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화 〉#55 히어로 클로에, 충성심을 시험 받다(4)
『자신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
그 외에는 변변한 암시를 걸지 못했다. 다른게 있다고 하면 미약을 먹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정도였으려나.
하지만 거기에 이어 소피아를 이용하니, 클로에는 생각 이상으로 쉽게 떨어졌다.
“하앗, 앗, 하앗...!”
“클로에, 기분 좋아...?”
“네에... 하앗... 읏... 히익...!”
13호는 클로에를 허벅지를 붙잡고, 스스로 허리를 쳐올리며 클로에의 보지를 범했다. 클로에는 다리를 M자로 벌린 채, 13호의 아래에 깔려있었다.
이따금 무언가 바라는 표정을 보이는 그녀의 입술에 혀를 넣으며 키스를 해주면, 그것만으로 행복한 듯 얼굴이 흐물흐물 풀어져 버렸다.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클로에는 마지막 저항을 하듯 이성을 끌어올렸다.
지금 13호와 이렇게 섹스를 하는 것은, 오로지 그를 굴복시키고 소피아님께 복종시키기 위해서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주도권은 자신이 쥐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미 13호가 모든 것을 리드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래서는 패배한다.
‘...패배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 존경하는 소피아님도 수컷에게 범해지는 쾌락에는 이기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수컷에게 굴종하는 것이, 애초부터 문제될 게 없는 게 아니었을까.
13호는 클로에에게 끊임없이 속삭였다.
자지의 쾌락에 굴복하는 건 이상할 게 아니라고.
그게 암컷일 뿐인 자신의 본능이라고.
‘저는 암컷... 단순한 암컷... 수컷의 것에 굴복하는... 암컷인가봐요....’
“아... 히잇... 앙... 흐앙....”
“흐음... 자궁은 이쯤이려나?”
“햐윽... 아... 거기 문질문질해주는 거... 좋아요....”
13호는 페니스를 꽂은 채, 클로에의 아랫배 부근을 꾹꾹 누르며 쓰다듬었다.
배 위로 자궁이 압박되자, 그것대로 기묘한 쾌감이 꿀렁꿀렁 솟아오르고 있었다.
13호와의 섹스는 너무 좋았다. 클로에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만져줬으면 하는 곳이 있으면 13호는 얼마든지 만져주었고, 미세하게 그녀의 바람을 캐치해주었다.
‘아니, 그것보다.’
13호에게 이렇게 안겨 있으면, 13호의 뜨거운 육봉이 자신의 안에 들어올 때면, 지금껏 허전할 뿐이던 자신의 안에 무언가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섹스... 이게 남자....’
“...! 아아...!”
클로에는 또 다시 절정했다. 벌써 몇 번째 가버린 것인지 모르겠는데, 고조된 성감은 아직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클로에의 명령으로, 잠입임무를 위해 남자와 몸을 섞은 적은 있었다. 훈련 혹은 딜도 대용으로, 타마라의 기억조작이나 약으로 남자를 갈아 쓰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남자, 13호와의 섹스는 지금까지 했던 것과 무언가가 결정적으로 달랐다.
행복하다.
과연. 이런 것이라면.
굴복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
“클로에, 지금 몸이 되게 민감하지 않아?”
“아후... 그건... 당신이 약을... 먹여서... 미약이나... 흥분제 같은....”
“아니. 나는 그런 거 먹인 적 없는데.”
“에......?”
클로에가 믿지 못하겠는 눈으로 13호를 올려다보았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몸이 민감한 건.
“정말이야. 내 말 믿지?”
“하지만... 그러면... 저 지금 엄청... 민감하고... 유두도 빨딱... 서고....”
“이거?”
“햐윽?!”
13호가 클로에의 발기한 유두를 부드럽게 꼬집자, 클로에가 달콤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큼 네가 음란한 암컷이라는 거야, 클로에. 스스로 약을 먹었다고 착각했을 뿐이야.”
그런....
하지만, 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온 몸이 민감하고, 두근두근 심장이 뛰고, 열기가 솟아오르지만, 약으로 인해 흥분했을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알고 있었다.
우웃... 히잇...!
13호는 음경을 깊숙이 삽입한 채로, 떨리는 클로에의 유방을, 그 정점에 선 돌기를 혀끝으로 굴리며 자극했다. 이따금 유두의 패인 홈을 자극해주면, 클로에는 기뻐하며 신음을 흘렸다.
가슴과 유두를 자극받는 것으로, 클로에는 또 한 번 절정했다.
하아, 하아, 숨을 내쉬며 축 늘어진 클로에에게, 13호는 음경을 삽입한 채 속삭였다.
“자, 클로에. 이제 슬슬 깨달았지? 단순한 암컷일 뿐인 넌 수컷에게 거스를 수 없어.”
“아... 하지만....”
뭐라 반론하려던 클로에였지만, 13호가 허리를 한 번 왕복하자, “히윽!”하고 입을 다물었다.
“인정하고, 맹세해, 클로에. 넌 자지에게 굴복하겠다고. 나에게 복종하겠다고.”
“안 돼요... 그럴 수는... 아아...! 그만...!”
13호는 클로에를 집요하게 몰아갔다.
클로에가 뭔가 반론하려하면, 어김없이 허리를 왕복시켰다. 그것만으로 클로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못 하고, 흐물흐물 녹아버릴 것 같은 얼굴로 헉헉 숨을 내쉬었다.
13호의 집요한 추궁에 차츰차츰 이성도 정신력도 깎여나가던 클로에는――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굴복의 말을 내뱉었다.
“아아... 흣... 네에... 맞아요... 음란한 암캐인 저는... 자지님을... 이길 수 없습니다... 13호님에게... 굴복합니다....”
13호는 말없이 허리를 왕복했다.
“하으읏...! 네에...! 맹세합니다...! 13호님께... 굴복할게요... 굴복합니다... 몸도 마음도... 13호님께... 아아...!”
소피아님도 수컷에게 굴복했다.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나도... 굴복해도....
이건 당연한 거니까....
“아아아아아...! 좋아요...! 좀 더 찔러주세요...! 엉망진창으로 범해주세요... 히이잇...! 아아...!”
“그래, 클로에. 훌륭한 암캐로구나.”
“맞아요... 클로에는... 자지에 이길 수 없는... 허접하고 음란한 암캐였어요... 하읏...!”
마치 남자가 사정하듯, 클로에의 요도에서 유백색의 조수가 두어차례 뿜어져나왔다. 13호의 자지를 꼬옥 조이는 보지에서는, 음란한 애액이 꿀렁꿀렁 솟아나왔다.
“자, 그러면 맹세의 의식이다, 클로에. 내가 자지를 찌를 때마다, 클로에는 점점,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진다. 둥실둥실. 하늘을 날아오를 것처럼....”
“예... 기분이 좋아져... 아아... 여기서 더 기분이 좋아지면....”
“그럴수록 네 안은, 나로 채워져 갈거야. 오로지 나만을 바라게 돼. 네 몸도 마음도, 전부 다 나의 것이 되어가.”
“네... 네...!”
달뜬 목소리로 대답하는 클로에. 재촉하듯 등을 꼭 붙잡는 팔에, 13호도 더 이상 뜸들이지 않기로 했다.
“간다...!”
“하으으으으윽...!”
찌걱, 찌걱, 찌걱 찌걱...!
13호의 허리가 왕복하며, 차츰 피스톤질이 격해졌다. 허벅지와 허벅지가 맞닿으며, 퍽, 퍽! 하는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 아, 아...! 좋아요...! 히앗...! 범해지면서... 아... 13호님, 13호니이이임...!!!!!”
13호는 허리를 쳐올리며, 클로에의 가슴이며 목덜미를 능숙하게 핥았다. 13호의 혀가 유두에 닿자 클로에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졌다.
이제 슬슬 13호의 물건에도 한계가 왔다.
“클로에, 내 것이 되라.”
“네... 네에... 13호님... 맹세합니다... 제 몸도 마음도... 13호님의 것입니다... 아...! 추읍...!”
13호의 입이 클로에의 입술을 덥쳤다. 지금껏 해왔던 것보다 더욱 격렬하고 열렬하게, 혀를 얽으며 짐승처럼 입술을 탐했다.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면서, 13호도 마지막이라는 듯 음경을 클로에의 질 안 깊숙이 삽입해, 자궁을 쿠웅! 때렸다.
동시에 울컥울컥울컥울컥... 뜨거운 정액이, 클로에의 안 쪽 깊은 곳에 부어졌다.
“.......!!!!!!!!!”
클로에는 튕기듯 허리를 들어올리며, 또 다시 성대하게 절정했다. 입 안 가득, 그리고 온 몸으로 13호의 존재감을 잔뜩 느끼면서.
하아... 하아... 후우....
13호는 클로에의 안에 잔뜩 사정하고 난 후, 자지를 빼내 클로에의 입가에 가져갔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클로에의 얼굴이, 13호의 자지 끝에서 흘러나온 백탁액으로 더러워졌다.
“13호님의 정액... 맛있어요... 더... 받고 싶어요....”
들뜨고 상기한 표정으로, 클로에는 멍한 눈으로 애원했다.
“후후, 이제부터 잔뜩 소중히 여겨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클로에.”
“아... 그럼 저... 매일매일... 13호님 곁에 있어도 되나요....”
“물론이지. 질리도록 범해주마.”
...매일매일까지는 잠당하기 어렵지만. 13호도 한계는 있다.
“13호님의 것... 질리지 않아요... 않을 거예요... 평생 범해주세요... 저를 13호님의 것으로... 하아....”
클로에는 생각난 듯 멍하니 중얼거렸다.
“소피아님도... 함께... 해주시면....”
“그것도 물론이지. 소피아도 함께해야지. 하지만 소피아는 부끄러움이 많아서, 클로에가 도와줘야 해.”
“제가 도움이 된다면... 아... 기뻐요... 얼마든지... 사용해주세요... 소피아님도... 하아아....”
13호는 탈진한 듯 숨을 내쉬며 누운 클로에의 입에 부드러워진 자지를 물렸다. 클로에는 입 안에 들어온 자지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빨고 핥으며, 열심히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 헌신적인 모습에 자지가 참지 못하고 다시 불끈 살아나는 바람에, 13호는 클로에의 몸을 뒤집고 항문을 범하며 한 번 더 사정했다.
클로에는 다 지친 몸으로도 13호에게 범해지는 게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 * *
13호는 세뇌약을 이용해 다시금 클로에의 세뇌 암시를 추가했다.
소피아에 대한 맹신이 깨지고, 수컷에게 굴복한 그녀는 더 이상 세뇌에 대한 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소피아가 의심할 수도 있으니, 일단 지금 있었던 일은 잊도록 시키고, 타마라는 사실 적이 아니었다, 라는 가짜 기억을 심겨두었다.
다만 특정 상황, 특정 키워드에 기억이 되살아나고, 13호에게 굴복하는 인격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절대 배신하지 않도록 몇 번이나 반복해서 암시를 준 뒤, 옆 방에 재워두었던 타마라와 함께 숙소도 돌려보냈다. 이것으로 소피아가 타마라를 의심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이제 마지막 대단원이다.
아이우스의 하이커맨더, 소피아. 능력은 【트루스토리】. 그녀 하나만 남았다.
‘능력의 스펙은 사기급인데, 제한 같은 것도 잘 모르니까 말이야. 일단 부하인 두 사람을 써서 차근차근 함락시키면 되겠지.’
혹시 몰라 준비해 둔 비장의 카드도 있다.
이 때의 나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방심하고 있었다.
부우우웅―
전화가 걸려온 것은 그 때였다.
“응? 어라? 전화? ......스페이드?”
화면에 떠오른 이름은 <폭력암캐녀>. 이 녀석, 지금쯤 7번대 기지로 돌아갔을 텐데.
[13호! 어디야!?]
“어, 지금 막 일 끝났어. 네 복수도 확실하게 해줬다. 잘했지? 반해버려도 좋은데. 어때, 막 심장이 두근두근 뛰거나 그러지 않아? 난 오는 여자 안 막아.”
[개소리 말고.]
진지하게 말한 건데 개소리 취급 당했다. 슬퍼라....
내가 침울해 할 틈도 없이, 스페이드가 다급하게 말했다.
[나 지금 너네 아지트야! 너네 아지트 큰일났어! 빨리 돌아오기나 해!]
그리고 그 말에, 나는 사색이 되었다.
* * *
나는 지금 근처를 지나던 택시를 다급하게 잡아타고 아지트로 향하고 있었다. 조직의 차량은 저번 한초령 경정한테 붙잡혔을 때 압류당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통신용 단말기를 아무리 만져봐도, 참모도 도로시도 연락이 되질 않았다.
――‘너네 조직 애들이 전부 쓰러져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질 모르겠어! 무슨 일인지도! 아무튼 빨리 와!’
스페이드의 다급한 외침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혹시 모를 미행에 대비해 아지트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내린 후, 전력을 다해 뛰었다.
아지트에 도착했을 때는 스페이드와 통화하고 30분은 지난 뒤였다.
“아...! 13호!”
스페이드는 아지트 정면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상당히 초조해보이는 얼굴이었다. 히어로에게 걱정 받는 빌런 조직이라니, 기분이 묘했지만 감상에 젖을 여유는 없었다.
“스페이드! 어떻게 된 일이야!”
“나도 몰라! 그냥 쉴겸에 놀고 있다가 둘러보니까... 다들 쓰러져 있고... 죽지는 않았는데... 손대도 좋을지 몰라서 일단 그 자리에 그대로 뒀어. 네가 가서 확인해!”
스페이드의 안내를 받아 아지트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처음에 눈에 보인 것은, 라운지 소파 근처에 뒹굴고 있는 에이에이와 씨씨. 전 【시궁쥐】의 빌런들이자, 지금은 우리 【어비스】의 수족이 된 멤버들.
몸을 안아들어 확인해보니, 맥박은 뛰고 있었고 어딘가 다친데도 없어보였다.
단순히 잠들었거나, 기절했거나.
‘수면가스...면 스페이드도 잠들었을 테고. 나름 실력자인 두 사람이 이렇게 무방비하게....’
“도로시랑 참모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
나는 두 사람을 소파 위에 눕히고, 스페이드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도로시는 동생인 도토리와 함께 실험실 안에서, 참모도 카페테리아에 의자에 기댄 채 정신을 잃고 있었다.
참모의 팔에는 도로시 특제 ‘마력봉인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참모의 능력을 경계한 걸까...?
“보스...! 보스는...!!”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불안함과 초조함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지금 상황에 이런 짓을 할 사람들이 있다면 누구일까?
7번대가 아닌 다른 히어로? 그것도 아니면 아이우스의 소피아?
이것도 그 능력인 【트루 스토리】 때문인 걸까?
보스라면 아마 개인실에 있을 것이다. 스페이드의 안내도 무시하고 나는 정신없이 앞서가려고 했다.
그 때였다.
그건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육감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한순간 오싹한 한기가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을 뿐이다.
탁-! 하고.
몸을 비튼 내 팔에 무언가가 부딪쳐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진 건 새카만 기계.
그게 전기충격기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몇 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뭐하냐, 스페이드?”
그 전기충격기를 들고 있던 것은, 예기치 못하고 돌아본 내 팔에 부딪쳐 떨어뜨리고 만 것은.
다급하게 나를 이곳으로 불렀던, 스페이드였다.
“칫.”
하고, 스페이드가 지금껏 보지 못한 얼굴로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