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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6화 〉#38 쓰레기 빌런과 양아치 히어로의 만남은 화장실에서 이루어진다(2) (166/271)



〈 166화 〉#38 쓰레기 빌런과 양아치 히어로의 만남은 화장실에서 이루어진다(2)

콰-앙!

거칠게 화장실의 문을 닫고, 눈가를 꾹꾹 눌렀다.

뭐지, 왜 환각이 보이지.


이곳에 있을 리 없는 4번대의 대장이 보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럴 리가 없는데.


“몸이 허한가....”


너무 몸을 막 굴렸나. 정력이 떨어졌나. 홍삼이라도 사먹어야되나.


아무리 그래도 아지트 화장실에서 4번대 대장님이 볼일을 보는 환각 같은 걸 보다니,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내 안에 이런 망상을 할만한 욕구 같은  있었던 걸까.


“설마....”


다시 끼익, 화장실의 문을 열었다.

변기 위에는, 여전히 오도카니 앉은 여성이 껌벅껌벅 눈을 감았다 뜨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허리까지 늘어뜨린 구불구불한 흑발, 별빛을 뿌린 것 같은 반짝이는 눈. 오른쪽 눈은 자세히 보면 흐릿한 시계판 같은 것이 언뜻 보이고, 왼쪽  밑에는 두 개의 눈물점과 귀여운 고양이 문신이 있는, 정말이지 특징적이고 특이함을 한군데 모아 놓은 듯한 외모다. 복장은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프릴이 달린 고딕풍의 드레스다.

말 그대로 옛날 마녀, 라는 이미지 그대로의 사람이었다.

아아, 틀림 없다.


4번대 대장, 시간을 다루는 마녀 실이, 눈 앞에 있다.

쪼르르르륵-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흐음. 흠.


그렇군.


볼일은 작은 거구나.

예쁘게 닫힌 도끼자국이다. 자세히 보면 꼭 오므린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는 액체도 보일 것 같지만, 신사인 나는 관심이 없으므로 열심히 훔쳐보는 데에 그쳤다.

끼익- 탁.

다시 문을 닫았다. 한번  심호흡.

......잘못 본 거겠지? 한 번 더 봐도 되겠지. 다음에 또 있으면 망막에 새겨도 되겠지?

“그래, 잘못 본 걸테니까~”


나는 다시 화장실 문을 열었고,


“뭘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냐 이 짜식아아아아~~~~~~~!”

“쿠헉?!”

배 한복판을 후려갈기는 경쾌한 돌려차기에, 복도 저편까지 쓰레기처럼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리고 바닥을 구르는 내 위에 폭풍처럼 거칠게 내려앉아, 마운트. 그리고 내 얼굴을 주먹으로 연타!


“이 자식! 이 자식! 까, 깜짝 놀라서! 아무, 것도, 못, 하고, 굳어, 있는, 데~~~~~~! 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에... 세 번까지!”


“우억! 컥! 큭! 훅! 헉! 카훅!?”


무시무시하다!

폭풍 같은 연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이렇게 빌런 13호의 인생은 끝이 나는 건가? 이렇게 어이없게? 화장실에서 볼일 보던 여자를 실수로 훔쳐본 죄로? 맙소사,  새하얀 도끼자국을 보고 마운트 당해 죽다니, 행복하잖아!

하지만 그래도, 따질 게 있었다.

“잠깐, 잠깐!”


실의 주먹이 일순 멈췄다.


“하아, 하아...... 지껄여봐.”


주먹이 멈춰서, 나는 가까스로 대화를 시도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싸고 있지 않았어...? 제대로 닦고 온 거야? 아니, 그보다 멈추긴 했어? 혹시 아래에서 지리고 있는 건 아니지? 축축한 느낌이 드는데. 아니, 싫다는 건 아니고. 오히려 그건 나한테 있어선 포상이랄푸커헉?!”


“죽어...!”

무거운 사헝선고와 함께, 또 다시 묵직한 주먹이 떨어져내렸다.

“대장?!”


정말 말 그대로 곤죽이 되고 피가 튀기 시작할 즈음에, 지나가던 메이벨이 말려준 덕분에 가까스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죽을  했네.

그리고 굳이 덧붙이자면, 실은 【시간동결】로 시간을 멈추고 그 사이 볼일을 마치고 꼼꼼히 뒤처리를  후에 내가 또 다시 들어오나  들어오나 대기했었던 모양이라, 어쨌든 나를 마운트 했을 때는 밑이 깨끗했었던 모양이다.


......조금 아쉽다.

그런데 나, 어쩐지 변태도가 늘어가는 느낌이네....



“홍차.”

“네이.”


“......맛없어.”


“꺄아아아아아악?! 뜨거워어어어어?!  없다고 뜨거운 홍차를 뿌리지 말라고~~~~~!”

그리고 아지트의 응접실.


현재 이 아지트에 있는 모든 인원들이 모여있는 이 장소에서, 나는 실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시종노릇을 하고 있다. 일단 여기서 가장 강한 사람이니, 목숨줄을 잡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지금 거절할 수단은 없다.

어쨌든.

그리하여 지금, 실은 귀족의 아가씨처럼 잔을 들고 과자를 아작아작 씹어먹으며, 스페이드에게는 어깨를 주무르게 하고, 메이벨과 클럽에게서는 각각 발을 마사지하게 했으며, 체크에 이르러서는 “심심하니까 뭔가 개인기라도 해봐”라는 부당한 명령에 부끄러운 메이드복을 입고 온갖 식기를 겹쳐 쌓아올려 한 손으로 위태위태하게 지탱한다는, 전위예술 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다.

그녀에게 따로 명령을 받지 않은 아리아나 에이 같은 다른 인원들도, 다음 타겟은 자신이 되는 게 아닐까하면서 덜덜 떨고 있다.

뭐냐,  여자.


뭐야, 이 독재자.

“거기, 뭐야, 거기 버러지... 13호? 이리 와 봐.”


“버, 버러지라니....”

“안 와?”

“왔습니다!”

“너, 얼굴이 꼴보기 싫으니까 닳아없어질 때까지 바닥에 비벼.”

“너무해?!”


“싫어?”


“내,  얼굴이 어때서! 그런 부당한 횡포에 내가 굴복할 것 같아?!”


실은 눈을 내리깔았다.


“...내 능력인 【시간조작】은, 부분부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거든.”


“흐, 흥! 나는 폭력 따위에는 굴하지 않으니까!”


“네 거시기의 시간을 지금 당장 50년 뒤로 돌려서, 다시는 서지 못하는 불구로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어때?”

“쿠오오오오오오! 못난 얼굴이라 죄송합니다쿠오오오오오!”


나는 대패로 밀 듯, 얼굴을 바닥에 박박 밀었다.

실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깔깔깔깔 웃었다.

마녀다.

저건 정말 최악의 마녀다.

너무 싫어! 하지만 무서워! 다른 곳은 다 젊은데 거시기만 노년에 접어들다니, 그런 협박이 어딨어~~~~!


“그만해, 13호.”


얼굴이 닳아 없어질 기세로 바닥에 박박 긁는데, 별안간 목덜미를 잡아 일으켜 세우는 손길이 있었다. 보스였다.


“보, 보스....”


“이 녀석은 내 부하야. 네 협박 따위로 휘두르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히어로?”


“......어머나어머나, 【어비스】의 보스님이잖아. 보스님도 여자인데, 피부가 노화되거나 하는  무섭지 않아?”


“그 정도야 내 【언령】으로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어. 마찬가지로  년도 지금 당장 꼬부랑 할머니로 만들어 줄  있는데 말이지.”

실은 눈을 가늘게 떴다.

둘 사이에 시선이 맞부딪치고, 파직파직 하는 견제의 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뭐, 농담이야. 애초에 그런 짓을 할만큼 마력이 남아도는 상황도 아니고.”

“그, 그럼  대장, 저희도 이제 그만해도....”


“뭐~래☆. 너희는 그대로 해야지. 적인 빌런한테 붙잡혀서 빌붙어있다니, 히어로가 되어서 꼴사나운 줄 알아야지.”


“““우으으으으...”””

엄격한 시선에 스페이드며 메이벨 등이 눈물을 찔끔 흘리며 안마를 재개했다. 자유분방한 건지 엄격한 건지 모르겠네.


보스는 한숨과 함께 그 맞은편에 앉고, 나는 그런 보스의 옆에 섰다.


“그래서, 4번대의 대장님이 어쩐 일이야? 우리 아지트는 어떻게 알았지? 찾아온 이유는? 우리를 체포하려고? 아니면 현장에서 즉시 사살인가?”


“......그래, 슬슬 본론을 얘기하도록 할까.”


실은 내가 다시 타온 홍차를 기울이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이 아지트의 위치는 13호 씨한테 직접 들었어.”


“13호...!”


“에?! 보스, 아닙니다!”


“저 여자의 미인계에 빠졌다거나 그런 거겠지, 이 한심이! 이리 와! 너도 저 녀석들처럼 나한테 마사지 해라!”

“아, 아니라니까요! 하지만 마사지는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나는 보스의 뒤에 돌아가 어깨를 주물주물 주물렀다.


그리고 옥신각신 하는 우리를 보며, 실은 쿡쿡 웃었다.


“미안미안,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내가 이 아지트 위치를 들은 건 13호가 맞긴 하지만, 거기 있는 13호가 아니라 ‘미래의 13호’에게 들은 거야.”

달각, 고상하게 내려놓은 홍차 잔이 소리를 내었다.


“지금부터 일주일 후의 미래. 나도 그 쪽 【어비스】도 닥터인지 뭔지 하는 남자한테 아주 철저하게, 싸그리 당해버리거든... 나는  미래에서 되돌아 왔을 뿐이야.”


* *


4번대의 대장 실의 능력은, 이미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시간조작】이다.

치트급의 강대한 능력이지만, 그녀의 능력은 7부터 11차원까지 다양한 각도의 이치를 벗어난 차원에서 이쪽 차원에 간섭한다는 규격외의 능력인지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마력의 요구량이 터무니 없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조건을 만족하고 마력이 충분하면, 시간을 멈추는 것도 과거로 가는 것도 미래로 가는 것도 특정한 무언가의 시간을 되돌리거나 빠르게 감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환상의 능력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메이벨을 되찾기 위해, 【어비스】를 습격하려던 생각이었어. 솔직히 준비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낙승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모든 게 ‘닥터’라는 인간의 덫이었던 거지.”


실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것을 알아채고 ‘닥터’를 표적으로 삼았을 때는, 이미 거의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나는 배신한 줄도 모르고 엔데의 유도 대로 ‘닥터’의 앞마당까지 부하들을 이끌고 갔어. 그리고 거기서 ‘닥터’를 습격하러  너희 【어비스】를 만나고 전투. 양쪽 다 소모된 틈에 ‘닥터’의 사병이 난입해 우리들을 일망타진...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라헤에게 칼침을 맞고 사망――”

하기 직전, 가까스로 능력을 사용해 과거로 되돌아왔다...는 모양이다.


“맙소사....”

여전히 실의 어깨를 주무르던 스페이드가 경악하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엔데가 배신했다고는 하나, 대장을 포함한 히어로 부대 하나와, 대장이 없다고는 하나 7번대 인원들을 포함한 우리 【어비스】를 일망타진 했다면,  수완과 책략은 얕볼만한 게 아니다.

“하지만 너, 대장이잖아. 네 규격 외의 능력을 가지고서도 당했다고?”


“저쪽도 규격 외의 능력으로 나왔는데 어떡해 그럼. 라헤가 나왔다고. 요~런 이상한 장치까지 쓰고.”


그렇게 말하며 실은  앞에 뭔가 요상한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세뇌보조장치>야.”라며 도로시가 뭔가 아는 듯이 덧붙였다.

“라헤의 세뇌가 완전하지 않다고 했더니, 도토리 그 녀석 멋대로 이상한 보조장치를 달았더라고. 뇌를 혹사시켜서 억지로 세뇌시키는 장치야. 아무리 라헤여도 결국 견디지 못한 거구나... 만약 세뇌로 ‘닥터가 정의, 다른 모든 건 악이다’, 같은 암시가 심겨져 버리면 【천칭자리】의 능력도 고스란히 쓸 수 있겠지.”


도로시가 슬픈 듯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곤 이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하지만 이상해. 도토리  녀석도 나 같은 과학자지, 책략가는 아니야. 기술이며 힘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거라면 몰라도, 지금 이야기를 들으면 교활한 꼼수 같은  쓴 느낌인데....”


“완전히 한 사람  사람 저격하는 느낌에다, 안심할 때 쯤이면 뒤통수를 얻어맞았는걸. 바닥없는 늪에 빠지는 것 같달까, 솔직히 다시 상대하기 싫었어.”

천재라곤 해도 과학자. 책략가는 아니다.

그러나 실이 추가로 덧붙여준 이야기와, ‘닥터’가 타진해온 수법에는 교묘한 책사의 입김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원인은 말할 것도 없다.

“참모도 넘어갔나....”

언제 시점일지 모르지만 참모는 ‘닥터’의 손에 떨어졌다. 라헤처럼 <세뇌보조장치>를 이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참모는 ‘닥터’의 충실한 말이 되어서, 그를 위해 최고로 교묘한 책략을 짰다.

“맙소사....”

나는 머리를 싸매쥐고, 보스는 어두운 얼굴을 했다.

최강의 무력을 가진 라헤.

최고의 책략을 세우는 참모.


그  사람만으로, ‘닥터’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난공불락의 철의 요새, 혹은 무지한 적을 잡아먹는 데빌이터의 완성이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막막함을 넘어서 눈 앞이 깜깜하다.

“이봐들, 칙칙한 얼굴 하지 마~★”

그러나 그런 걱정을 날려버리듯, 실이 태평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손에 든 쿠키를 아작, 깨어물며 말했다.

“뭐, 일단  번은 한심스럽게 져버렸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구. 그도 그럴게, 이 최강무적치트 캐릭터 4번대 대장님 실님께서, 너희들이랑 손을 잡아주겠으니까 말이야.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나, 오늘밤에 히어로 그만  거야.”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하며 입을 쩍 벌렸다.


* * *




“흐음... 그 대장이 능력을  것 같다, 이 말이지?”

“네, 닥터. 대장님의 바이탈 및 마력 수치 등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닥터의 아지트, 그 실험실.

엔데는 닥터의 앞에 놓인 의자에 다소곳하게 앉은 채,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닥터가 생각하는 최대의 위협은, 대장급인 실의 【시간조작】 능력이다. 미래에서 과거로 드나드는  능력은,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약팍한 책략이며 생각 따위 단숨에 분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엔데를 시켜 실을 감시하게 했고, 그녀의 마력이 급속도로 감소하는 것을 감지했을 때, 곧바로 스파이 노릇을 그만두고 도망쳐나오도록 했다. 만약 미래에서 돌아온다면, 엔데가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까.

다만  전부터 줄곧 준비해두었기 때문에, 단순히 도망만 치는 게 아니라 대장을 제외한 4번대의 인원들을 스위치 하나로 무력화시켰다. 지금쯤 전원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 히어로협회 전용 병실에 누워있을 터다.


닥터의 ‘기술’과 엔데의 기계적인 ‘연산능력’ 덕분이다.

물론 이렇게까지 할  있는 ‘책략’은 일부 세뇌가 된 참모가 흘려준 내용이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대장이 배신했다는 정보를 히어로협회 본부 쪽에 흘려두었습니다. 4번대의 히어로들이 그렇게  것도 전부 실 대장이 저지른 것으로 해두었습니다. 오늘 밤이면 곧바로 대장에서 실각, 특급 지명수배 대상이 될 겁니다.”


“좋아좋아. 다행이네. ...그런데 이 여자의 ‘책략’, 대단한걸. 난 그런 쪽은 영 잼병이니까   심심풀이 삼아 물어본 건데, 과연 이게 보스의 카리스마란 걸까~.”

닥터가 실험실 한구석으로 시선을 흘긋 돌렸다.


그곳에는 실험용 의자에 앉혀진 두 사람이 있었다.


"흐으으으으으으으윽...!"


"응, 아아아아아아아...!"


여전히 그림 같은 아름다움을 품고, 긴 상아색 머리를 늘어뜨린 라헤와, 손을 대면 무너질 것 같은 인형 같은 조형미를 가진, 반짝이는 은발의 여체화된 참모.


둘의 머리에는 기묘한 디자인의 헤드기어를 씌여 있고, 각종 전극이며 약품을 투여하는  같은 것이 몸에 꽂혀있다. 이따금 파직파직, 튀는 소리가 나고, 두 사람의 몸도 움찔움찔 떨렸다


한창 강한 출력으로 세뇌가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도로시의 거짓말로 인해, 닥터는 아직도 여체화 된 참모가 【어비스】의 보스인 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대장님이 어디 갔는지는 모른다고?”


“네, 그렇습니다. 미래의 일을 봤으니, 어떻게든 닥터의 계획을 방해하려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으음... 그렇다면 곤란한데. 오늘 당장에라도 쳐들어오면 방법이 없잖아. 라헤도 아직 불안정하고.”

“오늘 당장은 아닐 겁니다. 대장의 능력은 마력이 많이 필요하니, 미래에서 건너온 지금, 한동안 전투에 쓸만큼의 마력은 없을 겁니다.”

“호오? 그럼 대충 습격 시기를 연산해줄래?”


“알겠습니다.”


엔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몇 초간의 연산에 들어갔다.

결과는 금방 나왔다.

“전투에 쓸만큼의 마력 회복 시간... 제 계산에 따르면, 일주일 뒤입니다.”

“흐음, 그 정도면 충분하겠네.”


닥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에 지장은 없다.


【어비스】도 4번대도,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되는 이물질들은 일주일 뒤엔 전부 청소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도로시 누나도, 내 것이 되어주겠지.”


닥터의 눈에는 천한 욕망의 빛이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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