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4 - 304화- 스피어의 탈출기
스피어는 작은 섬을 가진 영주 가문의 장녀였다.
땅덩어리가 큰 주변 섬들과 달리 스피어 가문이 다스리는 섬은 매우 작았으며, 작은 만큼 인구수도 적었고, 기를 수 있는 농작물도 한정되었으며, 자원 또한 적었다. 약소국이나 다름없었기에 언제나 주변 영주들에게 주권을 침탈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런 처지를 타개하기 위해 스피어는 영주가 되자마자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했으니까. 외부로 영토를 확장하는 건 불가능하니 내부의 힘을 길러 부국강병을 일으키기로 스피어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스피어는 언제 이어날지 모르는 싸움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주민들을 징발하고, 그들을 병사로 훈련 시켰다. 스피어 자신도 무술에 뛰어난 자를 스승으로 초빙해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병사들과 함께 훈련했다.
단순히 병력 육성에만 스피어는 치우치지 않았다. 이 세계의 최대 전략 병기인 철선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철선 한 척이라도 있다면 주변 영주들이 함부로 무시하지 않을 테니까. 철선이 매우 희귀하고, 가격도 천문학적으로 비싸지만, 스피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디자이어 제국이 나타났다.
그리드라는 극악무도한 대악마가 수인 연합을 멸망시키고 세운 나라. 세계 정복을 천명한 그리드는 해적 함대 <더 퀸즈>를 강철 군단으로 재편성한 뒤, 본격적으로 네치아 왕국을 침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이 침공에 대해서 대다수 영주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일개 해적 나부랭이가 감히 왕국을 점령하려 하다니. 제아무리 철선을 많이 확보했어도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제대로 허를 찌르면 박살을 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일개 해적 무리가 아니었다.
왕국군에 맞먹는 정예병들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그리드가 변신하는 괴수도 있었다. 여기에 철선으로 이루어진 함대까지 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일개 해적이라며 무시했던 영주들은 사이좋게 파멸했다. 그들의 섬들은 모조리 다 초토화되었고, 주민들은 가축이 되었으며, 영주들은 참수당했다. 그나마 성별이 여자인 영주는 살아남았으나,
암퇘지로 평생 살아가야만 했다. 어찌 보면 살아남는 게 더 비참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거다.
'가져가고 싶다면 직접 가져가라! 우린 물러서지 않는다!'
기어이 자신의 영지를 노리고 강철 군단이 쳐들어왔고, 스피어는 결사 항전을 택했다. 항복하든 안 하든 결국 생지옥에 빠지는 건 매한가지였으니까. 주변 영지들이 모조리 다 해적들의 손에 넘어갔음에도 스피어는 백기를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을 무의미로 되돌리지 않기 위해서 스피어는 제국의 침공에 맞서 싸웠다.
처음에는 선전했다. 허망하게 쓸려나가던 다른 영주들과 달리 스피어는 잘 싸웠다. 고향을 지킨다는 사명감에 병사들의 단결심도 단단했다. 그래서 천하의 강철 군단도 약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비, 빌어먹을….'
아무리 선전해도 수백 명에 불과한 병사들로 수만 명의 강철 군단을 몰아내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제국이 몇 차례 공세를 펼친 끝에 섬은 함락되었다. 남자들은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되었고, 여자들은 가축으로 쓰이기 위해 끌려갔다.
스피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여자인 스피어도 가축으로 쓰이기 위해 구속된 상태로 끌려갔다.
예정대로라면 스피어와 주민들은 여우섬에 있는 수용소에 갇히게 될 것이었다. 그곳에서 평생 촉수에 농락당하며 병사를 잉태하고, 모유를 착취당하며 살아가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피어가 끌려간 곳은 여우섬이 아니었다.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하겠다.'
스피어가 끌려간 곳은 엘프섬이었다.
세계수라는 거목이 섬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 세계수를 신으로 모시는 엘프들이 사는 섬. 워낙 베일에 싸여 있어 굉장한 보물들이 묻혀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도는 섬이었다.
그 섬이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사실에, 대악마 그리드에 의해 섬이 촉수 둥지로 변했다는 사실에, 그토록 거만하던 엘프들이 악마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에 스피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엘프섬으로 스피어는 다른 수백 명의 포로와 함께 끌려왔으며, 그곳에서 강림의 제안을 들었다.
‘해안가에 배가 있다. 만약 해안가에 도달한 자가 있다면 그 배를 타고 도망갈 기회를 주겠다.’
촉수로 가득 찬 숲을 돌파한다면, 돌파해서 해안에 도달한다면, 도달해서 배에 당도한다면, 그 배를 타고 도망칠 기회를 주겠다. 혼자서 도망치든 힘을 합쳐서 도망치든 상관하지 않겠다. 어디 한 번 있는 힘껏 도망쳐봐라. 너무나도 파격적인 제안에 스피어를 비롯한 포로들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것저것 따질 이유는 없었다.
뭐가 되었든 간에 도망칠 기회였으니까. 도망칠 수 있다면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계획은 없지만, 그래도 복수할 기회가 찾아올 거다. 그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스피어는 사력을 다해서 촉수로 뒤덮인 숲을 돌파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 살려줘! 나, 난…후으으윽?
촉수 더미로 이루어진 괴물에 붙잡혀 그대로 강간당한 포로들이 있었다.
-아, 안돼, 날 놓고 가지 마, 제, 제발…우끄으윽?
땅 밑에 솟아오른 촉수에 구속당하고, 그대로 겁탈당한 포로들도 있었다.
-이, 이건 정액이잖아? 왜 이런 곳에…아, 안 돼, 누, 누가 도와줘어어!
정액으로 이루어진 늪에 빠져 가라앉은 포로들도 있었고,
-시, 싫어, 먹히기 싫어. 나, 난…우으읍!
거대한 촉수에 그대로 삼켜진 포로들도 있었다.
어느 곳에서든 촉수가 튀어나왔고, 어느 곳에서든 정액 늪이 출몰했으며, 어느 곳에서든 촉수로 이루어진 괴물이 나타났다. 그걸 피하느라 수백 명에 달했던 포로들은 점점 줄어 들어갔고,
어느 순간 스피어 혼자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티타니아를 쓰러뜨리면 풀어줄게.'
만삭인 백금색 머리의 엘프가 스피어를 막아섰다.
'정신 나갔나?'
만삭인 여자를 내세운 것에 스피어는 순간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마지막까지 방해할 줄은 알았지만, 설마 싸울 상태도 아닌 여자를 내보내다니. 여자를 아낀다는 주제에 이게 무슨 짓거리지? 원래 같았으면 바로 따지고도 남았겠으나, 스피어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언제 또 대악마가 변심할지 알 수 없으니까. 녀석이 준비한 게 고작 돛단배뿐이라고는 하나, 그거라도 타고 빠져나가야만 한다. 빠져나가야만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만삭의 엘프를 때려눕혀야만 한다. 망설일 이유 따윈 없다.
각오를 마친 스피어는 창을 휘둘렀다.
그리고,
-서걱.
그 자리에서 스피어는 양팔을 잃었다. 패배하고 말았다. 섬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만삭인 엘프가 휘두른 창에 스피어는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쓰러진 스피어는,
'우끕, 우끕, 우끕, 우끄으으윽!'
강간당했다. 자신의 섬을 유린(有鄰)한 악마에게 입이 범해졌다. 악마는 스피어의 머리채를 붙잡고 허리를 밀어붙였다. 자지를 먹지 않기 위해 스피어는 입을 다물었으나, 소용없었다. 우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자지의 압박에 끝내 입이 벌려지고, 받아들이고 말았다.
'우끅, 우끕, 우끄읍, 우끄으윽!'
턱이 나가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고, 식도까지 들어갈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길다. 이것이 정말 사람의 고추가 맞단 말인가? 상식을 초월하는 악마의 양물에 스피어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후끕, 후끕, 후끕, 후끄으읍!'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 스피어였으나,
'푸끕, 푸끕, 푸끕, 푸끕!'
자신의 머리채를 붙잡은 악신의 악력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스피어가 발악할수록 악마는 더 강하게 스피어를 끌어당겼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자지를 박았다. 스피어가 절망 어린 비명을 지를 때까지 계속 박았다.
'꾸륵, 꾸르륵, 꾸르르릅!'
결국, 그리드가 정액을 싸지를 때까지 스피어는 계속 범해졌다.
위장이 정액으로 가득 차도, 소장이 정액으로 가득 차도, 대장이 정액으로 가득 차도, 배가 정액으로 가득 차도, 너무 차서 항문에서 정액이 흘러내려도 그리드는 계속 스피어를 범했다. 더는 버티질 못해 스피어의 두 눈이 뒤집혀 져도, 코로 정액이 역류해도, 자지가 박힌 입에서 정액이 흘러내려도 계속 범했다.
그렇게 범하면서 그리드는 스피어에게 마기를 불어넣었다.
'무, 무슨 짓을 할…푸끄으윽?'
계속 입을 범하는 상태에서 그리드는 스피어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금발이었던 머리는 회색으로 탈색되었고, 푸른색 눈동자는 탁한 검은색 눈동자로 바뀌었으며, 귀는 길쭉하게 늘어났다. 단련된 근육은 전부 지방으로 바뀌었고, 바뀐 지방은 가슴을 초유급 이상으로 키웠다. 골반은 넓어지고, 허벅지는 튼실해졌다.
그리고 사라진 잘린 양팔에 촉수로 만든 의수를 달아줬다.
스피어라는 창술사를 그리드는 암퇘지 엘프 스피어로 바꿔버렸다.
'이,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스피어는 절규했다.
'당장 돌려놔, 돌려놓으란 말이야!'
스피어는 그리드에게 따졌으나,
'미안하게도 인간으로 돌아가지 못해. 너는 평생 그 모습으로 살수 밖에 없어.'
그리드는 확인 사살을 날렸다.
'그러니 얌전히 가축으로 살도록. 너한테 남은 것은 그것뿐이니까.'
이후 스피어에게 기다리고 있었던 건 지옥뿐이었다.
'자, 잠깐 기다려, 기다…후으으윽!'
장로들이라고 불렸던 엘프들에게 스피어는 끊임없이 농락당했다. 끊임없이 혀를 농락당했고, 끊임없이 가슴을 농락당했으며, 끊임없이 보지가 농락당했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전신이 엘프들의 타액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스피어는 농락당했다.
'우끕, 우끄읍 우끄으윽, 우끄으으읍!'
끊임없이 촉수에 농락당했다. 끊임없이 입이 촉수에 범해지고, 끊임없이 보지와 항문이 촉수에 범해졌으며, 끊임없이, 가슴이 촉수에 농락당했다.
‘꾸르륵? 꾸륵, 꾸르르릅, 꾸르르르릅!’
그렇게 범해지고 농락당한 끝에 스피어는 언제나 악마의 정액을 먹어야만 했다.
'아아, 아아악, 아아아악!'
그렇게 농락당하면 언제나 스피어는 임신했고, 언제나 만삭이 되었고, 언제나 출산했다.
그리고 반복되었다.
임신하고, 만삭이 되고, 출산하고, 출산을 마치면 또다시 임신하고, 만삭이 되고, 출산하고, 다 하면 또다시 임신하고, 만삭이 되고, 출산하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반복될수록 허용치를 넘어가는 고통에 스피어는 언제나 비명을 내질렀다.
'포,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암퇘지로 전락한 스피어였으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빠져나갈 기회가 올 거다. 분명히 올 거다. 놈들이 방심하는 그때가 올 거다. 그때를 노려 탈출하자. 반드시! 언제 찾아올지 모를 희망에 모든 걸 걸며 스피어는 견디고 또 견뎠다.
그렇게 견딘 끝에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놈들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스피어는 바로 도주했다. 의수로 달린 촉수를 억지로 뜯어내고, 항구로 내달렸다.
그리고, 그렇게 도주한 결과,
"우끕, 우끕, 우끕, 우끄으읍!"
스피어는 그토록 증오하는 악마에게 또다시 강간당하는 비참한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