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24 마왕은 추락한 빌런을 유혹한다(2)
춥... 추릅......
애플의 다홍색 혀가 단단하게 발기한 페니스를 휘감았다. 혀가 지날때마다, 귀두 끝을 입으로 덥석 물 때마다 음란하고 추잡한 소리가 났다.
“응... 13호님... 벌써 견디기 힘들어보여요....”
“지금까지 상대한 여자가 얼만데. 이까짓 걸로....”
“그런가요? 이래도... 후읍....”
“아니,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엄청 기분 좋아요!”
귀두 바로 아래의 홈을 혀 끝으로 자극당하니, 나는 곧바로 항복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애플의 혀도, 입도, 극상의 명기와도 같이 자지를 휘감고 약점을 정확히 자극하고 있어서,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움찔움찔 견디지 못할 것만 같았다.
가능한 태연함을 가장하고 싶었지만, 견딜 수가 없다.
“후후, 귀여운 사람....”
애플이 반할 것만 같은 얼굴로, 봉사를 계속했다.
한껏 음탕하고 능숙하게 자지를 입에 물고 잔뜩 쾌감을 주더니, 별안간 자지를 입에서 빼내고 온 몸으로 달라붙어왔다.
여성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온몸에 느껴졌다. 배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닿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에 머리털이 곤두서는 걸 느꼈다.
“음...... 추릅....”
팔을 뒤로 해서 의자에 묶여 조금도 저항할 수 없는 몸을, 애플은 뜸을 들이듯 내 온 몸을 할짝할짝 핥으며 올라왔다. 내 가슴팍을 핥으며 가늘고 보드라운 손가락으로 목덜미를 흝자, 저도 모르게 “으읏....”하는 신음소리를 흘려버렸다.
온 몸에 닿는 그녀의 몸이 기분 좋다. 구석구석 성감대를 놓치지 않고 자극하는 봉사의 손길이 기분 좋다. 어느샌가 머리가 새하얘져, 하늘 위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애플의 봉사는 기분이 좋은데. 애플의 몸은, 부드러움은, 음탕한 육체의 탄력이 이렇게 기분 좋은데 핵심에 접근하지 않는 듯한 느낌에 묘한 답답함을 느꼈다.
‘애플 이 여자...!’
깨달았다.
이 여자가 지금 내게 애를 태우도록 강요하는 것을.
능숙한 입과 혀놀림으로 내 자지에 봉사한 것도, 단순한 맛보기로 내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뿐. 천장을 뚫는 기쁨을 바란다면 자신에게 애원해보라는, 그런 메시지가 그녀의 애무에서 느껴졌다.
애플의 손이 찬찬히 내 몸을 미끄러져 내려와, 그녀의 타액으로 젖은 내 자지를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13호님. 버릇 없이 이렇게나 커져서는... 그렇게 제 봉사가 좋으신가요.”
“으.......”
“제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주신다면, 이것보다 훨씬 좋은 것도 잔뜩, 잔뜩 해드릴텐데... 어떤가요, 바이올렛님을 버리고, 저를 따르지 않겠어요?”
“......하! 아직 한 번도 싸지 않았거든? 설마하니 이제와서 부끄럽다거나 한 거 아니지? 의외로 순진한 거 아냐, 너?”
“어머나어머나.”
“크훗?!”
애플의 손이 내 자지를 꽉 쥐고, 위아래로 크게 왕복시켰다.
“어쩜. 허세부리는 모습도 귀여우셔... 꿀꿀꿀꿀 우는 아기돼지 같아...♥”
위, 위험해!
위험한 여자라는 느낌이 찌릿! 하고 들었어 지금!
“어, 얼마 전까지 암퇘지처럼 나한테 조르던 여자가!”
“그때도 좋았죠. 13호님도 참모님도, 그 부드러운 손이... 후후, 세뇌한 적한테도 안절부절 못하고 신경 쓰는 게 보였다구요? 당장 깨질 것 같은 유리세공품마냥 배려하는 손길도 그렇고... 아아, 얼마나 유쾌했는지, 속으로 깔깔깔깔 웃어드렸다니까요? 순진한 도련님을 가르쳐드리는 누나가 된 느낌이라 재밌었어요.”
그랬던 거냐!
우리가 세뇌했다고 안심하고 있던 사이에 속으로 그렇게 비웃었던 거냐!
그보다 너 연하잖아! 굴욕이다... 나보다 어린 여자한테....
애플이 얼굴을 들어, 내 귓가에 숨을 훅, 불어넣었다.
“윽......!”
“13호님은 돼지가 어울려요. 저에게 꿀꿀꿀꿀 울면서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이 어울려요. 그렇지 않나요? 제 몸을 더... 맛보고 싶지 않으세요?”
“......기대해, 애플. 언젠가 다시 나한테 깔려서 앙앙 울게 해줄테니까.”
“어머나♥ 기세도 좋으셔라.”
애플은 가슴을 내게 비비듯 밀착시키며, 내 귓구멍에 혀를 쏘옥 집어넣었다.
“익...?!”
물기를 머금은 도톰한 혀가 움직이며, 찌걱, 하는 소리를 냈다. 혀 만으로 낸 그 습기 찬 소리가 귓구멍에 다이렉트로 울리자, 쾌감이 뇌까지 직접 타고 흘렀다.
뭐, 뭐야 이건?!
귓구멍 안에서, 혀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여――
“윽....”
거기에 박차를 가하듯, 애플의 손이 집요하게 자지를 매만지고, 비비고, 귀두를 콕콕 찌르거나 쓰다듬으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13호님... 당신은 정말 돼지가 어울려요. 13호님 안에 아직 남아있는 보잘 것 없는 프라이드도, 저를 거부하는 그 얄팍한 아집도... 전부, 전부 제가 날려드리죠.”
“그...만. 머리가... 울려....”
“당신의 구석구석까지 범해서... 음... 할짝... 돼지의 기쁨을 맛보게 해드리겠습니다... 후후......♥”
“크으... 크흑....”
애플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끈덕지게 혀로 내 귓구멍을 유린했다.
“후, 후후후... 13호님 자지가... 제 안에서 날뛰고 있네요... 돼지의 자지... 불끈거려서 기분 나빠...♥”
자지의 뿌리 끝을 핥으며, 애플이 내 귀두 끝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귀두 끝에서 흘러나오는 투명한 액을 손가락 끝으로 슬쩍 덜어내보기도 하고, 그대로 귀두 아래에 비비듯 문지르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얼굴의 애플이, 내 자지를 즐겁다는 듯 가지고 놀았다.
“쿠퍼액 흘리면서 부들거리고 있군요. 정자 냄새나 풍겨대서는 정말 최악의 돼지새끼네요. 후후.”
“후우, 후우... 그러면서 너야말로 잔뜩 젖어버린 거 아냐...? 여기까지 풍긴다고, 네 질척하게 젖은 암캐 냄새가.”
“어머나, 들켜버렸어요♥.”
애플이 치마를 슬쩍 걷으며, 새하얀 허벅지를 드러내며 스스로 아랫속옷을 벗었다.
“자. 제 냄새를 그렇게 좋아하는 13호님께 상이에요.”
“웁?!”
애플은 내 얼굴에 그녀의 팬티를 손수 씌어주었다. 애플의 비부가 닿았을 부분이 코와 입을 덮었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엉덩이와 음부를 덮고 있던 팬티는 살짝 젖어있었고, 따뜻하고, 음란한 냄새가 났다.
“후웁... 흡.......”
“그렇게 열심히 냄새를 맡으시면 좀 부끄러운데요... 역시 돼지라는 걸까요. 슬슬 인정해도 좋을 텐데.”
애플의 집요한 봉사는 계속되었다.
애플은 그 풍만한 가슴 사이에 자지를 끼우고, 부드럽게 비비며 입으로 귀두 끝을 핥았다. 날름날름 혀끝으로 자극하거나 단번에 덥석 깨물거나 바리에이션을 넣으면서 이리저리 자극하는 통에, 어느 것 하나 익숙해지지 못하고 매 행동마다 꼴사납게 움찔움찔 떠는 수 밖에 없었다.
‘이 여자... 가슴이 너무... 부드러워......!’
“크윽...... 싼다...!”
“흠... 아직 안 돼요.”
“뭣?!”
애플은 두꺼운 고무끈으로, 내 자지의 뿌리 부근을 휘감아 조였다. 당장에라도 사정할 준비가 되어있던 자지가 울끈불끈 몸부림쳤지만, 물리적으로 사정을 제한 당한 지금은 괴롭기만 할 뿐이다.
“이, 이 여자가~~~~~! 터진다, 터진다고!”
“가고 싶으신가요? 퓻퓨, 하고 싶으세요?”
“그래! 한계야 지금!”
“그렇군요. 그런 13호님의 자지가 제 보지 안에 들어요면... 기분 좋겠죠? 어떨까요, 13호님?”
애플은 내 다리 위에 다리를 벌리고 걸터 앉아, 스커트를 들어올려 그녀의 음부를 드러내었다. 애액으로 젖은 꽃잎이 내 자지에 슬쩍 닿는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애플이 내 얼굴을 올려다봤다.
“어떨까요. 넣어드릴까요? 넣어드려요? 넣었으면 좋겠죠?”
“너, 넣어... 넣어줘.......”
“13호님은 돼지라는 거 인정하세요?”
“크읏.......”
“13호님. 13호님이라면 제 몸을 마음대로 하셔도 돼요. 제 질 속에 퓨웃퓻 싸셔도 좋아요. 얼마든지 범해주세요. 제 몸은 당신 거예요....”
그러니까, 라며 애플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반드시 이 안에 싸주셔야 해요? 그리고 이 후부터, 제가 허락할 때만 사정해주세요. 제가 바랄 때만 싸주세요. 제가 기쁘게 해드릴 때만 얼마든지 가주세요... 이제부터, 그런 몸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저 없이는 안 되는, 그런 몸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애플은 내 귓가에 숨을 훅 불어 넣으며, 자지를 묶은 고무끈을 풀었다.
그에 맞추듯 그대로 허리를 떨어뜨려――보지 안에,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찌걱, 하는 습기 찬 소리와 함께, 그녀의 질 안의 주름 하나하나가 환영하듯 내 자지에 옴죽옴죽 달라붙었다.
“윽――!”
동시에, 나는 자지에 달라붙는 쾌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사정해버렸다. 울컥울컥울컥울컥... 스스로 느끼기에도 진한 정액을, 그녀의 안쪽 깊숙한 곳에 부어넣었다.
“하응......♥”
애플이 기분 좋다는 듯 부르르 떨며, 달콤한 교성을 흘렸다.
충분히 정액을 받아내었다고 생각했는지, 애플은 허리를 들어 자지를 빼냈다.
주르륵-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넣자마자 이렇게나 싸버리고... 그렇게 애플의 안이 기분 좋았었나요...♥”
“...너야말로. 방금 걸로 가버린 거 아냐?”
“안심하세요. 돼지의 자지로는 아직 가버리지 않아요. 그치만....”
애플이 손가락으로 정액을 살살 긁어내고, 다시 내 음낭을 어루만지며 페니스를 자극했다.
조금 전에 사정해서 가라앉았던 자지가, 금세 다시 힘을 찾아 벌떡 섰다.
애플의 아랫입이, 천천히 내 자지를 집어삼켜갔다. 자지를 압박하는 기분 좋은 압박감에, 또 다시 금방 가버릴 것만 같았다.
“제 신랑님 자지가 되어준다면 그 때는 얼마든지 가드릴게요♥ 기대되요... 하응......♥”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애플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팔을 내 등 뒤로 둘러, 떨어지지 않겠다는 양 꽉 달라붙었다.
위아래로 왕복하며, 때로는 자지의 뿌리 끝까지 문 채 원을 그리듯 허리를 돌리며 정성껏 봉사한다. 그녀의 엉덩이가 내 가랑이 사이로 쏙 들어와 부딪치는 그 감각이 기분이 좋았다. 내 가슴팍에 닿는 탄력 있는 젖가슴이 기분 좋았다. 꿀이 떨어질 것 같은 달콤한 허덕임이 기분 좋았다.
애플은 중간에 내 눈에 안대를 씌우고, 입에 테이프를 붙여서 봉해놓고는 계속해서 나를 조교했다.
시야가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애플의 손이 내 단단한 자지를 휘감고 정액을 뽑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혀가 내 자지를 휘감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내게 등을 기댄 자세로 올라타, 성실하고 음탕하게 엉덩이를 움직이며 내 정액을 뽑아내는 걸 알 수 있었다.
벌써 몇 번이나 짜내어졌는지.
이미 텅텅 비었다고 생각했는데, 애플의 음탕한 몸뚱아리가, 음탄한 손길이 나를 자극하면 어김없이 사정하는 내가 있었다.
“후흥...♥ 지금 기분이 어떤지 한 번 들어볼까요?”
애플은 내 자지를 꿀이 흐르는 육단지에 머금은 채, 팔을 돌려 내 입을 막은 테이프를 떼어내었다.
이 때의 나는, 연속된 대량 사정에 머리가 새하얘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기, 기분 좋아, 기분 좋아요, 애플니임...!”
“어머나, 돼지는 어떻게 울라고 가르쳐드렸죠?”
“꾸, 꾸우울...! 꿀꿀, 꾸울...!”
“참 잘했어요♥”
상이라는 듯, 애플은 보지를 세게 조이며 허리를 크게 원을 그리듯 움직였다.
그 압박감에, 나는 황홀경을 느끼며, 뷰루룻... 븃... 하고, 마지막으로 사정했다.
텅텅 빌 정도로 짜이고,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나친 탈력감에 휩싸인 나를, 애플은 스페이드에게 지시해 어느 방으로 옮기게 했다. 본인은 붙잡은 히어로들이나 참모를 살펴본다고 총총히 떠나간 것 같다.
나는 몇 번이나 사정하면서 이렇게나 지쳤는데, 애플은 조금도 그런 지쳐보이지 않았다.
기술이냐. 기술인 거냐.
스페이드가 나를 업고 온 곳은 아무래도 그녀의 방으로 쓰는 듯한 호텔 최상층의 스위트룸으로, 화려한 인테리어와 넓은 침대가 특히 눈에 띄었다. 어쩐지 달콤한 향기가 배어있는 것 같았다.
“......스페이드. 내 말 들리냐?”
눈에 빛을 잃은, 완전히 인형처럼 변해버린 스페이드는 내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키워드를 말해봤지만, 이 역시 의미가 없었다.
하긴, 그렇게 쉽게 되돌려놓을 수 있었으면 이렇게 둘만 남겨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말이지, 새삼 생각했지만 대단한 여자다, 애플.
스페이드만 해도 꽤나 깊게 세뇌가 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나 손쉽게 빼앗겨 버리다니.
솔직히 자괴감 들어버리잖아.
“자신감을 잃을 것 같네.”
생각하는 스케일도 대단한 여자다. 나는 어떻게든 나의 생활을 지키는데 급급할 뿐인 삶을 살고 있건만, 그녀는 자신을 포기하고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분골쇄신하고 있다.
그 각오도, 그 노력도, 누구도 무시해선 안 된다.
‘그거랑 동의하는 건 별개지만.’
글쎄.
솔직히 그녀가 제안하는 세상은 매력적이긴 한데.
왠지 덥석 물면 그건 그거대로 좀 그런 기분이 든다.
뭐라고 말해야할지 아직 모르겠는데.
아직 이 마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거기다 결혼이라니.”
내가 신부 애플이 신랑이라느니, 그런 거야 농담으로 넘어간다 치고.
그녀는 아무래도 내 가치관이, 이후에 그녀가 만들 세상에 있어서 쓸모 있다고 생각한 거겠지. 세뇌를 통해 오로지 그녀의 말만 머리에 들어있는 것보다는, 근본은 같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내 의견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 걸지도 모르겠다.
뭐, 진짜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녀의 제안을 덥석 수락할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게, 결혼이란 중요한 의식이니까.
“그 녀석도 좋아하는 녀석이랑 해야지.”
그녀가 나한테 결혼이니 뭐니 말하는 건, 오로지 그 편이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결혼이라니, 그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그래선 안 되는 것이다!
‘나야 애플 같은 여자가 아내로 있다면 완전 좋지!’
똑똑하고, 무지 예쁘고, 예쁘고, 예쁘고, 거기다 헌신적이고, 히어로들을 싸그리 일망타진할만큼 유능하고... 그런 여자가 만약 자신을 좋아해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좋아해준다면 말이지만!
좋아해준다면!
“그럴 리가 없으니까 문제지... 나 같은 떨거지 빌런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 그치, 스페이드?”
나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스페이드에게 손을 뻗고 있었다. 평소에 습관대로, 스페이드의 약점인 목덜미에 손을 대고, 간질이듯 자극한다.
어차피 인형 상태인 지금은 이런 걸로 느끼지도 않겠지――
“......하응...♥”
..............................................................어?
* * *
‘후우... 가슴이 진정이 안 돼서 혼났네요.’
13호를 스페이드에게 맡기고, 복도로 나온 애플은 세차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13호를 조교하는 내내,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분명 애플이 줄곧 우위에 선 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겠지만, 단지 그녀가 틈을 보이지 않게 노력한 것일 뿐이지 그녀도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다.
아니,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다.
13호의 얼굴, 13호의 목소리, 13호의 온기, 13호의 감촉, 13호의 냄새, 13호의 물건, 13호가 쏟아내는 정액까지도... 그 모든 걸 탐욕스럽게 탐하고 싶은 마음에, 애플은 스스로를 억누르는데 필사적이었다.
‘역시 결혼하고 싶다.’
13호에게 한 말은 진심이었다.
그가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세뇌는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애플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눈치채고 보니, 그녀의 마음 속에 13호에 대한 생각으로 한가득 차있었다.
“아아... 13호... 13호님......”
애플은 발갛게 물든 뺨에 손을 댄 채, 이래선 안 된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애플은 지금, 13호를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