며 그 손을 피할 뻔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심하게 예민해져있었다.
피했다가는 의심을 받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반대로 13호의 손에 자신의 가슴을 비비듯 밀어붙였다.
이상해... 가슴은 아까 전에도 많이 만져졌을 텐데....
입술, 혀, 볼... 소피아는 구강 전체를 이용해 13호의 자지에 봉사했다. 핥고, 삼키고, 빨아들이고, 돌리고... 침과 함께 그 끝에서 배어나오는 즙을 꼴깍 삼킬 때마다, 마치 거기를 찔러지고 있는 착각이 드는 열기가 아랫배에서 올라왔다.
13호의 손이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며 자극한다.
“응으... 웅...!”
쾌락의 파동이 소피아의 머리를 날카롭게 뒤흔들었다. 가슴을 만져지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느껴지다니... 조금 전에 주물러졌을 때와는 전혀 달라... 왜 이러지...?
츄웁... 츕... 추룹...!
쾌락이 차츰 자신의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소피아는 느끼고 있었다.
고개를 숙일 때마다, 13호의 자지를 입에 머금을 때마다, 어째선지 이 자지가 사랑스럽다고 느껴져 버린다.
뒤로 쭉 내민 하반신. 그 잘 익은 보지에서 애액이 시트 위로 방울져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소피아는 깨닫지 못했다.
‘안 돼... 이러면 안 돼... 자신을 잃어선 안 돼....’
아니,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져버려... 언제까지나 머금고 싶어... 더 만져줘....’
가능하면... 더 많이....
아아... 가고 싶어....
“자, 그러면 슬슬이다, 소피아.”
“우움...!”
13호는 소피아의 머리를 감싸안고,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구멍까지 찔러오는 격렬한 움직임에, 소피아의 머리가 새하얗게 튀었다.
추릅쭈웁쭈웁쭈웁....
입 안을 흉악한 육괴가 출입할 때마다, 추접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 움직임에 맞추듯, 소피아의 풍만한 가슴이 노루가 뛰놀 듯 흔들렸다.
“후읍... 으읍......!”
소피아의 머리가 완전히 새하얘져버렸다. 목구멍이 찔릴 때마다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단순히 고통으로 인한 게 아닌 쾌락이 그 표정에서 확실하게 엿보였다.
‘이상해....’
소피아는 입 안에서 날뛰는 흉악한 육괴를 느끼며, 희미하게 의문을 느꼈다.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거야...?’
멍하니 힘을 뺀 채, 소피아는 13호의 손에 모든 걸 맡기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입을 단순한 오나홀처럼 취급하듯 난폭하게 대하고 있었지만, 그 마저도 기분이 좋았다.
자지에 닿는 입이, 잇몸이, 혀가, 볼이 너무 좋다. 머리 안 쪽을 쾌락이라는 가시가 날카롭게 찌르는 기분이다. 온 몸의 뼈가 흐물흐물 녹아내릴 것 같다.
자지의 감촉이 기분 좋다. 냄새가 기분 좋다. 이대로 하나가 되고 싶다. 더욱 더 맡고 싶다...!
아아, 그래....
몸도, 마음도... 이대로 전부....
13호님의 것이 된다면....
“자, 다 마셔라, 소피아...!”
어둠 속에 떨어지려던 소피아의 의식을 끌어올린 것은, 13호의 외침이었다.
“우웁......!”
입 안에서 날뛰던 뜨거운 육괴가, 부풀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부르르르륵...! 울컥... 푸슛... 푸슛... 푸슛... 부륵...!
입 안에 쏟아지는, 씁쓸하고 뜨거우며 비릿한 액체.
“!”
소피아는 그 미지의 감각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빼버렸다. 덕분에 입 안에 마저 부어져야 할 정액이, 얼굴에, 머리카락에, 뺨에, 가슴에, 그리고 시트 위에 쏟아져버렸다.
“아~아. 기껏 쏟아줬더니. 주인님의 정액도 다 못 마시면서 어떻게 육노예가 되겠다는 거야? 아직 ‘소피아’로서의 자아가 남아있어서 그래? 그 하잘것없는 프라이드 때문에 내 정액을 뱉어버린 거야? 역시 아직 고문을――”
“아응... 하아... 아니에요... 처음이라... 놀라서...”
“그럼 흘린 정액은?”
“이렇게... 할게요....”
소피아는 정성 들여 뺨이며 가슴에 묻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쓸어올려, 입으로 빨거나 핥으며 정성껏 주워먹었다.
단정하고 새하얀 얼굴을 정액으로 더럽히고, 풍만한 미유를 드러낸 채, 마치 아이처럼 손가락을 쪽쪽 빠는 모습에, 13호는 지금 막 사정한 자지에 불끈 힘이 들어갈 것 같았다.
“시트에도 고였는데?”
“하아아... 네헤....”
13호의 말에, 소피아는 개처럼 앞에 엎드려, 혀를 내밀어 시트에 묻은 정액도 핥아거나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풍만한 가슴이, 그녀의 몸과 침대 사이에 끼어 눌린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그 천박한 암캐의 모습에서는, 아이우스의 하이커맨더이자 프라이드 높은 히어로의 관록 따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연기라고 해도 이런 굴욕을 허락할 소피아가 아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이 행위를 굴욕이라고조차 느끼지 않았다.
그보다는 방금 전의 일이다.
13호가 자신의 입 안에 사정했을 때.
‘갈 뻔... 했던 것 같아....’
넘쳐나는 쾌락의 파도가, 자신의 안에서 뜨겁게 밀려올라왔었다.
그러나 절정에 도달할 뻔 했을 즈음, 그 쾌락은 애를 태우듯 아슬아슬한 선에서 다시 가라앉아버렷다.
절정에 달할 뻔 했지만, 닿지 못한 그 초조함에 애가 탄 소피아는, 지금 정액을 핥으며 하염없이 절정만을 갈구하고 있었다.
시트에 남은 정액, 머리카락에 묻은 정액까지 쪽쪽 빨면서 남김없이 삼킨 소피아는, 이어서 찔끔 정액이 마저 새어나오는 13호의 자지까지 입에 물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지 않은 뜨거운 쾌락의 열기는 올라올지언정, 그녀가 바라는 절정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하는 열기에, 절정에서 한걸음 멀어지는 듯한 감각에, 소피아는 초조함을 느꼈다.
‘......저건?’
그 때였다.
그녀의 눈에 ‘그것’이 비친 것은.
* * *
“이야, 상당히 괜찮은 암캐다움이야, 소피아. 몸도 마음도 내 것이 되겠다던 선언은 거짓이 아니었던 것 같네.”
자지의 청소를 마친. 무방비한 소피아의 몸을 끌어안고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은 13호가 조롱하듯 그런 말을 했다.
소피아는 그 말에 별 다른 표정을 지어보이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13호에게 바친, 그만의 애노(愛奴)라면 여기에 기뻐할지언정 화를 내거나 얼굴을 일그러뜨리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별 달리 반응하지 않은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녀의 시야 끝에 비친 것.
이 고문실에 놓인 침대의 맞은편 끝에는 기다란 탁자가 있었는데, 거기에 주르륵 늘어선 그로테스크한 성기구들 사이에 종류가 다른 것이 놓여있었다.
노트와 펜.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물건.
하지만 소피아에게 있어서는 그녀를 만부부당의 전사로 만들어주는 ‘무기’였다.
‘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침대에서 몸을 굴려 뛰어내리고, 저기까지 약 세걸음.’
저걸 손에 넣는다면.
이 정신을 깎아내는, 언제 끝날지 모를 지긋지긋한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따.
아득....
하읏....
13호가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깊이 파묻고,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그런 그에게 호응하듯, 소피아도 두 팔로 그를 끌어안고, 가슴을 비비고 귓불에 키스했다.
그녀의 눈은 저 멀리 있는 노트를 살짝 바라봤지만,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노트에 대해 알아차렸다는 것을 13호가 눈치채게 해서는 안 된다.
“정말로 좋은 헌신적인 봉사였어, 소피아... 몸도 마음도 나에게 바치겠다고, 나만의 육인형이자 노예가 되겠다던 네 말에 반신반의하긴 했는데, 이제 슬슬 믿어도 좋을 것 같아.”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소피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노트만.
노트만 손에 넣으면...!
“자, 소피아. 마지막 의식을 치루도록 할까.”
“아아... 응....”
13호의 손가락이 소피아의 보지를 찔렀다.
고작해야 그것만으로 날카로운 쾌감이 머리의 중심을 찔렀지만, 소피아는 쾌락을 억눌렀다.
“내 자지로, 여기를 찔러줄게. 찔릴 때마다 속으로 맹세의 말을 반복하는 거다, 소피아. 영원히 내 것이 되겠다고.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내가 만져주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싸구려 암캐가 되겠다고. 반복해서 맹세하는 거야, 알겠지?”
13호의 손가락이, 애를 태우듯 소피아의 보지를 집요하게 긁어댔다.
기분이 좋다.
더 찔러줬으면 좋겠다.
절정하고 싶다.
하지만.
하지만.
이딴 남자에게.
하등한 수컷에게... 이 내가, 아이우스의 소피아가... 질성 싶으냐!
“......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옷?!”
소피아는 불안정하게 걸터앉아있던 13호의 몸을 온 힘을 다해 밀쳐내고, 튕기듯 침대 밑으로 굴러내렸다.
자세를 고치고, 소피아는 지체하지 않고 노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이런...?!”
등 뒤에서 13호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꼴 좋다, 하등한 돼지녀석!
됐다.
됐다.
됐다.
됐어!
“좋아...! 이제 끝이야, 이 하등한 빌런 녀석...!”
소피아가 내민 손 끝에, 탁자 위에 놓인 노트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