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화 〉#37 패배한 과학자는 빌런에게 말 못할 짓을 당한다고 합니다(3)
“하악...!”
주인님의 손가락이 뜨겁고 질척질척해진 제 꿀단지를 휘젓는 바람에, 저는 무심코 손을 피하듯 허리를 꼬물꼬물 움직였습니다.
그러자 주인님은 의외라는 듯이 저를 내려다보더니,
“이상하네. 내 손이 싫어?”
“아,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냥.”
“그럼 평소하던 대로 해줄래?”
“펴, 평소....”
평소에... 어떻게 했더라?
‘평소... 잠깐만... 나는... 과학자인데....’
메이드... 과학자....
어라... 머리가 어질어질해....?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뒤집히는 기분. 안 쪽에서 뭔가가 삐용삐용 경보를 울린다. ‘더이상은 안 돼애~!’ 하고 뭔가가 열성적으로 호소한다.
떠올려라.
떠올려라떠올려라떠올려라떠올려라!
나는, 나느은...!
“도로시.”
“으으... 여긴....”
“도로시.”
“아, 으... 시, 13...호....”
“도로시, 내 눈을 바라봐.”
안 돼.
봐선 안 된다.
눈을 감아야 해. 돌려도 좋아. 어쨌든 봐선 안 된다. 눈을 마주치는 것은, 상대와 교감한다는 의식과도 같다. 그러니 봐선 안 된다. 봐선 안 되는, 데...!
“아.......”
그러나 내 눈은 내 의지를 거부하고, 13호를 바라봤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그 눈동자 속에 있는 나.
“도로시, 「평소에 하던대로 해 줘」.”
그리고.
저는 니힐히 웃으며, 13호님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몸을 돌리고,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쭉 내밀어드렸습니다.
“에, 헤헤... 주인님... 주인님의 펫인 제 부끄러운 곳을... 봐주세요...♡”
고양이는 호감이 가는 상대에게 엉덩이를 보여주고, 냄새를 맡거나 핥게 합니다. <고양이메이드>인 저도, 제 사랑하는 주인님에게 이렇게 엉덩이를 내밀고 제 부끄러운 곳을 보여드리는 게 일과입니다. 평소대로입니다. 상식인 것입니다.
왜 조금 전엔 이걸 그렇게 주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보기만하면 되는 거야? 평소에 하던 말보다 짧은 것 같은데....”
“힛... 펴, 평소하시던 대로, 차분히 관찰해주시기 바랍니다... 원하시는 만큼 찔걱찔걱 해주세요... 주인님의 손에 닿는 것만으로 가버리는 개변태 노예 보지를 마음껏 괴롭혀주세요....”
“좋아. 그럼 그렇게 하지.”
주인님은 만족스럽게 끄덕이시고는, 꼭 오므린 제 국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습니다.
“호오, 호오, 작고 예쁘네.... 예쁜 보지야, 도로시.”
“가, 감사합니다냐....”
13호님은 제 보지를 품평하듯, 유심하게 살펴보셨습니다. 흐응, 하고 코로 내뿜는 뜨거운 숨결이 제 보지에 닿을 때면, 섬뜩해져서 몸이 움찔 떨립니다.
아아... 하으으읏....
13호님의 손이 제 거기에 닿았습니다. 남자의 굵고 긴 손가락이, 탄력을 시험하듯 제 보짓살을 모으듯 집고, 때로는 활짝 벌리기도 하며, 껍질을 벗겨 드러낸 클리토리스를 혀로 핥기도 했습니다.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던 혀가 요도를 지나 질구멍에 밀려 들어왔습니다. 배어나오고 있던 제 추접한 애액을, 13호님은 혀로 핥고 추릅추릅 들이마십니다.
아, 아아... 제 액이... 주인님의 안에....
“조금 만져준 정도로 홍수가 난 것처럼 계속 나오는데. 역시 도로시는 개변태 펫이라서 그런 걸까?”
“맞습니다... 냥냥메이드 도로시는 주인님의 손에 닿으면 가버리는 개변태 펫이고, 추잡하고 음란한 노예니까요....”
“솔직한 게 보기 좋구나, 도로시.”
기습하듯이, 스리슬슬 제 꽃잎을 비비던 손가락이 푸욱, 안으로 쑤시고 들어왔습니다.
“하끄읏?!”
찌걱,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출입하는 손가락이 제 질을 괴롭힙니다. 주인님의 손가락은 능숙하게 제 질벽을 누르고, 제 약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양 민감한 곳을 연달아 자극했습니다. 항문에 꽂힌 애널비즈도 움직이는데, 조금 전처럼 강하게가 아닌 구슬 하나하나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뽑혔다 꽂혔다 했습니다.
“아, 아, 아, 후아, 앗, 대, 대다내...! 흐, 흐익, 앗, 조, 좋아, 좋아요, 하그으으읏?! 우오, 호그으으윽... 꺄으으으윽...!”
그냥 만져도 기분 좋은 주인님의 손입니다. 그 손이 제 민감한 곳을 자극하고 있으니, 정신을 차릴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볼이, 온 몸이 뜨겁습니다. 이게 행복열이라는 걸까요.
“아, 안 돼, 안 돼, 소, 손으로, 가, 가버려요, 흐윽, 힉, 하으으으으응~~~~!!”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트를 꼭 붙잡은 채 꼴사납게 허덕이며 절정 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찔걱찔걱 내 질 안을 쑤시는 주인님의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호, 호으으윽...! 주, 주인님?! 저, 갔어요, 갔는데, 갔다구요! 흐아아아앙...!”
“음... 평소대로면 이 정도로 끝날 리가 없는데... 뭔가 좀 더....”
“아으, 흐으, 으그아아아아...!”
펴, 평소대로라니, 평소대로, 평소대로...라니...! 그게 뭔데요...!
‘생각, 생각해내...! 뭐였더라...!’
맞습니다... 고양이메이드는, 주인님한테 귀여움 받으면...!
‘서, 설마...?’
뭔가가 번뜩였습니다.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 걸 느꼈습니다.
그것만은.
아니, 저는 분명 평소에 했을테지요. 매번 절정할 때마다 보여드렸었지요.
하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아닙니다! 안에 있는 무언가가 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어요! 그것만은...! 인간적으로...!
“아, 안 돼요 주인님! 그건! 아, 안 돼! 안 돼요...!”
“자, 평소하던대로야, 평소하던대로...!”
찔걱찔걱 보지를 쑤시는 손이 격해지면서, 제 머릿속도 아득해졌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허리가 빠질 것만 같습니다.
저는 엎드린 채 포갠 두 팔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그런 제게 주인님은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더니, 그대로 제 귓불을 잘근 씹었습니다.
“흐그으아아아아아.......!”
몸에서 완전히 힘이 빠졌습니다. 지금 제 몸은 물렁물렁한 젤리보다도 힘이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
몸을 퍼득, 생선처럼 크게 튕기며 절정했습니다.
동시에,
슈우우우우우- 제 거기서 따뜻하고 노란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제 허벅지와 실험대 위의 시트를 축축하게 적셨습니다.
싸, 싸버렸습니다....
고양이메이드니까, 펫이니까, 주인님께 배뇨 장면을 보여드리는 건 이상할 게 아닙니다. 일과입니다. 고양이메이드인 저는 기분 좋아질 때면 항상 주인님의 앞에서 오줌을 싸는 걸요. 주인님은 결코 더럽다고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꿀꺽꿀꺽 마시는 변태니까 부끄러울 건... 없을 텐데요....
‘어쩐지, 소중한 무언가가... 깎여나간 느낌이야....’
예, 그렇습니다.
소변과 함께 영혼도 함께 빠져나가버린 듯한, 그런 기분이 듭니다.
흘러내리던 소변도 쪼르륵, 쪼륵-하며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허벅지며 시트가 젖어서 찝찝한 기분이 듭니다.
“하아, 하아... 흐우.......”
“잘했어, 도로시.”
몸에 힘이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그보다 일어서고 싶지 않습니다. 영혼이 빠져나간 인형 상태입니다. 인―형. 인형입니다.
“왜 그래, 평소대로 한 것 뿐인데.”
“평소...대로....”
“그래. 평소대로.”
.......
그렇게 말씀하시니, 어쩐지 괜찮아지는 기분도 듭니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하는 일이었지요.... 괜찮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주인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응. 앞으로도 얼마든지 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대로 착한 아이로 있어준 도로시에게, 그럼 마지막 상을 주도록 할까....”
“상이요?”
“그래, 네가 가장 좋아하는 거로. 일단 여기서 내려갈까.”
<냥냥메이드>가 가장 좋아하는 거야, 하나 뿐입니다.
주인님의 사타구니 사이에, 어느샌가 다시 단단함을 되찾은 검붉은 물건을 바라봅니다. 무심코 꿀꺽, 침을 삼켰습니다.
토독-
저는 실험대에서 가볍게 뛰어내리고, 주인님도 그런 저를 기쁘게 바라보시며 함께 내려왔습니다.
“자, 거기 실험대에 손을 대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내밀어.”
“네, 주인님...♥”
쭈욱, 조금 전과 같이 엉덩이를 내밀자, 주인님은 제 자그마한 엉덩이를 주물주물 매만졌습니다. 오줌이며 애액으로 잔뜩 젖어 축축한 허벅지 사이에, 단단한 육봉이 닿았습니다.
주인님의 물건이, 그 끝이 닫혀있는 제 밀호에 닿는 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지, 주인님은 삽입하려는 생각이 없다는 듯 입구를 간지럽힐 뿐입니다.
저는 직접 움직여 주인님의 육봉을 비부 안으로 넣으려고 했지만, 주인님은 일부러 제 움찔거리는 구멍에 아슬아슬하게 닿는 거리를 유지했습니다.
“주, 주인님... 괴롭히지 말고... 넣어주세요...!”
“응? 메이드가 주인님한테 명령하는 거야?”
“그, 그건...!”
“있잖아. 메이드면 메이드답게. 펫이면 펫답게. 노예면 노예답게... 제대로 부탁해야겠지?”
그렇습니다. 주인님의 펫이자 노예, <냥냥메이드>라면 이럴 때 제대로 부탁을 드리는 법입니다.
“주인님... 도로시는 주인님의 메이드입니다. 펫입니다. 노예입니다. 주인님의 것입니다... 주인님의 사랑이 없으면 외로워서 죽어버리고 맙니다... 주인님의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주인님의 사랑을 제 안에 부어주세요... 음란하고 추잡한 도로시의 보지에, 주인님의 씩씩한 물건으로 쑤컥쑤컥 해주세요... 주인님의 색으로 잔뜩 물들여주세요...냥♥.”
“그래, 좋다. 펫이자 노예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주인의 의무니까.”
주인님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제 균열을 노리고 육봉의 끝을 찔러넣으셨습니다.
쯔억...!
“히이잇...!”
주인님의 씩씩한 자지가 제 안에 천천히 밀고 들어옵니다. 밀호 사이에서 애액이 주륵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꽃잎이라는 꽃잎, 점액이라고 하는 점액이 주인님의 물건을 빡빡하게 맞이했습니다.
손가락과는 전혀 다른 감각입니다. <냥냥메이드>는 주인님의 자지에는 평소보다 20배 이상으로 민감하게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구에 살짝 밀고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오싹오싹한 전율과도 같은 쾌감이 제 뇌를 저릿하게 지배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습니다.
제 안으로 천천히 밀고 들어오던 자지는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잠시 멈췄습니다. 제 안에 뭔가가 가로막고 있는 느낌입니다.
“도로시, 아주 잠깐 아프겠지만, 걱정하지 말고 힘을 빼.”
아픈 걸까요...? 아픈 건 싫습니다. 아픈 건 싫지만...
“그럼 주인님... 저를 꼭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머뭇거리며 부탁하자, 주인님은 망설이지 않고 등 뒤에서 제 몸을 꼬옥 껴안아주셨습니다.
남자의 단단한 몸. 탄탄하고 넓은 가슴. 제 몸을 지탱해주는 두 팔, 제 목에 파묻는 주인님의 입술... 순식간에 제 안에 안도와 안심이 가득찼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흐물흐물 녹아버릴 것 같습니다...!
“좋아, 그럼 가겠어, 도로시.”
주인님은 선언과 동시에, 제 목뒤를 살짝 깨물었습니다.
“후아아앗...?!”
깜짝 놀라 몸에서 힘이 빠진 순간, 제 안에 들어와있던 불기둥이, 단숨에 근원까지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찌익, 이라고 할까 따끔,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님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시, 어때? 아파?”
“...하으... 어쩐지, 간지럽고... 기분 좋아요....”
“다행이네. 도로시의 부탁처럼, 상냥하게 해줄 테니까.”
쯔업, 하는 소리와 함께 주인님의 물건이 제 안을 출입합니다. 천천히, 부드럽고, 상냥함이 느껴지는 움직임입니다.
저는 주인님의 품 안에 안겨서, 고양이처럼 갸르릉- 목을 울리며 몸을 맡겼습니다.
“아, 아아, 하아... 흐아앙....”
점점, 점점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이미 충분히 기분이 좋은데, 더 기분이 좋아지다니, 둥실둥실해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키스하자, 도로시.”
“아, 아흥... 네, 헤에...”
고개를 돌려, 주인님과 농후한 키스를 합니다. 안 그래도 둥실둥실했던 머리가, 이제는 완전히 새하얗게 변해버렸습니다. 키스하는 동안에도 주인님의 허리는 계속 움직여서, 허덕임이 새어나와 버립니다.
“하앗, 앗, 앗, 하아...앗....!”
어느샌가 자세가 바뀌었습니다. 저와 주인님은 마주보는 자세가 되었습니다. 주인님은 제 다리 아래로 팔을 넣어 제 몸을 들어 올리시고, 저는 주인님의 목 뒤로 팔을 둘러 매달렸습니다.
쯔업, 찌걱, 찌걱, 주인님의 물건이 제 꿀단지를 출입할 때마다 추접한 소리가 납니다. 살과 살이 부딪혀서 착, 착, 하는 소리도 울려퍼집니다.
“주인님, 주인니임...♥ 사랑해요... 사랑합니다아...♥”
너무 기분이 좋아서 바보가 되어버릴 것 같습니다. 저는 주인님을 꼭 끌어안으며 몇 번이고 사랑의 고백을 드렸습니다.
주인님은 그런 저를 쓴웃음과 함께 바라보고서는, 또 다시 입을 맞추고, 타액을 흘려주셨습니다. 주륵, 주인님의 물건을 받아들이는 균열에서 애액이 흘러나옵니다.
처덕, 처덕, 척, 척, 쩍, 쩍, 쩍...
흐읏, 응, 응, 앗, 햐으읏...!
“으아, 주, 주인님, 흐앗, 히익, 아, 기분, 좋아요, 대단해, 흐윽, 으힛...! 주, 주인니힘, 저, 저, 더느은...!”
저는 주인님의 몸을 꼭 붙들었습니다. 주인님은 제 귀며 뺨이며 목덜미를 맛있다는 듯 이리저리 핥고 있습니다.
“자, 도로시, 가겠어... 도로시, 도로시. 너는 내 것이야. 영원히, 내 펫이며 노예고, 내 소중한 동료야. 절대로 놓치지 않겠어. 절대로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아. 아무리 배신하고 아무리 나를 버려도, 다시 가서 되찾아오겠어.”
주인님은 제 귓가에 대고 무겁고 진지하게 중얼거렸습니다. 그 진의는 다 알 수 없지만, 저를 바란다는 것만은, 절절하게 느껴져서... 행복했습니다.
“흐읏, 으힛, 히이... 네... 저는... 도로시는... 주인님의... 13호님의... 펫... 노예...! 입니다...! 영원히, 영원히 시중들겠습니다...! 떠나지 않겠습니다... 흐앙... 나의 주인님은... 13호님뿐... 앗, 읏...! 시, 13호님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노예입니다...! 흐앗, 햐읏, 읏,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인님의 그라인드가 정점에 달하고, 마지막이라는 듯 제 안쪽 깊은 곳에 쿵! 하고 닿았습니다.
“응구으으으으으으으으읏~~~~~~~~~~~~~~~~♥♥♥♥!!!!!”
가장 민감한 자궁구를 때리는 일격, 그리고 이어서 울컥울컥울컥울컥...!! 무시무시한 기세로 토해지는, 주인님의 액기스.
“아, 아아아아... 으응... 하아아........ 주인님의... 뜨거워.... 기분, 좋아요... 영원히... 주인님의 것이 될래... 주인님이 좋아요... 행복해....”
저는 눈앞이 핑글핑글 돌아갈 것 같은 행복을 느끼면서, 주인님이신 13호님의 품에 얼굴을 묻고, 망가진 레코더처럼 반복해서, 반복해서 중얼거렸습니다.
이 행복과 함께, 영혼 깊숙한 곳에,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새겨넣으려는 것처럼....
* * *
츄웁... 츕... 츄릅....
음란한 냄새가 가득한 도로시의 실험실 안. 실험대의 앞에서 도로시는 거의 알몸으로 무릎 꿇은 채 13호의 물건을 입으로 청소해주고 있다.
고양이귀와 꼬리는 여전히 달고 있고, 상의는 가슴이 다 드러나도록 끌어올려져 있어 입고 있는 의미가 없었다. 그 아래 드러난 봉긋한 가슴의 정점에 선 돌기는, 여전히 기분 좋은 듯 단단하게 서 있어서 이따금 13호가 톡톡 건드리면 “응후으...”하고 허리를 꼬물꼬물 뒤틀게 했다.
“주인님... 도로시의 입은... 기분 좋은가요...?”
“응. 엄청 기분 좋아. 최고급 오나홀따위 보다도 훨씬 좋아. 비교도 안 돼.”
칭찬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도로시는 기쁜 듯 더욱 입을 움직였다.
‘......꿈만 같네. 아니,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모습을 보며 13호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흥분이 살짝 가시고 나니, 잠시 가출했던 이성이 복귀한 것이다.
도로시에게는 다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았다. 애초에 절체절명이던 순간 세뇌도구를 제공한 것도 도로시고, 그 외에도 이 【어비스】가 막다른 곳에 몰릴 때마다 도로시의 천재적인 과학력의 도움을 몇 번이고 받아왔다. 【어비스】는 거의 반쯤은 도로시라는 토대 위에 세워졌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반은 참모고, 나와 보스는 손톱만큼 생색내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괴감이 느껴지네.
하지만.
그만큼 도로시에겐 당한 것도 많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만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점점 무시무시한 짓을 해대니까... 쌓인 게 많았다고...!
그래서.
‘그래서 저질러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다. 치환한 인격으로 계속해서 두었다간 언젠가 애플처럼 세뇌가 풀려버린다. 세뇌 상태와 각성 상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세뇌를 깊게 해두지 않으면 안 되는데다, 도로시를 제대로 전력으로 사용하려면 어쨌든 맨정신으로 돌려놓을 필요는 있다.
“자, 여기까지. 다시 저 옷을 입도록 해.”
“에....”
13호가 떨어지자, 도로시는 주저앉은 채 아쉬운 듯 한탄의 한숨을 흘렸다. 이어서 13호의 명령대로 다시 원래대로 옷을 입기 시작한다. 옷을 입기 전에 물티슈로 몸을 대충 닦은 채다.
대시 원래의 백의 상태로 돌아온 도로시. 그리고 그 앞에 선 13호.
“도로시.”
“네, 주인님.”
“「총명한 자는 지혜의 늪에 빠졌다」.”
툭 던진 ‘키워드’에, 도로시의 눈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졌다. 트랜스 상태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도록 해, 도로시. 잘 듣고, 네 마음에, 안쪽 깊숙한 곳에, 영혼에 새겨넣는 거야....”
13호는 세뇌를 더욱 깊게 하기 위한 암시를 몇가지 새겨넣었다. 마치 목줄과도 같다.
전달한 암시는 직점 도로시의 입으로 몇 번이나 반복하게 한 후에, 13호는 만족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원래의 인격으로, 깨어나라, 도로시.”
몽롱한 상태였던 도로시의 눈에, 서서히 빛이 되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본래 지니고 있던 총기가 눈동자 안 쪽에서 반짝였다.
도로시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의 몸을 찰싹찰싹 매만지며 확인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려, 13호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
바라본다.
“.......”
바라본다.
“.......”
바라본다.
“저기, 도로시. 그게.”
“........”
13호는 오싹한 한기와 함께 등을 꼿꼿이 폈다.
도로시는 13호를 향해 꽃처럼 생긋 웃었다. 그러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 말도 없다.
"......."
"......."
실험실 안은 침묵으로만 가득했다. 침묵이 무거워 숨이 막힌다.
"......그."
도로시의 앞에서 그 시선에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던 13호는,
"죄송합니다아......."
누가 시킨 것도 아니 것만 그 앞에 무릎 꿇고 깊이 깊이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