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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8화 〉#24 마왕은 추락한 빌런을 유혹한다(3) (118/271)



〈 118화 〉#24 마왕은 추락한 빌런을 유혹한다(3)

짜악-!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

“하이고~ 이렇게까지 하는 데도 반응이 없다니... 역시 거유는 대단하슈~.”

 똘마니 페이스였던 【시궁쥐】의 오른팔 멤버 제이는 얼얼한 손바닥을 휘휘 휘저으며 감탄하듯 말했다. 그런 그녀의 눈앞에는 메르가 새빨갛게 부은 뺨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호텔의 지하에는 여러 가지 용도를 위한 방들이 잔뜩 있었다.  중 하나의 방에, 메르는 푹신한 의자 위에 팔다리를 묶인  앉혀져 있었다. 가슴에는 로터가 부착되어 있고, 사타구니에는 팬티를 젖히고 전동 딜도가 꽂혀져있다. 옆에 세워진 수액팩에서 그녀의 팔뚝 부근에 이어진 관으로, 묘한 색의 액체가 천천히 흘러들어간다.


“메르 대장은 여전히 그 상태인가요?”


“애플 님. 그렇슈. 꿈쩍도 안하슈.”

제이가 옆으로 비키며, 메르의 턱을 억지로 들어보였다.

반쯤 감긴 메르의 눈은 공허했고, 빛이 없다. 입이 살짝 벌어진 채 다물려 하지도 않았고, 눈조차 깜빡이는지 모르겠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인형 같이....


부우우웅- 바이브레이터와 로터가 진동해도, 그녀에게선 조금의 반응도 없었다.


“역시 대장 클래스라는 걸까요... 스스로 정신을 가두어 버린다니, 정말이지 놀랍다고 밖에는.”

메르 또한 사전에 전해들은 정보로 애플이 세뇌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혹시나, 정말 만에 하나 그녀가 잡혀버렸을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미리 각오하고 준비해둔 대로  것이다.


정신을 안쪽 깊숙한 곳에 가두어, 세뇌로부터 자신을 지킨다.


다른 히어로라면 몰라도, 대장급인 그녀가 애플의 수족이 되어버린다면 일이 상당히 커진다. 그러니 붙잡히더라도 세뇌만큼은 당하지 않도록 이렇게 조치한 것이다.

‘설마하니 평생 이 상태는 아닐테고. 그렇다면 정신을 깨울 열쇠가 있거나... 혹은 시간이 흐르면 알아서 깨어나는 타입이려나요.’

일단 메르의 정신은 안쪽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는 상태다. 육체의 시간이 동결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애플은 부하들에게 지시해 딜도나 로터 등을 부착시켜두었고, 미약을 섞은 영양액을 천천히 주입시키게 되었다.

정신이 없는 사이, 적어도 몸만이라도 조교해두기 위해, 그리고 가능하다면 성감이 스위치가 되어 잠들어있는 정신이 깨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장급을 다루지 못하면 이후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

지금 시점에서, 이 호텔에 온 7번대만이 아닌, 각지의 더미 아지트를 습격한 다른 히어로 지부들도 거의 괴멸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히어로 부대는 S급이 없어 대장석이 비어있는 얄팍한 부대다. S급은 그만큼 희귀하다.

그래도 겨우겨우 붙잡은 그 외의 대장들은  지부에 약품을 써 기절시켜놓은 상태... 이곳으로 직접 이송시킬 수도 있겠지만, 일단 안전을 위해 각지에서 기절시킨 채로 연금하도록 지시했다.


대장급은 말 그대로 폭탄과도 같다.

저주로 약체화 시켜놓은 대장들이지만, 삐끗하면...  앞의 메르도 한 번 마음 먹으면 이 호텔 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취급에 조심을 해야한다.

일전에 스페이드나 다른 히어로들을 붙잡을 때 썼던, 마력을 빨아들이는 ‘벌레’를 이용해 마력을 전부 뽑아내는 것도 생각했지만,


‘역시 대장들은 상상 이상이야.’

대장들은 벌레들이 마력을 뽑아내는 것 이상의 속도로 마력이 새로이 차올랐다. 거기에 지나치게 순도 높은 마력에 견디지 못하고 벌레는 폭주해서 멋대로 죽어버리기도 했다.


결국 메르도 라헤도 ‘벌레’를 이용한 구속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메르야 어차피 스스로 의식을 끊었으니 이대로 두기로 했고, 라헤는 ‘빌런’으로서의 자신의 세뇌가 걸리지 않으니 약품을 써서 재워 놓았다.


‘정의’측에 있는 라헤는 ‘악’의 모든 공격, 독, 세뇌에 강한 내성이 있는 모양이다.


의료용 마취용액을 라헤가 독으로 인식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랬다면 마취제도 뭐고 소용 없었겠지.

“애플 님.  여자는....”


“아무래도 언제 정신을 차릴지 모르니까요. 상대할 수 있는 건 제이 당신 뿐일 테고. 그러니 계속 지켜봐주실래요?”

“물론이죠~♥ 이 가슴을 감상할 수만 있다면  달은 아무 것도  먹어도 살 수 있슈♥ 역시 애플님은 신이야!”

“후후, 기운이 넘쳐서 좋네요.”


기쁘게 대답하는 제이를 남겨두고, 애플은 방 밖으로 나왔다. 그럼 이제, 붙잡은 다른 히어로들도 깊이 세뇌를 해둬야되고, 각 아지트에 붙잡아 놓은 히어로들의 처우도 생각해야하고, 앞으로 있을 히어로 협회의 반격도 준비해야하고... 무엇보다 13호도 유혹해야한다.


“바쁘겠네요.”

바쁘긴 하지만 버티지 못할 건 아니다.


무엇보다, 각 히어로 지부에 정면에서 승부를 걸어도 될 정도로 수족이 잔뜩 생긴 지금 이것도 저것도 어려울 일은 없다.

애플은 바쁘다, 바빠, 라며 연신 반복하며 총총걸음으로 떠나갔다. 사랑하는 13호를 유혹할 시간을 내려면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끝내야한다.

‘어머나... 지금 이거, 자신을 기다리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잔업을 빨리 끝내려는 남편 같지 않았나요.’


그런 생각이 들자 음후후후, 하는 웃음이 절로 새어나왔다.

* * *

“참모, 참모. 응답하라.”

나는 멍하니 홀로 중얼거렸다. 이 방에는 나를 제외하면 인형처럼 멍하니 서있는 스페이드 뿐이다. 통신기도 없는데 이렇게 참모를 부르는 건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엄연히 능력을 이용한 교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몰라 비축해둔 클럽의 마력을 이용한 【감각동조】다.


조금 후에, 찌릿-하는 감각과 함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참모의 목소리였다.


「아아아앙♥ 좋아, 좋아혀어 코코님, 애플니이이이임. 이 천박한 숫퇘지를 하인으로 써주십시오오오오오오♥!」

머리가 지끈 아파오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녀석한테 기댈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내 처지가 한심해서 눈물날 것 같다.

아냐, 아니야. 그런 생각하지말자. 안쓰러운 부분은 있지만 소중한 부하잖아.


「히끅, 허억?! 거, 거길 그렇게 비비면... 오오, 자지, 자지가 터질  같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오, 씁...... 머리에 울리니까  닥쳐 봐!”

「헉......? 이 매도하는 매력적인 목소리... 13호님......? 13호님이십니까?! 괜찮으신가요?! 그 악마 같은 여자한테 더럽혀지시진 않았습니까?!」

놀랍게도 조금 전까지 쾌락에 젖어있던 마조 돼지가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 들려오는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지만, 절찬리 코코에게 조교를 당하는 중이라는 걸 감안하면 경이로운 정신력이라고 볼  있었다.


“일단 붙잡혀 버린  유감이다. 내 실책이야.”

「그런...! 이건 명백히 참모인 제 실수입니다! 13호님이 사과하시다니 그런 것 안 됩니다!」


“응.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긴 해. 역시 그렇지? 이런 거 생각하는 게 네 일이잖아.”

「앗, 아...... 그렇긴 하죠... 하아악... 13호님의 차가운 태도... 기뻐.......」

.......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 녀석이 망가지기 시작한 건.

원래는 단순히 여자만 좋아하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 당하는 데 눈을 뜬 건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아니, 이 녀석은 애초부터  쪽이었던 걸까. 잘 모르겠다.

나는 일단 대강의 상황을 참모에게 전달했다. 【감각동조】로 링크된 참모에게선 여전히 조교가 이어지는지 이따금 읏, 읏 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참모는 의연하게 내 말을 듣고 중간중간 알맞은 보충 설명을 끼워넣기도 했다.

나는 무의식중에 스페이드의 뺨을 쓰다듬었다.


석고인형처럼 미동도 않는 그녀의 모습에서 묘한 안타까움을 느꼈다.


대략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나자, 참모도 나도 잠시 침묵에 잠겼다.

먼저 침묵을 깬 건 내 쪽이다.

“그래서, 좋은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뭐라고 할까, 포도 차도 몽땅 잡힌 장기판 같은 상태다.

아직 아리아가 잡혔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애플의 말에 따르면 붙잡히기까지 금방일  같고, 참모가 붙잡혔다는 건 아지트의 위치가 알려졌다는 뜻이니 도로시도 잡혀들어올지 모른다.

애플이 얼마나 유능한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조금만이라도 덜 유능하길 바랄 뿐이다. 하루라도,  시간이라도  그들을 늦게 붙잡을 수 있도록.


「걱정마십시오, 13호님.」


그리고 귓가에, 참모의 그런 믿음직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정정. 미처 숨기지 못하는 하악거리는 쾌락에 가득 찬 허덕임이라던가 굉장할 정도로 미덥지 못했지만, 그래도 왠지 참모의 말엔 힘이 있었다.

「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어비스】의 책사이자 참모입니다. 동시에 보스와 13호님의 든든한 오른팔이죠. 이미 제가 상정한 무수한 책략 속에 이러한 경우의 수도 상정해 놓았습니다.」


허억거리면서도 거기에 프라이드를 느낀다는 듯 말투 구석구석에 단호한 의지가 엿보였다.


“든든하네. 그래서, 이 상황을 타개할 책략은 있어?”

「물론입니다. 대략, 300개 정도.」

“많네!”

그건 정말 기쁜 소식이다.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아무리 우수한 책략이 있어봐야, 실제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다르니까요. 정보 하나에, 사실 하나에 신의 한수와도 같은 책략도, 단숨에 길거리에 내던질 쓰레기로 변할  있으니까요.」


참모답지 않게 엄격하다.


「무엇보다 어떤 책략으로도 빠져나갈 수 없는 ‘최악의 경우의 수’도 있긴합니다만... 일단 그건 생략하겠습니다. 아니길  뿐이에요.」

참모가 쓸데없이 불길한 소릴 한다.


어쨌든 이미 진퇴양난, 사면초가의 절체절명 상황이다. 절반, 아니, 한 98%쯤 운에 의지하지 않으면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말해봐 참모. 네 책략이란 걸.”

「13호님은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는 상관이라,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참모는 느닷없는 고백과 함께,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책략을 전해주었다.

그런데 참모, 그런 말은 뭔가 플래그 같으니까 하지 말자.

불안한 마음을 품는 사이 참모는 책략을 전부 전해주었다.

나머진 내가 실행하면 될 뿐이다.

「아, 13호님.」

“응? 왜?”

「덧붙이자면, 저는 앞으로 1시간 정도면 쾌락에 굴복해 완전한 마조돼지로 떨어질 예정이니 그때는 부디 알아서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13호님을 믿습니다.」


“정신차려 참모! 비장한 목소리로 한심한 선언 하지 말라고! 좀만 더 힘을 내!”

「그건 무리... 으효오오오오♥ 거기, 거기 좋아효오오오오오오♥ 꿀꾸~~~~울♥」


 믿음직한 부하는 한심한 돼지 울음소리와 함께 연락이 끊겨버렸다.

하아... 쓸쓸하다... 그냥 나도 다 포기할까.......

* * *

“후후, 13호님. 그래서 뭔가 도망칠 책략은 열심히 짜셨나요?”

이 후에도, 애플은 정기적으로 내가 갇힌 방에 찾아왔다.

아니, 애초에 내가 갇힌 방이 아니라   자체가 애플의 방인 모양이었다. 그녀의 물건들도 이것저것 있었고, 잠도 이곳에서 자고....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애플은 틈이 나는 대로 이곳에서 나를 조교할 생각인  같았다.

애플은 내 팔을 등 뒤로 해서 묶은 후, 그대로 침대 위에 밀쳐 넘어뜨렸다.

어차피 바로 옆에 스페이드가 있는 터라 나는 그녀에게 반항할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구속하는 건 정신적인 구속의 의미가 강하겠지. 그것도 아니면 저항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고 즐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좋은 취미네!

어딘가의 한심한 빌런 씨랑 비슷한 취향 같아! 13호라고 있어!


“후후, 13호님, 오늘도 아기돼지 같아서 귀엽네요....”

“야, 내 탄탄한 몸이 어딜 봐서 돼지야?”


“벌써부터 이렇게 발기하는, 그 주체 못할 성욕이요♥.”

애플은  옷을 차례차례 벗기고, 그대로 침대 위에 엎어진 내 몸 위에 올라탔다.

애플 본인도 속옷 같은 레이스 슬릿만을 입은 상태라, 슬릿 사이로 빠져나온 살갗에 닿자, 전해지는 온기와 달콤한 향기에 내 물건에 더욱 더 단단하게 피가 몰렸다.


아니,  이전에.

나는 이미 애플을 본 시점에서 충분히 발기하고 있었다.


몸이 이상했다. 애플을 본 순간부터 심장이 주체못하게 뛰기 시작했었고, 열이 화륵 달아오르는 것도 느꼈다.

깨달았다. 내 몸에 애플의 조교 성과가 어렴풋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후후, 정말이지, 벌써부터 이렇게 단단하게 세우고...♥ 예의란 걸 모르는 걸까요, 이 아기돼지씨는.”

“............크윽...!”

“그럼, 오늘의 조교 시작할게요. 제게 푹 빠져 헤롱헤롱해지는 거예요, 돼지님...♥”

애플은 가터벨트에 이어진 스타킹에 감싸인 발로, 내 자지를 사이에 끼고 문지르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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