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2 - 302화- 자신의 사람들에게 벌을 받는 왕녀님
이렇게 강림이 카르디안과 아르웬 자매를 신명 나게 겁탈하고 있을 때, 에일로이 왕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지금 왕녀가 있는 곳은 여우섬에 있는 어느 마을이었다.
새로 만들어진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마,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러분.”
신체 겉면이 뱀 비늘로 이루어져 있고, 뱀처럼 기다란 혀를 가지고 있으며, 뱀처럼 동공이 세로로 찢어져 있는 종족. 평상시에는 두 발로 다니지만,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면 하반신은 커다란 뱀의 꼬리로 변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종족, 라미아족이 이 마을의 주민들이었다.
그리고, 이 주민들의 정체는,
“절 기억하지 못하지만, 전 기억합니다. 당신들과 함께했던 나날을 잘 알고 있답니다.”
에일로이 왕녀를 모시던 신하들과 시녀들이었다. 원래는 인간이었으나, <독사> 페르포네에게 먹히고, 강제로 그녀의 딸들로 환생했다. 전생의 기억이 없기에 왜 왕녀가 저런 말을 하는지 다들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그럴 뿐이었지만, 해야 하는 일은 있었다.
그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왕녀는 친절하게 설명했다.
“어서 저에게 벌을 주세요.”
지금 왕녀는 구속되어 있었다. X자 형태로 세워진 나무판자에 사지가 묶여 있었다. 당연히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기에 육덕진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라를 지키지 못한 저에게 벌을 주세요. 평생 인간 구실도 못 하게 벌을 주세요.”
그래, 자신은 나라를 지키지 못했다. 나라를 지키지 못해 백성들은 가축으로 전락했다.
이에 대한 대가를 자신의 몸으로 치러야 한다. 그래야 지옥에서 살게 될 백성들이 자그마한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을 테니까. 자신이 벌을 받는 모습을 보며, 벌을 받으면서도 견디는 모습을 보며 꿋꿋이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망상을 진짜라 치부하며 왕녀는 벌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빌었다.
“어서 하렴.”
멀뚱멀뚱 쳐다보는 딸들을 향해 어머니 페르포네는 종용했다.
“저 왕녀님을 색녀로 만들렴. 그러면 주인님께서 씨앗을 하사해주실 거란다.”
그 말을 듣자 라미아족들은 일제히 환하게 웃었다. 주인님의 씨앗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복이었으니까.
따라서, 라미아족들은 바로 행동에 돌입했다.
“흐윽?”
먼저 라미아족 한 명이 왕녀에게 접근했다. 라미아족은 입을 크게 벌리고, 왕녀의 목덜미를 물었다. 라미아족의 날카로운 독니가 피부를 뚫고 속살까지 파고들었다. 그 상태에서 라미아족은 독을 주입했고,
"흐이이익?"
왕녀는 전기 충격기에 당한 사람처럼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아아아아, 아호오오옥!"
아프다. 너무 아프다. 몸이 불구덩이처럼 뜨겁다. 숨은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다.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 독이 점점 전신으로 퍼져나갈수록 왕녀가 느끼는 고통은 점점 깊어졌으나,
“흐에, 에헤헤헤, 에헤헤헤헤….”
고통은 점점 갈망으로 변해갔다.
"헤하하하, 아하하하, 아하하하하!"
성욕에 대한 갈망이 왕녀의 마음속에 채워지기 시작했다. 채워진 갈망은 점점 광기로 변하고, 그 광기에 맞춰 왕녀는 미친 듯이 웃어댔다.
“어, 어서 날 범해줘.”
미친 듯이 웃으며 빌기 시작했다.
“어서, 어서 이 어리석은 왕녀에게 벌을 줘, 벌을, 벌을!”
이렇게 독이 주입 당한 왕녀는 색만 밝히는 여자가 되었다.
당연히도 이렇게 끝나지는 않았다.
"하으윽?"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발가락을 물었다.
“하아, 하아, 하아…하으윽?”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의 발을 물었다.
“이, 이번에는 어, 어디르으으으윽?”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종아리를 물었다.
“저, 정말 고, 골고루 무네에에엑?”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허벅지를 물었다.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음핵을 물었다.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음부를 물었다.
“하으으윽? 빠, 빨아먹어도 됩니다. 우유는 얼마든지 있어요!”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분홍색 첨단을 물었다. 무는 것과 동시에 젖을 빨아 먹었다.
“하아, 하아, 하아 저, 저말, 조, 조아. 조아, 조아아아….”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팔을 물었다.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손을 물었다.
다음 차례로 올라온 라미아족은 에일로이의 목을 물었다.
계속 물고, 물고, 또 물었다. 물면서 독을 계속 주입했다. 계속 주입해서 왕녀를 색녀로 만들었다.
수백 명에 달하는 라미아족이 독을 주입하는 게 끝나면 왕녀는 더는 왕녀가 아니게 될 거다. 평생 그리드의 자지만 탐하다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평생 섹스만을 바라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걸 에일로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 행위를 그만두라고 소리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 하고 싶었다.
'내가 전부 받아들여야 해.'
이것은 의무니까.
왕국을 망국으로 만든 자신이 해야 할 책무니까. 자신이 받아야 하는 대가니까. 이렇게 대가를 받아야 백성들이 받아야 할 고통을 덜어줄 수 있으니까. 평생 지옥에서 살아가야 할 백성들은 고통받는 왕녀를 보며 자신들도 견뎌야 한다고 여길 거다. 분명히 그리될 거다.
이것이 백성들을 더욱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걸 왕녀 에일로이는 인지하지 못했다. 아니, 영원히 인지하지 못할 거다.
구미호족 수장 수아가 에일로이에게 건 저주를 풀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자신의 옛 부하들을 보면 정신이 나가버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왕녀가 라미아족에게 고문받고 있는 광경을 보며 수아는 약간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아니, 이미 망가졌으니 의미 없는 짓이려나.” “그럼, 원래대로 되돌리는 건 어때?”
수아 옆에 서 있는 페르포네가 제안했다.
“되돌리면 분명 네가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거야. 어때, 할래?” “아니.”
수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맨 마지막에 가서 해야지. 지금 하면 재미가 없어.”
수인들을 깔보던 왕녀를 어떻게 망가뜨릴지 이미 수아는 수장들과 합의를 봤다. 그렇게 했는데, 멋대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재밌을 텐데, 어찌 그 재미를 지금 느낄 수 있겠는가?
그러니 기다린다. 모든 것이 다 끝날 때까지. 그때가 올 때까지 수아는 기다릴 방침이었다.
“그나저나, 너도 참 대단해. 왕녀의 사람들을 너의 딸로 환생시키다니.” “대단한 일도 아니야.”
수아의 말에 페르포네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인간 시절 때도 그리 많이 낳았거든. 문제 생겨도 괜찮아. 주인님이 원래대로 되돌려 줄 테니까.” “하긴, 그렇네.”
페르포네의 말에 수아는 긍정했다. 만약 자신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분명 주인님이 나설 테니까 말이다.
“근데, 수아.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
문득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긴 페르포네가 물었다.
"크로커에게 편지를 보내는 건 안 되냐?" "응, 안 돼."
수아는 바로 대답했다.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이잖아. 사사로이 편지를 보내면 안 되지. 주인님께 폐를 끼칠 순 없어." "그럼 계속 기다려야 하는 거야? 그건 좀 싫은데…."
암살단 대장 스텔라. 거북이 공작단 대장 테가. 그리고 악어 공작단 대장 크로커. 이 세 사람은 괴도 아르바를 잡기 위해 로세움 왕국에 잠입했다.
그리고 크로커는 왕녀를 수인으로 개조하는 일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크로커가 어떤 의견을 낼지 알아야 한다. 크로커를 무시하고 개조를 강행하면 분명 악어족 수장은 노발대발하고도 남을 거다.
그러면 편지를 보내면 그만이나, 지금은 안 된다.
여전히 세 사람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니까. 임무 수행 중인데 사사로이 편지를 보내면 어찌 되겠는가? 괜히 보내서 임무 수행에 지장을 주면 어찌 되겠는가? 임무가 실패로 돌아가서 주인님에게 실망을 안겨드릴 순 없다.
따라서 세 사람이 돌아오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고 해도 말이다.
“싫어도 기다리자. 어차피 급한 일도 아니니까.” “하아, 타협안은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페르포네는 불만을 드러냈다.
“적어도 가기 전에 다 끝내놨으면 얼마나 좋을까나.”
왕녀 에일로이를 수인으로 개조한다. 자신들의 종족 특성이 잔뜩 반영된 형태로 개조하고 싶다. 그래서 개조에 참여한 수아, 레비, 페르포네, 크로커, 카우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렇게 대립하다가 서로 한 발짝 물러섰고, 물러선 덕분에 타협안이 나올 수 있었다.
이제 그 타협안에 크로커의 의견이 들어가면 바로 개조할 수 있다.
그걸 잘 알고 있기에, 페르포네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불만이었다. 성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깃발만 꽂으면 다 끝나니까 말이다.
“정 불만이 있다면 주인님을 따라가는 건 어때?”
불만을 드러내는 페르포네에게 수아가 제안했다.
“짜증 날 때는 주인님에게 안기는 게 좋잖아? 마침 주인님이 엘프섬으로 간다고 하니 동행해달라고 부탁해봐.” “엘프섬에?” “응.”
강림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수아는 페르포네에게 알려줬다.
“그곳에 가서 카르디안의 동생을 늪에 빠뜨릴 작정이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