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화 〉#30 추락한 빌런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기로 했습니다(2)
“무슨 일이... 당신, 도대체 제게 무슨 짓을...!”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도저히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어째서 자신은 이런 것을 들고 있지? 그보다 왜 지금까지 알아차리지 못했지? 왜 이걸 검이라고 착각했지?
13호는... 어디부터 알고 있었지?
“제가 올 줄... 알고 있었나요.”
“그렇게 시킨 게 나라니까? ‘나를 죽일 각오로 침입한다’, 그리고 ‘딜도를 검으로 보게 된다’... 그런 느낌?”
“말도 안 되는 소리!”
라헤는 버럭 소리쳤다. 불안함을 떨춰내듯, 설마 싶은 상상을, 가설을 부정하듯.
“저는, 저는 ‘천칭자리’의 가호 아래에 있다고요?! 당신이 모종의 수단을 이용해 저를 세뇌하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분명 제 허점을 찌르는 식이었겠지만, 저는 그래도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저항이 가능하다고요!”
애플 때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애플에 의해 차차히 세뇌가 되어가던 그녀였지만, 어느 순간 애플의 행동에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 라헤에게는 세뇌의 효력이 약해졌다.
결국에는 세뇌가 먹히지 않게 된 라헤에게, 애플은 도리어 잡히게 됐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자신에게 있던 위화감을 깨닫기 시작했고, 점차 세뇌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다... 덕분에 세뇌의 주박을 벗겨내고 목걸이가 가짜라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했다.
자신을 세뇌한 상대가 누군지, 어떻게 세뇌한 건지 명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으니 완벽한 내성은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사소한 위화감을 가진 한, 라헤는 그 이상 13호에게 농락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세뇌할 방법을 선보이는 순간, 확실하게 적을 설정하고 완벽하게 반격해주려고 생각까지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뭘까.
어째서 13호는 저렇게 당당하며, 세뇌에 당할리 없는 자신은 이런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된 걸까.
“라헤. 오늘이 며칠인지 알아? 무슨 요일이지?”
뜬금없는 질문에, 라헤는 버들가지 같은 고운 눈썹을 찌푸렸다.
“...조금 전에 자정을 지났을 테니... OO일 아닌가요. 토요일... 이죠.”
13호와 약속한 7일째의 날짜와 요일을 말했다.
“그래? 폰 한번만 확인해볼래?”
수상쩍은 생각이 들었지만, 라헤는 순순히 주머니에서 자신의 휴대폰 단말을 꺼냈다. 전원을 키자, 화면에 떠오른 숫자를 보고 라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 게... 무슨...?”
오늘이 토요일인 건 맞았다. 그러나, 휴대폰 화면에 나와있는 날짜는... 자신이 말한 것과 전혀 달랐다. 일수만 다른 게 아니라, 아예 월이 달라져있었다. 자신이 말한 날짜와, 액정화면에 떠오른 날짜는 거의 한 달은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13호는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품에 안은 체크의 유두며 음핵을 가볍게 꼬집으며 능글능글 웃었다.
“7일째만 있으면 풀어주겠다, 7일만 버티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던 대장님의 헌신은 정말이지 눈물겹더라고. 7일째 밤이 되면 ‘전부 잊어버리도록’ 암시가 걸려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말야.”
“.....................................................................뭐?”
“그렇게 해서 몇 번이나 반복한 거야. 네가 굴복할 때까지, 계속. 계속해서. ...이것도 알아차렸었어, 대장 나리?”
그런 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말도 안 돼... 말 도 안 돼! 무슨, 그런...!”
라헤는 격분하며 13호에게 달려들려 했다. 부하도 무시하고, 지금만큼은 저 위험하고 치사한 남자를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13호를 향해 살의를 가진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니, 뇌의 한구석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이게, 세뇌의 영향...? 13호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아, 아냐! 그러더라도, 단순히 반복했을 뿐이잖아요! 그렇다면, 저는 굴복하지는....”
“그럼, 직접 볼래?”
"흐아앗...! 아......"
13호는 한 손으론 체크를 희롱하길 계속하면서, 근처에 놓아두었던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가볍게 조작했다. 그리고는 볼륨을 최대로 키운 영상을, 라헤를 향해 내밀었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지만, 각성자로서 일반인보다 뛰어난 시력을 가질 수 있는 그녀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아앙...! 하읏, 힛......!』
한 남자의 앞에 개처럼 엎드린 채, 엉덩이를 내밀고 조르듯 허리를 흔드는 여성이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었다.
7번대의 긍지 높은 대장이, 대장의 상징인 흰 제복을 입은 채... 13호에게 찌걱찌걱 음경을 삽입되며, 암캐의 얼굴로 기쁘게 허덕이고 있었다.
아니, 아니야... 아니야... 이건....
『라헤, 처음 봤을 때랑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변태 같은 암캐가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생각해? 기분 좋지?』
『읏, 앙... 아냐... 아니... 응... 그... 래... 맞아... 맞아요... 기분... 이거.... 좋아...... 13호의 자지... 쑤컥쑤컥하는 게... 좋아....』
아니야...
그럴리 없어....
긍지 높을 7번대의 대장이, 자신이... 이런 말을 할 리가....
『라헤. 그럼 어때? 이제 나한테 굴복해 줄 거야? 히어로님의 정의가 빌런의 악에 졌다는 것, 인정해주겠어?』
『..................』
『응? 왜 조용해?』
『하앗......?!』
영상 속의 13호가 허리를 비틀며 격하게 자지를 찔러넣자, 영상 속의 자신은 크게 허덕이며 다물고 있던 입을 벌렸다.
『응? 라헤? 기분 좋지 않아? 기분 좋다며. 지금 히어로님께선 부끄러움도 모르고 빌런의 자지에 느껴버리고 있는 주제에, 아직도 ‘정의가 이긴다’ 같은 말을 하려는 거야? 대장이란 사람은 수치란 단어도 모르는 거냐?』
『아, 아냐아... 흐앙... 그치만.......』
『그렇다면 여기서 그만둘까?』
『에......?』
『어쩔 수 없지. 이래서야 의미도 없을 테고. 뭐, 하도 나한테 적응하는 바람에 내 자지가 없으면 제대로 가버리지도 못하겠지만 내 알 바는 아냐. 요즘 라헤, 자위를 해도 어딘가 부족하지? 내가 없으면 어떻게 해도 만족하기 어렵지? 그런데도 항복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네. 너 좋은 일만 해 줄 수는 없잖아.』
『아, 아아...』
『역시 정의의 히어로님이셔. 그 꼴이 되고서도 악에게는 지지 않는다라... 대단해. 존경해버리겠어. 다시 봤어, 히어로. 내가 졌으니, 넌 자유야 라헤. 다시는 나랑 몸을 섞을 일은 없게 되겠네. 축하해.』
『.......』
『하지만 이대로는 좀 부족하고, 당장에라도 터질 것 같으니... 옳지, 스페이드라도 불러서 안에다 부을까? 일단 마지막 밤이니 밤새 즐겨야겠네. 라헤의 몸으로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럼 간다?』
『................기다리세요.』
『응?』
『기다려주세요... 제, 제 안에....』
『이 상황에 와서도 부하 걱정이야? 싫다니까, 라헤. 어차피 아무리 해봐야 빌런의 자지 따위 업신여기는 히어로한테 박고 싶은 마음은 없고...』
『굴복할게요... 굴복할테니까....』
『응? 진짜?』
『네... 그러니까... 제 안에 싸주세요... 항복할게요... 라헤는... 정의는... 악에게 졌습니다... 인정할 테니까....』
『그렇구나. 빌런인 내게 이런 걸 조르는 시점에서 히어로 실격인데... 그렇게 봐도 되는 거지? 세뇌도 걸려주는 거지?』
『예... 히어로 실격입니다... 세뇌도 받아들일게요... 당신의 것이, 육변기든 노예든 될게요... 그러니까... 제발... 제게...!』
『......좋아, 라헤. 네 결단은, 올발랐어. 단언해둘게. 기뻐해라, 라헤. 평생, 기쁨에 떨게 해줄테니.』
『......! 하앗.......!』
영상 속의 라헤는, 영상 속의 자신은... 결국 13호의 물건을 받아들이고, 기쁘게 몸을 떨며 가버렸다. 13호의 말에 따라 몇 번이고 복종과 굴복의 맹세를 하면서... 차츰차츰, 정의의 측으로써 받고 있던 ‘천칭자리’의 가호도 은혜도 떨어져나갔다.
굴복 선언을 한 이후로도, 라헤가 입으로 헌신적이게 봉사한다던가, 도구까지 쓰며 자신을 농락하는 13호에게 기쁨에 찬 신음을 흘린다던가... 자신의 굴욕적인 영상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아직도 영상은 한참 남아있었지만, 13호는 적당하다고 생각했는지 영상을 멈춰버리고 스마트폰을 치웠다.
“어때, 라헤? 이제 좀 기억 나?”
“아, 아.......”
어렴풋이. 어렴풋이...
자신도 모르는 채 생겨났던 기억 안 쪽의 껍질에 쩌저적 금이 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금이 난 껍질 틈새 사이로, 조금 전 영상속의 광경이... 자신이 13호에게 굴복했다는 사실이, 플래시백처럼 떠올랐다.
조작인가 아닌가 의심할 필요도 없었다. 마력을 확인해 보니, 평범한 히어로로서의 마력은 느껴지지만, ‘천칭자리의 은혜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아.
그렇다.
자신은.
이 남자에게....
“아, 아아아아아아아......!”
주박이 풀린 것처럼, 이제야 깨달았다. 13호를 시야에 담은 지금, 그녀의 아랫배가, 음부가 무언가를 바라듯 욱신거리며 쑤신다는 사실을.
민감할 대로 민감해진 몸이 언제든 남자의 물건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확연하게 달아올라 있다는 것을.
근 한 달간의 조교로, 이미 그녀의 육체는 쾌락의 포로가 되었다.
히어로로서의 긍지조차 버려버리고, 악에게 굴복한 그 순간부터... 자신의 몸은 그저 쾌락에 굴복하는 암퇘지의 그것이 되어버렸다.
“자, 라헤. 이제부터 마지막 의식을 치루자. 정의의 히어로로서의 자신이 아닌, 섹스의 쾌락에 몸을 떠는 암퇘지이자 성노예로서의 진정한 자신에 눈을 뜨는 시간이야.”
“안 돼... 싫어...!”
“글쎄. 몸은 아닌 것 같은데... 스커트를 벗어볼래?”
누가, 그런 짓을...!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서도 순순히 스커트의 후크를 풀었다. 제복 스커트가 털럭, 힘없이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남겨진 것은 눈부신 흰 팬티 뿐이었다.
“팬티도 내려 줘.”
이 역시 몸은 멋대로 따랐다. 한 손에는 딜도를 꼭 쥐고 있으므로, 다른 한손으로 어렵게 벗겨냈다. 가터벨트 때문에 허벅지 중간쯤까지만 내려온 팬티에는, 음부에서 이어진 투명한 애액의 실이 붙어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라헤는 수치로 얼굴을 붉게 물들였으며, 13호는 놀리듯 빙글빙글 웃었다.
“헤에, 라헤. 자기가 범해지는 모습을 보고 느껴버린 거야? 그것도 아니면 굴복했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어?”
“.......”
라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3호는 탈진하기 직전인 체크를 내려놓고, 라헤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웁... 츕....
라헤는 그 키스를 거부하지 않았다. 거부할 수 없었다.
아래가, 음부가 더욱 젖어오는 걸 느꼈다.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패배하고만 꼴사나운 자신을....
13호는 키스를 마치고 라헤에게서 입술을 떼고, 그녀의 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자, 라헤. 네 손에 든 ‘검’으로, 네 거기를 찔러라. 그것으로, 내 영원한 종이 되겠다고 맹세하는 거야, 라헤.”
13호가 엄숙하게 한 말은, 지금의 라헤에게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탁과도 같이 느껴졌다.
“.....................”
라헤는 말 없이, 울 것 같은 눈으로 13호를 쳐다보았다.
“.....................”
이어서 말없이, 손에 들린 딜도를 보았다.
“.....................”
역시 말없이, 차츰 기억 속의 쾌락을, 지금 자신의 몸이 느끼고 있는 욕정을 떠올려봤다.
‘........................’
이제 와서, 뭘 망설이는 걸까.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건만.
히어로의 긍지도, 대장으로서의 위엄도, 별자리의 가호도 아무 것도 없는 지금... 굳이 고집 부릴 필요는....
‘아니,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으, 읏...!”
미미하게나마 거부하려는 의지와는 반대로, 그녀의 손은 이미 딜도를 자신의 음부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쓸데 없이 리얼한 형상의 새카만 딜도는, 이미 충분히 젖어있던 자신의 꽃잎을 가르고 찔걱...하고 저항감 없이 안에 들어왔다.
그것만으로, 아래쪽의 열기가 쾌락이 되어 그녀의 척수를 타고 올라, 그녀의 뇌를 두드렸다. 머리 안쪽의 껍질이 깨어져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지금껏 가려져있던 기억들이... 이 한 달간의 능욕의 기억들이, 자신의 쾌락이, 고뇌가, 결단이, 굴복의 기억이... 홍수가 날 듯 한 번에 밀려 들어왔다.
쭈우우욱 천천히 밀고 들어온 딜도가, 그녀의 안 쪽 깊숙한 곳을 찌르고.
“아......!”
라헤는 얼굴을 찡그리며, 단숨에 가버렸다. 그녀의 가슴 끝의 돌기에서, 사정하듯 모유가 흘러 나와 브라며 상의의 일부를 적시는 걸 느꼈다.
“어이쿠.”
절정과 함께 휘청 쓰려지려는 라헤의 몸을, 13호가 받아주었다. 라헤는 13호의 몸에 기대듯 주르륵 미끄러져,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바람에 딜도가 보지에서 떨어져내렸지만,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13호는 그런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자세를 낮추고 그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자, 라헤. 대답해봐라. 넌 누구지?”
7번대의 대장, 라헤.
원래라면 그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그 대답을 스스로 거부했다.
라헤는 조금 전 절정으로 인한 기쁨에 눈물을 글썽이며, 기쁘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13호님의... 육노예이자... 암퇘지... 라헤입니다......”
“그래. 잘했다, 라헤... 말했듯이, 네 결단은 올발랐다... 앞으로 네게 있을 일은, 더욱 더 큰 기쁨 뿐이야... 매일매일, 나를 향한 봉사로, 내가 네게 주는 은혜로... 더 기뻐하도록 해... 알겠지, 라헤?”
“네, 네에에... 13호님....”
라헤는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이 붉어진 얼굴로, 기대에 가득찬 뜨거운 숨을 내쉬며 몸을 떨었다.
“자, 그럼 육노예로서의 첫 일이다, 라헤. 조금 전 영상처럼, 내 앞에 엎드려서, 엉덩이를 내밀어라.”
“네...!”
13호의 앞에, 라헤는 기쁘게 엎드려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스커트는 벗겨지고, 속옷은 허벅지에 걸려 있으니, 그녀의 새하얀 둔부가 고스란히 13호를 향해 내밀어졌다.
한 달 동안 만지고 맛봤음에도 전혀 질리지 않는, 희대의 명공이 만들어 낸 작품과도 같은 그녀의 엉덩이며 보지를 13호는 확인하듯 매만졌다. 엉덩이의 탄력은 기분 좋고, 애액으로 젖어있는 보지는 쫄깃해서 만지기에 기분 좋았다.
보지의 살주름을 모으듯 매만지거나 꽃잎을 벌려 안을 확인하거나 하고, 또륵 떨어져내리려는 애액을 손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어보기도 했다.
“네 즙은 달고 맛있구나, 라헤. 꿀단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야.”
“영광입니다... 13호님... 흐앗....”
13호의 손가락이 그녀의 꿀단지를 휘젓자, 라헤는 달콤하게 허덕였다.
이내 13호는 손가락을 빼내고, 바위처럼 단단하게 솟은 음경을 그녀의 음순에 가져다댔다.
“자, 라헤. 내 물건으로 너를 꿰뚫어주겠어... 너는 내 물건이 아니면 안 되니까, 그렇지?”
“맞습니다... 13호님의 자지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습니다... 아아...! 이, 이 음란한 암퇘지의 천박한 보지를... 어서 꿰뚫어주세요... 부탁합니다...!”
“그래... 좋아! 간다!”
“하윽....!”
13호의 봉이 단숨에 라헤의 안을 쑤셨다. 쯔적... 하는 음란하고 습기 찬 소리가 울려퍼졌다. 잔뜩 젖어있던 라헤의 질벽이 13호의 물건을 환희하며 받아들이는 소리였다.
아아, 뜨겁다. 아아, 기분 좋다. 그저 단 한번의 삽입만으로도, 라헤는 날아갈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그러나 13호는 쾌락의 여운에 젖을 새도 없이, 연이어 피스톤질을 계속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흐읏, 읏, 핫, 아읏...!
단단한 불기둥과도 같은 육괴가, 자신의 아랫배를 유린하는 게 느껴졌다. 질벽을 밀어올리고, 이미 오랜 시간 범해지며 완전히 간파당한 약점을 고스란히 자극당했다.
그럴 때마다 라헤는 머리가 튀어오르며, 허리를 움찔움찔 떨었다. 엎드린 채 팔뚝을 깨물며 밀려오는 지나친 쾌락을 참으려 했지만, 그 정도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라헤! 너는 내 육변기고, 성노예다! 악에 굴복한 꼴사나운 히어로야! 그 사실을 몇 번이고 맹세해! 네 마음에 새겨라!”
“네...! 라헤는... 패배한 히어로입니다...! 13호님의... 하윽... 육변기...입니다...! 흐아아앙...!”
“좋아... 큿....! 이제 싼다... 내게 맞춰서, 가도록 해 라헤...!”
13호는 마지막으로 쿵! 쿵! 음경을 밀어넣어 그녀의 안쪽 깊숙한 곳, 자궁구를 때렸다.
동시에 울컥울컥울컥울컥...! 무시무시한 양의 뜨거운 정액이 그녀의 안에 부어졌다.
“~~~~~~~~~~!”
라헤 또한 그 충격에, 그 열기에 이기지 못하고 몸을 둥글게 말며 절정했다. 무시무시한 쾌감이, 쾌락이 그녀의 몸을 지배했다.
‘아아... 어떡해... 나... 져버렸어....’
쾌락의 여운이 아직도 몸과 머리에 날뛰는 가운데, 라헤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 낳은 감정은 걱정도 공포도 아닌, 기쁨과 열락과 기대라는 사실에... 라헤는 다시 한 번 몸을 떨었다.
* * *
이제 라헤까지 떨어졌다. 7번대는 이것으로 궤멸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그러나 아직 13호는 낙관할 수 없었다. 세뇌라고 하는 것은 절차를 잘 밟지 못하면 애플처럼 어떻게 폭주할지 모르니, 시간을 들이고 절차를 밟아 더욱 더 깊이 세뇌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으로 끝낼 수도 없었다.
“라헤, 라헤.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대답해 줘.”
몽롱한 얼굴의 라헤의 등에 팔을 둘러 일으켜 세우고, 13호는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아직 해야할 일이 있다. 다음 목표가 있다.
“4번대의 대장, 실에 대해 아는 것을 전부 가르쳐줘. 그 능력도, 약점도 전부.”
자, 그럼 다음 상대는 어떻게 속이고 함정에 빠뜨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