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5화 〉#막간 빌런과 히어로의 싸움은 사소한 것으로부터(3)
“일단 거기 옆에 있는 오일을 네 몸에 뿌려.”
13호의 말대로, 침대 옆에는 묘한 병이 있었다. 들어서 흔들어보니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프로 마사지사는 오일 같은 것도 쓰겠지... 어라... 그런데 왜 내 몸에...?
일단 여러모로 이상함은 느꼈지만, 일단 자신의 몸에 오일을 부었다.
어깨부터 가슴으로, 몸을 뒤덮는 차갑고 미끈한 감각이, 섬뜩했다.
“다 써도 좋으니까, 꼼꼼하게 듬뿍 발라.”
처덕처덕,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일을 바르고 나니, 손가락 끝에서 오일이 방울져 뚝뚝 떨어졌다. 허벅지를 타고 흐르기도 했다.
“그럼, 그대로 내 위에 올라타라.”
“에...?”
“멀리 떨어져서 어떻게 마사지를 한다고 그래! 진정한 마사지는 상대와 한몸이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13호의 그 말은, 거대한 혜성과도 같이 다가와 스페이드의 머리를 쾅 때렸다. 맞아. 진정한 마사지라면... 상대와 몸도 마음도 일체가 되어야 하는 법...! 거기다 자신은 13호님의 성노예고... 그렇다면 부끄러울 것도 없다.
스페이드는 머뭇거리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13호의 몸 위에 천천히 걸터앉았다. 자신의 음부가 13호의 꼬리뼈에 닿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건 건전한 마사지일 뿐이니까....
“자, 그대로 오일을 퍼뜨리듯, 내 몸에 네 몸을 밀착시켜. 그리고 그대로 온 몸을 써서 마사지하는 거야. 여자의 부드러운 몸으로 피로로 단단해진 근육을 풀어주는 것... 그게 남성을 마사지하는 법이니까. 특히 여성스러움이 배어나는 그 가슴이랑 보지를 잘 써주는 게 중요해. 알겠지?”
“네, 13호님....”
슥- 슥-
스페이드는 13호의 몸 위에 유연하게 엎드린 채, 조금 전 욕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몸이며 가슴을 밀어붙였다. ...근데 이거... 유두가 쓸려서... 뭔가... 동글동글....
13호의 몸에 코알라처럼 달라붙은 채 열심히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욕실에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근육을 풀어준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좀 더 힘을 줘서 13호의 몸에 자신의 몸을 문댔지만,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몸으로는 생각했던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욱 더 힘을 줘서 몸을 밀착시키면, 오히려 13호의 단단한 몸에 자신의 몸 여기저기가 자극이 와서... 머리가 몽롱해졌다. 단단하게 굳은 13호의 허벅지를 자신의 보지로 풀어주기 위해 몇 번이나 허리를 움직여 왕복했을 때는, 오히려 마사지 봉사중이라는 사실도 잊고 가버릴 뻔 했다.
“흐으... 응... 시, 13호님... 앞을... 해드리겠습니다... 뒤집어... 주세요......”
“음. 좋은 걸. 좋은 마사지야.”
그래도 13호는 13호대로 충분히 피로가 풀려가는 모양이었다. 스페이드는 안심하고, 자신의 몸에 오일을 다시 좀 더 붓고 나서 13호의 앞부분을 마사지 해갔다.
귀 뒤부터 목을 타고 내려와, 가슴팍이며 허리, 그리고 정강이에 발가락까지... 마지막으로는 13호의 사타구니 사이에 우뚝 솟은 그것을 정성스레 손으로 애무하며 정성껏 마사지해주었다.
그러나 이 흉악한 육괴는, 손으로 하는 마사지만으로는 단단함만 더해지는 모양이다. 이대로 계속할까 고민하는데,
“이봐, 스페이드. 거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잖아?”
“좋은... 방법...?”
“네 그 아래의 음란한 구멍을 써서, 내 안의 피로를 전부 날려버리는 거야... 알겠지?”
음란한 구멍이라니... 조금 툴툴거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그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13호가 말하기 전부터 이미 그렇게 하고 싶어서, 마음 속으로 안달 나 있던 참이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누워있는 13호의 위에 가랑이를 벌리고 무릎 꿇은 자세로 몸을 세웠다. 그리고는 13호의 물건을 붙잡고 조심스레 맞춘 후, 그대로 천천히허리를 떨어뜨렸다.
찌걱...
“흐윽......?!”
아아, 역시... 기분 좋다...
13호님의 물건이... 남자의 단단한 그것이... 음란하고 질척질척한 자신의 구멍에 들어와있다....
“자, 스페이드...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야지.”
“아... 후으... 하아~......!”
찌걱, 찌걱, 찌걱....
스페이드는 멍한 얼굴로,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출입시켰다. 음란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고, 무드등의 빛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스페이드의 그림자가 벽에 비쳐졌다.
‘이게... 남자를 마사지 하는 법....’
과연. 여자는 이런 게 없으니까. 몸구조라던가 근육도 이것저것 다르니까, 남자와 여자는 마사지하는 법이 다를 만도 했다.
새로운 지식과, 음부에서 자글자글하게 쾌락이 밀려올라와, 스페이드는 그대로 날아가버릴 것 같은 착각에 휩싸였다.
“자, 스페이드... 스스로의 상태를 말해주겠어? 이것도 남자의 피로를 풀어주는 중요한 방법이야.”
“아... 네... 지금... 스, 스페이드의 보지에... 13호님의... 흐앙... 자지...가, 들어와서... 마사지를... 흐익... 받고 있습... 니다... 음란한 보지로... 부드럽게... 풀어드릴게요....”
“스페이드. 마사지 중인데, 느끼고 있는 거야?”
“후아... 응... 네에... 너무... 기분이 좋아요...... 마사지인데... 제가 봉사하는 건데.....”
“좋아, 좋은 마사지사네, 스페이드는. 봉사하면서 자신도 즐길 수 있다는 건 잘하고 있다는 거야.”
13호는 빙글빙글 웃으며 스페이드의 유두를 집었다.
“후왓...!”
스페이드는 기쁜 소리를 내며 허리를 젖혔다.
차마 다 견디지 못하겠는 기쁨에,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넣고 달콤하게 깨물면서 가까스로 참았다. 그러나 그렇게하더라도 당장에라도 자신을 휩쓸 것 같은 음부의 쾌락은 계속해서 밀려왔다.
13호는 때가 되었다는 듯, 허리를 왕복시키며 움직임을 도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시, 13호님... 안 돼... 안 돼요... 가, 가버려... 가버린다...!”
“아직 나는 멀었는데, 벌써 가버리려고? 기분 좋은 건 좋은데, 이쪽도 더 기분 좋게 해줘야지, 스페이드.”
“으, 으으으으읏...!”
“호......?”
스페이드는 눈을 꼭 감고, 필사적으로 쾌감을 참으며 보지를 조였다. 무의식중에 허리를 원을 그리듯 움직이며, 13호의 물건을 짜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그런 행동 하나하나로 인해 자신 안의 쾌락만 더욱 더 커져가는 느낌이었다. 힘을 준 보지에서는, 13호의 물건이, 육봉에 난 울퉁불퉁한 혈관 하나하나까지 전부 느껴버릴 것만 같았다.
아, 안 돼... 이러다... 봉사하는 입장인데... 자신이 먼저 가버린다... 그건 안 되는데....
“싸, 싸주세요... 13호님...! 흐으아아아앙...!”
스페이드는 13호에게 엉겨붙은 채 애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 이상 스스로 허리를 움직였다간 진짜로 가버릴 것 같다. 그러나 13호는 무자비하게도, 13호 쪽에서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며 한계에 달한 스페이드를 괴롭혔다. 머리를 쾅쾅 때리는 듯한 자극에, 스페이드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좋아... 충분한 봉사였어. 그럼 가겠어, 스페이드.”
13호는 스페이드의 몸을 끌어안고,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입에 마지막으로 키스했다.
동시에, 마지막으로 거세게 허리를 쳐올리며, 그녀의 질 안쪽 깊숙한 곳에... 울컥울컥울컥울컥, 정액을 방출해냈다.
“아, 아아아아아아.... 흐아아아아아아아앙...!!!”
스페이드는 절정으로 몸을 부르르르 떨면서, 그대로 탈진한 듯 13호의 위에 겹치듯 쓰러졌다. 부드럽고 말랑하고 따뜻한 감촉에, 13호는 자연스레 그런 그녀의 몸을 껴안고, 냄새를 맡듯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묻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후우... 덕분에 피로가 완전히 풀렸어, 스페이드. 다음 번에도 피로가 쌓이면 다시 부탁할게.”
“하아... 네... 감사합니다... 13호님.... 언제든... 준비되어 있겠습니다....”
“좋은 대답이야.”
13호가 스페이드의 뺨을 쓰다듬자, 스페이드는 고양이처럼 그 손길에 얼굴을 비비고는, 그대로 푹 쓰러졌다. 이윽고 새근새근, 곤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 * *
다음 날.
“........................어제는 뭔가, 최악의 꿈을 꾼 것 같은데....”
“Fuck... 스페이드 씨도 그런가요? 저도 그랬는데. 왠지 그 더러운 참모 놈이랑 뭔가 했었던 것 같은... 아우, 떠올리기도 싫습니다....”
빌런 조직 【어비스】의 라운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스페이드와 클럽은 피곤한 표정을 지은 채 앉아있었다. 스페이드는 평소와 같이 대학교의 과제물을 처리하고 있고, 클럽은 그런 그녀의 앞에서 한가로이 앉아 근처의 가게에서 사온 음료수를 쪽쪽 빨고 있다.
히어로인 그녀들이 빌런 조직의 아지트에서 한가롭게 지내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진 광경이다.
“여, 둘 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아가씨들.”
어쩐지 기분 좋아보이는 인사를 건네는 13호며 참모를, 스페이드는 날카롭게 흘겨봤다.
이쪽은 왠지 일찍 잔 것 같은데도 피곤해 죽겠는데, 왜 저것들은 저렇게 쌩쌩한 거야. 기분 나빠. 거기다 피부도 맨들맨들해보이고.
“뭐하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둘이 같이 나와?”
스페이드가 언짢은 표정으로 묻자, 13호가 상쾌한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잠깐 아침 조깅. 참모가 좋은 코스를 알아냈대서. 이야, 덕분에 상쾌한 아침을 맞았는 걸. 아침밥이 맛있을 것 같아.”
“리듬을 맞춰 함께 뛰고, 코스의 마지막에는 쌍쌍바를 서로 나눠먹으며 유대를 돈독히 한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여서 저희들의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떻습니까? 스페이드 양과 클럽 양도 함께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감격한 얼굴로 말하는 참모와, 약간 흐르는 땀을 닦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 13호의 얼굴을 쳐다보자니... 어쩐지 급격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왠지 어제는 같이 목욕을 했던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터무니 없는 짓으로 봉사를 강요당했던 기분도 들고, 마지막에는 굉장히 부끄러운 말까지 했던 기분도 들지만, 어쨌든 아마도 기분 탓일 것이다. 거기에 13호가 관여되어 있는 것 같은 것도 기분탓일 뿐이다.
그런데.
그 기분탓인지, 굉장히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니 다음에 나올 말은 필연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봐도 되었다.
“기분 나빠.................................역겨운 놈들.”
스페이드가 진심으로 역하다는 듯 그렇게 말하고,
“Fuck. 극히 동의합니다, 스페이드 씨. 땀냄새 나고 지저분해서 부디 반경 30m 이내로 들어오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입니다, 이 가망 없는 오염된 폐기물 쓰레기들.”
클럽은 그 말을 받아주듯 마찬가지로 새침하게 혐오감을 담아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둘 다 기분 나쁘다는 듯 표정을 구긴 채 주섬주섬 자리를 떠나갔다.
떠나가는 두 사람의 등을, 13호와 참모는 멍하니, 묘한 눈길로, 건방진 자들은 용서할 수 없다는 듯한 흐릿한 복수의 불길을 불태우면서, 그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쳐다보았다.
계기는 늘 사소한 법이다.
지나가며 살짝 언짢음이 담긴 말 한마디가, 사내의 마음에 불을 지피거나 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늘 말조심 불조심...이랄까. 뭐, 그런 결말.
* * *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 * *
“아리아, 잠깐 시간 돼?”
“아, 13호 오빠. 무슨 일이죠? 그런데 저 정말 오랜만에 출연하는 거죠? 솔직히 잊혀진 줄 알았다니까요? 서러워서 엉엉 울뻔했다니까요! 그러니까 더 말해 주세요. 제 이름을 더 불러주세요 오빠! 나도 더 출연시켜 달란 말이야! 애플 언니한테 이것저것 포지션 뺏기고 싶지도 않단 말이야! 으아아아아아앙!”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일단 13호는 아니라며 열심히 토닥여주었다. 예지 능력을 가진 사람 특유의 고충일지도 모르겠다.
그런에 애플이랑 캐릭터가 좀 많이 겹치던가... 혹시나 싶어 어디가 겹치냐고 물어봤더니,
“엄청 예쁘고 가슴이 크다는 점이요.”
“.......”
아리아에 대해선 제대로 된 묘사가 없었던 듯한 기분도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날조해도 되는 걸까.
“그 외에는 13호 오빠가 다른 여자한테 한 눈 팔면 그냥 칼로 푹 찔러버리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는 거나....”
“좋아. 이미지 체인지를 하자. 아리아 너 만큼은 순애로 가주라. 부탁할게. 그런 사랑은 내게는 너무 무거워. 한 사람으로 충분해!”
“하지만 오빠를 향한 이 마음은... 이미 어쩔 수 없는 걸... 흐헤헷.”
안 되겠다. 망가져버렸다. 이 녀석은 가망이 없어.... 일단 체념하기로 했다. 그보다 오빠라고 부르는 건 유일무이하게 너 밖에 없다고 말해주는 게 좋을까?
잠시 후 진정된 아리아에게, 13호는 바이올렛의 폰에서 자신의 폰으로 전송해 둔 사진을 보여주었다.
예의 스페이드와 바이올렛의 보스가 함께 있는, 그 사진이었다.
“뭐... 이러저러해서, 다음 목표는 4번대가 될 것 같아.”
“......쉽지 않을 텐데요. 물론 라헤 대장님도 충분히 사기적이지만... 그 쪽 대장님도....”
아리아가 자신 없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으으, 확실히, 떠올리기도 싫다. <시간 조작>이라니, 만화에서 보면 치트급 능력으로 많이 나오지 않던가.
단순히 시간을 멈추기만 하는 능력이라도 충분히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만약 그 이상의 응용이 가능한 능력이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답도 없다. 최악의 상상이 무궁무진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보스의 심기를 어지럽힌 이상, 그냥 두고 싶지 않아.”
나직하게 중얼거리자, 아리아는 못말린다는 듯 웃음 지었다.
“역시 오빠는 그 분 일이라면 껌뻑 죽네요. ...솔직히, 조금 질투날 것 같아요.”
“질투할 필요 없을걸. 얼마 전에 버릇을 고쳐준다고 엉덩이를 까고 마구 때려줬거든. 스무살도 더 먹어서 엉덩이 맴매라니, 부러워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
“......진짜요?”
“진짜지롱.”
“...오빠 최악.”
“.......”
아니, 그렇게 뼈를 때리면... 농담으로 받아달라고 한 건데....
“그래서,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뭔가요? 대충은 짐작이 가는데.”
“뭐, 결국 네 능력에 의지하는 거지. 일단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으니까. 가능한 범위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려고. 라헤와 애플에게는 계속해서 4번대의 정보들을 가능한 한 전부 긁어 모아달라고 했고... 아리아 네게는 두 사람이 알 수 없는 것들을 예지해달라고 부탁해야지.”
“과연.”
그래서, 라며 13호는 말을 이었다.
“내가 4번대에 싸움을 걸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아리아는 어두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13호 오빠가 4번대에 싸움을 걸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예지로 어렴풋이 보였으니까. ...결과는 처참하지만.”
진짜냐.
“하지만 아직 모든 루트를 예지한 건 아니에요. 그리고 각 분기별로, 무엇이 원인이 되어서 실패하는지 알아가고 제거해나가다보면 바늘 구멍을 지나가는 확률로 전부 뒤집고 승리할 수도 있겠죠?”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고. 그럼, 그렇게 가능한 많은 루트를 예지해줄 수 있을까?”
“물론이에요. 제약이 있어서 오빠가 바라는 만큼은 안 될지도 몰라도, 최선을 다할게요!”
활짝 웃는 그 얼굴이 든든해서, 13호는 저도 모르게 아리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대로 쓰다듬어주자, 기분 좋다는 듯 아리아는 눈을 감았다.
“......아리아, 그리고 추가로 부탁이 있는데.”
“네. 뭐든 말씀하세요.”
“마찬가지로 예지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 이건 그냥 감이라서, 솔직히 근거도 없고, 너도 예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13호는 머뭇거리며 뜸을 들이다, 마지못한 듯 툭 말했다.
“‘닥터’... 라는 사람에 대해, 가능한 만큼 예지해 줄래?”
아리아는 뜻밖이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