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화 〉#48 그 빌런과 그 경찰은 서로 조우한다(1)
현재 대한민국에 확인 된 각성자 수만 대략 3000명. 그러한 각성자들을 연구하고 그들을 케이스로 모방해 불법 인체개조에 가담한 숫자를 파악하자면 아마도 만 단위를 넘어갈 것이다.
각성자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치고.
그딴 짓을 하면서까지 인권을 버리는 멍청이들이 수 만이 넘어간다는 점에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물론 병이라던가 불가피한 이유로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오히려 동정하는 바지만, 그 대부분이 사회에 불만을 갖고 전부 포기하기로 작정한 바보 같은 녀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정의 여지조차 없다.
그보다 병 때문인 경우에는 합법적인 절차 아래서 특수한 시술을 받을 수 있고. 히어로협회 4번대에 그러한 케이스의 히어로가 있다고 알고 있다.
어쨌든.
인체강화개조를 받거나, 혹은 각성자들을 필두로 한 더욱 멍청한 빌런 집단들이 마구마구 궐기하는 현 상황.
대부분의 사람들은 히어로가 나가서 척척 해결해줄 거라 생각하지만, 히어로는 일반적인 무기(총, 칼)가 들지 않는 특수한 능력의 빌런들을 제압하기 위한 전력이다.
그 외에, 평범하게 무기 등으로 제압할 수 있는, 개조도가 적은 빌런의 경우 실낱 같은 인권을 인정해주기 위해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을 포획한다.
국가는 살인광이 아니다. 사회에 물의를 빚었다고 전부 숙청, 이라는 결과는 비난의 대상 밖에 되지 않는다.
과격한 결과가 나왔다면, 그건 모두가 고심하고 많은 것들을 고려한 끝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것뿐이다. 지금의 사회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물을, 지울 수 없는 과거의 상흔과 죄책감을 안고 잘라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인권을 보장하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찰들은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평범한 인간으로도 대처할 수 있다고. 히어로의 손이 아니면 제압할 수 없는 적이 아니라고.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니 한번 더 새로운 기회를 주자고.
‘그러니 경찰은 짱이에요.’
S시 A구 경찰서 13과――정식명칭은 【특능범죄대책과】――의 한초령은 오늘도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 * *
S시 A구 경찰서의 연병장.
『느려! 조금 더 근육을 긴장시키지 못하면 다음 순간에 대응하지 못한데이!』
『사각을 유의할 것! 상대방이 내 사각으로 오지 못하도록, 내가 상대방의 사각으로 향하도록!』
『발동작이 그게 아니데이! 좀 더 미끄러지듯, 최소한으로 움직이는 거래이!』
어느 히어로의 사투리가 섞인 고함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미 근처에는 완전히 지쳐 쓰러져버린 도복 차림의 인물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오늘은 이것으로 끝! 수고하셨습니데이!』
힘찬 목소리에, 오늘도 이리저리 날려지고 얻어맞아 기진맥진한 청년들이 “수고하셨습니다아....”라며 맥빠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 *
S시 A구 경찰서의 테라스.
“체, 크~~~~!!!”
“아이참, 초령 요 가시나야, 좀 떨어져불랑게! 그보다 율무차 흘린데이! 니도 커피
들고 있잖아 가시나야!”
달라붙는 진남색 제복의 여경을, 체크는 귀찮다는 듯 팔을 흔들어 떼어내려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불타오른다는 듯, 더욱 팔다리를 얽으며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 와중에 손에 든 율무차며 커피가 넘쳐흐르지 않는 건, 두 사람의 경이적인 밸런스 능력 덕분이다.
“으헤헤헤, 이 탄력 있는 건강한 피부라던가, 요로코롬 괘씸한 가슴이라던가, 반짝반짝한 실 같은 금발이라던가... 으헤, 으헤, 으헤헤헤헤헤....”
“...니는 경찰이라는 아가 그런 표정 지어도 되는 기가? 완전 변태구마.”
“그, 그치만 딱히 이 정돈 괜찮잖아? 여자끼린데 뭐 어때!”
“것도 그런데... 집요하게 가슴을 주무르는 건 좀 아이다.”
“이렇게 주무르고 있으면 나도 커지지 않을까 싶어서... 뭔가, 이미지 트레이닝?”
“그럴 리가 없잖으니께....”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는 체크와, 자신의 가슴을 번갈아 보던 한초령은 눈물을 글썽이며 외쳤다.
“넌 나처럼 절박한 적이 없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가진 자는 없는 자의 마음을 모른다고 바보야!”
“화, 화내지 말그래... 이딴 거, 움직이는데 불편하기만 하고... 어깨도 뻐근허고....”
“닥쳐! 그 이상 말하면 죽여버리겠어!”
하여간 귀찮은 아다.
체크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싫은 느낌은 아니다. 무척이나 착하고 유능하며 정의감 넘치는 친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흘러 떨어지는 매끄러운 흑발 아래, 축 처진 눈꼬리가 인상적인 미인. 나긋나긋한 팔다리도, 애교 있어 보이지만 일할 때는 빠릿한 태도도, 어느 모로 보나 매력적인 여경찰.
덧붙여서 슬랜더한 체형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20대 중반이 되도록 남친이 없는 건 이 체형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껏 남친이 없었으니 그걸로라도 이유를 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딱히 슬랜더하다고 남친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나름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디.’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봐도 “가진 년은 몰라 이 년아!”라면서 더욱 귀찮게 앵겨붙으니 섣불리 말할 수도 없다.
“근데 13과는 진짜 대단하네. 나한테 이만큼 따라올 수 있는 아도 없으야.”
“그치? 우리 13과가 최고라니까? 근성도 체력도 따지고 보면 특수부대도 못 따라올 걸? 체크가 단련시켜주기도 했고.”
“개조인간들... 거기에 각성자들까지 상대할라믄 그 정도는 해야겠지만 서도.”
13과, 혹은 【특능범죄대책과】는 S시를 맡고 있는 7번대의 히어로 체크에게 무술지도를 받고 있다.
스페이드나 클럽과는 달리, 체크는 별자리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배운 무술과 경혐을 이용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기’를 이용하는 것도 있지만, 어쨌든 별자리의 능력이 없더라도 충분히 능력자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다.
중국 본고장의 쿵푸만이 아닌, 태권도를 포함해 다양한 무술도 익히고 있으므로 같은 부대인 스페이드만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연계할 일이 많은 경찰국에도 직접 찾아와 교련해주기도 한다.
“그보다 요즘 바빠보이데?”
“전만큼은 아냐. 너희 쪽에서 【시궁쥐】 녀석들을 잡아 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였던 ‘닥터’라는 녀석이 증발해 준 덕분에 무차별적인 뻘짓들이 줄었거든.”
과격파 빌런들의 지주가 되어주던 【시궁쥐】, 그리고 뒷세계에 싼 값에 불법 신체개조와 각성화 수술을 제공해주던 닥터.
그 둘 때문에 한국 각지에선 시시한 빌런 범죄가 정말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히어로와 결탁해 빌런들을 제압하는 한편, 특능범죄대책과는 닥터의 소재를 쫓기 위해 분투했다.
그러나 최근 어느 시점을 기해 ‘닥터’의 소식이 뚝 끊겨버렸다. 더 이상 추적도 불가능했고, 이래저래 판단한 결과 ‘닥터’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유는 알지 못해도, 그래도 덕분에 최근에는 조금 한가해졌다.
물론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이상, 늘 경계하고 긴장을 유지해야겠지만.
“뭐, 그런 느낌. 체크네도 마찬가지 아냐?”
“옹야. 요즘은 뭐... 빌런조직보다는 사고현장에 나가는 경우가 더 많데이.”
“너나 스페이드 같은 편리한 괴력에, 아리아라는 그 귀여운 아이의 예언도 있으니까... 7번대의 평판은 지금 최고조라구? 당장 SNS에만 봐도 협회 중에서 지지율 1위야.”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다. 체크는 배시시 웃었다.
히어로 활동을 긍정적으로 봐준다는 것은, 그만큼 각성자들에 대한 불신도 차츰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히어로협회의 설립 이유도, 애초에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고. 전부 잘 돌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요즘은 특별히 눈에 띄는 조직도 없으니까... 그렇네, 가장 큰 문제는 거기겠네.”
“워데?”
“아이참, 시치미 떼긴. 【어비스】있잖아, 어비스.”
체크는 입을 다물었다.
어비스....
어쩐지 그 이름을 떠올리자면, 지끈, 하고 머리가 아파왔다.
뭔가 잊어버린 느낌....
“글씨... 우리도 조사는 하고 있는디, 아직 잘 모르겄다. 그 애플도 거기 있는데.”
“【시궁쥐】의 흑막이지? 언제든 똑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면 걱정스럽네.”
테라스의 난간을 톡톡 두드렸다.
“요전번에 아는 애가 13호란 놈한테 당했다고 하더라고. 중요한 날이라 특별히 입은 팬티를 벗겨갔다잖아! 완전 나쁜 놈!”
“......진짜 뭐하는 기야, 그 육갑은.”
“신성한 여성의 속옷을, 거기다 여경의 것을 손을 대? 이건 경찰을 물로 보고 있다는 거잖아! 절대 용서 못해! 반드시 찾아내겠어!”
화르르르- 불타오르는 것 같은 배경을 뒤에 두고, 초령은 손에 든 컵 입구를 깨물었다.
경찰을 사랑하고, 시민을 사랑하고, 정의를 사랑하고, 일에 긍지를 느끼고 있는 그녀 답다. 체크는 무심코 쿡쿡 웃어버렸다.
“그보다 그 녀석 남친 생겼다고 자랑하더니 꼴좋다, 같은 생각도 조금은 하지만! 어차피 불순한 짓을 하려고 특별히 입은 거겠지, 나쁜 년!”
“.......”
이런 점만 없다면 참 좋을 텐데.
빨리 남친이 생겨야겠다고 체크는 조금 동정했다. 그보다 자신도 그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화르륵 타오르던 초령은 그러나 별안간 추욱 어깨를 늘어뜨렸다.
“...라는 이유도 있지만, 갑자기 위에서 압박이 들어와서.”
“잉?”
“아이우스인가...? 국제초상연합이라는 곳에서 사람을 보냈다더라고. 주제에 권위를 마구 들이대면서 우리보고 【어비스】에 대한 정보를 있는 대로 내놓으라고 하는 거 있지! 수색권도 달라고 하고, 뭐, 이래저래 요구하는 게 많아. 왜 남의 나라 일에 멋대로 끼어드는 건데? 그렇게 권위로 찍어누르는 타입 마음에 안 들어!”
“아... 이야기 들었던 것 같데이. 우리 라헤 대장한테도 뭐시기 쪼잘쪼잘 말했다는 모양이라.”
“어쨌든, 국내의 문제를 그 여자한테 떠넘기는 것도 싫고, 요구하는 자료가 있다면 주긴 하겠지만, 그 여자가 먼저 찾아서 해결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이제는 다 마셔서 비어버린 종이컵을, 진남색 제복의 여경은 콰득 우그러뜨렸다.
“그래서~ 그 여자보다 먼저 우리가 그 【어비스】 놈들을 찾아내서 곤죽을 내놓으려고! 도와주라, 체크!”
“어... 으음...!”
비교적 진심인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체크는 차가운 여자도 아니었다.
“하아. 알았데이. 그럼 일단 내일――”
“아, 내일은 안 되고. 다음에.”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의아한 눈을 보내는 체크에게, 초령은 배시시 웃었다.
“주말이잖아. 거기다 비번이거든. 미팅이 있으니까 일단 그거에 집중할래!”
* * *
――‘일단 경찰조직을 함락시키겠습니다.’
――‘다만 그들이 능력이 없는 일반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겠죠.’
――‘아마 히어로 측에도 연줄이 있을테니, 그 쪽을 공략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 참모의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다음 행동은 보류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계획이 세워지기까지 뭘할까.
까놓고 말해 할 일이 없었다.
아니, 오해하기 전에 말해두자면 평소에는 바쁘다.
보스의 시중을 들고, 다음 빌런 짓의 계획을 짜고, 그날그날 돌아가면서 찾아오는 히어로들을 놀려주고, 지금껏 보관해온 보물 영상들을 편집하고 그러면 하루가 끝나있다.
.......
아니, 보고서를 쓴 다거나, 이래저래 자료를 찾는다거나... 분명 뭔가 더 있을 거야... 응....
어쨌든.
오늘만큼은 특별한 일이 없으므로, 한가함을 견디지 못한 나는 거리로 나왔다.
마침 주말이라 번화가에는 사람들이 득시글했지만, 대강 안경을 끼고 머리 스타일을 조금 만지는 정도만 해도 별로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방심했다가 클럽이나 엔데 같은 녀석들에게 크게 데였던 기분도 들지만, 아무래도 괜찮겠지.
‘서점에 들려서 최면술이라던가, 심리학 관련된 책을 좀 볼까... 그리고 어른의 장난감 가게에 새로운 뭔가가 들어왔는지도 좀 확인하면 좋을 것 같은데.’
설렁설렁 걸어가는데, 마침 영화관 앞을 지나쳤다. 문득 발걸음이 멈췄다.
“오, 이 영화 보고 싶었는데.”
보고 갈까?
...아니, 주말 대낮에 혼자서 보는 것도 좀....
다음번에 누군가를 데려와서 함께 보도록 하자. 하지만 참모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천사 같은 지금의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잔인한 범죄 스릴러를 좋아하는 녀석이니까.... 보스는 로맨스 쪽을 좋아하고, 도로시는 단칼에 거절할테고.
그럼 저번처럼 스페이드나 데려올까? 그 녀석 은근 나랑 취향이 맞던데.
일단 오늘은 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설렁설렁 앞으로 나아가려던 때였다.
『흐잉... 어떡한다...!』
곤란해 하는 목소리가 들려와서,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건물 사이의 골목길에, 부러진 힐을 들고 곤란해 하는 여성이 한 명.
남자의 눈으로 봐도 신경 써서 입은 티가 나는 세련된 차림새에, 나긋나긋한 느낌의 미인이었다. 다만 어디를 구르기라도 한 건지, 밝은 느낌의 옷 여기저기가 흙투성이가 되어버린 건 안쓰러웠다.
인상적인 축 처진 눈꼬리에는 눈물이 살짝 고여있다.
『이래서야 미팅도 늦겠고... 전부 망했어... 그래도 아이가 다칠뻔 했으니까 후회는 없지만... 흐윽... 불행해... 역시 난 평생 독신인 거야... 흐이이잉...!』
누군가 들을 생각은 못 하는 건지, 아니면 거기까지 사고할 수 있을 만한 여유도 없는 건지, 여성은 곤란한 얼굴로 옷의 흙을 털어내거나, 어떻게 해볼까 하고 구두를 들어보이거나 하고 있었다.
“.......”
그냥 지나쳐도 될 일이었지만, 그 모습이 너무 처량하고 안쓰러워 보여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시선을 느낀 건지, 부러진 구두굽을 꾸욱 눌러 붙여보기 위해 애쓰던 여성이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 끼야악 소리를 질렀다.
“흐, 흐에. 구, 구경 났어요?! 보지 마! 저리가!”
“.......”
“그만해애~~~ 그런 불쌍하다는 눈으로 보지 말아줘어~~~ 못난 이 여자에게 수치를 주지 마세요~~~ 흑흑, 이제는 죽는 것 밖에 없어어~~~!”
재밌는 사람이다.
한 눈에 확신했다.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하기로 했다.
“저기, 좀 도와드릴까요?”
“아뇨~~ 이 못난 여자는 도와줄 가치도 없으니까요~~~ 남자 같은 거랑은 연이 없이 홀로 살다 홀로 죽을 여자니까요~~~.”
“그러지 마시고요.”
어디보자,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하더라.
그러고 보니까 옛날에 참모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적이 있었지. 그 때 그 녀석은....
“이렇게 예쁜 여성을 그냥 두는 건 마음이 걸려서. 조금만 도와드릴 수 있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나는 가능한 안심을 주는 미소를 지어보이려 했다. 참모처럼 해보려 했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네.
축 처진 눈꼬리의 여성은 그런 나를 멀거니 쳐다보더니, 어쩐지 고개를 홱 돌렸다.
으음... 역시 멘트가 너무 오글거렸나. 당시의 참모처럼 미남이 아니면 소용이 없는 걸까.
포기하고 그냥 지나칠까 했는데,
“도....”
“음...?”
“도와주세요....”
여성은 머뭇머뭇 올려다보며 말했다.
“한초령이라고 합니다... 그, 조금만... 도와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