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28 정의의 히어로여, 부디 힘을 내십시오!(2)
......또, 무슨 짓을 하려고.
라헤가 부하들을 재워놓은 채 기분 나쁘게 웃고 있는 13호를 눈살을 찌푸리고 노려보자니, 도로시가 가까이 다가왔다.
“잠깐 팔을 내밀어줄래?”
도로시의 말에, 라헤는 순순히 팔을 내밀었다. 도로시가 자그마한 주사기를 꽂아 넣고 천천히 약물을 주입했다. 피스톤이 밀려들어가며, 투명한 액체가 조금씩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자, 뭔가 느낌은 있어?”
“......전혀 없습니다.”
“역시 그렇네. 관찰했던 대로야. 라헤가 먹는 밥에는 이것저것 약을 넣어봤었는데 전혀 반응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
라헤는 당황하며 눈을 크게 떴다.
“역시 그래, 도로시?”
“생각했던 대로 ‘천칭자리’의 가호 때문인가 보네. 빌런의 손으로 주입하는 약은 효과가 전혀 없는 걸. ...이것저것 시험해보고 싶었는데 의미가 없어서 아쉬워. 실험체가 하나 줄다니....”
“실...험체?”
“마력을 가진 인간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 목숨에 위험이 가는 건 아니겠지만.”
라헤가 무시무시한 눈을 했지만, 도로시는 가볍게 흘려넘기며 테이블에 놓인 약품을 하나하나 들어보였다.
“어쨌든 예상한 대로야. 너를 직접 손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실험체인 네 부하들을 네 눈 앞에서 시술하려고 해. 13호 말대로 오늘 하루 네가 가버렸던 숫자만큼... 어머나, 24번이라고? 뭘 이렇게 즐긴 거야? 히어로가 아니라 그냥 창녀라고 하지 그래?”
라헤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제가, 그런 걸 허락할 것 같나요?”
“어머나, 무서워라. 그러면 어쩔 거지?”
도로시는 차갑게 웃으며 잠든 스페이드의 머리채를 붙잡았다. 스페이드는 깊이 잠들어 있는지 깨지는 않았지만, 고통스러운지 얼굴을 찡그렸다.
“난 말이야, 라헤. 당신한테 걷어차인 복부가 아직도 욱신거리는 기분이야. 내 눈앞에서 보스를 데려갔던 것도 너였고. 그 때의 비참한 기분은 생각하기만 해도 치가 떨려. 그러니 네가 싫어할 만한 짓이라면 뭐든 할 거야. 알겠어?”
우와, 진짜 악역의 눈이야. 13호는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기 때문에 다 흘려넘겨버렸나 싶었지만, 그러고보면 도로시는 저번 【시궁쥐】 때도 ‘라헤가 싫다’고 확실하게 말했었던 전적이 있다. 아직 속에 담아둔 것이 있었던 모양이네....
“13호, 그 여자 잘 붙잡고 있어. 뭣하면 그대로 범해도 좋아. 부하들의 앞이라 특별히 더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분부대로~.”
“읏....”
도로시는 스페이드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13호는 콧노래를 부르며 라헤를 끌어안았다.
“기다리세요!”
어떤 약품을 쓸지 고르는 도로시에게, 라헤가 끼어들었다.
“부탁합니다...! 부하들이 아니라, 제 몸을 써주세요.”
“네가 부탁할 입장이야, 대장 나리? 그리고 네 몸엔 약이 안 듣는다고.”
“약이 통하면, 제 몸을 써주시는 거죠? 어차피 당신의 보스를 끌고 간 것도, 당신이 미워하는 것도 저니까요, 도로시.”
라헤를 노려보던 도로시의 시선이 13호를 향했다. 13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로시는 한숨과 함께 물었다.
“약이 듣는다면 굳이 이럴 필요도 없는데,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가호를 없앨 수 있어?”
‘천칭자리’의 가호를 없애면 라헤의 몸은 완전히 무방비해진다. 손쉽게 세뇌당해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틈을 줄 수는 없다.
라헤는 잠깐 고민한 후,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 손으로 직접 하겠습니다. 제가 인식하고 제 손으로 하는 거면... 독약만 아니라면, 아마 효과가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그렇게 할까?”
라고 하니, 도로시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애초에 맨 처음 라헤를 붙잡을 때, 스스로 미약크림을 몸에 바르거나 입에 넣거나 하도록 책략을 짰던 건 도로시였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여기까지 유도했다는 것 뿐이라는 걸 라헤는 알지 못했다.
“잠깐 기다리래이!”
바로 시술 준비에 들어가자니, 그런 도로시의 발목을 붙잡듯 누군가가 외쳤다. 어쩐 일인지 잠에서 깨어난 체크였다.
“체크...? 어떻게 일어났지? 키워드를 말하기 전까진 깨지 못하도록 암시를 걸어놨을 텐데.”
“주변의 반응에 민감해서 말이데이. 내 원래 일하던 곳은 잠도 편히 못자는 곳이었으니께.”
“훈련의 성과인가... 잠들어있는 편이 마음이 편했을 텐데.”
도로시가 체크의 앞에 손을 가져갔다. 이대로 손가락을 튕기면 체크는 바로 잠에 든다. 그렇게 설정해두었다.
“잠시만... 실험체라지 않았나? 내도 사용해도.”
“흠?”
“대장만 고통스럽게 둘 수는 없디야! 대장한테 쓰려는 약, 나한테 쓰래이...! 내 몸을 써서 실험하래이!”
“체크! 그만하세요!”
“그치만! 대장!”
하으읏...!
두 사람의 대화를 끊듯, 13호가 라헤의 가슴을 옷 위로 주물렀다.
“눈물 나는 신파극이구만. 그래서, 어쩔래 도로시? 그래도 괜찮겠어?”
“난 상관 없어. 오히려 두 명인 쪽이 데이터 얻기에도 좋고. 어차피 나머지 계집들도 언젠가는 실험체로 써버릴 테지만.”
“무슨...?! 제가 실험대가 되면 손대지 않는 거 아닌가요?!”
“여, 여, 진정해, 라헤.”
“히읏...!”
라헤의 스커트 아래로 손을 너어 보지를 비비자, 라헤는 허리를 꿈틀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데이터가 얼마나 모이냐에 따라 다르지. 일단 위험해 보이는 건 오늘 밤에 써버리려고 했는데... 각오를 마친 두 사람의 몸으로 일단 실험하도록 할까.”
“얼마든지 쓰그래이. 다만, 대장은....”
“잠시만요! 그러면 약속이랑 달... 흐윽....”
“알겠어, 알겠어. 야, 도로시. 준비한 건 24가지 종류 맞지? 딱 절반절반 나눠서 쓰는 건?”
“같은 종류지만 배합이 살짝 다른 게 7종류야. 실질적으로는 17가지 종류지만... 좋아, 일단 가능한 반반으로.”
도로시가 수긍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을 끝으로, 라헤와 체크는 각각 다른 방으로 끌려갔다.
* * *
“일단 네 몸 상태부터 확인할까.”
라헤는 도로시가, 체크는 13호가 각각 데리고 갔다. 이 시술은 막해도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3호는 일단 실험을 할 수 있을 만큼 체크를 준비시키도록 했다.
도로시는 푹신한 시트가 깔려진 침대 같은 실험대 위에 라헤를 눕혀놓고, 사지를 X자로 구속했다. 그리고는 머리 근처에 X레이 영사기 같은 물체를 가까이 가져왔다.
“뇌파 측정기야. 머리에 전극 같은 걸 꽂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말 뿐인데도 몸이 부르르 떨릴 것 같았다.
“...개조라고 했는데, 제게 뭘하려는 건가요.”
“세뇌라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거든. 아무리 명령을 줘도 네가 알지 못하는 감각까지 느끼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네게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준다고 할까... 나중에 네가 굴복했을 때, 세뇌의 폭이 넓어지도록 교육해준다고 할까. 일단 이거 입에 물도록 해.”
“읍....”
도로시는 그렇게 말하며 라헤의 입에 기다란 무언가를 밀어넣었다. 딜도 같은 모양새의 막대는 뇌파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기기라고 한다. 이어서 정확하 측정을 위해 시각적인 요소를 차단한다며 그녀의 눈에 안대를 씌웠다.
도로시는 먼저 라헤의 가슴을 가볍게 주물렀다. 탄력을 시험하듯 손에 힘을 세게 줬다 약하게 줬다 조절하며 만져보다가, 모든 방향에서 눌러보거나 하며 라헤의 가슴을 확인했다.
“읍... 읍....”
“흐응. 가슴에서 느끼는 감도는 이 정도인가... 꽤나 잘 느끼고 있구나?”
유륜과 유두까지 빠짐없이, 다양한 버라이에이션을 넣어가며 자극하면서, 도로시는 무심하게 라헤의 뇌파가 나오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괴롭히는 듯한 손놀림으로 굳이 유두를 한 번 더 꼬집자, 라헤가 몸을 움찔 떨며 신음을 흘렸다.
도로시는 이어서 라헤의 몸 이곳저곳을 만져가며 꼼꼼하고 세심하게 체크해나가기 시작했다. 겨드랑이나 배, 목이나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각 부위별로 어떻게 느끼는지, 뇌파를 비교해가며 라헤의 성감 데이터를 뽑아냈다.
특히 보지와 클리토리스는 신경써서 확인했는데, 무슨 생각인지 혀를 질 안 쪽에 집어넣어 보였다.
“......이런 느낌이구나.”
그것도 아주 잠깐 뿐, 도로시는 금방 혀를 빼내고 라헤의 클리토리스며 요도, 항문까지 확인해나갔다.
흐웁... 웁...
도로시가 몸에 손댈 때마다 시각이 차단 되어 더욱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라헤는 계속해서 희미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도로시의 손길도, 시선도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흥미는 있어보였지만 딱히 분노나 쾌락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차가운 과학자로서의 눈으로 라헤를 봤고, 실험체를 다루듯 다룰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라헤의 입에 물려 있던 막대가 위로 들렸다. 턱이 살짝 얼얼했다.
“좋아. 데이터는 다 뽑았어.”
“흐아....... 끄, 끝난 건가요.”
“그렇지. 나머지는 네 손으로 직접 해줘야 되니까.”
도로시가 라헤 사지의 구속을 풀어주었다. 라헤는 손목을 붙잡고 빙글빙글 돌리며 수갑으로 묶였던 부분의 멍을 풀어주었다.
도로시는 곧바로 약의 배합에 들어가는지, 라헤에게서 등을 돌리고 알 수 없는 액체를 하나로 모으거나 휘젓거나 하고 있었다.
아무리 능력이 억제되어 있다곤 해도 자신은 적의 수괴인데, 저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 걸까?
“쓸데 없는 짓 할 생각은 하지 마. 나한테 위해를 가하려 한다면 내 파수 프로그램이 끔찍한 꼴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과연. 그래서 저렇게 무방비하게....
라헤는 실험대 위에 다소곳하게 걸터앉았다.
“도로시는 제가 밉나요? 그... 당신의 보스를 잡아갔던 적이니까?”
“딱히.”
즉답이었다.
“보스나 13호가 죽었다면 미워하는 것도 생각해 볼텐데, 다 멀쩡하게 살아있으니까. 그 남자의 뻔뻔한 얼굴을 보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
“그래서 딱히 미워한다거나 하는 수준 떨어지는 감정은 없어. 그래도 안 쪽에 뭔가 부글부글한 게 남으니까, 복수는 해주려고 해.”
도로시는 완성된 약품을 가느다란 침 끝에 묻히고, 그대로 라헤의 손에 들려 주었다.
“유두에 찔러.”
“......진짜로?”
“그럼 농담하는 것 같아?”
도로시는 라헤가 보기 쉽도록 커다란 거울까지 앞에 세워주었다.
'아플 것 같아....'
라헤는 울상을 지은 채 손에 들린 대침을 내려보았다. 그녀는 주사라던가 침 같은 종류는 무서워서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있는 실험실에 13호가 찾아온 것은 조금 후의 일이었다.
* * *
“호오?”
“뭐야, 왜 왔어? 그 여자는?”
“네가 말한대로 세팅해놨어. 그보다... 절경인데.”
라헤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허벅지를 오므리고 양 팔로 가슴을 가리려 했다. 하지만 유두에 꽂힌 침 때문에 제대로 가릴 수가 없었다. 결국엔 엉거주춤하게, 잘 보라는 듯 두 팔로 가슴을 아래에서 밀어올리는 듯한 형태가 되어버렸다.
그 모습을 13호는 히죽이죽 웃으며 바라보았다.
“얼마나 했어?”
“11가지.”
도로시는 짧게 대답했다.
“일단 네 희망대로 감도를 높이는 방향을 우선해서 해봤어. 그런데 정신계 약물은 먹히지 않더라. 이것도 가호 때문인 것 같아. 라헤 손으로 직접 복용시켰는데도... 흠, 어떤 원리려나. 연구해보고 싶네. 그 외에는 겨드랑이, 배, 팔꿈치나 허벅지, 종아리까지... 전신을 성감대로 만든 데다 감도도 높여놨어. 그대로도 꽤 괜찮은 육체였지만, 내 취향대로 감촉도 조금 바꿔봤고. 어딜 만지든 야들야들해서 만지기 좋을 걸? 그 외에는....”
그 뒤로 도로시가 하나하나 설명을 이어갈 때마다, 라헤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건?”
13호는 라헤의 유두에 꽂힌 대침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하윽... 라헤가 고통과 쾌락이 담긴 신음을 흘렸다.
으읏... 하으....
13호의 손가락에 튕긴 대침은 라헤의 유두에 꽂힌 채 우우웅- 진동해, 계속되는 자극을 전해주었다.
“슬슬 시간이 됐을 텐데. 뽑아봐. 안에서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무섭잖아.”
얼굴을 찡그리는 라헤를 달래면서, 13호가 양 쪽의 대침을 천천히 뽑아갔다. 묘한 액기스가 묻어나는 대침을 살살 뽑아내니, 퓨웃- 하고 흰 액체가 라헤의 유두 끝에서 물총처럼 뿜어져나왔다.
“이, 이게 무슨... 흐아아읏...?!”
라헤가 유방을 붙들고 당황했지만, 유두 끝에서 나오는 액체는 봇물이 터진 듯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오오오.......”
“신경을 자극해서 모유가 나오도록 조절한 거야. 임신한 건 아니니 안심하도록 해. 그 외에도 조금 전에 모유촉진제도 먹였으니까... 모유가 나오기에 최적화 된 몸이 된 거지. 유두 감도도 조절해놨으니 모유가 나올 때마다 사정하는 거 이상으로 기분 좋아질 거야.”
13호는 라헤의 유방에 달라붙어 그녀의 모유를 탐욕스럽게 빨아 마셨다. 라헤의 가슴에서 나오는 모유에서는 고소하고 단맛이 났다.
츄웁... 쭙....
“으읏... 하으...”
“그 외에도 질이랑 음순, 클리토리스랑 요도까지 개발해놨어. 오줌 누면서 가버릴 거 상상하니 웃긴데.”
“나, 나쁜 놈들......!”
“어라, 이제 알았어? 나쁜 놈들이니까 빌런이라고 불리는 거야, 대장 나리. 13호 저 놈이 특별히 물러터진 거지, 나는 진짜로 나쁜 년이거든. 네 몸을 마구 주물러도 아무런 죄책감도 안 들어. 잘못 걸렸다고 생각하도록 해.”
“내가 물러터졌나....”
“상한 귤보다도 물러터졌어, 넌. 이대로 난 체크를 좀 손보고 올 테니까 너는 대장 나리 상태나 확인하지 그래? 조금만 만져봐도 환장할 걸?”
도로시는 놀리듯 음침하게 웃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실험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 손봐지게 될 체크가 불쌍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어때, 기분은?”
“최악입니다... 하지만... 이런 거 부하들이 당하지 않게 되어서, 차라리 저라서 다행입니다.”
“눈물 나는 상사구만. 부하들은 행복하겠어.”
13호는 무방비하게 앉아있는 라헤의 유방을 주물주물 주물렀다. 아무래도 모유가 나오는 현상이 신기한 것 같은지, 어딜 어떻게 주물러야 모유가 많이 나오는지 확인하듯 천천히 감상했다.
“...이제, 사흘만 더 버티면... 부하들은 풀어주는 거겠죠...?”
“글쎄. 어떨까.”
“......! 당신이!”
“워, 잠깐만. 화내지 말고. 알았어. 알았다고. 약속대로 할 거야.”
들고 일어서려는 라헤를 13호는 꽉 붙들어 앉혔다. 그리고는 그녀의 목덜미를 할짝 핥아주었다.
“그렇지만 일단 그런 말은 이기고 나서나 하라구. 지금대로면 이틀도 못 버티고 굴복할 것 같으니.... 언제 굴복하든 나야 상관 없지만.”
“이 정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대장이니까요... 이 정도쯤은, 아무 것도.”
라헤는 울상을 지었지만, 금세 고개를 붕붕 저으며 떨쳐버렸다.
“잊지 마세요. 정의는... 히어로는, 빌런 따위에게 지지 않습니다.”
노려보는 흔들림 없는 라헤의 눈에, 13호는 쿡쿡 웃고는 라헤의 머리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원래 심겨져 있던 암시에 더해 도로시의 개조까지 있어서, 라헤는 단지 입을 맞춘 것 만으로 아래가 젖어오는 걸 느꼈다.
13호의 손이 그녀의 보지를 비비고, 음핵의 껍질을 벗겨 자극하자 라헤는 “흐읏...!”하고 신음소리를 흘렸다.
“뭔가, 평소와 감촉이 전혀 다른데... 개조 덕분인가....”
13호는 그 외에도 확인하듯 라헤의 몸 이곳저곳을 만졌다. 본래도 나쁜 감촉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온 몸 어디를 만지든 어쩐지 빨려들어갈 것 같은 부드러움이라고 할까, 도로시의 표현대로라면 야들야들함이 있어서 끌어안는 것만으로 사정해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기분 좋은 감촉이었다.
흐읏... 아읏...
13호가 감탄하며 그녀의 몸을 만지작거릴수록, 그 모든 부위가 성감대로서 개발되어버린 라헤는 아슬아슬한 절정의 경계에서 몸부림쳤다. 결국에는 배를 가볍게 만졌을 뿐인데, 꼴사납게 조수를 뿌리며 가버렸다.
“아, 앗......!? 어, 째서.......!”
그러나 조수를 뿜으며 요도에 자극이 오자, 그것만으로 또다시 가버릴 뻔한 라헤는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 모습을 재밌다는 듯 지켜보던 13호는 그녀의 유두를 가볍게 꼬집었다.
“아, 안 돼요... 흐아앙.......”
그러자 모유가 나오며, 결국 라헤는 다시 한번 허리를 휘며 가버렸다.
자신의 품에 안긴 채 헉, 헉, 허덕이며 몸을 떠는 라헤의 모습을, 13호는 만족스럽게 내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