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15 히어로 아리아는 누구인가(5)
하아....... 흐응....... 아.......
13호는 한동안 애액으로 눅진눅진해진 아리아의 비부를 쓸어올리거나 문지르거나 핥거나 찔러보며 희롱했다.
슬슬 마무리를 지을 때다.
“자, 아리아. 그럼 이번엔 그 쪽 벽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해.”
“네, 13호 오빠....”
아리아는 벽을 손으로 집고, 엉덩이를 쑤욱 13호를 향해 내밀었다. 달콤할 것 같은 새하얀 둔부가, 딱 좋은 높이로 13호의 앞에 다가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정 후에 축 늘어져 있던 물건이, 지금은 다시 힘을 되찾아 딱딱하게 발기해, 아리아의 비부에 닿았다.
“응......으응....”
아리아는 13호의 물건을 요구하듯 허리를 움직였지만, 13호는 그런 그녀를 놀리듯 음경의 끝을 꽃잎에 닿을 뿐, 넣으려 하지 않았다.
“아으... 13호 오빠... 어서... 넣어줘요.......”
“아직. 기다려.”
“하으읏~?!”
목덜미를 핥자, 섬뜩한 감각이 아리아의 등골을 타고 흘렀다.
13호는 그런 아리아의 등 뒤에서 손을 뻗어, 흔들리는 유방과 젖은 음핵을 어루만졌다. 손에 닿는 여성스런 감촉이 기분 좋다.
“아리아, 다시 한번 우리 사이의 계약을 맺겠어.”
“다시...? 그런 거 없어도, 저는 13호 오빠의 거예요....”
“확인하려는 거야, 아리아. 나는 네가 알고 있는 미래의 나와는 다르니까.”
“헤......?”
어떤 것을 기준으로 ‘나’를 정의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리아가 말한 미래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고 13호는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13호에겐 아직 보스도, 도로시도, 참모도 살아있다. 복수심에 미친 듯이 불타고 있지도 않다.
둘 사이의 괴리감에, 언젠가 아리아가 혼란을 겪을 수도, 배신할 수도 있다.
그러니 다시 한번 계약을 맺는다.
“아리아, 다시 한번 맹세해. 어떠한 나든, 어떤 미래의 나든, 어떤 모습의 나든, 어떤 세계의 나든, 어떤 운명의 나든――아리아 너는, 이 13호의 것이자, 노예이자, 인형이라고, 영원불멸 내게 복종하겠다고, 다시 한번 맹세해라.”
아리아는 벽에 손을 짚은 채 13호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는 홀로 쿡쿡 웃었다.
“정말이지,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나요. 13호 오빠는 의심도 많아서.”
“내가 걷는 한 발 한 발이 위태로운 것 뿐이야. 힘이 있던 시절이라면 몰라도, 힘 없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할 수 밖에 없지.”
“맞아요. 정말이지, 약하고 약한 주제에, 자기 목숨 하나 돌보기도 힘든 주제에, 자꾸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책임지려고 하죠.”
“......?”
“혼잣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아리아는 미소지으며 슬쩍 13호를 돌아봤다.
“맹세할게요. 어떤 세계, 어떤 미래, 어떤 인생의 13호 오빠라도, 언젠가 오빠가 완전히 변해버린다고 해도――이 아리아, 오빠의 것이자 노예이자 인형으로서...... 복종을 맹세합니다....”
상기된 얼굴로,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그러나 똑똑히, 아리아는 선언했다.
그런 아리아를 지켜보던 13호는 그녀의 가슴과 클리토리스에 닿은 손을 완만하게 움직이며,
“그럼, 간다.”
허리를 움직여, 그녀의 꽃잎을 단숨에 꿰뚫었다.
“히익......?!”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이미 애액으로 젖어있던 꽃잎이 환희하듯 13호의 물건을 받아들였다. 물이 가득한 음탕한 소리가 좁은 탈의실 안에 가득하다.
“아읏, 읏, 흐응, 흐앙........”
기분 좋은 소리를 흘리며, 아리아는 더욱 더 허리를 움직이며 13호의 물건을 졸랐다. 오로지 쾌락에 젖어 쾌락을 탐하며, 세포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13호의 것으로, 13호의 색으로 물들어간다.
더불어 흔들리는 유방의 정점에 선 돌기를 꼬집고, 절정을 촉구하듯 음핵을 문지를 때면 오싹오싹한 쾌감이 척수를 타고 머리 끝을 쾅쾅 두드렸다.
“아, 아아, 하아...... 하...응...!”
아리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넋 잃은 얼굴로 헐떡였다. 쯔걱, 찌걱,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13호의 물건이 출입한다.
13호는 쾌감으로 덜덜 떠는 아리아의 목덜미에 얼굴을 가져다대고, 목덜미부터 척추, 어깨에 이르기까지 마음껏 핥고, 귓불을 깨물며 자근자근 쾌락을 더해주었다.
“달콤하네, 아리아.”
“아아, 흣, 하... 기, 기뻐요... 기뻐요...... 13호 오빠... 갈 거 같아....”
“그래, 좋아. 그럼 나와 함께 가는 거야... 참을 수 있지, 아리아?”
“아흣, 크흑, 빠, 빨리요오....”
아리아는 열락에 헐떡이며 이마를 벽에 박고 쾌감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아직, 아직은 가면 안 돼...! 그치만 참을 수가.......’
“아, 앙, 흣, 아, 안 돼... 크으, 가, 가 버려, 그, 아직, 읏, 시, 13호, 오빠... 빨리잇......!”
필사적으로 참으려 했다. 이마를 벽에 비비고, 손등을 깨물며 버텼지만, 물이 입구까지 가득 찬 유리잔처럼 당장에라도 쾌락이 흘러넘칠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13호의 물건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동시에 아리아의 가슴과 음핵을 자극하는 손도, 귀에서 목덜미까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혀도 더욱 격하게 움직였다. 거기에 답하듯 아리아가 허리를 흔들었다. 퍽, 퍽, 하고 아리아의 엉덩이와 13호의 허벅지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아리아, 조금 전의 맹세를 마음 깊이 새기는 거다. 네 영혼 깊숙한 곳에 새겨서, 절대로 잊지 않도록, 내 명령을 따르는 것에 쾌락을 느끼고, 오로지 나만을 따르고, 나만을 바라보고, 나에게 복종하는 노예가 되도록... 맹세를 새겨라!”
“아, 아아, 으, 매, 맹세해요! 맹세합니다! 저는 13호 오빠의 것이에요! 몸도 마음도, 영혼 깊숙이... 오빠만의 것이니까......! 이제.......”
“좋아...... 간다, 아리아!”
13호의 외침과 함께, 단단한 페니스의 끝이 아리아의 자궁 입구를 거세게 때리고,
“아, 아아아아아아아아! 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울컥울컥울컥울컥... 아리아의 안에, 뜨거운 액이 부어졌다.
“하아, 하...... 아.... 으... 뜨거운 거... 뜨거운 거가아.......”
부들부들 갓 태어난 사슴처럼 다리가 떨리고, 벽을 짚은 손에 힘이 빠졌다. 만족스럽게 정액을 토해낸 13호가 아리아의 보지에서 자지를 뽑아내자, 아리아는 그대로 무너지듯 벽에 기댄 채 쓰러졌다.
머리가 새하얗게 튀어버렸다....
“잘했다, 아리아. 지금의 맹세를 잊지마라... 너는 언제까지나 내 것이야... 절대로, 절대로 놓지 않아....”
“아으...... 맞아요... 저는...... 13호 오빠의... 것...... 영원히... 어디서든... 오빠의 것......맞아요... 잊지 않아요.......”
벽에 기댄 채 주저앉은 아리아의 귓가에, 절대 잊어버리지 못하게 각인시키듯 13호가 같은 암시를 반복해서 속삭였다.
아리아도 지쳐서 헐떡이면서도, 13호의 말을, 조금 전의 맹세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로.......
* * *
츄웁... 츄....
거사를 끝내고 몰려오는 피로감을 느낀 13호도, 탈의실 벽에 기댄 채 주저 앉았다. 예기치 못한 일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말을 하나 더 얻게 된 것이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 유용할지 모르는 말을.
지금 어비스는 위험한 상황이다. 보스를 인질로 잡혔고, 대장이 셋이나 있으며 그 중 라헤, 메르 두 사람에게 집중 마크 당하는 상황이고... 빌런 조직인 시궁쥐의 쥐새끼들도 어찌할지 고민해야한다.
빛도 탈출구도 전혀 없어 보이던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귀한 패가 절로 굴러들어왔으니, 의욕이 마구 넘쳐났다.
웅...... 추웁......
그럼 패를 얻었으니, 문제는 이 패를 이용해 어떻게 행동할지다.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 지금부터는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적극적이게 행동해야한다.
목표는 7번대의 함락, 그리고 겸사겸사... 다른 미래의 ‘나’를 대신한, 복수를.
‘보스도, 도로시도, 참모도. 원래는 죽었을 거라....’
“움... 츄읍... 13호 오빠...? 응...... 어디 안 좋으신 가요...?”
13호의 자지에 달라붙어, 입으로 깨끗이 해주던 아리아가 의아한 눈으로 13호를 올려보았다.
13호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자, 아리아는 안도하며 다시 자지 청소에 열중했다.
자지의 구석구석, 아리아의 애액과 정액으로 더럽혀진 곳을 깨끗이 핥아간다. 헌신적인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13호가 무심코 그 머리를 쓰다듬자 아리아는 기쁜 듯 13호의 손에 머리를 맡겼다.
‘......뭐지, 뭔가 그리운 기분이 드는데.’
“저기, 아리아... 예린이라고 했지?”
“후읍... 쩝... 네에. 신예린이에요....”
뭐지, 뭘까, 이 그리운 기분은.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저기, 혹시 예전에 날 만난 적 있니?”
아리아는 자지를 핥던 움직임을 멈추고, 13호를 올려다봤다.
아름다운 금빛 눈이 13호를 향한다. ......이렇게나 인상이 깊은 눈은, 절대 잊지 못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착각일까. 데자뷰 같은 걸까.
“......13호 오빠는 능력의 부작용으로 기억이 군데군데 빠져있다고 들었어요. 또 다른 미래의 오빠한테 듣기로는.”
“능력의 부작용인지 실험의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비각성자를 각성자로 만들기 위한 연구시설이 있었으며, 13호는 그 시설에 실험체로서 갇혀있던 적이 있다. 당연하지만 비합법이었으며 각종 비인도적인 실험이 주최되었고――그 결과, 능력이 발현된 여파인지 실험의 부작용인지 13호는 군데군데 기억이 빠지거나 흐릿해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황했고, 그러다가 바이올렛을 만나게 된 것이지만.
“응. 잘은 기억 안 나는데, 연구 시설에서... 너 같은 애를 본 것도 같아. 귀엽고, 잘 따르고... 매일 ‘오빠, 오빠’ 부르던 애 였는데....”
“어머나, 또 다른 13호 오빠가 저에게 그렇게 부르도록 강요했었는데, 그런 기억이 있어서였나 보네요.”
“그랬단 말이야? 나지만 참 너무하네... 그러고 보니, 그 애는 눈이 안 보이는 애였는데, 잘 지내고 있으려나... 행복했으면 좋겠네.......”
13호는 여운이 젖은 눈으로 그렇게 중얼거렸고, 아리아는 별다른 내색 없이, 자지를 깨끗하게 하는 작업에 다시 몰두했다.
어쨌든 이렇게 한 건이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했다.
* * *
거짓말이지만요.
13호의 물건을 쪽쪽 빨고 핥으며 봉사하던 아리아는, 마음 속으로 홀로 중얼거렸다.
13호의 것, 13호의 노예이니 13호에게는 무엇 하나 거짓없이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그녀에게 남은 최후의 아집이다. 숨기고 싶은 그녀의 고집이다.
분명 ‘다른 미래’에서 그녀는 13호에게 세뇌당했다. 어비스가 몰살 당한 것도, 13호가 복수심에 가득 찬 것도 맞았지만, 13호에게 세뇌 당한건 아리아 본인의 의지였다.
아리아가 13호를 알게 된 건 그가 빌런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빌런이 되기도 전에, 그에게 아직 능력도 없는 평범하고 성실한 일반인이었을 때에, 그녀는 이미 13호를 알고 있었으며,
‘모든 것은――’
모든 것은, 속죄를 위해... 그녀는 13호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로 했다.
이것만큼은 결코 알려져선 안 될 비밀.
이것만큼은 끝까지 숨기고 싶은 진실.
숨기고, 가리고, 감춰야만 하는...... 아련한 연심이다.
* * *
“13호 오빠.”
“응?”
이걸로 일단락이다, 라고... 생각 했는데.
아리아는 자지를 할짝할짝 핥으며 말을 이었다.
“음...... 저를 버린다고... 가버리라고 하셨을 때...... 츄읍... 저 정말 슬펐어요....”
“미안미안. 정말 미안하다니까. 다신 안 그럴게.”
“츄웁...... 응... 다행이에요, 그렇게 말해줘서.... 다시는 그러지 말아... 츄읍... 줘요.......”
아리아는 손만을 움직여, 벗어놓았던 무복(巫服) 사이에서 본 적 있는 막대기를 꺼냈다. 아까 말하는 걸 듣기론 ‘도깨비방망이’인가 하던 막대기다.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가볍게 휘젓자,
막대기는 예리한 날을 반짝이는 식칼로 변했다.
아리아는 나를 올려다봤다.
아리아는 나를 보며 웃었다.
“자칫하면... 이걸로 오빠를 찌를 뻔 했잖아요....”
오싹, 하고. 뭔가 차가운 것이 등골에 오소소 닿은 기분이 들었다.
“아, 뭐......?”
“저 정말 최선을 다할게요. 오빠가 바라는 모습이 있으면 그 모습 그대로 변할게요. 오빠가 원한다면 무슨 짓이든 해드릴게요. 언제든 저를 범하셔도 상관 없어요. 오빠의 바람을 위해서라면 7번대든 히어로협회든 모든 능력을 다해서 가져다 바칠게요. 오빠에게 얼마든지 봉사할게요. ――그러니 오빠, 저를 버리시면 안 돼요?”
아리아는 양 손으로 바닥과 13호의 몸을 짚고 엉금엉금 기듯이 더욱 더 달라붙었다. 13호의 코 앞에 아리아의 얼굴이 바싹 다가가고, 그 사이에 시퍼런 날을 반짝이는 식칼이 섰다.
어, 어......?
“또 저를 버린다거나 그런 말을 한다면, 그 때는 오빠를 죽이고 저도 죽을 거예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저는 오빠 것이에요. 언제까지나 오빠 것으로 해주세요. 헤, 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그러니까, 라며 아리아는 쐐기를 박듯 말을 이었다. 식칼을 들이대면서. 흉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알겠죠? 오빠......? 대답은요...? 어서 해주시지 않겠어요? 응? 어서요? 어라,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오빠? 네? 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오빠?”
우와. 눈이 무섭다. 호러영화보다 100배는 무서워..
꿀꺽, 13호는 무심코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패를 얻은 것 같긴 한데.
언제 터질지 모를 핵폭탄 같은 패라서, 너무 무섭다. 환불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