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화 〉#46 그리고 빌런은 우정과 욕망 사이에 갈등한다(3) *TS주의(참모)
무방비하게 드러난 민감한 국부의 살주름. 소중한 밀호를, 13호의 물건이 비집어열고 들어갔다.
전희라고 할까,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는 참모의 질 안은 질척질척하고 뜨거웠다.
그럼에도 이게 첫경험이니 만큼, 참모의 질벽이 안쪽으로 밀고들어가려는 육봉을 빡빡하게 조였지만, 13호는 평소와 달리 그런 저항 따위 무시하듯, 거칠게 밀어넣었다.
“아앗......!”
오로지 여성만이 경험할 파과(破瓜)의 아픔에, 참모가 작은 동물처럼 흠칫 떨며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 모습에 살짝 이성이 돌아오려던 13호였지만, 그러나 뜨겁고 쫀득쫀득한 질 안에 들어간 육봉이 흐물흐물 녹아버릴 것 같은 쾌감에, 드디어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그 고운 얼굴에, 마그마 같은 검붉은 욕망이 재차 솟아올랐다.
“아파? 참모?”
“흐윽... 괜, 찮습니다....”
“그래... 그럼 계속 간다. 이건 징벌이니, 참아라.”
“흐이이이익... 아, 그렇게, 격하게에...!!”
조금 전까지 처녀였던 보지다. 그런데 13호의 물건은 아랑곳 안 한다는 듯 거칠게 그녀의 질 안을 쑤셨다.
약점을 찾듯 방향을 바꿔 가며 이리저리.
“아... 앗...♥”
이제껏 남자를 모르던 보지를 이런 취급을 당하고 있으니, 참모는 분명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동시에 언뜻 보기에 기뻐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13호는 음경을 깊숙이 꽂은 채로, 그런 참모의 귓가에 입가를 가져가, 숨을 훅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참모. 솔직한 심정으로 말해봐. 너는 지금 내게 난폭하게 범해지면서, 오히려 느끼고 있지?”
“흐읏... 아아... 네에... 느끼고 있습니다, 13호님... 거기도 천박하게 젖어버렸습니다....”
“솔직해서 좋네... 처녀였던 주제에, 이렇게 음란하게 느끼다니, 참모라는 작자가 이래도 되는 거야?”
“이, 이건 약 때문에....”
“응?”
“흐앙?!!”
13호가 깊숙이 삽입한 육봉을 빠르게 빼냈다 다시 찔러넣었다. 그러자 참모의 몸이 휙 꺾였다.
“흐으앙... 죄, 죄송합니다아... 약 같은게 아니어도... 원래부터 음란한 몸뚱아리라 죄송합니다....”
“흐음. 참모라는 작자가 이렇게 음탕한 여자가 되어버리다니... 이래서야 적에게 붙잡혀버리면, 보지를 찔리는 대로 우리 어비스의 비밀 같은 걸 마구 말해버리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모릅니다... 아아... 칠칠맞은 보지라 죄송합니다....”
“스스로 말했구나, 음탕한 녀석. 그런 보지에는 벌이 필요하지.”
“으읏... 아아...! 잠시만요... 격렬해...!!”
중력에 휘둘려 부들부들 떨리는 봉긋한 가슴을 세게 움켜쥐며, 허리를 움직여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찌걱, 쯔적, 쯔적...!
하앗... 히익... 꺄으으윽...!
처녀막이 찢어진 곳이, 자지가 쓸릴 때마다 따끔따끔한 아픔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픔은 금방 사라지고, 대신 보지를 찔릴 때마다, 13호가 허리를 비틀 때마다 달콤한 비음이 참모에게서 새어나왔다.
“아앗... 아... 흐아... 기분 좋아요... 아아....”
“이봐, 참모. 기분 좋으면 안 된다고. 어디까지나 음란한 네 녀석을 체벌하는 거니까.”
“흐아앙... 그치마안...!”
“이렇게 난폭하게 하는데 좋아하다니, 터무니없는 마조돼지구만.”
“히잇... 네에... 억지로 당하면 좋아하는... 돼지입니다... 흐에엣...!”
자궁 입구를 거세게 때리는 일격에, 참모의 몸이 다시금 휘꺽 꺾였다.
자지가 출입할 때마다, 참모는 홍수처럼 밀려오는 쾌감에 뼈까지 노골노골하게 녹아버릴 것 같았다.
그런 참모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려, 13호는 더욱 격하게 허리를 비틀고, 유두를 세게 꼬집고, 배를 콱 움켜쥐었다.
그러나 괴롭히려는 듯한 그 난폭한 취급이, 오히려 참모에게는 더더욱 큰 쾌감으로 전해져왔다.
“~~~~~~~~~~~~~~~~~♥♥!!”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절정.
오르가즘의 반동으로 참모의 보지가 자지를 더욱 꾸욱 조였다.
“크으... 음란한 녀석 같으니...!!”
“아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음란한 암퇘지라 죄송합니다...!”
“에잇! 돼지녀석! 돼지처럼 울어라 변태자식!”
이따금 찰싹찰싹 혼을 내듯 엉덩이를 때리면, 참모는 그에 맞춰 “꿀, 꿀.”하고 울면서 기뻐했다.
그 얼굴을 일그러뜨리고자 더 난폭하게 자지를 밀어넣으면, 참모는 혼이 나갈 것 같은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떨었다.
한때는 친구였고, 동지였고, 그러면서도 부하인 참모를, 이렇게 막 대한다는 것에, 이제는 죄책감은 없다. 그런 생각을 전부 밀어내버리는 배덕감과 쾌감만이 남았다.
그와 같은 감정은 참모도 마찬가지.
상사이자, 동경하는 13호를 세뇌해 억지로 범해지는 이 상황에, 터질 것 같은 감정과 쾌락과 행복이 끊임없이 고조되어갔다.
그러나.
‘아직....’
‘완전 부족해....’
격하게 서로를 탐하는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했다.
아앗... 하...♥
그 후로도 두 사람은 연이어 쾌락을 탐했다.
수없이 몸을 섞고, 수없이 절정에 달해, 이성은 완전히 무너져버리고 쾌락에 완전히 삼켜졌다.
중간중간 지쳐서 잊지 않고 수분을 보충하려는데.
“앗, 아아... 13호님... 이럴 수가, 그거 엄청난 스태미너 음료수잖습니까...! 수분보충, 영양 보급도 되는데다, 한 모금만 마셔도 1시간은 쉴 새 없이 사정할 수 있고, 한 병을 마시면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허리를 흔들게 만든다는 그 악마의 정력 드링크...!”
“그렇다면 마셔주겠어! 더욱 두려워 덜덜 떨어라, 참모!”
“아아아아앗...! 한 병을 통째로...! 저럴 수가...!”
“마침 잔뜩 있으니 너도 마셔!”
“아앗... 그건 여성 흥분제로도 쓰이는데... 후우웁...! 꼴깍꼴깍...!”
왜인지 모르겠지만 참모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위치에 이런 특수한 음료수가 있었던 덕에, 수분보충에다 에너지보충도 단번에 할 수 있었다.
멍청하구나, 참모.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을 하다니. 네가 말하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것을.
...그런데 이 비싸보이는 음료수가 왜 여기 있었을까. 섹스의 쾌락으로 이성이 녹아버린 13호는 그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쭈웁... 춥... 쭈웁...
“제대로 빨아, 참모!”
“흐으응...! 네, 눼헤... 츕... 쭙...!”
알몸이 된 참모는, 지금 목에는 개목걸이를 한 채 13호의 음경을 입으로 물고 있다. 개목걸이에서 이어진 줄 끝은 13호의 손에 들려있다.
이것도 고문실에 비치되어 있던 물건으로, 그 외의 온갖 장난감을 써서 참모를 괴롭히며 즐기던 13호는, 이제는 목걸이를 채운 채 13호를 억지로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지금은 13호의 앞에 개처럼 쪼그려 앉은 채, 가라앉질 않는 열기에 자신의 손으로 보지를 찔걱찔걱 쑤시면서 펠라치오로 봉사하고 있다.
“하아, 하아...! 그 손은 뭐야... 내가 자위해도 좋다고 허락했나...?”
“츄웁... 츕... 흐아... 죄송합니다... 몸이, 뜨거워서....”
“이 음탕한 것이! 아직도 버릇이 안 고쳐졌구나!”
“히윽...♥ 죄송합니다...!”
13호가 목줄을 확 잡아당기자, 참모의 몸이 균형을 잃고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쓰러진 그 가녀린 몸을, 13호는 위에서 덮쳐, 이미 몇 번이나 사정한 보지 안에 자신의 불기둥을 쑤셔넣었다.
참모는 이미 십수 번은 절정했음에도, 여전히 활활 타오르듯이 민감한 몸이 난폭한 삽입과 동시에 퍼득 뛰어올랐다.
“알겠냐, 참모! 이건 징계다! 음란한 생각은 다시는 못하도록, 철저하게 교육해줄 거라고!”
“아앗... 크앙... 죄송합니다... 음란한 아이라 죄송합니다...♥!”
“입으로는 죄송하다고 하면서, 음란한 보지가 내 자지를 물고 놓아주질 않잖아!!”
“흐이이이이익... 난폭해... 아아... 용서...르을...!”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났는지. 혹은 하루가 통째로 지나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폐쇄된 데다 시계도 없는 고문실에서는 그런 걸 알 방도가 없다.
“하아, 후우...! 음란한 몸뚱아리를 가지고는... 아직도 음란한 생각이 드냐... 응...?”
“아아... 으으읏...!”
“솔직하게 말해볼래, 응? 참모?”
“앗... 그게... 기분이 좋아서... 13호님의 자지가... 너무 좋아서... 안 돼요... 음란한 기분이 자꾸자꾸 들어버려요...!”
13호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허리를 크게 비틀었다.
“흐아아아아아앙~~~!!!!”
“좋아... 이 타고난 음란함은 어떻게 할 수 없다면, 최소한 내 것으로 만족하는 몸으로 만들어주마... 알겠지, 참모...?”
“아아... 13호님... 13호님의 것으로....”
“그래. 내 자지의 맛을 똑똑히 기억해. 내 자지가 없이는 절대 가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어줄테니까... 자위를 하더라도, 다른 어떤 것으로도, 절대, 절대로 가버릴 수 없는 몸으로... 내가 없으면 안 되는 몸으로... 알겠어, 이 암퇘지야...!”
13호는 유혹하듯 말하며, 몸으로 꾸욱 덮쳐 누른 13호의 목덜미부터 귓불까지 천천히 올라가며 할짝할짝 핥았다.
지금까지의 난폭한 쾌락과는 달리, 방향을 달리한 야금야금한 쾌감에 참모는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견딜 수 없는 황홀경을 느꼈다.
“하앗... 아... 그래요... 13호님의 것으로만... 13호님 밖에는 없어요... 13호님의 색으로 물들여주세요... 13호님의 모양으로 만들어주세요...! 13호님만... 13호님만... 아아......!”
“그래... 그 말대로 해주지...!”
다시 13호의 피스톤질이 시작됐다.
“흐으으으윽...!!!”
밑에 깔린 참모의 얼굴에 기쁨으로 넘쳐흐른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성은 오래전에 무너졌다. 오로지 교미하는 것 밖에 생각나지 않는 두 사람은, 전력으로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었다.
참모의 보드라운 암컷의 몸은, 13호가 매만질 때마다, 허리를 흔들 때마다 과민하게 반응하며 움찔움찔 떨렸다.
“아아... 13호님... 13호니임...!!”
농후한 페로몬의 향기가 과하게 뿜어져나왔다.
이미 그 청초하며 순진무구하던 몸은, 입도, 보지도, 가슴도, 항문도... 머리카락 끝부터 발 끝에 이르기까지, 13호의 색으로 물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온 몸에 묻은 진득한 정액의 비릿한 냄새가, 달콤한 그녀의 체취에 뒤섞였다.
“크힛... 히이이이잇... 아앙...!!!”
뇌를 저릿저릿하게 뒤흔드는 쾌감에, 참모는 의식이 날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희미하게 남아있던 여유도, 이미 그 얼굴에선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잖아... 참모...!”
암컷의 냄새가 진동을 한다.
새하얀 피부. 반짝이는 은발.
마치 천사 같았던 그녀는.
지금은 검붉은 욕망 덩어리에 더럽혀져, 진흙탕에 떨어져버린 요염한 타천사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후우... 아까 그 음료수 때문에... 이번에도 진한 걸 먹여주마...! 전부 받아들여...! 후으으으으으읍...!!!”
13호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흔적을 새기겠다는 듯, 마치 도장을 찍듯 참모의 안쪽 깊숙한 곳에, 자지를 꽈악 밀어넣어 문대듯 눌렀다.
동시에 울컥울컥울컥울컥울컥울컥...!!! 무시무시한 기세로 사정한다.
“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밑에 깔린 참모의 몸이, 13호의 몸을 밀어내듯 벌컥! 튀어 올랐다. 대량 사정에 이은 성대한 절정에, 눈이 반쯤 까뒤집어지고,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뚝뚝 흘러나왔다.
“하아... 하아......!”
울컥...! 울컥...! 아직도 사정을 계속하며, 13호는 참모의 몸을 끌어안았다. 사정이 이어지며 참모의 몸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남자와는 전혀 다른, 가늘고 보드라운 몸.
자신의 정액으로 더럽혀져있지만, 중간중간에 새어지는, 달콤한 암컷의 체취.
확실히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몇 번이나 몸을 섞고, 몇 번이나 가버렸는데도, 13호는 다시금 지금의 참모가 ‘여자’임을, ‘암컷’임을 또다시 깨달았다.
“아....... 후...아...?”
넋을 반쯤 놓아던 참모가, 깜짝 놀란 듯 눈을 깜박깜박 떴다.
자신의 안에 뜨거운 정액을 대량으로 쏟아놓고 힘을 잃던 자지가, 다시금 단단하게 서기 시작한 것이다.
13호는 참모의 귓가에 다시금 속삭였다.
“아직이야... 절대 잊지 못하게 해준다고 했잖아?”
지금 참모의 몸은 제대로 단련도 되지 않은 연약한 암컷의 몸이다. 정력제 겸 흥분제인 조금 전의 음료수, 그리고 참모로서의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솔직히 지금 당장에 실신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계에 몰려있었다.
그러나.
“네에... 하아... 13호님... 얼마든지...♥”
오히려 13호의 눈을 마주 보고, 마지막 남은 의식으로 눈을 붉게 물들이며, 더 강력한 【매료】로 13호를 유혹했다.
고문실에, 두 사람의 짐승 같은 허덕임이 다시금 울려퍼졌다....
* * *
“13호님, 13호님?”
“......?!”
덜컹!
테이블 위에 엎드려있던 몸이,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앉아있던 의자가 뒤로 꽈당! 넘어졌다. 참모를 깨운 손도, 깜짝 놀란 듯 등을 두드린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아, 하아, 하아......!”
식은땀이 흥건히 흘러내렸다. 얼굴이 잔뜩 젖어서 기분 나쁘다.
“시, 13호님? 괜찮으십니까?”
“아, 어... 참모?”
주변을 둘러보니, 평소대로의 카페테리아였다. 다음 계획을 짜다가 그만 잠들어버리고 말았던 모양이다.
옆에는 나를 깨우고 놀랐는지 굳은 채 서있는 참모가 보였다.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쳤다. 음... 그러니까, 뭐지?
“뭐지....”
전부 꿈이었나?
뭔가 굉장히, 굉장하다고할까 엄청난 꿈을 꿨던 것 같다.
몇 시간인지, 며칠인지 모를 시간동안 내가 참모를 끊임없이 범한다는, 그런 터무니 없는 꿈을.
“괜찮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습니다.”
“아아, 응. 진짜 괜찮아. 그냥 꿈을 꾼 것 뿐이야.”
“악몽입니까...? 아니면 가위눌림?”
“으음... 아니, 이걸 악몽이라고 해도 되나... 몽정?”
“어머나. 잔뜩 쌓여계시다면 제가 빼드릴 수 있는데.”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줘. 심장에 나빠.”
“에이. 지금이니까 가능한 말인데요.”
악의 없이 다소곳하게 웃는 그 천진난만한 미소가 심장에 나쁘다. 콱! 박힌다고! 예쁘잖아, 제길!
속알맹이는 남자라고 몇 번을 되뇌어봐도 참을 수 없이 예쁘다고!
“하아... 그건 그렇고.”
비몽사몽해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일단 나는 눈에 띈 것부터 지적하기로 했다.
“......너 그건 무슨 차림이냐?”
“하의실종 차림입니다!”
참모는 그렇게 말하며 자랑스럽게 양팔을 벌려보았다.
지금의 몸에는 헐렁한 남성용 와이셔츠. 그리고 밑에는 아무것도 없다.
셔츠자락이 슬쩍 밀려올라가, 허벅지가 보이고, 그 위가 아슬아슬하게 보일 듯 말듯하다. 저 안에 팬티를 입었을까, 안 입었을까.
이것이 슈뢰딩거의 팬티인가.
“어머나, 13호님. 어딜 보시는 건가요. 우훗, 제 매력에 빠지신 건가요.”
“.......”
“아잉~ 엉큼하시긴♥ 아니, 바라신다면 언제든 대드릴 수 있지만요... 전 13호님을 동경하다 못해 사모하는 부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부하한테 욕정을 품는 건 어떨는지...♪”
후우.
이딴 걸 보고 지내니까, 이런 되먹지도 않은 꿈을 꾸지.
이 녀석, 자신이 지금 얼마나 매력적인 여자가 되어버렸는지 자각이 없는 모양인지, 자꾸만 이렇게 슬쩍슬쩍 노출하고, 내 욕망을 건드리니까.
“야, 그거 내 셔츠 아니야?”
“앗...! 들켰...!”
이게.
또 내 셔츠를 훔쳐입은 거냐.
.......
‘...또?’
처음인 것 같은데....
“뭐, 됐어... 아무튼 큰일 날 꿈이었어.”
“무슨 꿈이셨길래...?”
“내가 너를――아니, 아니다. 말할게 못 돼.”
나는 말을 하다 끊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볼게, 참모.”
“어라, 벌써 가시나요.”
“...응. 좀 피곤한가봐.”
비척비척 카페테리아를 떠나간다. 책상 위에 자료들도 그냥 남겨둔 채.
하아, 꿈이었나. 꿈이어서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어째선지 조금 전부터 거기가 단단하게 서는 바람에 곤란하다.
참모에게 들키진 않았겠지? 가능한 태연한 척을 하긴 했는데.
“......뭐냐고 진짜... 저 녀석은 원래 남자라고... 반응하지 말란 말야... 왜 이렇게 참을 수가 없지....”
꿈 때문일까, 참모를 본 것만으로 몸이 반응해서 미치겠다.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으면, 참지 못하고 참모를 덮쳐버렸을지도 모르겠네.
위험해... 조심해야지.
꿈이었으니 망정이지, 진짜로 덮쳤으면 큰일이다. 진짜 큰일이라고. 거기다 꿈 속의 나 너무 쓰레기였고... 진짜 현실에서 그랬으면 참모한테도 미움 받았을 거고, 나도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을 거 같다.
‘꿈이어서 다행이다.’
나는 몸을 가늘게 떨며, 어떻게든 발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 * *
“헤헤, 13호님....”
그리고 카페테리아에 홀로 남은 참모는.
셔츠 아래, 팬티조차 입지 않은 음부를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듯 적신 채, 붉은 눈을 치뜨고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즐거웠습니다... 다음에도... 또...♥”
할짝 입술을 핥으며, 소악마처럼 빙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