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10 히어로들의 아지트 탈출기(4) (*참모 주의)
“.............스페이드......씨....”
스페이드와 마찬가지로 알몸인 채 양손이 뒤로 가게 구속되어 있지만, 구속이 없더라도 반항할 의지는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그녀는 퀭한 눈으로, 고문에 가까운 능욕을 당하는 스페이드를 쳐다보았다. 당장에라도 울려는 듯 눈가가 떨리고 있다.
“자, 잘 보세요, 아라 양. 당신의 계획과 당신의 안이함 때문에 이렇게 되었습니다.”
“.......”
클럽의 입술이 떨렸다. 당장에라도 눈을 피하려는 듯 고개를 떨구려는 그녀를, 참모의 손이 억지로 돌렸다.
“피하면 안 됩니다. 직시하세요. 당신의 패배가 몰고온 비참한 결과를. 오늘 밤 당신은 7번대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당신 덕분에, 이곳에 홀로 남는 스페이드 양은 한층 더 비참하게 괴롭힘당하겠죠. 그 사실을 똑똑히 보도록 하세요. 눈에 새기고, 마음에 새기고, 철저하게 절망해주세요.”
너무하다. 이미 완전히 무너져버린 클럽의 마음으로는, 이 이상 버틸 수가 없다.
“윽...... 흐윽...... 그만... 그만해주세요....... 제발.......”
“저도, 13호님도 이렇게 괴롭힐 수 밖에 없는 건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잘못한 노예에겐 마땅한 벌을 줘야하니... 어쩔 수가 없네요.”
클럽은 참모의 몸에 아양을 떨 듯 기대었다. 얼굴이 절망으로 심하게 일그러져 있다.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스페이드 씨는... 저는 얼마든지 괴롭혀도 되니까... 무슨 짓을 해도 되니까.......”
“그런가요, 글쎄요. 어떻게 할까.......”
“――참모.”
13호의 목소리에, 참모는 고개를 들었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참. 일단 돌아갈까요, 공주님.”
“아.......”
참모는 클럽의 어깨를 감싸 안고, 고문실 밖으로 나갔다. 이 이상 스페이드의 참상을 보여줬다간, 이미 궁지에 몰려있는 그녀로서는 더는 버틸 수 없을 테니까.
눈도 귀도 전부 가려져 있던 스페이드는, 그런 클럽을 알아채지 못한 채 자신의 질과 항문을 쑤시는 딜도를, 밀려오는 쾌감을, 달아오르는 육체를 필사적으로 견딜 뿐이었다.
* * *
하응...... 흐읏...... 하앙......!
조교실. 매번 스페이드와 13호가 사용했던 방이지만, 오늘은 참모와 클럽이 줄곧 사용하고 있었다.
늦은 밤에 붙잡혔던 클럽은, 잠조차 자지 못하고 줄곧 참모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각종 도구를 이용해 육체를 혹사시키는 것도, 자신의 몸을 탐하며 페니스로 자신의 질을 범하고, 온몸을 능욕하는 것도 몇 시간이나 되니 도저히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의 마음을 무너트린 것은 참모의 말이었다.
욕설이나 강한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정중하고 완곡한 어조로 쏟아내는 말은 감각을 마비시키는 독처럼 스물스물 그녀의 마음을 점해갔다.
패배를 싫어하는 그녀에게, 패배를 눈 앞에 들이밀고.
단순히 혼자 패배를 인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그녀 본인이 아닌 스페이드가 고통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클럽의 잘못이, 그녀의 치명적인 실수가 어떻게 동료를 괴롭게 하는지 보여주었다.
‘이제...... 됐어.’
결국 체념하게 되었다.
암시대로, 그녀의 마음은 이번의 패배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아응...... 흐읏...... 햐읏.......
“여기가 기분 좋은가요, 아라 양?”
“으읏...! 응....... 네에...... 거기, 거기가.......”
패배를 인정한 클럽은, 침대 위에서 순순히 몸을 참모에게 맡기고 있었다. 이 이상 저항해봤자 소용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에게 순순히 따른다면 스페이드를 감형(減刑)해 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쾌락에 몸을 맡기지 않으면, 죄책감 때문에 숨이 콱 막히고 짓눌려버릴 것 같았다.
“히야아아아아아앗~~~~......!”
“저런, 벌써 가버렸나요. 조금 더 버틸 것 같았는데.”
“더, 더... 더 가게 해주세요오...... 아직은....”
“예, 걱정마세요, 아라 양. 얼마든지 보내드릴 테니.”
“햐으윽~~~~!”
참모의 혀가 클럽의 유두를 문질문질 핥자, 클럽은 이를 딱딱 부딪히며 쾌감에 떨었다. 세뇌와 미약의 효과로 이만한 자극에도 뇌를 쾅쾅 때리는 듯한 쾌락을 느낀다.
눈물을 흘리고,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뺨에 달라붙어 있다. 벌어진 입에선 침이 흘러내렸고, 빛을 잃은 눈으로 오로지 쾌락을 바라며 뜨거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발갛게 상기된 뺨은, 댈 것처럼 뜨겁다....
입가에 흐르는 침을, 참모는 정중하게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절망에 빠져, 참모가 이리저리 자극할 때마다 몸을 비틀며 귀여운 교성을 내는, 아직 소녀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한 자그마한 몸집의 여자.
아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아라 양.”
“네, 헤......?”
“당신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헤에.......?”
참모는 클럽의 몸을 세게 끌어안았다. 숨이 막힌지 “우읍....” 하는 소리를 냈지만, 참모는 외려 더 세게 안을 뿐이었다.
정말 귀엽다. 정말 사랑스럽다.
당당하게 승리를 외치던 모습도, 이렇게 제멋대로 패배해 절망에 빠진 모습도.
품 안에서 클럽의 고개를 들게 해, 눈물을 핥아주었다. 클럽은 귀찮다는 듯 눈썹을 찡그렸지만 아랑곳 않는다. 눈물에서는 짠맛이 났다.
아아, 이토록 사랑스런 여성의 절망의 맛은 얼마나 달콤한지.
그토록 당당했던 소녀가 지금은 힘없이 자신에게 몸을 맡기고 있다. 그 상황이 클럽에게 가련함과 사랑스러움을 더해주었고, 참모의 안에 검붉은 욕망이 맹렬히 타오르게 만들었다.
그녀를 가지고 싶다.
그녀는 나의 것이다.
이대로 통째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조금씩 음미하며 삼키고 싶다.......
빨간 망토 소녀를 입맛을 다시며 노리던 늑대가, 분명 이런 마음이었겠지.
“아라 양... 패배는 지고의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나약한 당신은 때론 모든 걸 맡기고 의지할 필요도 있을 거예요. 모든 걸 제게, 저희에게 맡긴다면 당신은 평생 기쁨에 몸을 떨며 살아갈 겁니다....”
“의지...... 기쁨...?”
“더이상 당신을 슬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라 양의 마음에 지고의 평안이 가득할 거예요. 그러니 맹세해주세요...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우리의 노예가 되고, 인형이 되고, 우리의 것이 되겠다고... 그러면 당신은 더 이상 울 일이 없을 겁니다... 평생 온갖 쾌락과 기쁨이 당신을 지배할 겁니다.......”
클럽의 마음 한 부분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당장 도망쳐야한다고, 이 대답은 피해야한다고 그녀를 말린다.
그러나 그 저항은 그녀의 마음을 덮은 절망에 비해선 무척이나 미미해서,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맹세... 합니다.......”
기쁨에 젖은 황홀한 표정으로, 클럽은 띄엄띄엄, 그러나 확실히 선언하기 시작했다.
“저는 참모님의... 어비스의 노예이고...... 인형입니다... 참모님의 것입니다... 얼마든지, 얼마든지 사용해주세요... 부디 저를 지배해주세요... 부디 저를 안아주세요.......”
부디 저를, 지켜주세요....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클럽은 확실하게 선언했다.
참모는 입가를 당기며, 흡족하게 웃었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제가 받겠습니다. 지켜드리죠... 당신은 평생 저의 것,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아아, 아...... 기뻐요.......”
“그럼 맹세의 의식으로, 당신의 자궁에 제 씨를 뿌리겠습니다. 받아주시겠어요?”
“네에, 물론... 제 안에, 참모님의 뜨거운 거... 잔뜩 부어주세요오......”
“그래... 당신의 선택은 올발랐습니다.”
참모는 자세를 바꿔, 클럽을 아래에 두고 그 위에 덮치듯 올라탔다. 잔뜩 발기한 페니스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그녀의 안 깊숙한 곳까지 찔러넣었다.
“흐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깊이 삽입한 것만으로, 클럽은 요란한 교성을 흘리며 등을 활처럼 휘었다.
“계속 하겠습니다... 자궁이 내려왔네요, 아라 양.”
“히이이이잉~~~~~! 거기느은~~~~~~~~~~~!”
내려온 자궁의 입구에, 페니스를 진하게 비비고 찔러넣는다. 페니스를 각도를 달리해 빼었다 꽂으며, 이미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그녀의 약점을 찌르고 자극했다.
“하악, 흐윽...... 하으으으으윽......! 히윽... 햐으으으읏~~~~~~~~~~?!”
그럴 때마다 클럽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몸을 뒤틀고, 기쁨으로 눈물을 흘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살짝 부푼 가슴의 정점에 선 딱딱한 돌기를 자극하고 귓불을 씹어주자, 그 자극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교성을 지르며 파들파들 몸을 떨었다.
찔꺽, 찌걱, 찌걱, 찌걱―!
애액으로 질척이는 보지에, 음탕한 물소리가 새어나온다. 불덩어리를 쑤셔넣은 것처럼 뜨거운 질벽이 참모의 물건에 옴죽옴죽 달라붙었다.
슬슬 한계다.
“아라 양, 이제, 가도록, 합니다...! 한 번 더, 맹세를 새기는 거예요...!”
“네에...! 저는, 클럽은, 단아라는 참모님의 노예입니다... 인형입니다! 언제든지 안아주세요, 언제든지 엉망진창으로 해주세요...!”
“좋아요... 맹세를 잊지말고... 으읏...! 자궁에 사정 받으면... 바로 가는 겁니다......!”
“싸주세요... 뜨거운 거 잔뜩, 노예인 제 안에 싸주세요...!”
“흐읍......!”
참모의 움직임이 격해지면서, 퍽, 퍽, 하는 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격한 움직임에 클럽은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았지만, 침대의 시트를 붙들고 필사적으로 절정을 참았다. 참모의 명령대로, 자궁에 사정 당하는 순간 가기 위해――!
“싼다......! 쌉니다......!”
“흐으으으으으으~~~~~~~~~~~~~~~~!”
마지막이라는 듯, 참모가 두 번 쿵, 쿵, 그녀의 자궁에 닿을만큼 페니스를 깊이 찔러넣었다. 동시에 울컥울컥울컥울컥... 뜨거운 정액이, 클럽의 안에 부어졌다. 동시에 클럽도 절정에 이르며 가버렸다.
“하아....... 흐...... 뜨거운 거...... 행복해....”
“이제 그만 잠들도록 하세요, 아라 양. ...다음에 눈을 떴을 땐...... 어비스의 노예이자 인형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마음 속에, 영혼에 깊이깊이 새겨주세요.......”
“히으... 휴...... 네에...... 나는... 노예....... 인형...입니다........”
몇 변인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클럽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온갖 피로의 무게가 그녀를 붙들고 깊은 잠으로 끌고 들어간다....
“......연 따위 없다고 했었는데 말이죠.”
쌔액, 쌔액. 고운 숨소리를 내며 잠든 클럽을, 참모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내려다봤다.
단순한 책략으로 꾀어내고, 굴복시키는 건 익숙한 일이다. 그러나 클럽은, 이 여자에게는... 무심코 열중해버렸다고, 참모는 스스로 인정했다.
이 여자에게 빠져버렸다. 이렇게나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살집이 적지만, 달콤할 것 같은 새하얀 나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매끈한 허벅지를 만져봤다. 탄력이 느껴지는 좋은 느낌. 손을 들어 낮게 봉긋 솟은 가슴의 유두를 괴롭히자, 클럽은 “으음...”하고 신음소리를 흘렸다.
장난은 여기까지하자.
괜히 이런 번거로운 짓까지 해가면서 클럽의 세뇌를 서두른 게 아니다. 7번대 함락의 다음 과정을 위해, 오늘까지 클럽을 완벽하게 세뇌할 필요가 있었다. 다소 거친 방법을 써서라도.
“그럼 다음은... 7번대에 연락을 해야겠네요.”
참모는 음흉하게 웃으며, 클럽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 * *
“체크 씨, 라헤 대장님. 【어비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왔구나, 그 육갑들!”
애플의 목소리에, 소파에 대충 앉아 쉬고 있던 체크가 사납게 웃으며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