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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화 〉#17 말괄량이 히어로 스페이드는 괴롭힘 당한다(5) (75/271)



〈 75화 〉#17 말괄량이 히어로 스페이드는 괴롭힘 당한다(5)

“제압 완료했어요, 13호 오빠.”

“적에겐 가차 없구나, 너....”

포르치니라는 이름의 버섯머리 빌런은 지금 아리아의 손에 의해 나무에 꽁꽁 묶여있다. 얼굴은 시퍼런 멍이 든 채 퉁퉁 부어있다.

이 녀석도 나름 가짜들을 마구마구 양성하면서 필사적으로 덤벼왔지만, 아리아가 불러낸 도깨비가 불도저처럼 헤집자 속수무책으로 떨어져나갈 뿐이었다. 【포르치니 스멜】이란 것도 손에 든 막대기를 앞으로 향하니 멋대로 좌악- 갈라졌다. 도대체 뭐로 만든 걸까, 저 막대기. 마법소녀의 마법봉 같은 걸까.


“아무튼 싱거웠네요. 스페이드 언니라면 이런 녀석 아무 것도 아닌데.”


아리아는 매직을 들고 포르치니라는 빌런의 배 위에 뭔가를 슥슥 적어나갔다.


[팽이버섯 사이즈. 존나 작아요.]

라는 글자와 함께 화살표로 사타구니를 가리켰다. 악마냐, 넌.

“으, 으윽...... 이 년....”

포르치니는 뭔가 힘겹게 중얼중얼했지만, 아리아가 턱주가리를 걷어차자  이상 아무 말도 못했다. 여자는 무섭다.

“그래서, 이 막대기를 들고 있으면 저 녀석의 능력을 쓸 수 있다고?”


“네. 마력을 쭉쭉 빨아들였거든요. 오빠가 여자랑 결합해서 마력을 뺏는 것처럼, 저는 이 방망이로 남자한테서 마력을 뺏을 수 있어요.  마력도 섞어서 넣어놨으니, 원하는 만큼 쓰실 수 있을 거예요. 아낌없이 쓰세요.”

막대기를 들고 안에 있는 마력에 집중하자, 바로 옆의 바닥에서 나와 같은 생김새의 가짜가 머리부터 쑥쑥 솟아올랐다. 분신 같은 느낌이다.

13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어떻게 이 능력을 쓰면 좋을지 고민했다.


아, 그렇지.

일단 스페이드를 뒤덮은 저 가짜 포르치니 더미부터 어떻게 해야겠다. 저러다가 질식할까봐 걱정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막대기를 들고 스페이드를 뒤덮은 포르치니 더미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데,

콰앙-!


“우옷?!”


굉음과 함께 포르치니 덩어리가 단숨에 사방팔방 흩날렸다.


“하아, 하아, 하...... 안...... 져....”


아래에 깔려 있던 스페이드가, 마지막 이성의 끈을 붙잡고 혼신의 마력파를 발한 것이다.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스페이드는 간신히 일어선 채 버섯탈을 뒤집어  13호를 노려봤다. 미약향 때문에 어찔거리는 머리로, 조금  포르치니와 비슷한 실루엣의 13호를 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저기, 적당히 포기하는 것도 좋지 않아?”

“닥쳐...! 지지 않아... 빌런 따위한테......!”

그렇게 말하며 스페이드는 오기로나마  걸음 한 걸음 13호를 향해 다가갔지만,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앞으로 엎어지듯 쓰러졌다.

“그것 봐. 더 이상 걸을 힘도 없잖아?”

“하아... 하아...... 닥, 쳐....”

분한 듯 13호를 올려다보는 눈빛은 아직 죽지 않았지만, 13호의 눈 앞에서 엎드린 그녀의 모습은 마치 패배를 인정한 패자의 모습처럼도 보였다.


“그래? 그럴까?”


13호는 탈 아래서 히죽 웃고는, 방금 만들어 낸 자신의 분신을 조작해 엎어진 스페이드를 덮쳤다.

일어설 힘조차 없던 스페이드는, 분신에게조차 저항하지 못하고 순순히 손길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다.




* * *



흐윽...! 아흑...... 으으응.....!

“흐음~ 흠~♪”


――1학식 근처, 인적이 드문 좁은 강의실 안.

바닥에 눕혀진 스페이드는 양팔 양다리를 두 명의 13호(분신)에게 붙잡힌 채, 또 다른 13호(본체)의 손에 이리저리 희롱당하고 있었다.


“히윽... 그만... 그마안....!”


“그만해도 되겠어? 이렇게 좋아서 애액을 줄줄 흘리고 있는데?”

13호가 손에 든 버섯을 스페이드의 스커트 아래, 훤히 드러난 음부에 가져다 대자, 버섯은 저 혼자 부르르르 떨리며 그녀를 괴롭혔다.

스페이드의 얇은 블라우스는 앞섶이 벌어져 있었고, 브라는 가슴 위로 끌어올려 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흐꺄악...?!”


스페이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애액이 보지에서 줄줄 흘러, 허벅지를 타고 바닥을 적셨다.

“......! 하아, 하아, 히윽, 하아아아아.......”

“아직 쉴 때가 아냐, 스페이드.”

“읍?!”


13호는 손에 든  다른 버섯을 스페이드의 입과 코 부근에 가져다 댔다. 버섯의 뿌리부근을 꾸욱 누르자, 농후한 분홍색 가스가 나와 스페이드의 기관지를 점해갔다.


분홍색 가스를 흡입하자, 스페이드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튀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머릿속을 이 수상한 가스가 가득 메우고, 마비시키는  같다.


“아, 아, 아, 아아아아아...!”

스페이드는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몸을 뒤틀었지만, 마력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상태에서 위 아래서 짓누르는 13호(분신)들의 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이 버섯, 괜찮네. 도로시한테 부탁하면 양산할  있을까?’

무력화 된 포르치니의 몸에서 떼온 버섯은 그가 내뿜던 미약향의 원전이었다. 몸에 박힌 이 버섯의 액기스를 그 자신의  안에서 이것저것 뒤섞은 결과, 【포르치니 스멜】이라는 괴이한 회색 가스를 뿜게  것 같다.


버섯만으로는 소량의 가스 밖에 뿜을 수 없지만, 이렇게 코나 입에 대고 뿌리면 상관없다. 몸통 부분을 누르면 부르르르 떨리는 것도 바이브레이터 같아서 사용하기 좋았다.

“아직이야, 아직 가면  돼, 스페이드.”


“응긋...! 하악.......!”


다시금 스커트 아래로 버섯을 집어넣어 스페이드의 보지를 괴롭히고, 동시에 드러난 유두를 쪼옥쪼옥 빨았다. 이미 충혈하며 잔뜩 발기한 유두는, 버섯의 미약향의 영향까지 더해져 미친 듯이 민감해져 있다.


스페이드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쾌감의 물결 속에 잠겨 있었다. 파도는 몇 번이나 그녀를 절정에 이끌기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그럴 때마다  수 없는 감각과 함께 아슬아슬한 선까지 다시 밀려내려갔다. ‘절정금지’라는, 13호의 암시 때문이다.


‘안....... 돼엣... 미쳐... 버려어......!’

스페이드의 보지가 끔벅끔벅 열리며 연신 애액을 토해냈다. 눈에는 눈물이, 입가에는 침을 흘리고 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있을 리 없다.

스페이드의 정신은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이미 약 일주일. 13호에 의해 ‘자위금지’에 ‘절정금지’까지 당하고, 거기다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밤이면 밤마다 숨어든 13호에 의해 온갖 야한 암시와 가지 않을 정도로 미묘한 애무를 받았다.

그녀에게 이 일주일의 시간은 천년과도 같았다.

하루가 갈수록 욕망은 커지고, 끝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휘청휘청 걸어나갔던  같은 일주일이었다. 힘들다, 더는 견딜 수 없다.


그 일주일간의 욕망과 고뇌가, 초조함이 몇 번이나 떠올라 그녀의 정신을 벼랑 끝까지 내몰아갔다.

“아, 아으...... 하으으윽......!”


그러나 그녀가 버틸 수 있는지 없는지와는 별개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자신을 짓누른 버섯탈의 빌런이 괴롭히면 괴롭히는 대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붙잡힌 팔다리를 뿌리칠 힘도 남아있지 않다. 마치 꾹 누르면 소리를 내는 인형처럼, 그가 보지나 유두 같은 성감대를 괴롭히면 괴롭고 달콤한 교성을 흘리는 것 밖에는  수가 없다.


아아, 이길 수 없다.

그녀의 마음을 패배와 절망이 서서히 좀먹어가고 있다.......





‘슬슬 됐으려나.’

13호는 그런 스페이드의 모습을 살피면서, 대강의 각을 쟀다.


도로시로부터의 조언대로, 지금의 스페이드는 강렬한 패배의 기억 속에 잠겨 있을 것이다.

세뇌의 기본은 ‘굴복’과 ‘의존’이다. 상대가 자신보다 위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동시에 상대방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그러나 그것도 지금까지처럼 어중간한 정도면은 언제가 되었든 풀려버린다.
 더 깊은 암시로 유도하려면――


“「스페이드, 나의 사랑하는 스페이드」. 잘 듣고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 * *

‘어..........?’


풍덩-! 하는 소리가 들린  같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수면 아래, 바다 같은 깊은 물 속에 빠져있었다. 아니, 맑고 어두운 것이 바다보다는 호수일지도 모르겠다.


‘숨, 숨이......!’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았다. 그보다  속에 잠겨 있어서야 숨을  수 없다. 단숨에 괴로움을 느끼고 수면 위로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납처럼 무거운 몸은 점점 아래로 가라앉을 뿐이다.

[걱정 마, 스페이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는 거야.]

갑자기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굉장히 친숙하고, 편안해지는 목소리....

물속에서 숨을  수 있다니, 그런 말도  되는 이야기 믿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내 말을 잘 듣고, 내 말을 믿어줘. 그러면 분명 무척이나 편안해  거야. 몸이 둥실둥실 가벼워질 거야....]

그럴 텐데도, 어쩐지 스페이드는 그 목소리에 깊은 신뢰감을 가질  있었다. 목소리를 믿고 그 말대로 천천히 심호흡을 한다....


‘아...... 숨, 쉴 수 있어.’

숨을 쉴 수 있다!


 속인데도 얼마든지 숨을 쉴 수 있다!

숨을   있다는 사실보다도, 들려온 목소리대로라는 사실이 스페이드에겐 더욱 기쁘게 다가왔다.


[스페이드, 위에는 뭐가 보여? 자세히 한  봐볼래?]

 말대로 스페이드는 수면 위를 올려다보았다. 수면 위에선 한 여성이 남자들에게 희롱당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더 많은가? 잘 모르겠지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다 똑같은 버섯탈을 쓰고 있었으며, 좀 더 자세히 보니 여성은 스페이드 자신이었다.

‘나야......?’

남자들은 스페이드에게 달라붙어 그녀의  이곳저곳을, 부끄러운 곳도, 가슴의 오똑  돌기도, 목덜미나 귓불이나 그 외의 온갖 성감대를 핥거나 꼬집거나 깨물거나 하며 자극하고 있었다. 유두의 돌기를 비틀  꼬집거나 음핵을 살살 문지르면, 그녀는 몸을 찌르르르 떨었다.


일말의 자유도 없이 희롱하면 희롱하는 대로 반응할 뿐인 모습. 심지어 뭔가를 갈망하는  표정에는 여유가 없었다.


그런 그녀는 괴로운 듯도 보였지만――


‘기뻐, 보여.......’


뭐가 저렇게 기쁜 걸까. 자신의 일인데도 잘 알지 못하겠다. 자신의 몸일텐데도, 지금은 스크린 너머로 보는 것처럼 별개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스페이드, 그럼 이번에는 아래를 봐줄래?]


‘응......’


스페이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에 잠겨있었다.

이 끝도 없는 호수에 밑바닥은 있는걸까, 보고 있자면 빨려들 것 같은 어둠에 스페이드는 무심코 몸을 떨었다.

[자세히 보렴. 지금 네 안에 있는  ***은 뭘까?]


들여다본다. 들여다본다. 들여다본다.

처음에 떠오른  어느 밤의 자신이었다.

‘사흘 전...? 나흘 전인가...?’


뺨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어쩔 줄을 모른  허덕이고 있다.

자위도 할 수 없고 절정도  수 없고. 그러나 몸은 열락과 쾌락을 구하며 잔뜩 달아올라서, 어쩔 줄을 모른 채 꼬박 밤을 지샜었다. 그러다 어느샌가 잠들었었지....

‘어......?’


스페이드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조금  목소리 때문에 물 속에서도 숨 쉬는 데 지장이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자신은 헐떡이고 있는 것이다. 뺨에 손을 대보니, 뜨거웠다.


‘어... 나... 왜 이러지...?’


[괜찮아? 스페이드?]

목소리가 물었다. 괜찮다고 대답...한  같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계속해서 보자. 다음 걸 볼까?]


스페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금 전 기억에서 시선을 돌려 다른 어둠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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