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6 이어지는 조교의 나날들(4) (*참모 주의)
“호오호오. 아라 양. 지금 허리를 미묘하게 피했네요… 그 반응을 보면, 그렇군요… 여기 닿는 게 싫은 가보네요…?”
“아, 안 돼?!”
내, 내 싫어하는 곳을...?!
“아, 아, 아, 가, 간다, 가아아아앗~~~~~~!”
참모는 말 없이 바이브를 움직였다. 진동의 세기를 낮췄으나, 클럽의 드러난 약점에 문대듯 비비자 견디지 못하고 곧바로 절정했다.
“하앗, 흑, 으극, 흑……..”
“벌써 가버렸습니까. 1분도 못 버텼잖아요. 너무 약한 거 아닌가요, 아라 양? 클럽이라는 히어로는 좀 더 당차고 패배를 싫어하는 이미지였는데.”
“아, 우… 우으으읏……!”
참모의 조롱에 의한 분함과 머릿속을 저릿하게 만든 절정의 여운 속에,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흘러넘친 눈물이 눈가리개용 천과 뺨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제발…… 그만, 해주세요……..”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입이 멋대로 움직여 애원했다.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는 필사적으로 애원한다. 이 이상은 안 된다. 이 이상 하면, 진짜 죽을 것 같아…….
“후후, 어떻게 할까요.”
그러나 참모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잠깐 껐던 바이브의 스위치를 올렸다.
“시, 싫어어어어엇! 그만! 이, 이거, 진짜로 이상해져 버려요……! 히그읏~~~~~…….!”
“그렇지만 아직 10번 절정까지… 몇 번이더라? 그러고 보니 세는 걸 잊었네요.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나.”
“?! 아뇨, 갔어요! No! 벌써, 열 번은, 족히 갔어요! 진짜예요! 안 돼요! 분명 갔을 테니까, 다시는 안 돼! 아니, 그만해줘요! 제발! 아까부터 몇 번이나 갔다고 했잖아요!! 안 돼! 또, 이러면, 또 가요! 싫어! 또 가기 싫어!”
“잘됐네요, 아라 양. 또 갈 것 같다니, 기분 좋단 거죠?”
“안 좋아! 싫어! 괴로워요! 가는 거, 계속 가는 거... 괴롭다고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등줄기 끝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기분 좋은 게 계속 이어져서.
보지에서 이어진 뜨거운 열기가, 뇌까지 타고 올라 옴죽옴죽 녹여버리는 것 같다. 미쳐버릴 것 같다. 망가져 버릴 것 같다. 이대로 정신이 와장창 깨져버리는 게 아닐까 싶었다.
“가, 가버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절정은 폭력이다. 클럽은 또 다시 찾아온 절정과 동시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응으아아아아아아~~~~~~~~!”
이번에는 고문실에 비치된 푹신한 매트리스 위에서, 그녀는 엎드린 자세로 구속되어 있었다. 조금 전까지 천장에 이어진 사슬에 묶여있던 손목은, 허벅지와 함께 기다란 봉에 나란히 구속돼있다.
“거기이! 거기는 클리토리스! 그만해줘요! 안 돼! 클리는 안 돼요! 너무 민감해졌어! 자극이! 자극이~~~~!”
이번에 사용하는 도구는 아까보다 작은, 끝이 립스틱 정도 크기인 바이브레이터였다. 진동하는 끝을 그녀의 음순과 음핵에 비비듯 꾸욱 눌러, 그녀를 괴롭힌다.
“그거 아시나요? 클리토리스는 이쪽 뿌리께가 가장 많이 느낀다는 거.”
“으아아아아앙~~~~~~♥!”
쾌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통에 이미 눈가리개는 벗겨져 있었다. 드러난 눈에서는 쉴새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고, 반쯤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새어나왔지만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또다시 온 몸을 덮치는 오싹한 쾌락과 함께, 절정했다. 허벅지는 그녀의 보지에서 분출된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갔어! 갔어요! 이제 거기 싫어! 제발요! 진짜로 싫어! 힘들어요! 죽어버려! 이제 무리!”
“흠…….”
“핫! 앗! 아! 그만! 아! 또 간다! 클리는 그만! 제발! 응! 응크잇~~~~~~~~?!”
어째서.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
이렇게나 부탁하는데, 이렇게 한심하게 울면서 애원하는데, 어째서 멈춰주지 않는 거야? 어째서, 계속, 하는 거야?!
“좀, 들어줘요! 어째서, 어째서 계속하는 거예요?! 몸 좀 풀어줘요! 허리가, 허리가 빠질 것 같아앗…..!!”
저항하고 싶다. 그러나 저항할 수 없다.
손만이라도 풀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꼼짝도 하지 않는다.
민감한 클리토리스를 가리고 싶다. 가리는 것만이라도 허락해줘요…! 제발...!
“풀어줘! 풀어줘요! 제발! 부탁이야!”
“이제, 슬슬…….”
“앙…♡! 으으앗…! 안 돼! 온다! 그거, 또 와! 싫어! 아, 끄…! 가, 가버려요오오옷……!!!!!”
참지 못하고, 이번에는 절정과 함께 그대로 노란 액체를 뿌리며 실금해버렸다.
클럽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힘이 빠져 추욱 늘어진 채 거친 호흡을 내쉬었다.
참모는 이제 됐다는 듯 그녀의 구속을 풀어주었다. 단숨에 찾아온 해방감에, 그녀는 못 다한 뜻을 이루겠다는 듯, 이미 자유가 된 클리를 손으로 가리고, 그대로 매트리스 위에 추욱 늘어졌다.
목이, 마르다…. 죽을 것 같아…….
몇 번이나 조수를 뿜고, 온 몸이 흠뻑 젖을 만큼 땀을 흘리고, 눈물을 흘리고 마지막엔 실금까지 했다. 안 그래도 작은 체구인데 이렇게나 수분을 뺏겼으니, 탈수증상이 오는 것도 당연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버틴 것이 용했다.
참모는 축 늘어진 그녀의 머리를 상냥한 손길로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물통을 들어 자기 입에 물을 머금고는, 그대로 클럽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물, 물이다…!
클럽은 참모의 입술에 닿는 것도 개의치 않고, 참모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꽉 마주대고 물을 전달받았다. 꼴깍, 꼴깍, 작게 목울대를 울리며 필사적으로 수분을 섭취했다. 마지막에는 참모의 타액도 전부 빨아들일 기세로, 스스로의 팔로 참모의 머리를 붙잡아 고정시키고, 혀를 넣어 참모의 입에서 남은 한 방울까지 빨아들였다.
한 입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수 차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그 때마다 클럽은 물을 조르며, 참모의 입을 탐욕스럽게 탐했다. 그렇게 물병이 비기까지, 이 행위를 반복했다.
“하아…… 하아…….”
“빌런의 입술의 맛은 어땠나요, 아라 양? 아니, 역시 클럽 양이라 부르는 게 좋을까요? 어느 쪽이 좋아요?”
“하아………… 하….”
참모의 시시한 질문에 답할 여유도 없었다. 클럽은 그저 매트리스에 털썩 누운 채 아무 말 없이, 거칠게 숨을 골랐다. 점점, 점점 차분해져 간다. 원래의 자신을 찾아갈수록, 자신의 속을 채우는 평안과 안심에 당장에라도 깊은 잠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이제… 한계야. 내기고 뭐고… 이제 그만 자고 싶어…….
“………………………………………어?”
클럽은 의아함에 눈을 크게 떴다. 참모가 매트리스에 누운 자신의 손을 위로 향하게 해, 수갑을 채운 것이다. 사슬은 매트리스의 앞에 있는 소파 다리에 걸려있었다.
“저…기요. 설마…….”
참모는 따로 설명 없이, 그녀의 다리를 양옆으로 벌리고, 각각 발목에 수갑을 채워 적당한 물건에 고정시켰다. 마치 벌레 표본처럼, 클럽은 매트리스 위에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잠깐… 잠깐만요. 참모 씨?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부탁이에요. 이러지 마세요.”
참모는 아무 말 없이, 중지와 약지에 고무재질인 듯한 뭔가를 끼웠다. 클럽은 잔뜩 돌기가 나 있는 그것이 ‘핑거 콘돔’이라는 이름인 것은 몰랐지만, 저것의 쓰임새는 아무래도 짐작할 수 있었다.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번에 핏기가 싸악 가셨다.
“안 돼… 안 돼요. 참모 씨? 참모 씨?!”
“아직, 완전히 떨어지려면 먼 것 같아서요. 조금 더 참아볼래요, 아가씨? 아니, 참지 않아도 좋네요. 이대로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조금 더 즐기도록 합시다.”
그 말은 클럽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이 들렸다.
안 돼. 이 이상은, 더는 몸이 못 버텨. 진짜로 죽어버려.
참모는 손가락의 고무 재질의 기구에 예의 크림을 발랐다. 저 크림이 닿으면, 분명 자신은 다시 한번 발정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체력의 끝에 다다를 때까지, 쾌락으로 몸부림치겠지.
더는 안 나올 것 같던 눈물이 눈가에 맺히고, 눈 앞을 흐렸다. 지금 그녀를 지배하는 건 더 이상 승패도 뭣도 아니었다. 순전한 공포가, 그녀의 마음을 메우고 있었다.
“자, 그럼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참모는 거드름피우듯, 활짝 벌려진 그녀의 보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돌기에 감싸인 손가락이, 질의 입구에 닿는다.
“………까….”
“응? 뭐라고 했나요, 아라 양?”
“그만, 해주세요…… 뭐든, 할 테니까….”
울먹이는 목소리로, 클럽은 애원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몸은 수치심과 공포로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이상은, 정말로 버틸 수가 없었다.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어가는 듯한 감각을, 더 이상은…….
“뭐든…… 할게요… 졌습니다… 완패예요…… 노예가 될게요… 인형이 될게요…… 하라는 대로 할게요… 그러니 제발, 이 이상은…… 죽어버려… 내가 아니게 돼버려…….”
애원에, 반쯤 오열이 섞였다.
“부탁…드려요…… 노예든, 뭐든 될 테니… 하라는 대로 할 테니까…… 괴롭히는 거… 가는 거… 이제 제발 그만……”
‘……조금, 심했나.’
참모는 애초부터 이쯤에 이런 선언을 받아내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유도하는 것이 그의 계획인 것이다.
그런데 뭘까, 이 착잡한 기분은. 미안한 짓을 해버린 것 같다. 히어로와 빌런 사이니까, 무슨 짓을 하고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게 룰인데도 불구하고(실제로 이 여자는 자신의 뼈를 절반이나 부러뜨렸다).
그래도 역시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든다.
여자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진 것도 있다. 거기다 뭐랄까, 다시 생각해보니 필요 이상으로 가혹하게 괴롭힌 것도 있지 않았나… 싶었다.
‘하아, 정말. 이 아가씨 말대로, 제가 쪼잔한 성격인 걸까요… 그보다 여러모로 불공평한 기분도 듭니다만.’
참모는 한숨과 함께 안경을 고쳐쓰고는, 손가락에 끼워두었던 핑거 콘돔을 벗겨냈다. 클럽의 팔다리를 구속한 수갑과 족쇄도 풀어서, 자유롭게 해두었다. 마력을 억제하는 구속구조차 벗겨놓은 상태니, 지금의 클럽은 완전한 자유, 마음만 먹으면 능력을 이용해 도망치는 것도 가능할지도 몰랐다.
“흑, 윽, 흐윽…….”
그러나 그녀는 능력을 사용하거나 하는 것 대신, 다리를 오므리고 주저앉은 자세로, 손으로 얼굴을 덮은 채 울기 시작했다.
흐느끼는 소리는 설움에 가득 차 있고, 어깨는 울음소리에 맞춰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