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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화 〉#21 빌런과 히어로 사이에는 음모와 모략이 판을 친다(2) (101/271)



〈 101화 〉#21 빌런과 히어로 사이에는 음모와 모략이 판을 친다(2)

“스페이드, 너에게 새로운 암시를 주겠어.  듣도록 해.”


시간을 조금 되돌려, 휴전협정을 맺고, 13호가 막 7번대에 머물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스페이드는 복수라는 명목으로 13호를 간호하기 위해 그의 침대에 숨어들었고, 되려 붙잡혀서, 이런저런 암시를 주입 받았다.

그리고  때,

“이제부터 스페이든 너는 매일 밤, 자기 전에는 반드시, 반드시 자위를 하고 자는 거야... 알겠지...?”


그럼 암시를 받게 되었다. 결코 스스로는 그 사실을 떠올리지 못하게 하는 암시와 함께.



* * *


‘어제.......’


7번대 지부, 스페이드의 개인실.

스페이드는 남몰래 어제의 일을 생각하며, 이불을 덮어쓰고 있었다.

카지노에서 있었던 일, 로아라고 하는 여자에게 붙잡혀 이리저리 자극당하고 미약에 절여졌던 일, 그리고...... 13호에게, 스스로 안겨버린 일.


‘꺄아아아아아아악! 미쳤어! 미쳤어미쳤어미쳤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한들, 13호에게 스스로 매달리다니,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안긴 것으로 모자라 이상한 소리를 마구 중얼거렸더랬지.

진짜로 죽고 싶다.

스스로 그런 말을 하다니.

다른 녀석도 아니고 13호에게....

뭐라고 했더라. 약 때문에 정신이 없던 상태로 말했던 거라 기억은 흐릿하지만, 분명 얼굴이 취향이라거나 상냥하다거나 키가 크다거나....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T#%$%”


미쳤어!


이미 끝장이야!


오늘 그냥 목매고 죽을래!


“어흐흐흑...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렇게 자책하며 스페이드는 펑펑 울고 싶은 심정으로 이불을 마구 쥐어뜯었다.


그렇게 해서 조금쯤 안정되고 나니, 이번에는 또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기분 좋았지.’


약까지 사용되어 잔뜩 달아올라있었지만, 로아에게도 이런저런 쾌감을 자극하는 애무는 잔뜩 당했지만, 마지막에 있었던 13호에게 안기던 때는... 뭐랄까... 말로   없는 기쁨이 있었다.


세뇌의 영향일까. 아니면 미약?


그것도 아니라면 13호에게 조교된 영향일까. 처음 그에게 당하고 난지도 이미 한 달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수없이 그 녀석에게 만져지는 바람에, 세포에서부터 13호를 바라게 되어버린 걸까.

그것만큼은 인정하기 싫었다.


스스로 13호를 바라게되다니, 그런  따위....

‘그 녀석 만큼은, 내 손으로 잡아주겠어....’


마음을 흔들리지 마라.


클럽도 아리아도, 완전히 그 녀석들한테 넘어가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넘어가지 않도록 마음을  붙들자....

그렇다, 나는 7번대의 히어로 스페이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악에게 굴복할 일은 없다. 악에게 굴복해선 안 된다.  존경하는 라헤 대장처럼, 언제나 고고하게 정의를 외치며 꿋꿋이 버티는 것이다!

‘좋아. 마음은 다 잡았다. 마음도 차분해졌어. 이제 흔들리지 않을 거야! 두고보자 13호!’


결코 13호의 세뇌에 다시 넘어가지 않을 각오를 다졌다. 분명 세뇌 암시의 영향일 터인 흔들림이나 끌림 같은 감정도 전부 억지로 밀어넣었다. 깨끗하고 굳센 스페이드  사람만이 남도록 마음을 정리하고 나자, 후련했다.


좋아, 이제 잠을 자도록 하자.  쉬고 일어나면, 13호에게 ‘너 같은 거에겐  져! 세뇌 따위  먹힐 거다!’ 하고 외쳐주자.


좋아, 좋은 계획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 웃음이 나온다. 그 녀석은 또 어떤 얼빠진 표정을 보여줄까.

생각도 각오도 충분해졌다.

그럼,


이제 자기 전에, 일과인 자위를 해야겠다. 하도록 하자. 응.


.......


............................

...................................어라, 근데  왜, 맨날 자위를 하게 되었더라...


.......


아무렴 어때.......



응...... 응웃....

어둠 속에서, 스페이드는 침대 위에 주저 앉은 채 자신의 성기와 모양 좋은 유방을 애무하며 달콤한 신음을 흘렸다. 처음에는 팬티와 브라 너머로 자극했지만, 답답한 느낌에 결국 벗어버린 채다.

방음이 되는 방이지만, 혹시 몰라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고 있는 티를 입에 물고 있다. 그래도 입 사이로 희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어찌할  없었다.

유두나 클리토리스 같은 민감한 부위는 가급적 바로 만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손을 놀려, 유륜을 쓰다듬고 음순을 더듬었다. 타인이 몸을 만질 때와는 또 다른 감각, 따스하고 완만한 쾌감이 살짝살짝 올라온다. 이따금 질 속으로 손가락을 넣으면, 이미 질척해진 애액으로 인해 찌걱... 하는 물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자기 전 자위를 하는  일과도 얼마나 되었는지.


13호에게 개발당한 영향도 있어서, 자위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미 그녀의 몸은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손쉽게 젖어오기 시작한다. 유두도 클리토리스도 금방 충혈하며 발기해서 민감해지기 때문에, 스페이드로서는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서 끝내려던 사무적인 자위였는데, 점차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길게 즐길지 궁리하게 되었다. 어떤 수순을 밟아야 더욱 큰 쾌락을 안고 더욱 엄청난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지 저도 모르게 알아가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성감대가 매일 같이 민감해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좋은 경향이라며 스스로 납득한다.


......매일 자기 전에 자위하는 거, 왜 시작하게 되었더라.

때때로 그런 의문이  때가 있었지만, 금방 스스로의 몸을 애무하는 쾌감에 먹혀 사라졌다.

아무렴, 그런 거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자기 전에 자위하는 건 ‘상식’인데. 왜 거기에 의문을 품는 것인지 스스로가 이상하다.

아랫구멍에 손가락을 하나  넣었다. 찌걱...하는 물소리,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이 부족함이, 살짝 초조하게 하는 안타까움이 마음에 든다. 이대로 클리토리스를 손대기 시작하면 분명 멈추지 못하고 곧바로 가버린다. 그래선 부족하다.

‘좀 더....’


손가락으로 유륜을 쓰다듬으며, 조심스레 유두를 만졌다. 잔뜩 발기한 유두는 민감해서, 손이 닿은 것만으로 찌릿한 괘감이 몰려왔다. 살짝 꼬집어보자, 참지못하고 입에 문 티셔츠 틈새로 달콤한 교성을 흘려내었다.

응...... 흐읏.......


찌걱... 쯔적...


침대에 엎드려, 스스로의 민감한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돌렸다. 슬슬, 이라고 생각해 질내를 쑤시던 손가락을 빼내 음핵의 위를 문지르자, 지나친 쾌감에 머리가 울렸다. 엉겁결에 입에서 티를 놓쳐버렸다.

“응...... 아..... 앙.......”

달콤한 교성이 참지 못하고 새어나왔다. 그것 마저도 묘한 쾌감을 만들어내, 음부가 한층 젖어드는 걸 느꼈다.

당장에라도 갈 것 같은 신체를 억누르며, 유두와 음핵을 데굴데굴 굴리며 문지르고 자극했다.

허리가 멋대로 꺾여, 침대 위에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이불도 걷어올라가, 새하얀 둔부와 음부를 그대로 노출 시키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어차피 혼자  방 안이다. 수치를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뭔가...... 쑤셔줬으면....’


멍하니 그런 생각을 했다.


역시 손만으로 하는 자위는 뭔가 부족하다.


멍하니 생각한다.

자신을 만지던, 자신의 것과는 다른 커다랗고 단단한 손. 자신의 소중한 곳을 꿰뚫던, 남성의, 13호의 단단한 물건....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든다....


하으윽... 응... 아으읏.......

껍질을 벗겨내고 음핵을 직접 자극하니, 오싹한 쾌감에 허리가 저절로 들린다. 이제 슬슬 한계에 닿는 게 느꼈다.

스페이드는 상체를 침대에 더욱 밀어붙여, 침대의 시트에 자신의 가슴과 유두를 쓸어내며 자극하고, 한 손으로는 음순을, 한 손으로는 음핵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손의 움직임이 격렬해진다. 절정을 촉구하듯 좌우로 마구 비비는 손에, 번개 같은 쾌감이 밀려와 온 몸을 지배했다.

“하으으으으으으~~~~~~~~!”


허리를 크게 튕기며, 스페이드는 단숨에 가버렸다. 흘러넘친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 찝찝했다.

‘하아.......’

절정의 여운에 잠긴 채, 스페이드는 무심코  안에서 혀를 굴렸다.


뭔가가 아쉽다. 뭔가가 부족하다.


질내를 쑤시지 않은 육봉의 존재도, 그리고 늘 그의 물건을 핥던 입도. 허전하다. 허전하다. 허전하다. 허전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스페이드는 부정하듯 베개를 뒤집어 쓴 채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혼자 있는 이 때까지 13호를 그리워하다니.

마치 내가 13호를 원하는 것 같잖아!


변태도 아니고!

‘아무튼  녀석은 적――응?’


침대를 팡팡 두드리며 스스로의 생각을 부정하려던 스페이드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근거는 없다. 이건 직감이다. 마력을 순환시키며, 신체를 강화시키고, 오감을 강화한다.

――명확한 적의가, 밤의 어두운 공기에 섞여있다.

이게 뭘까.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무시무시한 소리가 기지 내에 울려퍼졌다.




* *



스페이드가 이상을 깨닫기 아주 조금 전.


“애플 님의 지시... 일단 화려하게 터뜨릴 것♥.”


밤의 거리를 헤치고 7번대의 기지 앞에 선 【시궁쥐】의 단원. 코드네임은 '에이'. 그녀는 한 손에 커다란 폭탄을  채 하악하악 기쁨에 겨운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7번대 습격 계획의 선봉을 맡았다.


이대로 터뜨려버리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죽을까? 강대한 히어로들이 있다고 들었으니, 이 정도로 죽지는 않겠지. 어쨌든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고 싶다. 애플 님의 명령대로,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고, 마음껏 발휘해 늘 자신들을 깔보던 각성자인 히어로들을 무릎 꿇리고 싶다.


“자아~ 그럼 히어로 여러분들,  폭탄을 받아――”


“폭죽놀이라면 단디 딴데로 가래이, 문디야. 지금은 잘 시간이데이.”


마력을 끌어올려 7번대의 기지 위로 투척하기 위한 폭탄을 소환하려던 에이는, 별안간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것은, 만두머리를  건강한 갈색 피부의 히어로가 한 명.

히어로 체크. 7번대의 2인자 자리를 차지한, 무력파 히어로가 거기 있었다.


“어머나... 반가워요♥”


“가시나, 변태 같은 꼬라지 하곤... 아프지 않게 단번에 기절시켜 줄테니, 쓸데없이 저항은 하지 말드라고.”


선언하고, 곧바로 달려드는 체크에게, 에이는 기쁜 듯 웃으며 주변에 콩알탄을 흩뿌렸다.


동시에 개전을 알리듯,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폭탄을 7번대의 기지를 향해 내던졌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무시무시한 굉음과 함께, 7번대의 기지가 울렸다.

* * *

“좋~~았어! 다 왔다! 빠진 사람 없지이?!”

“여기가 7번대! 그 오만한 히어로들의 거점인가요! 아하, 아하, 아하하하하!”


빠른 속도로 달리는 한 무리의 불청객들은, 습격자에 어울리지 않는 소란을 일으키며 7번대의 부지를 밟았다. 【시궁쥐】의 7번대 습격부대 제2부대인 그들은, 17명의 각성자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부대였다. 그들을 이끌고 있는  【시궁쥐】의 간부 중 한 명, 빌런 ‘비비’였다.


밤에 습격한 메리트를 버리고, 괜한 소란을 일으키는 건 얼핏 보면 아무 생각 없는 것처럼만 보이겠지만, 이 모든  계획의 일부다.

동료 빌런이자 선봉을 맡은 에이에 의해 기지 정면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킨다. 그러면 히어로들의 시선은 모두 그쪽으로 향할 테고, 그 사이 자신들은 7번대의 기지를 뒤에서 습격해 들어간다.  역시 최대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그러면 어떻게 될까?


정면에서의 소동에 정신이 팔린 히어로들은, 새로이 일어난 습격에 정신을 못 차리겠지. 히어로협회는 만성 인원 부족에 시달리는 데다, 7번대라면 최근 더욱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은 꿰뚫어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도 커버 못할 대장급은 아니다. 그들의 지휘관은  정도도 생각 못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분명 손쉽게 제압당할 것 정도야 예상하고 있다. 고작해야 이런 어중이떠중이 인원들로 대장은 제압할  없다. 심지어 제3지부의 대장까지 있다고 들었다.


그들은 대장을 이길 수 없다.


이 부분은 애플이 확실히 말했기 때문에, 최면에 걸려 그녀를 신봉하듯 따르는 그녀들은 이 사실을 조금도 의심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은밀’의 능력을 가진 간부 ‘씨씨’를 선두로 몰래 침투하기로 한 제3부대, 그들이야 말로 이 모든 계획의 노림수였다. 그들은 기지 안으로 숨어 들어가 무미무취의 약을 풀고 밤새 히어로들을 중독시킬 것이다.

아무리 역전의 용사와도 같은 대장급 히어로라도, 약이라면 분명 효과가 있으리라. 【시궁쥐】의 최종계획에 앞서 히어로들을 확실하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들 제 2부대는, 약이 완전히 설치되기 까지 히어로들의 시선을 묶는 미끼가 된다. 버림패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임무였지만, 애플을 향한 신념과 충성으로 똘똘 뭉친 그녀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얘들아! 애플님을 위해 목숨을 바쳐라!  톨의 목숨도 남기지 않고 써버리는 거야! 대장들의 발을 묶는다! 바라지도 않지만, 가능하다면 쓰러트려서 애플님께  음란한 암퇘지들을 바치자고!”

“““예~~~~이!”””

“좋~~~~아! 그럼, 간――”


그렇게 선두에 선 빌런이 호기롭게 외치며 기지의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가려던 때였다.

“커억?!”

갑자기 무시무시한 무게가 어깨 위를 짓누른다 싶더니, 지금 막 7번대 기지 안으로 뛰어들려던 17명 전원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땅에 박힌 듯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하~음. 이런 귀여울 정도로 바보 같은 강아지들이 아직도 있을 줄이야. 대장이란 것도 많이 얕보였나 보네~.”

또각, 하는 힐소리가 울리고, 대장임을 뜻하는  제복을 입은 여성이 길게 하품을 하며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3번대의 대장, 메르. 능력은 ‘중력조작’.

과연 대장이라는 명칭에 부끄럽지 않게, 그녀는 각성자인 습격자 17명을  큐에 제압해버렸다.


“굴복하렴, 강아지들♥”


달빛 아래 선 그녀는, 굴복을 강요하는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버러지처럼 처박힌 습격자들을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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