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342화 (343/344)

Chapter 342 - 342화- 지옥에선 무엇이든 현실이 된다

악마에게 붙잡힌 이후로 아르웬은 생지옥에 시달렸다.

"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진작에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생지옥. 대악마 그리드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어섰던 아르웬은 결국은 그리드에게 패배했으며, 패배한 대가로 그녀는 현실이란 이름의 생지옥에 갇히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아아, 아아아, 아아아악!"

강간당하는 건 기본이었다.

언제나 목이 끈적끈적해질 때까지 악마의 기둥에 강제로 범해졌다. 언제나 배가 크게 부풀어 올라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악마의 기둥에 보지가 강제로 범해졌다. 언제나 입으로 정액을 토해낼 때까지 항문 역시 악마의 기둥에 강제로 범해졌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리드의 우뚝 솟아오른 기둥에 아르웬은 언제나 겁탈당했다. 너무나 아프고, 동시에 너무나 황홀해서 아르웬은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견디는 게 힘들어 몇 번이고 백기를 들뻔한 적이 종종 있었다.

"죽어, 죽어, 정말 죽어, 죽는다고오오!"

그렇게 겁탈을 당하다가 임신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임신한 그 자리에서 만삭이 되는 것도 기본이었다. 그 자리에서 출산하는 것도 기본이었고, 그 자리에서 수십, 수백 번 이상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것도 기본이었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아르웬은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맛봐야만 했다. 영혼이 산채로 뜯겨 나가는 고통을 아르웬은 언제나 참고 견뎌야만 했다.

"진짜 죽는다고, 진짜로 죽는다고! 죽는단 말이야아아!"

신체도 개조당했다.

그리드의 자지에 박히면 바로 자지러지는 몸으로 개조당했다. 처음에는 자지가 가랑이 사이에 닿는 것만으로도 가버렸다. 지금은 어떻게든 견디고 있으나, 언제든 색욕에 미쳐 망가질 수 있었다.

개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리드의 정액을 먹지 못하면 일 분 일 초도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는 독에 중독된 몸으로 개조당했다. 지금 등에 달라붙어 있는 촉수 덩어리가 아니면 아르웬은 지금쯤 저세상을 구경하고도 남을 거다.

그렇게 능욕을 당했다. 끊임없이 능욕을 당했다. 지금까지 그리드에게 저항했다가 처참한 결말을 맞이한 여자들 이상으로 아주 심하게 당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정신이 붕괴하고도 남았으리라.

그렇게 심하게 당했음에도 아르웬은 항복하지 않았다.

자신의 복수가 부정당하고 싶지 않으니까. 자신의 모든 걸 앗아간 녀석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녀석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는 것이요, 모든 게 헛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꼴이다.

그렇게 되는 걸 어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어찌 모든 걸 부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잘못된 길이 아닌데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는가?

그러니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거다. 절대로,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거다. 절대로 놈을 위해서 죽지 않을 거고, 절대로 놈을 위한 충복이 되지 않을 거다!

그렇게 맹세했던 아르웬이었으나,

"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악!"

과연, 이런 상황에선 그 맹세가 과연 지킬 수 있을까?

"누가, 누가 도와줘. 도와줘어어어!"

배가 만삭의 수십 배 이상으로 커진 상태에서, 그 상태에서 출산하는 상황에서, 출산하면서 오는, 수천 배 이상으로 증폭된 진통을 겪는 상황에서,

성장을 완료한 자신의 자식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일을 견디는 이 상황에서 자기 자신에게 한 맹세를 지킬 수 있을까?

"나 정말 죽어. 죽어, 죽는다고. 진짜 죽는다고! 그러니까!"

"그래, 도와줄게."

아르웬의 절규에 강림이 반응했다. 바로 왼손을 들고, 손가락을 튕겼다. 튕김과 동시에 바닥에서 굵은 촉수들이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촉수들은 아르웬의 배를 칭칭 감았고,

"자, 잠까…아아아아악!"

있는 힘껏 조였다. 아르웬을 이등분할 작정으로 엄청나게 세게 조였다. 가뜩이나 진통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르웬에게 있어선 확인 사살을 가하는 행위나 다를 바 없었다.

"아아아악! 어째서, 어째서어어어!" "어째서라니."

왜 이런 짓을 하냐는 뜻으로 묻는 아르웬의 물음에 강림은 대답했다.

"도와달라고 했잖아? 나는 그 부탁을 들어준 것뿐이라고." "이, 이게 무, 뭐가 도와준다는 거야. 뭐가, 뭐가아아아!" "정 그만두고 싶다면 증명해 봐." "즈, 증명?" "내가 지겹도록 말했듯이…."

이 생지옥에서 벗어날 유일한 수단이 무엇인지 강림은 다시금 상기시켰다.

"내게 충성을 맹세해. 복수귀가 아닌 충신이 되겠다고 선언해. 딱 그것만 하면 여기서 끝내줄게." “….” “물론 선언으로 끝낼 수 없지.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직접 확인해 볼 거야. 확인해서 진심이라면 널 부하로 삼아줄게.” “….” "…라고는 해도 하기는 싫지?"

강림의 물음이 정답인 듯 아르웬은 표정을 굳은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이미 예상했기에 강림은 그럼 그렇지라는 태도를 보였다.

"원작에서도 끈질기게 저항해서 쉽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괜히 그리드를 파멸시키는데 일조한 영웅이라는 평이 아깝지 않네." "우, 원작? 여, 영웅? 그, 그게 무슨 소…흐꺄아아악?" "넌 알 필요 없어."

강림이 손가락을 까닥이자 배를 감싸던 촉수들이 더 세게 아르웬을 옥죄었다.

"알 필요 없으니까, 얌전히 지옥을 맛보도록. 언젠가 알려줄지도 모르지만." "이, 이 악마. 개자식! 죽어, 죽어버려어어어어!"

이후 몇십 분 동안 아르웬은 진통과 씨름한 끝에,

"으으, 으아아아, 아아아아악!"

아르웬은 딸을 낳았다. 자신과 똑같은 외형을 한, 어른이 된 딸을 낳았다. 세상 밖으로 나온 딸은 세상 모르게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태산처럼 높았던 아르웬의 배는 푹 꺼졌다. 크게 부풀어 오른 영향으로 꺼진 배를 중심으로 뱃살이 사방팔방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보지 입구도 성인이 된 딸을 배출해서 그런지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었다.

당연하게도 이 상태를 가만히 놔둘 강림이 아니었다.

"흐윽?"

여전히 아르웬의 배에 꽂혀 있는 촉수에 강림은 지시를 내린다.

“원래대로 돌려놔.”

지시를 받은 촉수는 마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마기가 주입되자 뱃살이 도로 들어가고, 터진 부위도 사라져 갔다. 심하게 망가졌던 아르웬의 몸매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몸매가 망가져도 내가 다 고쳐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피, 필요 없어.”

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아르웬은 말했다.

“필요 없다고!” “아니, 필요해. 그리고 너는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에 크게 감사해야 할걸?” “…?”

크게 감사하게 된다고? 이건 마치 여러 번 고친다는 소리 같은데? 강림의 발언에 이해하질 못했던 아르웬은,

"아, 안 돼…."

이내 곧 강림이 또 무슨 짓을 저지르려 하는지 깨닫고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이, 이 개자식. 나, 날 죽일 작정이냐!" "죽일 작정이라니."

강림은 말했다.

“난 이용할 뿐이야.”

원본 그리드가 강림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넌 결투에서 승리했어. 그리고 이곳은 결투에서 승리한 자들의 둥지지. 이 둥지에서 승자들은 고급 병사들을 낳는 게 숙명이야. 그 숙명을 가진 사람들을 내가 왜 죽이겠어?”

도저히 같은 하늘 아래에 사는 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강림은 잔혹한 말을 서슴없이 꺼냈다.

“그러니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는데 뭐가 두렵니, 응? 너도 아이 많이 낳아서 좋지 않니?” “좋기는 개뿔!”

강림의 궤변에 아르웬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식들을 죄다 소모품으로 쓰는 주제에!” “그래, 소모품이지.”

강림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소모품이기에 소중히 여기고 있지. 매일 이름도 지어주고 있다고. 너무 많아서 식별 번호로 짓고 있지만 말이야.” “이, 이….” “자, 잡담은 여기까지.”

강림은 손뼉을 쳤다.

“긴말하지 말고 어서 하자. 스승님, 최소 몇 명 정도 낳는 게 바람직합니까?” “음….”

강림의 질문에 테리스는 고민하다가 답을 내놓았다.

“50으로 하자. 그 정도면 적당해.” “예이, 너무 적어요. 최소 100은 해야지.” “그런 짓 했다가 죽어버리면 어쩌려고?” “안 죽어요. 애초에 죽을 거면 제가 100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럼 평범하게 가자.”

약간 겁에 질린 듯한 목소리로 테리스는 부탁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는 줄 알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보기가 싫었나요?" "그래.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야. 지금 네 곁에 있는 여자들 좀 봐라."

미네 일행을 가리키며 테리스는 말했다.

"다들 무서워하고 있잖니?" "…."

아르웬이 성인이 된 딸을 낳는 모습이 그리도 충격적이었던 걸까? 미네, 네리, 그리고 리미 모두 공포에 빠져 있었다. 자신에게 푹 빠져 있으니 뭐든 다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다.

“무서워한다….”

그 모습을 보니,

“그럼 적응하게 만들면 되겠네요.”

강림은 바로 결론을 내리고 손뼉을 쳤다.

"사이좋게 다 하죠. 어차피 로세움 공략하려면 병력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

테리스는 물론이요, 미네 일행 역시 어리둥절한 얼굴로 강림을 쳐다봤다. 그 소리를 들은 둥지 내의 다른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야, 너 무슨 짓….”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테리스가 물으려던 그 순간,

땅 밑에서 촉수들이 솟구쳤다.

"…!"

반응할 틈도 없이 촉수 무리가 테리스를 덮치고, 강제로 눕혔다. 눕힌 상태에서 촉수는 테리스의 다리를 M자 형태로 벌렸다. 복부에는 수많은 촉수 가락이 꽂혔다.

미네 일행 역시 마찬가지였다. 테리스와 똑같이 촉수 무리에 덮쳐지고, 강제로 눕혀졌으며, 다리도 M자 형태로 벌려졌고, 복부에도 수많은 촉수 가락이 꽂혔다.

벌집에 갇힌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복부를 감싸던 촉수들이 풀리고, 대신 수많은 촉수 가락이 꽂혔다.

아르웬처럼 말이다.

“야, 너….”

강림이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하는지 깨달은 테리스는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그만둬라. 너, 그리드처럼 되기 싫다며?” “당연히 되기 싫죠.”

그러니, 라며 강림은 운을 뗐다.

“죽이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당해주세요, 알았죠?” “이, 이 미친…아흐으윽?”

절규가 섬 전체에 메아리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