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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14 패배한 빌런이지만 오늘도 역시 포기란 없다(1) (60/271)



〈 60화 〉#14 패배한 빌런이지만 오늘도 역시 포기란 없다(1)


――‘13호, 우린 당분간 히어로들과 휴전을 맺는다.’


――‘예지의 내용을 들었어. 【시궁쥐】 녀석들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을 뿐이야.’

――‘공동전선은 아냐. 단순한 휴전.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히어로 따위랑 협력하는 꼴은  봐.’




‘......당황스럽네, 갑자기 그런 소릴 들어도.’


아침, 꽤나 이른 시간. 나는 어제 안내받은 숙소의 침대 위에 앉아 고민하고 있었다.


어제는 정말 죽을 각오로 쳐들어왔건만, 싱겁게 살아남아 버렸다. 거기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보스와 히어로들끼리 뭔가 협상 비슷한 걸  것 같은데....


이제 어떻게 되려나. 다른 건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 빨리 7번대를 함락하고 걱정 없이 평안하게 지내고 싶을 뿐이다. 이상한 일을 늘리지 말아줘.


“깨어 있었네? 늦게 일어날  알았는데.”


“......뭐야, 스페이드냐?”


노크도 없이 당당하게 쳐들어온  스페이드. 언제나처럼 당차보이는 다홍색 단발머리의 아가씨다. 당찬 건 좋은데 적어도 노크 정도는 해주는  예의가 아닐까.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들어온 거야. 어제 꽤 늦게 잤을 거 아냐?”

“자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찾아와주면 안 되었던 거냐?”

“자고 있는 동안 괴롭혀 주려 했지. 코 밑에 치약을 바른다거나 네 더러운 물건에 고춧가루를 부어놓는다거나.”

미친  아냐? 사람이 자는 데 꼭 그래야 겠어?

“지금 우리 휴전이라고 들었는데?”


“난 어제 피곤해서 10시 전에 잠들었거든. 대장이랑 너네가 새벽에 무슨 조약을 맺었든지 ‘난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로 넘어갈 거거든.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면  돼. 괴롭히게 해줘.”

세상 살다살다 괴롭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녀석은 처음 본다.


애초에 너, 암시 때문에 나한테 위해는 가할 수 없을 텐데.

“......맘대로 하든지.  좀  잘 테니까.”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그래 뭐, 지금까진 내가 괴롭힌 게 있으니까 조금쯤 받아주자.


그런 것보다 생각할  너무 많다.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휴전이라던가 【시궁쥐】라던가, 세뇌한 히어로들은 이제 어째야한다던가. 이대로면 함락 작전은 계속해야할까, 애초에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볼 일이 끝나면 처분된다거나...? 그렇다면 그 전에 보스만이라도 탈출을 시켜둔다거나....

‘......응?’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에 열이 오를 것 같았지만, 몸에 차닥차닥 달라붙는 차가운 감촉에 생각을 멈췄다.


뭔가, 장난을 치는 것치곤 묘한데.

“너 뭐하냐...?”

“말투가  그래? 죽여버린다.”


장난을 친다더니, 스페이드는 내 옷을 들추고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연고를 바르고, 파스를 붙이고....


옆에 놓은 것도 고춧가루가 담긴 통 같은 게 아니라 구급상자다.

“크게 다친 곳은 없네. 대장들을 상대했다고 들어서 피떡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정도면 연고랑 파스 정도만 붙여도 되겠어.”

“.......”

“...뭘 그렇게 봐? 어제 치료도 안 받고 자러 들어갔대서  거 뿐이야. 딱히 걱정되서  것도 아니고, 아직 너한테 세뇌된  때문에 어쩔  없이 온 거거든? 그러니까 착각하지 마. 알겠어? 알겠냐고. 야! 그런 표정을 짓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걱정스럽다는 듯 상처를 쓰다듬고, 꼼꼼히  몸을 확인하면서 상처를 찾고 치료해주고 있다.

뭐냐 얘는. 언제적 시대의 츤데레냐.

......위험하네, 반할 거 같아.

“하여튼 무모해. 지금 능력도  쓰는 상태 아냐? 그런데 적진에 홀몸으로 쳐들어오는 놈이 어딨어? 거기다 그 대장님이라니, 목숨이 붙어있단 사실에 감사하도록 해. 그리고――”

“스페이드, 지금 세뇌에 대해선 얼마나 알려졌어? 어제 여기에 돌아와서 이것저것 말했겠지? 어디까지 말했는지 말해줄래?”

“......읏!”


스페이드는 내가 왜, 라고 하려는  반항하려는 눈치였지만, 세뇌의 영향 때문인지 순순히 답하기 시작했다.

“거의... 말 못 했어. 그냥 너희들한테 잡혀 있었고... 청소하거나 하면서 일을 한 정도만.... 이거, 너희 탓이지! 세뇌 관련된  얘기하려고 할 때마다 갑자기 전부 잊어버린다고! 글로 쓰려고 해도 그 쪽으로 화제를 옮기려하면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빨리 세뇌 풀어! 휴전이라면 이제 풀어줘도 되잖아!”


역시. 혹시 몰라서 몇 가지 정보를 털어놓지 못하게 암시를 걸어둔 게 아직 유효하다. 스페이드에게 걸린 세뇌는 풀리지 않았다.


과연, 과연.

“싫어. 안 풀어.”

“뭐......꺄앗?!”


간호해주던 스페이드의 손목을 잡아끌어, 침대 위에 억지로 쓰러트렸다. 그대로 그녀의 위를 덮치듯 올라타,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했다.

“너, 너. 지금은  수갑도 없거든? 당장 안 비키면 아주 그냥 끔찍한 꼴로 만들――”

“힘을 빼, 스페이드.”


꺄앙...... 하는 목소리와 함께, 아래에 깔린 스페이드의 몸에서 저항감이 사라졌다. 「내게 저항할  없다」, 「어비스의 명령은 거스를  없다」라는 암시가 여전히 남아있다. 세뇌는 아주 잘 작용하고 있다.

저항하지 못하고 살짝 상기된 스페이드의 얼굴이, 몸에 닿는 부드러움이 사랑스러워서, 나는 고개를 낮추고 스페이드의 입가에 입을 맞췄다.


흐읍... 흡... 추읍.......

스페이드는 저항다운 저항도 하지 않고  입과 혀를 받아들였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조교가 성과가 있는지, 스스로 혀를 얽어오며 타액을 탐했다.


조금 후에 입술을 떼어내자,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 내게로 가느다란 타액의 실이 이어졌다. 요염한 숨소리가, 열락에 빠져 연약한 여자애 같은 얼굴을 보이는 모습이 참을 수가 없다.

아아, 그렇다. 나는 여자가 좋다. 무엇보다 그토록이나 싫어하던 히어로들이, 그렇게나 당찬 모습의 그녀들을 무너뜨릴 때의 그 쾌감을 참을 수가 없다.


단순한 ‘최강’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기쁨이다. 고작해야 대장 몇  나타났다고 포기하기엔 아깝다.

“어서...... 비켜.”


“글쎄. 즐기던 거 아니었어?”

“그럴 리가... 읍...!”

다시 한 번 스페이드의 입술을 빼앗았다. 동시에 팔을 아래로 미끄러뜨려, 스커트 속으로 밀어넣었다.

저항하듯 발버둥치려 한 스페이드지만, 암시 때문에 힘이 빠져서야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이 편이 흥분되서 좋다....


스커트 아래로 미끄러트린 손으로 허벅지를 허루만지면 스페이드가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이어서 속옷의 끝을 만져보니, 조금 젖어있었다.


벌써 젖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나...?

아아, 과연.


“스페이드, 솔직히 말해줄래?”

“푸흐... 으...... 뭘...?”


“너, 정말로 단순히 나를 치료하러 온 거야? 뭔가 더 바라던 게 있었던 거 아니야?”

“......아, 아냐...!”

스페이드가 정곡을 찔린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걸 듣고 참을 수 없게 되었던 건 아니야? 요즘 거의 매일 만져줬으니까. 매일 안아줬으니까. 매일 괴롭혀줬으니까...... 내가 뭔가 해주길 바란 거 아냐?”


“아...... 으.......”


뭔가 말하려는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고 연신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는다.


그런 그녀의 스커트 속, 속옷 위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벌써 이렇게나 젖어있어.  앞에서 자위라도  거 아냐? 나를 본 것만으로 흥분해버린 거야? 아니면 원래 스페이드는 엄청난 변태 히어로라, 가만히 걷기만 해도 젖어버리는 거야?”

“으...... 읍.......”

“말해도 돼. 괜찮아. 솔직해 져, 스페이드. 이건 명령이야.”

울고 싶은 듯 촉촉해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던 스페이드가, 입에서 천천히 손을 떼고, 띄엄띄엄 고백했다.

“너... 너한테 당한 거... 생각하고...... 치료해주면서 괴롭혀주려고 했는데... 그럼 나중에 어떻게 보복당할까... 네가 어떻게 할까, 상상했더니.......”


상상한 것 만으로 이렇게 젖었다는 것 같다.


“터무니 없는 변태가 되었구나, 스페이드. 부끄럽지도 않아?”

“아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빌런인 내 방에 숨어들고, 내 관심을 끈답시고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고.”

“하우.......”

“당하면서 느끼는 터무니 없는 변태가 되어버린 거야? 아니면 원래 이런 변태였던 걸지도 모르겠네. 고작해야 일주일 만에 이런 변태가 되었다곤 생각할 수 없으니까.”

“아냐... 아니야... 그만 해.......”

“그만하라고 말해도... 몸은 솔직하잖아.”


“햐으으으으윽~~~~?!”

클리토리스를 팬티 위로 강하게 문지르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던 스페이드가 몸을 쭉 폈다.


“괜찮아, 스페이드. 해줬으면 하는 걸 말해. 솔직해져도 된다니까?”


“안 돼... 아니야...... 그치만... 아....... 으....”

“네가 싫다고 한다면 바로 그만 둘게. 싫다는 여자 붙잡았다가 히어로들에게 몰매 맞는 건 사양이거든.”

스페이드의 입술을 가볍게 핥았다. 동시에 옷 위로 가슴을 주무르자, 스페이드가 몸을 비틀었다.

“자, 솔직하게 말해 봐. 뭘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하아... 하아... 하아.......

스페이드는 손등으로 눈을 가린 채 열띤 숨을 내쉬었다. 그대로 갈등하듯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상당히 분해보였다.


“가.......”

“응?”

“가게해 줘....”

그대로 갈등하는  입술을 깨물던 그녀지만, 이내 인내의 한계에 달한  띄엄띄엄, 분한 듯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괴롭혀 줬으면 해서... 가게 해줬으면 해서... 그래서 온 거... 맞아. 그치만, 상처 치료도 안 해서 걱정된 마음도... 진짜고.......”

“...걱정이라니, 적인데?”


“적이면, 빌런이면... 걱정하면  돼?”

손등 아래의, 불을 품은 듯한 다홍색 눈이 책망하듯 나를 노려봤다. 나는 담담히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을 핥아주었다.


“스페이드, 이제 가게 해줄게. 근데 그 전에, ‘부탁’해줄래?”

“너어......!”

“싫어?”


칫, 하고 혀를 차는 스페이드.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조교’ 받은 말을 입에 담았다.


“부, 부탁합니다...... 제발...... 가게 해주세요... 저는... 스페이드는, 13호님의 종입니다... 노예입니다...... 좋으실 대로... 가게 해 주세요....”

원래라면 이런 말, 천지가 무너져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스페이드는 세뇌로 인해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게 분명하다. 아니면 이런 말을 하면서, 이렇게나 기쁜 표정을 지을 리가 없으니까.

나는 그런 스페이드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내려보면서, 그녀의 팬티를 젖히고 보지 속에 손가락을 푸욱 찔러넣었다. 이미 애액이 질척한 꽃잎은 환희하며 손가락을 받아들였다.

“꺄응?!”

“자, 손가락 하나  갈게.”

깊숙이 넣은 손가락을 빼내고, 손가락을 더해 다시 집어넣었다. 파르르 몸을 떠는 스페이드.

그대로 손가락을 왕복하며, 때때로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튕기듯 자극하고 꾸우욱 문질렀다. 두 개의 손가락이 스페이드의 꿀단지를 휘저으면, 그 때마다 스페이드가 허덕였다.

스페이드는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지,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목에 두르고  죄었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몸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그녀의 품에서 솟아나는 페로몬의 향기가,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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