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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화 〉#23 히어로 VS 시궁쥐(3) (111/271)



〈 111화 〉#23 히어로 VS 시궁쥐(3)

“디디, 임무예요.”

[우왓, 애플 님! 무엇이든 시켜만 주세용용!]

스마트폰 스피커 너머에서 들려오는 밝고 명랑한 목소리에, 애플은 즐겁다는 듯 소리내어 웃었다.

“호텔 뒤로 가면 히어로들... 아, 빌런도 한 사람 있을 텐데요, 제가 지정해드리는 장소로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아, 전부 옮길 필욘 없어요. 제가 지정하는 사람만.”


[문제 없습니다용! 바로 달려갈게용! ...저기, 애플 님, 잘하면, 그게....]

“잘 해주신다면 꼭 칭찬해드릴게요.”


[예~~~~ 그럼 말씀하신대로, 디디, 출격하겠습니다~앗!]

밝고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통화가 끊겼다.

참으로 값싼 인력들이었다.

“일단 이걸로 1점 선취...일까요.”

* * *



“(13호 너어어어......!)”

스페이드는 라헤에게 들키지 않도록 소리를 죽이며, 도끼눈을 뜨고 13호를 노려봤다. 상관의 앞에서 이런 꼴을 당하니 수치를 견디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13호는 태연하게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여전히 손을 놀렸다. 팬티의 천 위로 그녀의 비부를 문질러 자극하고, 가장 민감한 곳일 음핵을 꾸욱 누르고 비볐다.


“힉......!”


스페이드는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고 새어 나오려는 목소리를 참았다.


라헤 대장은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단말기를 고심하며 보고 있다.

“(안 돼... 그만... 대장이 있다고 멍청아...!)”

“(그게 좋은 건데?)”

“(안 좋아... 진짜 용서 안 할 거니까...!)”


스페이드는 13호의 손을 밀어내려했다. 하지만....

‘어떡해... 기분 좋아....’


인정하기 싫었지만, 달아오른 몸은 13호의 손을 더욱 바라고 있다. 허리가 무언가를 조르듯, 무심코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메르, 그래서 목표로 한 위치에는 언제쯤 도착하는 거죠?』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는, 라헤가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메르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쪽을 알아차린 기색은 없었다.


라헤의 주의가 다른 곳에 가있다는 것을 깨닫자, 13호의 움직임이 한층 기민해졌다.
속옷을 밀어 젖히고, 13호의 손이 그녀의 소중한 곳에 파고들어 온다. 손가락으로는 스페이드의 질을 후비면서, 손바닥으론 엉덩이를 들어올리듯 주물렀다. 단순히 천 위로 만지던 것이, 이제는 직접적인 자극이 되자 스페이드는 뇌수를 뒤흔드는 쾌감의 파도를 느꼈다.


“(아, 안 돼...... 히윽...... 간다...!)”

그녀의 몸은 지속적인 암시에 13호의 끊임없는 애무와 능욕, 거기다 일전 카지노에선 로아에 의해 미약풀에 담궈지는 등 여러 가지로 개발되며 보통의 몇 배는 민감해진 상태다. 그런 몸에다 저주로 인해 발정이 났으니, 이미 보지는 홍수가 나듯 흠뻑 젖어있었다.

그러나 스페이드가 아무리 거부해도, 13호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 순간 라헤가 슬쩍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스페이드는 가능한 한 평정을 유지하며, 아무렇지 않다는  라헤를 쳐다보았다. 13호도 마찬가지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오히려 졸리다는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부아가 치밀 정도였다.


바로 뒤에서는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으면서!

“(힉...... 야앗...!)”

라헤가 다시 고개를 돌리자, 13호의 손길이 한층 격해졌다.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이 그녀의 액기스와 13호의 손가락이 자아내는 물소리가 들릴 것이다. 도심의 소리가 가려주고는 있지만....


이제와서 어쩔  없다. 당장 가버리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고, 13호도 손을 멈출 생각은 없는  같았다.

스페이드가 할 수 있는 것은 라헤에게 들키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겉으로나마 평정을 유지하는 것 뿐이다.

‘아...... 나, 이제 가버려....’

소리, 참을 수 있을까.

이토록 민감해진 몸으로 가버리면, 그 쾌감을... 참을 수 있을까....


못 참을 것 같은데.......


“(히익... 간다, 가버린다고... 소리, 나와버렷....)”

“(어쩔 수 없네.)”

13호는 스페이드의 턱을 붙잡고, 억지로 돌렸다. 그대로 스페이드의 입을 막듯 키스했다.

마치 그대로 집어 삼킬 것처럼, 13호는 입을 열어 스페이드의 작고 붉은 입술을 덮고, 혀를 집어넣어 그녀의 혀에 휘감았다.


“(......!)”


스페이드는 아래에서, 그리고 위에서 전해진 쾌락과 따스함에 휘말려, 그대로 몸을 부르르 떨며――단숨에 가버렸다.






“절대로 용서 안 해... 안 할 거야... 13호...!”


“엄청 기뻐하면서 가놓고선 할 말이냐.”

  절정을 맞이하자 스페이드는 가까스로 13호에게서 떨어질 수 있었다. 지친  허리를 굽힌 채, 분함이 가득한 숨을 헐떡이며 스페이드가 말하자, 13호는 빙글빙글 웃으며 대꾸했다.

“......이상하네요.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요.”


라헤가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어딘지 불안한 듯 단말기를 쳐다보면서.

잠입해 들어간 메르와 체크 페어에게서 별안간 연락이 끊겼다는 것 같다.


“백업인 아리아도 연락이  돼요... 저희쪽 단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적의 본거지면 재밍 장치 같은 것도 있겠지.”

“호텔인데요? 손님들도 있을 텐데...”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 빌런 아니겠어?”


“......그것도 그렇군요. 빌런에게 상식이나 양식 같은 걸 바래선 안 되겠죠.”

아무튼 상대는 정면승부를 걸 생각인  같았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잠입해서 상대방이 알아챘을 적에는 반쯤 괴멸된 상태다, 같은 상황이 이상적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건 그렇고 13호.”

“응? 왜?”

퍼억-!

“꺼억...?!”


갑작스레 라헤의 고사리 같은 주먹이 13호의 복부를 찌르자, 13호는 허리를 ㄱ자로 꺾으며 신음했다.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요?”

“라, 라헤 대장?”

스페이드가 깜짝 놀라고,

라헤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주 때문에 스페이드가 좀 그랬던 상태라는 건 알았습니다. 솔직히 저로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일단 그냥 지켜봤습니다만... 스페이드, 미안해요.”

“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하아, 저는 정말 어쩌면 좋았던 걸까요.”


애초에 그대로 둬선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테고, 그렇다고 자신이 그 욕구를 해소해줄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기에, 차라리 13호가 이렇게 해준  형편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이드도 아주 싫기만한 눈치도 아니었고.


그건 그렇더래도, 용납할  있느냐 없느냐는 다른 문제다.





퍼억- 쿵- 빠악!

13호의 머리를 붙잡고 턱에  방, 통, 하니 뛰어올라 두 손을 깍지 끼고 등에 한 방, 정강이를 발로 차 쓰러트리고 구두 굽으로 콱콱 밟아주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열 살쯤 되어보이는 자그마한 유녀에게 엉망진창으로 구타당한다는 진기한 장면에, 스페이드는 입을 딱 벌리고 쳐다봤다.


“커헉, 죄송, 합니다...!”

결국 13호는 힘겹게 용서의 말을 토해냈다. 라헤는 그것으로도 부족한지 언짢은 표정으로 내려보더니, 스페이드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저주로 인한 발정 상태는 풀린 것 같았다. 다만 또 언제  상태에 돌입할지 모른다는 것이 불안요소지만....


“그만큼 빨리 끝내버려야겠네요.”


“예, 라헤 대장!”

메르에게서 연락은 기대할 수 없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현장에 가서 전황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게 판단하고, 뒷문의 계단을 통해 서둘러 올라가려 할 때였다.

“안녕하세요~ 애플 님이 부르셔서 왔습니다~☆”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도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느닷없이 들려왔다.

“뭐.......”


라헤가 깜짝 놀라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모자에 탱크톱, 그리고 한계까지 짧은 반바지를 입은 캐주얼하면서도 노출이 많은 차림새의 여성이 어느샌가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기척조차 없이 나타났다. 심지어 공중에, 보이지 않는 바닥이라도 있는 것처럼 허공에 당당하게 선 채다.

“【시궁쥐】의 딜리버리 서비스를 맡고 있는 디디라고 함다☆  부탁해용 쪽쪽.”

위트 넘치는 인삿말에 라헤가 눈살을 찌푸렸다.


“......전 저런 부류는 싫습니다.”

“너무하네! 히어로 따위한테 미움받아도 상관없거든! 오히려 기뻐! 알겠어?! ...우... 그래도 싫다고 하다니 너무해... 절대로 나 위로하지 마... 알았지? 절대로 나 위로하면  된다? 세  말할테니까 절대로 위로하면 안 돼...? 훌쩍....”

조금 전의 밝고 씩씩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이번엔 무척 침울한 듯 허공에 주저앉아 중얼거린다.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는 여자구나.

“당신도 빌런이지요. 중요한 작전을 앞두고 있으니 저항하지 않겠다고 하면 기절시킨 후 구속하는 것으로 끝내겠습니다. 만약 뭔가 이상한 짓을 하려한다면, 그때는 각오하세요.”


“어머낫, 무서워. 언제 들어도 정의의 편이 할만한 대사가 아니야. 살벌하잖아~.”


“.......”


“어쨌든 나도 애플 님의 명령 때문에 왔거든. 칭찬받고 싶거든! 그러니까 순순히 당해주라?”


무슨, 이라고 묻기도 전에, 디디라 이름을  빌런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재빠르게 날아간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연기같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어디――”


“여기용용☆”


어느샌가 디디는 스페이드의 뒤에 서 있었다. 그녀 어깨를 길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턱, 하니 붙잡았다.

“공간이동 능력자...... 스페이드!”

라헤가 깜짝 놀라 외치고,

“큭...!”


13호가 서둘러 스페이드를 향해 팔을 뻗고,

“그럼, 갑니다☆ 텔레포트~!”

다음 순간, 디디와 함께 스페이드가 사라졌다.


13호가 내민 손은 허공을 허무하게 갈랐다.




* * *



“.......”


“메르 대장?  그라능교?”

체크의 물음에, 메르는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통신이 안 되네.”


“진짜?”


지배인을 협박해 마스터키를 받고 난 후, 메르와 체크는 1층을 돌아다니며 대강의 건물 구조를 파악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필드를 파악하는 건 중요하다.


 후에야 라헤에게 통신으로 조사한 내용을 전달하면서, 지배인에게서 뺏은 카드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살펴보니, 17층을 비롯한 일부 층은 특정한 권한의 카드로만 갈  있는 것 같았다. 엔터테인먼트 플로어라더니, 그 층을 이용하려면 요금을 추가해야하는 모양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도중, 별안간 통신이 끊어졌다. 엘리베이터라 전파가 터지지 않는 걸까 싶었지만, 목적했던 17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도 여전히 통신이 되지 않았다.


‘이 플로어 전체가 재밍 상태...? 아니면 우리가  걸 알고서 재밍을 시도한 걸까...?’


그 지배인이 【시궁쥐】와 무관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는 적극적인 협력자로, 메르와 체크가 온 시점에서 이미 【시궁쥐】 측에 알렸겠지.

그렇다면 부랴부랴 재밍 시도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맞서 싸우려는 걸까? 아니면 시간을 끌고 도망을 치려고?’


어느 쪽이든 말은 된다. 【시궁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라헤 쪽과 통신이  되는 이상 작전을 변경할 수는 없다.


고로, 일단 작전 속행.

“됐어. 어차피 할 일은 똑같은걸. 가자, 체크 대원.”

메르와 체크는 망설임 없이 복도로 나왔다.






복도를 조금 나아가니, 마치 문을 지키듯 우락부락한 가드맨이 있었다. 그들은 뭔가 말하려는 눈치였지만, 메르의 손에 쥐여진 카드를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지나쳐 보냈다.


 사람은 망설임 없이 홀 안으로 들어왔다.

엔터테인먼트 플로어. 17층은 일반적인 객실층과는 사뭇 달랐다.


아니, 단순히 17층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이, 17층은 그 자체가 4층으로 된 거대한 홀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18, 19, 20층의 버튼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이곳에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 같았다.


객실과는 전혀 다른, 호화스러운 인테리어의 거대 홀.

엔터테인먼트 플로어.


그 실상은,

“불법카지노....”

호텔 플로어를 통째로 이용한 거대한 카지노 시설.


메르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어두운 배경에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그 아래에서 칩을 밀어내고 당기며 다닥다닥하는 아날로그틱한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마시고 먹으며 향락과 오락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그 광경만이 아니었다.


『아앙...... 보지에 팁... 감사합니다아.......』


『이거 놔주세요...! 구속된 채 노리개라니잇....! 햐으윽...!』


『꺄으으읏... 유두, 유두 민감해애... 하지 마요.......』


테이블에 묶여 있는 알몸에 가까운 부끄러운 차림새의 여성이 있었다. 그 옆을 수상한 칩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했다.

밧줄로 가슴을 강조하듯 묶인 채 옴짝달싹 못하는 여성이, 커다란 숫자판과 함께 나란히 서있기도 했다.

어떤 여성은 유두나 보지에 전극 같은  꽂혀있어서, 이따금 흘려오는 전기에 몸을 퍼득퍼득 떨기도 했다.

젊은 여성의 몸을 마치 게임 도구처럼 쓰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무대 위에선 음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유니폼으로 폴댄스를 추거나, 음료를 내는 바 테이블에선 가슴골에 술을 그러모아 손님의 입에 흘려 넣어 주는 등, 보는 것만으로 음란한 향기에 취할 것만 같았다.


“저기, 메르 대장...... 저기 저 애기씨들... 아는 얼굴... 입니데이.”

“......응. 나도 그래.”

히어로들은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의외로 1, 2년 일하다 보면 근처의 히어로들은 면식이 생긴다.

벌써 2주도 전에, 【시궁쥐】의 연구를 위해 납치되었던 히어로들.

그들은 지금, 메르와 체크의 눈 앞에서, 카지노에서 온갖 방식의 노리개로 사용되어, 음란한 교성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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