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19 히어로 코코는 유능하지만 짜증난다(3) (*참모 주의)
13호는 그녀의 유방에 유리관처럼 생긴 기계를 대고 있었다.
파들파들 떨리는 유방의 정점에 선 돌기는 지금 유리관에 갇혀있다. 위이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관 속의 브러시가 빙글빙글 돌며 유두를 자극하고 괴롭힌다.
유두를 자극하는 물건으로 도로시와 함께 갔던 성인용품 몰에서 산 것인데, 브러시로 자극하는 동시에 강한 흡입으로도 자극을 더한다는 것 같다.
“미, 민감한데... 그거 싫어어어.... 히이이잉......!”
“글쎄... 그치만 너, 이런 옷을 입고 있는 건 이렇게 괴롭혀달라고 그런 거 아냐?”
13호가 한쪽 유리관에서 손을 떼고, 그녀가 입은 가죽 자켓을 펄럭펄럭 흔들어보았다.
척 보기에도 본디지를 연상케 하는 선정적인 디자인의 새카만 가죽옷은, 척 봤을 때 노골적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느낌이다.
어디서 따로 산 것 같디고 않고... 【첩보부】의 유니폼인 걸까. 어쩌면 미인계를 의식해서 만든 옷일지도 모르겠다.
“아, 아냐..... 이거... 는... 키윽....... 햣... 야, 야... 좀 더 상냥하게 찔러... 이 개새끼야.......”
참모에게 항의하듯 말했지만, 참모는 들은 채도 않고 계속해서 딜도를 쑤셔넣었다. AV의 원한은 깊다. 남의 취미를 짓밟은 원한도 깊다. 참모는 복수하듯 코코의 골반을 핥았다. 그에 반응한 코코는 온 몸을 찌르르 떨었다.
“이, 이 씨발 새끼들... 그, 그런 역겨운 걸... 보물이라고... 흐응...앗....... 잠깐... 클리, 클리잇......!”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마사지기, 미육의 깊은곳을 찌르는 진동하는 딜도에, 코코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참모가 마사지기를 음핵의 뿌리 부근까지 깊게 누르자, 코코는 몸을 퍼득 떨며 조수를 뿜었다.
보지에 삽입된 딜도를 타고, 뚝, 뚝, 투명한 애액이 흘러내렸다.
몸에서 힘이 빠진 코코가 추욱 늘어졌다.
“......그런데 이 여자, 세뇌약이 안 먹는다고?”
“예. 실험을 해봤지만 전반적으로 약에 대해 내성이 강한 것 같습니다.”
“다른 타입의 세뇌도구는?”
참모는 고개를 저었다.
능력을 사용한 것인지 혹은 관련된 훈련을 받은 것인지, 세뇌파를 쐬는 것도 세뇌음파를 들려주는 것도 소용이 없었다.
“헤, 헤헤...... 니들 따위 한테... 유능한 내가... 당할리 없잖아....”
“라는데?”
참모가 딜도를 크게 뺐다가 삽입하자, “꺄앙?!”하는 소리와 함께 코코의 몸이 튀어올랐다.
어쨌든 이래서는 조금 곤란하다고, 13호는 생각했다.
코코는 【첩보부】 소속이니만큼, 일반 대원들은 모를 만한 것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정보에게서 뽑아낼 정보는 가치가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코를 붙잡았을 때 횡재라고 생각했는데....
더해서 그녀의 능력을 자세히 알아둘 필요도 있다. 환상을 보이는 능력이라던가는 참모가 예측한 것일 뿐이고,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를 기믹 같은 요소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트릭키한 능력인 만큼 자세한 능력을 알아두고 싶은데, 세뇌가 안 걸려서야.
“대강의 계획은 세워뒀으니까요. 나머진 제가 알아서하도록 하겠습니다만... 13호님, 언제 또 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오늘은 일단 체크를 데려가고... 내일이면 또 올 수 있어.”
“그럼 오늘은 언제까지 계시죠?”
“이제 바로 가야지, 왜?”
참모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혼자서 다 하기에는 조금 체력이 부족해서 말이죠. 가능하면 사람이 많으면 좋아서... 괜찮습니다. 가진 것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는 거야 늘 있는 일이니까요. 안 되면 도로시의 특제 정력제라도 쓰면....”
사람이 부족하다라.
타이밍이 좋다. 어제는 스페이드와의 일로 좋은 걸 얻었으니까.
13호가 그대로 전하자, 참모는 상쾌하게 웃었다. 코코의 얼굴은 절망으로 어두워졌지만.
* * *
삐걱삐걱, 침대의 스프링이 작게 소리를 냈다.
참모가 머무는 개인실에서, 현재 코코는 참모에게 안기고 있었다. 벌써 세 번째의 참모다.
“유능한 여자라던 코코 양. 벌써 힘이 빠진 겁니까?”
“.......”
“대답이 없네요.”
하윽.......
참모가 허리를 쳐올리자, 코코는 미약하게 교성을 흘릴 뿐이었다. 이미 소리를 내기에도 지쳐버렸다.
13호와 참모에게 심문실에 묶인 채 장난감으로 괴롭힘을 당한지 3시간이 지났다. 13호는 체크를 데리고 기지로 돌아가고, 참모는 코코를 데리고 능욕하길 계속하고 있다.
올라오면서 가죽팬츠와 팬티는 벗겨졌지만, 굳이 가죽자켓을 남겨놓은 건 그런 취향인 거겠지. 확실히 코코 본인도 전라인 것보다 묘한 수치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도구로 괴롭히는 것이 아닌 참모가 직접 괴롭힌다는 사실에, 조금쯤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절륜하는 남자라고 해도 정력이 무한은 아닐 터.
――‘지쳤을 때를 틈타, 도망치겠어. 나는 유능한 여자니까, 할 수 있어!’
3시간 전의 코코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고, 자신감으로 넘쳐있었다. 현자타임이라고 해서, 사정을 한 남성들은 분명 틈을 보일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유능한 자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넘쳐있었지만.......
얼마 안 있어, 그게 자신의 철저한 오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읏......차.”
“끄으으.......흣.......”
뜨거워.... 민감해....
참모가 안쪽 깊숙한 곳에 정액을 토해내자, 코코는 몸을 움츠리며 쾌감을 견뎠다.
클럽이 새겨놓은 ‘각인’ 때문에 미친 듯이 민감해진 몸은, 조금만 방심해도 가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참모는 아직 발기가 가라앉지 않은 자지를 그녀의 질내에서 꾹꾹 누르듯 휘젓고는, 뽁, 하고 뽑아냈다. 코코는 참모 위에서 엎드린 채 축 늘어졌다. 그런 코코의 유두를 참모가 꼬집자, 코코는 쾌감을 견디듯 손톱을 세웠다. 참모의 몸에 살짝 상처가 났다.
이제 쉬고 싶다. 벌써 몇 번을 갔는지 모르겠다.
“자, 그럼 다음 갑니다.”
“히익?! 또.......”
즐거워보이는 참모의 목소리와 함께, 코코는 뒤에서 자신을 만지는 새로운 손길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면 또 다른 참모가 자신의 뒤에 서있었다.
분신.
참모는 마치 버섯처럼 분신을 만들어내며, 교대로 돌아가며 그녀를 범한 결과 쉬지 않고 지치지 않고 능욕을 계속한 것이다.
3시간동안이나.
““자, 이번에는 후장보지입니다. 아프지 않게 크림은 잘 발라드릴게요.””
참모와 등 뒤의 분신의 목소리가 겹쳤다.
즐거워보이는 참모와 피로감에 찌든 코코의 모습은 한껏 대조적이었다.
“어, 언제까지... 하려는 거야....”
분신이 자신의 발기한 자지에, 이어서 코코의 항문에 크림을 발라가는 와중에 코코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아래에 깔린 모양새의 참모는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을 희롱하며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어디보자, 대충 코코양의 정신방벽이 약해져서, 세뇌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입니다.”
“......충분히, 지쳤어....”
“글쎄요. 제 눈엔 아직 여력이 있어보이는데.”
“아니라니까... 굴복할 테니까... 참모... 살려줘... 살려주세요....”
코코는 참모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원래의 그녀라면 하지 않을 짓이지만, 이미 충분히 약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참모의 품에 얼굴을 묻은 코코는 뺨을 문지르더니, 애처롭게 보이는 눈빛으로 참모를 올려다봤다. 복종의 의사를 보이는 표시다.
그러나 그 얼굴을 내려다보던 참모는,
“안 속습니다.”
“엣.”
“13호님께서 가르쳐주셨거든요. ‘여자는 독하다. 절대로 믿지 말고, 약한 척하는 여성은 분명 뒤가 더러운 여자다’라는 명언을 남기셨죠.”
“뭔데 그 지나치게 편견에 젖은 가르침은!”
하지만 그 말대로다.
솔직히 순순히 세뇌당하는 척을 하면서 벗어나려고 했던 코코였던지라, 속으로 쳇, 하고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 클럽에 의해 새겨진 각인 때문에 몸은 몇 번을 절정해도 계속해서 민감하고, 피로도 계속해서 겹쳐간다. 보통 여자라면 한 시간,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히어로라도 평균 세시간이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뭐, 나는 유능하니까 좀 더 버틸 수 있지만.’
【첩보부】는 모든 상황에 대응하는 부서인 만큼, 교육도 엄격하고 다양하며 빡세다.
첩보부의 이수과목 중 피(被)고문의 내용 중에 성고문, 그리고 미약 같은 감각을 올리는 약을 주입 당했을 때의 대처법 같은 것도 배웠다.
미약과는 다르지만, 적어도 민감해진 몸을 제어하고 억누르는 법은 어느 정도는 배웠다. 정신력을 단련하는 수행도 한 엘리트에다 유능한 그녀라면, 이 정도 고문쯤은 아직 얼마든지 더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반나절은 버틸 수 있을 테니까.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아무리 섹스에 미쳐있어도 12시간을 넘게 섹스하는 인간은 들어본 적이 없어.’
풀려나면 진짜 어마어마한 참상을 일으켜주겠다. 잠자는 사이 발기를 막는 혈을 틀어막아서 발기부전으로 만들어줄 테고, 컴퓨터에는 울끈불끈한 남자들의 (삐――)하고 (삐――)하며 (삐――――)한 사진들을 어디를 열든 보이도록 세팅해주고 말 것이다. 더해서 SNS에도 이 녀석의 얼굴 사진과 온갖 변태적인 루머를 돌려 사회적으로도 완전 말살시켜주마.
‘괴롭긴하지만, 내 정신력이 다하는 것보다 네가 먼저 질릴 거다, 이 변태 안경 새끼야...! 그 때가 네 마지막이다...!’
“아뇨... 진짜 한계예요... 더는... 훌쩍....”
속마음과는 달리, 코코는 철저하게 연약한 모습을 연기하길 계속했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입술을 파르르 떨리며 피로에 젖은 듯 새파랗게 변한 안색으로. 참모의 몸에 닿은 손도 두려운 것처럼 파르르 떨리고 있다.
“어...... 우는 건가요?”
“흑...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만큼 절 괴롭혔으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빌게요. 흐윽... 진짜로, 미쳐버려요... 제가 잘못했어요... 대, 대신 언제든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봉사할게요.... 용서해주세요....”
코코는 눈물을 흘리는 타이밍도, 손 끝에서부터 발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의 어떤 신체부위도 그녀의 뜻대로 움직이는 게 가능했다.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더욱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하지만, 그런 게 없어도 이미 충분했다. 거기에 목소리의 떨림, 음색, 톤까지도 상대방에 맞춰 언제든지 얼마든지 변화한다.
이 연기법 또한 【첩보부】의 필수 연수과목 중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장악하고 원하는 뜻대로 유도하는 흠 없는 철저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을 홀리는 천의 가면을 가진 것이다!
즉, 참모가 사람인 한 그녀의 연기를 앞에 두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역시 이건 좀 심했습니까.”
다행히 참모도 사람인 듯,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푸후훗, 손 쉽구만~. 멍청해~.’
역시, 서류고에서 보고 내린 결론대로다. 참모는 정에 약하다.
조금만 더 밀면 넘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