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화 〉#50 경찰은 빌런에게 패배했습니다(2)
“응? 한초령 경정님은요?”
“아직 심문 중이신데.”
“아, 그런가요?”
13호의 감시를 도맡은 여경이 흐응~하며 중얼거렸다.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모습은 과에 굉장히 잘 녹아들어있었다.
“...그런데 그 경정님의 심문이라... 되게 궁금하네요...!”
꿀꺽, 하고 여경이 침을 삼키며 중얼거렸다.
무심코 중얼거린 말이었지만, 근처에 있던 다른 인원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가진 빌런들이 나타나고, 화려한 히어로들의 활약에 국민들의 시선들이 집중되기 쉬운 오늘, 아무런 능력도 없는 일반인, 하물며 여성의 몸으로 빌런들을 체포하고 그 어떤 상대에게도 지지 않는 한초령이라는 여자는, 경찰들의 카리스마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었다.
서 내에는 남몰래 한초령의 팬클럽 같은 것도 생겼으며, 타 부서보다 위험도가 높은 【특능범죄대책과】에 오로지 그녀를 동경해서 지원한 인원들도 상당수 있었다.
경찰의 카리스마.
살아있는 기적.
이래저래 동경과 선망의 시선을 받고 있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초령 경정님 얘기야?”
“그러고 보니 심문 내용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해주셨지.”
“누구 뭐 이야기 들은 거 없어?”
인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눈치챘을 땐 과 전체의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하게 토론하기 시작했다.
과연 한초령 경정은 어떻게 심문하고 있을까?
“역시 힘일까? 주먹으로 쾅! 내려쳐서 테이블을 두쪽낸다거나.”
“테이블 파손 보고 같은 건 없었는데.”
“정의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니까 폭력은 쓰지 않을 것 같고... 어쩌면 무언의 압박 같은 걸 주고 있을지도. 아무 말 없이 노려본다거나.”
“뭔지 알 거 같아! 한초령 경정님의 그 날카로운 눈빛! 그게 나를 향한다고 생각하면... 나 분명 3분도 못 버텨서 쓰러질 거야...!”
“호, 혹시나 싶지만... 미인계... 라던가?”
“그렇다면 역시 여왕님 같은 스타일 아닐까. 바닥에 눕혀놓고 높은 힐로 콱콱 밟는 거야....”
“나, 나 한초령 경정님의 발끝만 핥을 수 있다면 뭐든 자백할래....”
“하지만 그, 여기, 미드가 좀....”
“좀........”
“음........”
“미인계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 청렴하신 분이시니까. 그럴 리는 없을 거야.”
하나 둘 툭툭 의견을 던져갈 때마다, 그녀의 심문에 대한 호기심이 당장에라도 터질 듯 몽글몽글 솟아올랐다. 급기야는 자기의 상상 쪽이 맞을 거라며 고함까지 오고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있는 여경.
비일상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13호의 감시를 도맡은 그녀는,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잘 녹아들어 있었다.
* * *
“아앙, 아, 아, 읏...!”
“경찰 나리, 이렇게 유두를 발딱 세워도 되는 거야? 빌런의 손에?”
심문실.
며칠에 걸친 세뇌로 인해 이제는 전혀 저항할 수 없게 된 초령은, 의자에 앉혀진 채 그 뒤에 선 13호의 손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그만... 그만 두세요... 크읏... 이, 이런 짓해도... 제 마음은... 꺾이지 않... 으읏...!”
“흐음... 근데 역시 가슴은 작아도, 감도는 좋아 보여서 다행이야.”
봉긋 솟은 가슴의 끝에 선 유두를 오돌오돌 돌리듯 자극하자, 초령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경찰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짙은 남색의 셔츠는 앞섶이 벌어져 있고, 두 눈은 넥타이를 둘러 가려져 있다. 브래지어도 벗겨져, 그녀의 다소곳한, 그러나 확실히 어느정도 부풀어있는 가슴이 그대로 보여졌다.
“자, 경찰 나리, 이제부터 심문을 시작할게. 룰은 내가 설명한 대로야. 알겠지?”
“으읏... 웃기지... 마세요....”
초령은 조금 전 13호가 설명해 준 ‘룰’을 떠올리고, 분한 듯 이를 빠드득 갈았다.
13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말을 이었다.
“자, 그럼 첫 번째 질문. 쓰리사이즈를 가르쳐 줘.”
“최, 최악....”
“그래서 가르쳐줄 거야, 안 가르쳐줄 거야?”
“그런 거 가르쳐줄 리가 없잖아요~!”
“흐응.”
13호는 무심하게 그녀의 돌기를 더더욱 기민하게 문질렀다.
그러자,
“흐아아아아아아아앗...!!!”
초령은 전기가 온 몸에 통한 듯, 몸을 파르르 떨었다.
갑자기 온 몸에 불이 난 듯, 크게 민감해져버렸기 때문이다.
초령이 잠든 사이, 13호가 그녀에게 새로이 암시를 추가했다.
――허락이 없이는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 느끼기는 하지만, 움직이려고 하면 밀랍인형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자신이 손을 대는 곳은, 머리카락 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성감대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하거나, 거짓말을 할 때마다 온몸의 감도가 2배가 된다.
――무척이나 음란해진 몸은, 남자를 참을 수 없이 바라게 된다.
라는 암시로, 지금처럼 대답을 거부할 때마다 몸이 점점 민감해진다. 암시를 들었을 때의 기억은 없지만, 13호가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초령도 이를 숙지하고 있었다.
“바보 같이. 그 정도는 대답해도 되는 거잖아?”
“으읏... 웃... 절대... 안 해...!”
“아직 질문은 산더미처럼 남았는데.”
“가슴 사이즈는... 말해줄 수 없어...!!”
“.......”
이 정도면 집념을 넘어서 집착이다. 13호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좋아, 그러면 다음 질문.”
그럼 어떤 걸 물어볼까... 대답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지?
“음... 그래, 좋아하는 남자 있어? 누구야?”
“거부한다! 절대 말 안해!”
“.......”
“끼아으으으읏...! 유, 유두... 으잇...!”
참지 못한 초령의 입가에서, 군침이 뚝 떨어져내렸다.
“이봐, 경찰 나리. 진지하게 해주지 않으면 게임이 금방 끝나버린다구요?”
“시, 시끄러... 뭐가 게임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경찰 기밀이라면 말했을지도 몰라도, 지금 건 죽어도 말하기 싫었다.
좋아하는 남자라니.
하필 이 인간한테 대답하다니... 그딴 거 싫다...!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어떻게 말해!’
초령은 원망스런 눈으로 13호를 쳐다봤다.
13호는 그 시선을 의아하게 받아넘기며 고민했다.
솔직히 이 심문게임은 여흥이다. 다만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최대한 오래 시간을 끌면서 그녀의 몸도 정신도 세뇌와 육욕의 늪에 질척질척하게 빠뜨리는 게 목적인데....
‘어디까지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빨리 리타이어 되어선 안 되니까. 어쨌든 좀 더 대답하기 쉬운 것을....’
“그래, 그러면... 경찰이 된 동기는?”
초령은 약간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이, 인기 있고 싶어서....”
13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인기 없는 중딩도 아니고....”
“우, 으으읏...! 그럴 수도 있죠! 경찰 하면 멋있을 것 같잖아요! 멋있는 여경이 되면 멋진 남자도 절로 따라올 줄 알았다고요!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이고! 우와아아아아아앙!”
정말이지, 이 여자랑 있으면 페이스가 마구 흐트러지는 느낌이다.
분위기란게 안 사네.
그래도 그 이후로는 나름 평탄한 분위기로 게임이 계속되었다.
지금 나이는?
가족 구성원은?
주소는 어디지?
좋아하는 색은?
가장 친한 친구는?
말하기 쉬운 것들부터 하나하나 질문해가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끼워 넣었다. 그때마다 별 수 없이 대답을 거부한 그녀의 몸에, 페널티가 차곡차곡 쌓여져갔다.
“으읏... 자, 잠깐... 거긴... 흐아앙...!”
13호의 손이, 그녀의 바지 아래로 내려가 속옷 위로 그녀의 음순을 문질렀다.
약간 축축해져있었다.
“빌런의 손으로 이렇게 만져줘서 기쁜가 봐? 그렇지?”
“아, 아니야....”
즈응-
“히으으으으으으으으윽...!!!”
음순을 문질러지는 동시에 몸의 감도가 한층 민감해지자, 눈 앞이 아찔해졌다.
“솔직해져, 경찰 나리. 거짓말을 해도 민감해진다니까?”
“거, 거짓말 아니... 하우우웃....”
13호는 초령이 입고 있는 바지를 벗겨버리고, 잔뜩 젖어버려 음란한 냄새를 풍기는 흰 팬티도 질질 끌어내렸다.
“안 돼... 보지 마....”
지금껏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나신이, 13호의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초령은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얼굴을 가리고 싶지만, 팔이 움직여지지 않아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13호는 초령의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음순을 할짝할짝 핥았다.
“으읏... 아...!”
이미 몇십배는 민감해져버린 보지에 뜨거운 혀가 닿자, 찌릿찌릿한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13호는 그녀의 상태를 살피며 질구에서 음핵까지 정성 들여 핥아주었다. 손으로는 아랫배나 허벅지를 문질러주며, 몸에서 힘을 빼냈다.
으읏, 앗, 아, 흐앙...!
13호의 손길이, 작은 접촉 하나하나가 지금껏 남자를 알지 못했던 몸에 미지의 쾌락을 새겼나갔다.
13호는 초령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쑤시면서, 그녀의 귓가에 속사였다.
“초령, 초령. 오늘의 심문도 이제 슬슬 끝을 낼까하는데.”
“아아... 빨리, 빨리 끝내줘요... 못 버텨....”
“마지막으로 맹세해. 내 것이 되겠다. 내 말에만 따르는 순종적인 인형이 되어주겠다고.”
“그, 그럴 수는 없어...!”
정의의 상징인 경찰이, 빌런의 꼭두각시가 된다니.
강철 같은 의지를 다잡으며, 초령은 가까스로 거절의 말을 입에 담았다.
“흐기야으으으으으으으읏?!”
그러나 이러한 거절도 아웃인 모양인지, 한층 더 격해진 쾌락에 초령의 머리가 새하얗게 튀어올랐다.
“아, 아, 아....”
“다시 한번 물을게. Yes 이외의 대답은 허용하지 않겠어. 내 것이 되겠다고 맹세해.”
“히윽... 윽... 싫어... 안 돼... 꺄으으으으으으윽...!!!!”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이대로 계속할 뿐이다? 다시 한번 물을게. 내 것이 되겠다고 맹세해.”
이대로, 이대로 계속...?
동의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이렇게 괴롭힘 당하는 거야...?
이미 미친 듯이 민감해졌는데, 여기서 더 민감해진다고...?
“아읏, 흐그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입을 다문 것도 ‘대답을 거부’한 것이 되었는지, 초령의 몸이 다시금 확, 하고 민감해졌다.
벌어진 입에서 소리없는 말이 나오고, 눈에서는 눈물이 철철 흘러넘쳤다. 지나친 쾌락에 의식이 뒤죽박죽 되어버렸다.
“자, 다시 한번 물을게.”
그러나 13호는 자비없이 질문을 계속했다.
“한초령 경정. 언제 어느 때든, 내 명령대로 움직이고, 나를 위해 일하는, 오로지 내 것이 되겠다고 네 영혼에 맹세해.”
이미 심문시간이 시작되고 꽤 지났다.
이대로 그저 대답을 거부하면서 버틴다면, 지나치게 오래되는 심문에 부하 중 누군가가 이상함을 느끼고 찾아올지도 모른다.
경찰서에 공간이 넘쳐나는 것도 아니다. 심문실을 이용하기 위해 타부서의 누군가가 찾아와 이 광경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 자신은 경정 한초령.
뭇 경찰들의 카리스마이자, 특능범죄대책과의 유능한 리더.
이런 곳에서, 악에게 굴복할 수는 없다.
“......다.”
“응?”
굴복할, 수는...없......는데....
“될 게... 될게요... 당신의 것이... 될게요... 되겠습니다... 맹세, 합니다...! 뭐든 할게요... 이제... 그만....”
한초령은 수치심으로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13호에게 굴복의 말을 흘리며 애원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 이 이상하면 자신은 자신이 아니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무적의 경찰관. 어떤 악에도 결코 흔들림 없던 그녀는.
지금 그녀의 몸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쾌락의 공포에 굴복했다.
“그래, 그래. 아주, 아주 잘했어....”
13호는 어깨를 떠는 초령의 몸을 꼭 껴안아 주었다. 그 품에 안기자, 초령은 따뜻한 안도감이 가슴 속에 퍼지는 것을 느꼈다.
“네 결단은 올발랐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지금껏 알지 못했던 기쁨들을, 잔뜩잔뜩 알려줄테니까.”
“정...말?”
“응. 정말로. 믿어줄래?”
초령은 어린아이처럼 배시시 웃었다.
아아... 틀리지 않았어... 기뻐....
“자, 초령. 이제 마지막이야. 영원히 내 것이 되겠다는, 예속의 맹세를 새기자.”
13호가 어깨를 놓고 떨어지자, 초령은 아...하고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어서 13호가 눈 앞에 꺼낸, 처음 보는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의 모습에, 풍겨오는 농후한 수컷의 향기에 초령은 꼴깍 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