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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3화 〉#27 최강의 마녀는 악에게 굴복했습니다(4) (133/271)



〈 133화 〉#27 최강의 마녀는 악에게 굴복했습니다(4)

“자, 아라 양... 이렇게 말해보도록 할까요.”

“싫어... 싫어요....”

참모가 클럽의 귀에 대고 뭔가 속삭이자, 클럽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집요하게 귓불을 깨물거나 조신한 젖꼭지를 괴롭히거나 하며 설득하자, 클럽은 또륵 또륵 눈물을 흘리면서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대...장...... 구, 구해... 줘요, 대장.......”

“그 정도 목소리로는 대장님께서도 힘을 낼 수 없을 거예요, 아라 양.”

“흐윽...?! 큭... 대, 대장.... 구, 해, 주세요... 대장.......”

도움을 청하는 말에, 라헤의 눈에 안타까움의 빛이 서렸다.


“으, 아아아아아아......!”

라헤가 몸을 뒤틀어 구속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몸부림쳤지만, 평범한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었던 무력감에,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다.


“자자, 진정해, 라헤.”

“13호... 13호.......!”

“그렇게 부르지 않아도 옆에 있어줄 테니까. 응?”


날뛰는 라헤의 몸을 끌어안은 13호가 그녀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나도 이렇게 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 그치만 네가 칠칠치 못하게 절정해버려서 그런 거 아냐. 오늘 하루 절정횟수 합계 27번... 그 숫자만큼  부하를 절정시켜 줄테니까, 잘 지켜보라고, 대장님.”


이어서 라헤에게서 몸을 뗀 13호도 클럽에게 다가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참모와 함께 양 옆에서 그 조신한 가슴이며 유두를 핥거나 빨고, 바이브레이터며 로터를 가져다 대서 절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구속구를 벗겨버리고 입이며 질, 항문까지 온갖 방식으로 범하며 농락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굴욕과 수치, 눈물로 젖어있던 클럽의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의 기쁨에 중독되어버린 암캐의 표정으로 변해갔다.


“앗, 핫, 앗, 가요, 가버려요♥!!!”


기쁨에 젖어 크게 외치거나, 참모와 13호의 물건을 입이나 손으로 정성들여 봉사하는 모습을, 라헤는 하복부에서 질금질금 올라오는 쾌감을 견디면서도 끝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눈을 돌리려고 하면, 내일은 더 심한 체벌을 준비하겠다고 13호가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라헤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눈물 젖은 눈으로 자신의 부하를, 그런 부하를 범하는 두 사람을 죽일  노려보았다.


“하아, 하아... 하읏......!”

13호는 클럽의 꿀단지에 손가락을 찔러넣고, 질 안을 가볍게 후볐다. 손가락을 빼내자, 투명한 애액이 실처럼 이어졌다. 클럽은 부끄럽다는 듯, 눈물이 맺힌 눈을 꼭 감고 고개를 돌렸다.


“네 부하의 맛이야. 맛 봐두라구? 대장이 음란하니까 부하들도 음란하구만.”

“누가 음... 읍...!”

13호가 들이민 손가락이 뭔가 말하려던 라헤의  안에 들어왔다.

“빨아.”


누가, 이런 걸...!


그러나 그런 그녀의 의지와는 반대로, 라헤는 13호의 말대로 순순히 입과 혀를 이용해  손가락을 쪽쪽 빨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이 남자의 말을 거부할 수가 없다.... 세뇌는... 효과가 없을 테니 아닐 텐데....

‘아니면...  쪽이 문제가 생겼거나...’

혹시나 자신의 마음이 13호에게 차츰 굴복하기 시작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천칭자리’의 수호가 약해질 수도 있다.

‘아니야. 아냐... 아직, 지지 않았어... 지면 안 돼...’


자신이 꺾여버리면, 7번대는 끝장이다.


어떤 고문을 받고 치욕을 받더라도... 버텨야만한다....


결의하는 라헤의 입에서, 13호가 손가락을 빼내고 그녀의 유방을 주물렀다. 그리고는 그 귓가에 대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라헤. 전부 네가 포기하면  일이야. 응? ‘정의를 포기하고 13호님의 암캐가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면 돼. ‘정의’를 포기하면 돼. 영원히 쾌락을 구하며 살겠다고 하면 돼. 그것도 아니면 ‘제 칠칠맞은 보지를 13호님께서 영원히 괴롭혀주세요’... 같은 말도 좋은데. 어느 게 좋아?”

“닥치... 흐읏... 세요...! 정의는... 절대로 빌런 따위에게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풀어진 얼굴로 말해도 하나도 안 무서운 걸. 응? 그렇지? ‘귀여운’ 라헤.”


“잠――읏?! 아, 아아아아아아앗...?!!”


암시대로, 귀엽다는 말에 가드가 열려버린 라헤의 안에, 그녀에게 꽂혀 부우우웅- 진동하는 딜도의 쾌감이 폭주하듯 밀려들어왔다.

“아, 안 돼요, 안 돼.......읏, 아아아아아!!!!!”


라헤의 허리가 뭍에 던져진 생선처럼 크게 퍼득이고, 아래에서는 애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그녀의 팬티며 허벅지를 흠뻑 적시며 흘러내렸다.

“라헤... 대.... 장....”

그런 모습을, 클럽은 안타까워하면서, 또한 밀려 들어오는 쾌락에 기뻐하면서 그 새카만 두 눈에 담고 있었다.

* * *



그 뒤로 클럽이 페널티 수만큼 절정할 때까지 라헤를 괴롭히고, 마지막에는 쫄깃하게 준비된 보지에 한 번, 항문에  번, 입에 한 번씩 각각 사정해주고 난 뒤 나는 고문실 밖으로 나왔다. 라헤는 지쳐서 잠든 상태라, 조금 후에 스페이드를 시켜 회수해 갈 것이다.

“Fuck... 대장의 앞에서 뭐하는 짓인가요 이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앗........!”

고문실 앞 복도  편에서는, 참모가 클럽의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린 채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하고 있고, 클럽은 그런 참모의 머리 위를 용서 없이 자근자근 짓밟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쟤네는.


“Fuck. 명령이니까 들어드렸지만 말이죠. 어쨌든 당신 같은 인간이라도 주인님이니까. 퉷.”


“아아, 아라 양.  침을 부디 제게 뱉어주셨으면....”

“얼굴 들지 마세요, 더러우니까.”


“그렇게 할게요. 네.”

“.......저기, 둘 다 뭐하는 거야?”

“아, 13호님.”

클럽이 나를 알아채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라헤 대장님은요?”

“안에, 잠들었어. 스페이드한테 시켜서 방으로 데려갈 거야. ...그런데 너흰 뭐하냐?”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아니에요. 참모님이 시켜서 하는 거예요.”

클럽이 턱짓으로 참모를 가리켰다.


“13호님! 들어주십시오! 아라 양의 발은... 놀랍도록 기분이 좋습니다!”

“.......”

“Fuck! 13호님! 왜 제 발밑에 머리를 들이미는 건가요?! 하지마세요! 아, 그치만 밟아주고 싶기도하고... 원한은 없지만....”


클럽은 앞에 나란히 조아린 내 머리와 참모의 머리를 번갈아가며 꾹꾹 밟아주었다.


“후, 후후... 패배한 종자들을 밟는 기분이라... 뭔가 오싹오싹해요....”


아아, 확실히... 뭔가 심묘한 기분이 드네. 나는 참모 같은 변태는 아닐 텐데....

“안심하십시오, 13호님. 이건 제가 변태여서 그런 게 아니니까요.”

참모는 여전히 엎드린 채 말했다.

“전 대장님 앞에서 꽁꽁 묶은 채로 고문하는 것도 그렇고, 그런 연기를 시킨 것도 그렇고 죄송할 따름이라서요. 그녀의 스트레스 발산 및 혹시라도 세뇌가 풀릴 위험성을 배제하는 멘탈 케어 측면에서 꼭 필요한 일환이었습니다.”


“Fuck... 저는 괜찮다고 했는데. 끝까지 우기잖아요. 밟아주지 않으면 혀를 깨물겠다던가....”

클럽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저는 뼛속까지 참모님과 13호님의 노예이고 수족이니까요. 전 대장 앞에서 그런 꼴을 보인 건 수치스럽고 힘든 마음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명령을 따르는 게 기뻐요.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 것치곤 참모를 욕하면서 되게 즐거워보이던데.”


“엣, 헤헤헤... 뭔가, 발 아래로 짓밟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하게 즐거워져서... 헤헤헤헤.”

클럽은 바보처럼 풀어진 웃음을 흘렸다.

이 여자의 원래 성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가는 반응은 아니지.

나와 참모에게 패배선언을 하고, 이어서 도로시에 의한 공정까지 마친 클럽의 세뇌 상태는 상당히 우수했다. 그녀의 본래 인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비스】의 멤버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거기에 조금만 쾌락을 주면 금방 암캐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라헤도 세뇌에 관한 것은 알고 있겠지만, 이만큼이나 변해버린 자신의 부하를  눈으로 보면 어떻게 될까.


‘공략하는 데 써먹어 볼까....’


어쨌든 손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니 유쾌한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자, 다음은 또 어떤 방식으로 라헤를 괴롭혀볼까....


* * *

‘......갔나요.’

잠든 척 하고 있던 라헤는 비치된 매트리스 위에 누운  생각에 잠겼다. 조금 후면 스페이드가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 올 거라고 했다. 이대로 쉬게 해주는 거려나....

13호라던가 참모는 열받는 놈들이지만, 확실히 물렀다. 포로로 잡힌 적을 이렇게 방치해두는 것도 물렀다. 정신이 망가질 때까지 하루 종일 24시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꼬박꼬박 해주는 밥은 영양소를 고려한데다 맛있고, 언젠가 지쳐서 계단에서 넘어지려고 했을 때는 혼비백산해서 붙잡아주고, 다친데는 없는지 확인하고....

“......이러니까 진짜 히어로들이 나쁜 거 같잖아요.”


뭔가 맥이 빠져서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역시 부하를 눈앞에서 능욕한 건 악취미로 밖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금이야 조금 지치고 기운이 빠져서 기분이 가라앉아있지만, 조금 전의 일을 떠올리기만 해도 치가 떨려왔다.


죽인다.

13호,  녀석은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살아있는 걸 후회할 정도로 고통을 주고 괴롭혀주고 말겠다.

“감히  부하를....... 아야야....”


한계까지 혹사당한 보지며 유두가 욱신거려서, 라헤는 가볍게 얼굴을 찡그렸다.


며칠 동안, 거기다 오늘은 특별히 장시간 당했으니 아플 만도 하다. 내내 박혀있던 딜도도 여기저기 돌기가 나있어서 흉악한 놈이었고.

‘이 정도 통증은 마력만 있으면 금방 낫는데요....’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쩐지 사아아아-하는 기분이 들며 음부에 따스한 열이 모였다. 익숙한 감각... 마력이 모여드는 감각이었다.


“에?”


슬쩍 치마를 들추고 아래를 확인해보니, 보지가 신품이 된 것처럼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다.


통증은 없다. 만져보니 음렬은 말랑말랑하고 탄력있게 닫혀있고, 안쪽을 슬쩍 쓸어보니 아직 남아있던 애액이 묻어나왔다.

잘은 모르겠지만 회복된 모양이다. 눈 앞에 뭔가가 날아들면 반사적으로 눈을 감는 것처럼, 통증을 깨닫고 나니 몸 안의 마력이 알아서 반응해 회복한 모양이다. ‘천칭자리’의 수호를 받으니 자잘한 상처 정도야 금방 낫는다.


하지만, 지금은 능력은 제한되어 있을 텐데...?

‘......혹시?’


능력을 제한하는 목걸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런 대단한 기술이 정말로 있는 걸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나니 의심이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단지 라헤의 능력은 구속구로 봉할  없었던 것 뿐이지만, 과정이야 어쨌든 라헤는 차츰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실 이 구속구는 가짜가 아닐까?’ 라는.


아니, 그렇지만 그러면 지금 능력을 사용할  없는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데....

‘왤까?’


본래라면 로아의 암시로 목걸이의 기능을 의심하지 않도록 세뇌된 라헤였지만, 사용될  없었던 능력이 사용되었다는, 암시와는 상반된 사태를 눈앞에서 경험하고 나니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빠득, 하고 안에서 무언가가 금이 가는 기분이 들었다. 암시가 풀리기 시작한 전조라는 것을, 라헤는 깨닫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방해하듯, 끼이익-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스페이드였다.

“라헤 대장... 괜찮으신가요....”


“스페이드. ...괜찮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스페이드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스페이드도 13호에게 세뇌된 모양이었지만, 기본적인 인격은 그대로인 모양이었다. 다른 부하들도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들의 본질은 바뀌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부분에서 13호 등을 적이라 여기지 못하는... 그런 비슷한 느낌인  같았다. 라헤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대장인 자신이 이렇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는 거겠지. 그러면서도 구해줄 수 없는 것도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저는 괜찮아요, 스페이드. 부하들을 위해, 이 정도는 문제 없습니다.”


“그치만... 어젯밤에, 저도 클럽도... 의식이 없는 채였다곤 해도 그런 짓을....”


어젯밤에는 완전히 ‘인형’ 상태가  스페이드며 클럽, 코코와 체크에게 밤늦은 시간까지 능욕당했었다.

사지를 구속된 채로, 온갖 도구며 손길에 민감한 몸을 애무당하니, 결국 견디지 못하고 목이 쉴 정도로 교성을 지르며 밀려들어오는 폭력적인 쾌락을 견뎌야만 했다.

어제의 일을 생각하면, 부하들의 앞에서, 부하들의 손에 그렇게 되었다는 게 민망한 기분은 들었지만... 이것도 어쩔  없다.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 고개를 들어주세요, 스페이드. 대장이란 사람은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대장....”


스페이드가 감격한 얼굴로 라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라헤의 허벅지를 붙잡고 양쪽으로 벌렸다.

“......스페이드?”

“그게... 13호가... 명령을 추가해서... 죄송해요....”

스페이드는 라헤의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밀어넣고, 라헤의 음렬을 혀로 비집어 열고 핥기 시작했다.


“자, 잠시만...?! 햐으으윽...?!”

스페이드의 분홍빛 혀가, 라헤의  내로 들어왔다. 조금 가라앉았다 생각했던 몸이지만, 부하의 손에 이렇게 당한다고 하는 것이, 부하의 혀로 느껴버린다는 배덕감이 그녀의 몸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어주었다.

스페이드는 라헤의 질이며 요도, 음핵까지 꼼꼼하게 핥고 빨며 라헤를 자극해나갔다. 거절하려고 라헤도 팔을 내밀어 스페이드를 밀어내려 했지만, 능력을 사용하지 않은 데다 느껴버리고 있는 몸으로는 그조차도  수 없었다.

스페이드는 괴로워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차츰 표정이 풀어져서, 라헤의 음란한 향기에 취한 듯 스스로의 손으로 본인의 음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부지런히 혀를 놀려 라헤를 자극하기도 했다.

‘어쩌지... 대장 앞인데... 나... 몸이 이상해....’


13호의 명령으로 라헤를 자극하는  뿐인데도, 고작해야 이 정도만으로 달아오르는 자신의 몸에 스페이드 또한 당황하고 있었다. 스스로의 몸에 어디를 어떻게 자극해야 어떤 느낌이 나는지, 이제는 너무나 잘 알게 되었다. 전부 13호의 개발과 교육의 결과였다.

로아에게 당했던 경험도 있어, 여자의 몸이 어딜 어떻게 느끼는지, 스페이드는 이제는 너무나  알 것 같았다. 그런 경험과 지식을 살려, 그대로 라헤의 몸을 자극해나가기 시작한다.

“라헤 대장... 죄송합니다... 그치만... 기분 좋은 거, 더... 해요....”

“스페이드...!”

스페이드는 멍한 머리로 라헤를 덮쳐, 라헤를, 그리고 본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음란하게 몸을 붙여갔다.


* * *

“어제는 정말....”


아침이 되고, 라헤는 평소대로 자신의 방에서 일과를 준비했다.


스페이드와는 나란히 절정을 맞이한 후에야 기지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성욕을 주체 못했던 자신의 모습에 스페이드는 상당히 풀이 죽은 것처럼 보였다.

‘나쁜 건 그녀가 아니고, 13호일 뿐인데요.’


오늘 입는 속옷은 차분한 회색. 그 위로 늘 입던 대장의 상징인 흰 제복과 스커트를 걸치고 방 밖으로 나왔다.

이제 13호가 제시한 일주일까지 오늘을 포함해 나흘이 남았다.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  있겠지만, 과연 13호가  기간을 제대로 지켜줄지 모른다는 게 역시 불안했다.

어차피 적은 거짓말이 일상인 빌런.  그대로 거짓말이라는 것이 팔다리를 가지고 히죽이죽 웃는 것과 다름 없는 존재인 13호가 하는 말이니, 순순히 믿어주는  바보 같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답은 정해져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는 수 밖에 없다.


‘일단은 의지가 꺾이지 않을 것. 둘째는 능력을 되찾을 것.’


어제 몸이 멋대로 회복능력을 썼던 일을 잘 분석해보면, 어쩌면 다시 능력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굳이 능력을 쓰지 않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13호를 협박하는 수도 있다. 칼을 들이댄다던가 하면 아무리 13호라도....

‘아니, 그러면 오히려 부하들을 인질로 잡으려들까... 잘 모르겠네....’

라헤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섰다.

그러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인물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여어, 라헤. 좋은 아침. 어제는 덕분에 즐거웠어.”

“......13호. 아침부터 그 낯짝을 보니 기분이 더럽네요.”

“신랄한걸. 슬퍼지겠어.”


13호는 전혀 슬퍼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라헤에게 무언가를 들이밀었다. 앞치마였다.


“부하들을 인질로 잡으니 무슨 명령이든 들어주는 지금,  대장님이 손수하는 요리나 얻어먹어볼까 해서.”


“......제가, 당신에게? 말이 되나고 생각하나요?”

“말이 안 되나? 그럼 오늘은 네 부하한테 무슨 심한짓을 해주면 되려나.... 정말이지, 고문 내용 생각하는 것도 일이라니까?”


라헤의 눈썹이 꿈틀 움찍였다.

“......알았어요. 해주면 될  아닌가요.”

“그래. 네 부하들은 늦게  거니까 느긋하게 해줘.”


라헤는 13호의 손에서 앞치마를 뺏어 들었다.

“잠시만, 옷을  갈아입고 올게요.”

아침으로 적당히 식빵 한조각과 사과 한 알 정도 먹으려고 했던 것 뿐이라 요리 같은 건 할 생각이 없었다. 전투복을 입고 아침밥을 하는 건 좀 그랬다.

“아니, 그럴 필요 없는데.”

“네? 아무리 그래도 전투복 차림으로 요리를 하는 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앞치마 줬잖아.”

“아니, 그래도....”

순간 라헤는 13호의 능글능글한 얼굴이 시야에 넣고, 그제서야 그 의도를 눈치챘다.

“벗어, 라헤.”


정말이지, 죽여버릴 거야, 이 남자.





“역시 대장님. 지금 당장  새색시로 들어와주라.”


“......개소리 말고, 사진도 그만 찍으시죠...!”

얼마 후, 라헤는 입고 있던 옷을, 속옷까지도 전부 벗어버리고 앞치마 하나만을 한 채, 주방 앞에서 수치심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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