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4화 〉#44 과학자 자매는 주인님의 것이 되어간다(1) *TS주의(닥터)
(이번 에피소드는 TS된 닥터의 등장 및 성행위가 들어갑니다. 관련 컨텐츠가 불편하신분들은 스킵해주시기 바랍니다. 스토리 이해에 지장은 없습니다.)
“언니... 언니언니언니언니...!”
“앗... 야, 잠깐....”
밤. 빌런 조직 【어비스】의 새 아지트.
도로시는 자신의 방에 찾아온 불청객에게 범해지고 있었다.
“정말~~~~ 도토리~~~~!”
“음, 언니 몸, 맛있어...!”
얇은 잠옷 너머로 맨살을 이리저리 만져지고, 급기야는 하의는 속옷과 함께 발목까지 당겨져 내려가고, 상의는 말려 올라가 가슴이 드러나고... 그 상태로 살과 살을 맞댄 채 도로시는 온 몸이 차츰 민감해지는 걸 느꼈다.
이 녀석... 약까지 사용했어!
“헤헤, 언니, 너무 좋아...♥”
자신과 똑 닮은 얼굴이 다가와, 입술이 겹쳐졌다. 동시에 조개처럼 꼭 닫힌 음렬이 서로 맞닿아, 기분 좋았다.
이 녀석이 그 바보 녀석의 입맛대로 세뇌당한지 며칠 째.
벌써 몇 번이나 당하고 있으니, 이제 도로시의 몸은 멋대로 반응해 촉촉하게 젖어들어 갔다.
* * *
“이 멍청이 13호!”
“꾸엑?!”
닥터의 사건도 일단락 되었고, 4번대라던가 히어로협회 쪽에도 뒤처리로 요 며칠 바쁘게 움직였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찾아온 한가로운 시간에, 나는 휴일을 즐기며 새로운 AV와 야한 짤과 야한 소설과 야한 장난감 탐방, 그리고 지금까지 몰래 찍어왔던 세뇌한 히어로들의 동영상을 정리하는 숭고하고 엄숙한 의식을 행하고 있었는데.
퍽! 하고.
별안간 예고도 없이 처들어온 도로시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눈 앞에 별이 튀었다.
“......아, 야야야야... 뭔데 갑자기?!”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나는 의자를 빙글 돌려, 격분한 채 외치는 도로시를 돌아봤다.
“너가 어떻게 해도 된다며!”
“아무리 그래도 이상하잖아! 또 그 녀석이 찾아왔다고! 나, 나한테 이런짓 저런짓을....”
순간 부끄러워하듯 머뭇거리는 도로시.
나는 도로시의 복장을 살펴봤다.
소재와 기장이 짧고, 오리 그림이 들어간 얇은 레이스 파자마. 상의도 하의도 대충 끌어올린 건지 아슬아슬하게 흐트러져 있고, 그 위로 백의를 걸쳐 입은 모양새다.
거사를 치루고 오셨구나.
모든 걸 이해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좋았어?”
“멍청아!”
또 얻어맞았다. 도로시의 손에는 뿅망치 같은 게 들려있었는데, 다이얼을 돌려 세기를 조절하면 타격을 주는 동시에 기계적인 충격파를 함께 전달해주는 초고급 기술이 들어간 무기다.
세기를 조절하면 빌딩벽에 구멍도 뚫을 수 있다.
그런 초고급 병기를 이런데 쓰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다.
“아니, 난 진짜 별거 안 했다고? 애초에 세뇌쪽은 애플한테 맡겨놨었고....”
“그 여자는 네가 시킨대로만 했다던데.”
“어디보자... 「내 명령엔 거스르지 않도록」, 「뼛속까지 암컷이 되도록」... 그 외에 뭔가 있었나?”
암컷이 되도록 이런저런 야한 영상들을 잔뜩 보여주기도 했다는 것 같다. 영상 속의 여성이 자신이라고 인식하게 하고.
“그럼 매일 같이 나한테 발정난 토끼처럼 침입하는 건?”
“원래 성격 아니야?”
도로시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남자였을 땐 저러지 않았다고? 아니면 세뇌약의 부작용으로 뇌의 브레이크가 풀렸다던가... 아니, 그치만 내 동생한테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네 동생이 남자였을 때 말이지....”
나는 잠시 생각하다, 아, 하고 뭔가를 떠올렸다.
“그거 아냐?”
“응?”
“남자 몸으로 누나를 덮치는 건 근친이잖아. 윤리적으로 NG지.”
“...여자의 몸으로 덮치는 건?”
“그건 그냥 그거지. 친교.”
“.......”
“......설마 싶지만, 그 녀석도 최소한의 윤리는 있었던 게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남자 몸으로 덮쳤다간, 그땐 정말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내 말에 도로시는 아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모럴이고 뭐고 없어보이던 녀석한테, 그런 의외의 일면이 있었다니 이건 나도 완전 깜짝.
“확실히... 응... 그 녀석, 굳이 나를 위해 인류를 전부 여체화시킬 생각도 했으니까....”
“응?! 뭐라고?!”
“그 ‘각성화’약 있잖아. 여체화기능이 딸린. 그걸 이용해 전 인류를 여성으로 만들고, 유일한 남자가 되겠다고 했던 적도 있었어... 저 바보 동생.”
“세상에 남자가 자기 하나뿐이면... 그러네, 종의 보존이라는 관점으로 보자면 허용될지도 모르겠네....”
최초의 인간은 피가 이어진 가족끼리 관계를 맺으며 종을 늘렸던 것 같으니까.
그 터무니 없는 생각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생각보다 위험한 놈이었구나, 그 녀석.
“아무튼!”
“푸헉?!”
예고도 없이 휘둘러진 뿅망치에, 나는 관자놀이를 얻어맞고 의자 위에 축 늘어졌다.
“네가 책임지고 제대로 만들어놔! 맨날 발정 난 토끼처럼 저러면 어쩌라는 거야!”
“.......”
“그렇다고 네가 범하는 것도 NG야! 내 눈에 안 보이는 데서 동생한테 손댔단 봐, 당장 네놈의 계좌를 해킹해서 빈털터리로 만들어버릴테니까! 그것도 아니면 내 실험체로 만들어버려도 좋고!”
“.......”
“쯧... 원래라면 너 한심한 찌끄러기한테 부탁하고 싶지도 않은데, 남이 세뇌한 거에 손대려면 과정이 복잡하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제대로 해! 이 식충아!”
도로시는 분풀이하듯 내 복부를 발로 뻥뻥 차고는, 씩씩거리며 몸을 돌려 방 밖으로 나갔다.
“.......”
그리고 나는.
떠나가는 도로시의 등을, 이글거리는 분노의 빛을 빛내며 조용히 바라보았다.
* * *
“어라, 도로시 양. 이 시간에 왠일로 주방에――”
“빨리 커피나 타와, 멍청이.”
“네, 그러지요.”
마침 지나가던 길에 참모를 발견했다.
은발이 찰랑이는, 청초한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참모를 보자면, 스스로 벌인 일임에도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샘솟았지만... 참모 본인이 별 생각없이 지금 상태를 즐기는 것 같으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하여간! 그 멍청이는! 남의 동생을 여자애로 만들어 놓고!”
도로시는 새로운 아지트의 라운지에 앉아 씩씩거리며 참모가 내온 커피를 들이켰다. 카페인은 좋다. 피가 돌고 머리가 도는 게 느껴진다.
도로시는 커피를 홀짝이며, 동생의 지금 모습을 떠올렸다.
“...귀엽지만!”
여자애가 되어버린 동생은, 남자일 때보다 훨씬 낫다.
그보다 본인은 알고 있을까.
그 녀석, 행동거지도 말투도, 목소리 톤도 사고방식도... 뭔가, 완전히 여자애가 되어버렸다는 걸.
‘정신은 육체를 따라간다....’
그것도 그렇겠지만, 암시로 동생을 완전히 ‘암컷’으로 만든 탓도 있겠지.
암컷이라니, 어떻게 변했다는 걸까.
성욕에 미친 리비도의 화신이 된 걸까.
...아니, 생각해봐도 그게 원인이잖아! 나한테 맨날 달라붙는 거!
“...........................하아.”
달각, 손에 든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쓸데없는 짜증이라는 건 안다.
오히려 그런 짓을 저질렀는데, 빌런들이 으레 그렇듯 가볍게 목숨을 뺏지도 않고... 보스도 용서해주고, 이 아지트에 머물도록 허락해줬다. 물론 감시의 의미도 있겠지만.
“한심하네, 나....”
이번 닥터 사태.
결국 이 정도로 일이 커지고만건 자신 때문인데.
보스를 배신하고, 참모는 여자로 만들어버리고, 13호는 갖은 고생을 다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민폐를 끼쳤는데... 자신은 얼마나 책임을 졌을까.
‘그것도 있지만....’
도로시는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스르륵, 손을 미끄러뜨려, 속옷 위로 자신의 그곳을 가볍게 문질렀다.
최근들어 매일 같이 동생의 손에 억지로 당하고 있긴 하지만.
역시... 뭔가가 쌓이는 게 느껴졌다.
욕구불만이라고 할까.
최초로 경험했던, 남자의 몸이, 13호가 주었던 쾌감이...
아니, 아니다.
순종적인 <냥냥메이드>가 되어서, 자신의 몸으로 열심히 봉사했었던... 그 때의 일을, 그 때 느꼈던 충족감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
세뇌 때문에 억지로 새겨진 거겠지.
휩쓸리면 안 된다. 도로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을 떨쳐버렸다.
“도로시 언니, 여기 있었네.”
“...토리 왔어?”
“화났구나. 미안해 언니~.”
“전혀 안 미안해 보이는데. ...그보다 언니라니... 하아, 아니다.”
어느샌가 다가와 맞은편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 자신과 똑닮은 생김새의 동생을 쳐다보며 도로시가 퉁명스레 말했다.
세뇌로 인해 뼛속까지 여자가 되어버린 동생 녀석은, 이제는 ‘누나’라는 호칭 쪽이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13호한테 들었어. 언니가 찾아왔다고. 사과하고 오라고 해서 온 거야.”
“...그래.”
“미안해 언니.”
“.......”
“어렸을 때부터 난 줄곧 언니만 생각했는걸. 남자도 여자도 상관없이, 혼자고, 외로운 언니를 생각하면 할수록, 이 마음이 뜨거워져서... 어쩔 수가 없었어. 그런 언니가 너무 사랑스러우니까.”
뭐, 그래서 【어비스】에 질투하기도 했지만.
토리는 그렇게 말하며 쿡쿡 웃었다.
“언니는 내가 여동생이 되어서 싫어? 아니면 나쁜 짓을 해서?”
“...아냐. 무슨 짓을 하든 싫어하게 될 리가 있니. 넌 내 동생인데. 네가 얼마나 나를 생각해주는지 아는데.”
“그래?”
“그래. 물론 야한 짓은 적당히 해줬으면 좋겠어. 난 그런 거 익숙하지 않단말야. 그리고 여자끼리 하는 취향도 없고.”
“호오. 그렇구나.”
“그래. 그러니까 자제할 것.”
토리는 도로시의 말을 듣는 것인지 마는 건지, 턱을 감싼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나도 13호한테 사과해야겠네. 화풀이를 해버렸어.”
“무슨 일인데?”
토리의 물음에, 도로시는 잠시 머뭇거리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허, 왜 그랬어? 도로시 언니는 감정적인 성격이 아니잖아. 오랜만에 언니를 보고 많이 놀랐어. 전혀 다른 사람인 줄 알고.”
“......이 조직엔 바보들이 많거든.”
도로시가 회상에 잠긴 듯 턱을 괸 채 희미하게 웃었다.
“즐거웠어?”
“즐거웠어.”
“질투가 나네... 13호란 사람 때문이야?”
“그 녀석만은 아닌데... 뭐, 대충 그럴지도 몰라. 그 바보가 아니었으면....”
토리의 눈이 진중한 빛을 띄었다.
“도로시 언니, 언니한테 13호는 어떤 사람이야?”
나한테, 13호는.
본심을 캐내려는 듯한 질문에 도로시는 잠시 입을 다물었지만, 그래도 선선히 대답했다.
“바보...고. 응... 멍청하고, 한심하고....”
정말이지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누구보다도 바보고.
그런 주제에 상냥하고.
최강의 빌런이었던 주제에 어딘가 엉성해서, 생각 없는 짓이나 저지르고.
자기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또 그러면서도 야한 걸 좋아하고.
보스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되는 대로 욕하고 때려도, 화내지 않고.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지는 감각에 도로시는 의아함을, 그리고 점차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설마... 내가... 아니, 아니야. 아니겠지.’
얼굴이 어째 화끈 달아오르는 기분이다.
아냐, 아니야. 응.
그래, 그 녀석은 나에게 있어서, 그냥....
“동료야... 친구고... 지켜보고 있으면 재밌고, 이쪽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해서 신경이 쓰이는... 아하하, 동생 같기도 하고.”
도로시는 조금 전에 떠오른 생각을 얼버무리듯 하하, 하고 억지로 웃었다.
과연.
손이 안 가는 동생이 있었던 것에 비해, 최강일 시절부터 엉성해서 손이 많이 가는 13호는 또 다른 동생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응. 그러니까 이건 단순히 가족으로서의 호감 같은 거야.
결코, 좋아한다... 같은 건....
“그렇구나...?”
“응. 그런 거야.”
도로시가 대화를 일단락내고 커피잔을 들어올리는데.
토리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틀렸어, 언니.”
“....................................뭐?”
“틀렸다고, 언니.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짝! 하고 눈 앞에서 토리의 양손이 마주쳤다.
그러자 뇌속에 각인된 스위치가 딸깍, 하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 건....?!’
“아니잖아, 언니. 가장 중요한 걸 잊었잖아. 13호는. 13호님은... 주인님이시잖아... 왜 잊어버리고 그래.......”
투둑, 손에 들고 있던 커피가 바닥의 카펫 위에 떨어져내렸다. 커피의 내용물로 카펫이 흥건하게 변색되었다.
가물가물해지는 의식 속에서, 도로시는 인형처럼 눈에 빛을 잃은 채 웃는 토리의 얼굴을 보았다.
당했다,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도로시의 의식은 완전히 떨어졌다.
* * *
『언니, 알겠지? 우리는 13호님의 노예가 되는 거야.』
『노예......?』
『응. 잘 알고 있잖아. 주인님의 <냥냥메이드>가 우리잖아.』
『맞아... 그랬지... 주인님께 봉사하는....』
『그래, 언니. 몸도 마음도 주인님께 바치는 충성스런 하인이자, 노예.』
『몸도... 마음도....』
『아차, 13호님이 새로 업데이트 된 자료가 있다고 했지... 응. 이거다. 도로시 언니, 이 영상을 잘 봐....』
『아... 이건....』
『자, 화면에 있는 메이드가 보이지? 주인님께 봉사하는. 이게 바로 언니야.』
『나......?』
『그 옆에 나도 있어... 이렇게 주인님께 봉사하는 게 우리의 일상... 그렇지?』
『맞아... 그랬...어.』
『그래, 언니. 차분하게 지켜보고. 떠올리는 거야... 우리는 뼛속부터 주인님의 것... 주인님의 노예....』
『주인님의 것... 주인님의... 노예....』
『그래, 언니.』
『주인님이 우리를..... 행복하게해줄 거야...♥』
* * *
......
...................
.....................................................
“언니? 언니?”
“핫....”
갑자기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듯, 도로시는 정신을 차렸다.
어, 어라... 여긴 어디지...? 아니, 아지트인 건 알겠는데.... 아지트의 바(bar)였던 것 같다. 분명. 참모의 취향으로 아지트마다 룸 하나를 개조해서 이런 걸 만들었었지.
“언니, 괜찮아?”
눈 앞에 있는 건 자신과 똑닮은 생김새의, 동생의 모습. 걱정스런 눈으로 자신의 어깨를 흔들고 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것도, 자신이 입고 있는 것도 기장이 짧은, 노출도 높은 팔랑거리는 메이드복.
치마가 짧아서,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팬티가 보일 것 같다. 벗기기도 용이하다.
왜 내가, 이런 옷을......?
“도로시, 어디 몸이라도 안 좋아? 괜찮아?”
“아, 13호....”
걱정하듯 불쑥, 눈 앞에 다가온 얼굴이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다.
분명히 바보고, 멍청이에, 한심――이 아니라.
순간 멍한 의식을 떨쳐내고 제정신을 차린 도로시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이럴 수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주인님의 메이드이자 성노예인 자신은, 언제나 이런 옷이었다. 보는 것만으로 주인님의 눈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항상 궁리하기를 멈춰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괜찮아. 피곤해서 실수했나 보네.”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잠깐, 졸았던 모양이라....”
그렇게 말하고서도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주인님의 메이드라는 자가!
컨디션 조절도 못하고 졸아버리다니!
그럼에도 그녀의 주인님은 상냥해서, 그런 도로시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주며 너그러운 음색으로 말했다.
“아냐. 피곤할 수 있지. 그렇게 딱딱하게 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도로시.”
“주, 주인님....”
아아, 주인님의 목소리.
어찌 이렇게 포용력이 있을까.
그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도로시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둥실둥실 떠오를 것 같다.
혹시나, 만의 만의 만에 하나 이 주인님에게 미움 받는다면... 그땐 정말 버티지 못하고 마음이 부서져버릴지도 모르겠다. 도로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님, 식사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만, 어떠십니까.”
“식사라, 좋지. 그 전에 손을 좀 씻고 싶은데.”
“예, 알겠습니다. 언니, 난 음식을 내와야하니까, 언니가 준비해 줘.”
“어, 어...? 나?”
당황하는 도로시를 보고, 토리가 못말린다는 듯 말했다.
“나참, 주인님의 손을 씻겨드려야지. 저기 세정제!”
그 말대로, 토리가 가리킨 바테이블의 끝에 세정제가 놓여있었다. 물수건이 아닌 거야...? 뭐, 상관 없지만.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라고.
일단 종종걸음으로 다가가 세정제를 가지고 왔다. 평범하게 펌프식으로 된 세정제다.
“저기, 주인님. 손을 주시면 세정제를 뿌려드리겠...습니다?”
뭔가,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아이 참~! 언니! 그게 아니잖아!”
“어, 어...?”
카운터 뒤, 주방으로 들어가려던 토리가 답답하다는 듯 혼을 냈다.
아... 그제서야 생각났다.
맞아, 그러고 보면.
“아, 죄송합니다... 잠시만.”
도로시는 단추와 끈을 풀어, 메이드복의 상의 앞을 풀어헤쳤다. 브래지어도 벗어버리자, 결코 크지는 않지만 모양 좋은 가슴이 드러났다.
도로시는 그러난 자신의 젖가슴에, 세정제를 펌프질 해 쭉쭉 뽑아냈다. 그리고 세정제가 날아가기 전에 서둘러 가슴에 펴발랐다.
13호가 자신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고있음을 깨닫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상하다... 이건, 메이드로서 늘 하던 일인데 뭘 새삼스레....
“준비가 되었으니,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래. 깨끗하게 닦아줘.”
도로시는 13호의 양손을 꼭 맞잡고, 자신의 모양 좋은 가슴 사이에 묻어 열심히 문질렀다.
움직일 때마다 융기의 형태가 이리저리 바뀌었다.
‘아... 뭐지... 기분 좋아....’
주인님의 손에 세정제를 바르며, 도로시는 멍하니 쾌감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