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42 - 242화- 절정 지옥에 빠진 아르웬
이후로도 아르웬은 그리드에게 농락당했다.
"후끅, 후끅, 후끄윽, 후끄으윽!"
그리드의 흉악한 몽둥이가 닫힌 균열을 억지로 뚫고 들어올 때마다, 끝에 있는 성문을 뚫기 위해 몽둥이로 연신 두들길 때마다, 두들기기 위해 허리를 자신의 엉덩이와 맞부딪칠 때마다 아르웬은 가버렸다. 단순히 자지 겉면에 속살이 쓸리는 것만으로도 아르웬은 절정에 이르렀다. 절정에 이를 때마다 애액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우끅, 우끕, 으끄윽, 으끄으으윽!"
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가버렸다. 그리드가 살구색 살덩어리를 움켜쥐는 것만으로도 가버렸다. 분홍색 산봉우리를 움켜쥐는 것만으로도 가버렸고, 봉우리에서 새하얀 용암이 터져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버렸다. 움켜쥐는 대신 가슴 밑동을 손으로 털어대는 것만으로도 아르웬은 절정에 이르렀다.
박히는 것만으로도 가버리고, 가슴을 애무 당하는 것만으로도 가버린다. 당연하게도,
"후끅, 후끅, 후끄윽, 후끄으으윽!"
강림이 사정할 때도 아르웬은 절정에 이르렀다. 정액이 채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만으로도 뇌가 푹 삶아지는 것 같다는 감각에 휩싸였다.
그리고,
"우으응, 으으으, 으으으응!"
배가 커지는 이상 현상을 겪는 것만으로도 아르웬은 절정에 이르렀다. 만삭이 될 때까지 커질 때마다 고통이 동반되었고, 그때마다 눈물을 흘러내렸지만,
“후으윽, 흐으으윽, 흐이이잉!”
언제나 고통이 아닌, 환희가 항상 눈물에 담겨 있었다. 이러고 싶지 않은데도 아르웬의 의지와 달리 언제나 이랬다.
'또, 또 임신하고 말았어. 제기랄!'
또다시 악마의 아이를 잉태하게 될 준비가 끝났다는 사실에 아르웬은 분통을 터트렸다. 터트렸지만,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함께 싸워줄 동료들은 전멸했거나, 살아남아서 악마의 가축으로 전락했다. 자신을 지원해줬던 제1 왕녀 역시 가축으로 전락했으며, 지켜야만 했던 고향 역시 식민지로 전락했고,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가축으로 전락했다.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족들마저 악마의 노리개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바랄 수도 없고, 그 누구에게도 희망을 걸 수도 없으며,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가 없었다.
그냥 미쳐버리는 것 말곤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없었다.
"우윽, 우으윽, 우으으응!"
'나온다, 나온다, 나와, 나와아아아!'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아르웬이 몸을 비틀기 시작하자 강림은 뒤로 물러났다. 흉기가 빠져나가자 벌린 구멍에서 양수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또다시 시작된 출산의 지옥에 아르웬은 비명을 내질렀다.
"우으으윽, 우으으으, 으으으으윽!"
'아, 안돼. 이러면 또, 또….'
출산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아르웬은 덜덜 떨기 시작했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다섯 번째 출산이었으나, 아르웬은 적응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아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후끅, 후끅, 후끅, 후끄으으윽!"
절정에 이르니까. 아픔이 쾌락으로 바뀌고, 쾌락은 아르웬을 절정이란 지옥에 빠뜨렸다. 진통이 계속될수록 아르웬은 일 초에 수십 번씩 절정에 이르렀다. 너무 절정을 맛보는 바람에 이젠 고통마저 느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출산이 끝날 때까지 아르웬이 자력으로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할 거다.
"우끅, 우끅, 우끄윽, 우끄으으윽!"
그렇게 몇 분 동안 진통, 아니 진통이란 이름의 늪에서 허우적댄 끝에 아르웬은 딸을 낳았다. 낳은 딸은 강림이 받았다. 어머니와 연결된 태반을 강림이 있는 힘껏 끌어내자,
"후이이이익!"
아르웬은 허리가 크게 휘어졌다. 휘어진 상태에서 애액을 잔뜩 분비한 뒤, 지친 듯이 쓰러졌다.
“어서 시설로 데려가렴.”
받은 딸을 강림은 병사에게 넘겨줬다. 병사는 바로 시설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아르웬은 또다시 목격했으나, 이를 막을 힘이 없었다.
"잘 낳았어, 아르웬. 수고가 많았어."
이마에 흐르는 딸의 땀을 닦아주며 아르웬의 어머니, 글랜디는 아르웬을 위로해줬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니까 좀 더 고생해. 우리도 할 테니까."
아르웬의 언니, 카르디안도 동생의 귀에다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이, 이게 시작이라고? 이게?'
당연히도 언니의 귓속말에 아르웬은 얼굴이 새파래질 수밖에 없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다섯 번이다. 다섯 번의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만으로도 경악할 지경이고, 반복할 때마다 절정에 이르는 바람에 정신이 나가버릴 지경이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수십 명 이상의 자식들을 낳은 다른 여자들과 비교하면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게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아르웬이 겪어야 할 지옥은 이제 막 열린 것에 불과했다.
그걸 알고 있기에 아르웬은 사시나무처럼 떨어댔다. 원수가 코앞에 있으니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그런 생각마저 마비될 정도로 아르웬은 공포에 잠식되어갔다. 이대로 계속 당하면 어머니와 언니처럼 자신도 망가지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기 싫으면 항복해."
그런 아르웬을 향해 강림은 한 가지 제안했다. 사정을 마친 그의 기둥은 여전히 우뚝 솟아 있었다.
"영원히 이 그리드 님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평생 그리드 님을 위한 씨받이로 살겠습니다. 과거를 버리고 오직 그리드 님의 야망을 위해 살겠습니다, 고 맹세해봐." "우으으으…." "한다면 여기서 그만두겠지만…."
미래가 뻔히 보인다는 투로 강림은 비웃었다.
"발정 난 암캐가 과연 그만둘 수 있을까? 왠지 더 해달라고 애원할 것 같은데?" "우으으윽!"
그 말에 아르웬은 발끈했다.
'웃기지 마! 누가 애원할 것 같아!'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어찌 고개를 숙일 수 있단 말인가. 아르웬은 노예가 될 마음도, 씨받이가 될 마음도 없었다.
눈앞의 원수를 어떻게든 죽이고 싶다는 복수심만큼 아르웬은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디 대답이나 한번 들어보자."
강림은 카르디안에게 지시를 내렸다.
"마개를 풀어." "알겠습니다, 주인님."
지시를 받은 카르디안이 아르웬의 입마개를 풀었다. 찐득한 타액이 구멍이 숭숭 뚫린 공에서 뚝뚝 흘러내렸다.
"푸하! 하아, 하아, 하아…."
간신히 입이 개방된 아르웬은 거칠게 숨을 들이쉬었다. 들이쉬면서 강림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엿이나 먹어."
노려보면서 아르웬은 대답했다.
“난 노예 따위 되지 않아. 가축도 되지 않아. 복수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 “난 널 죽일 거야. 아무리 이렇게 되었어도! 반드시 죽일 거야!”
비록 실패했다고는 하나, 다 끝난 건 아니다. 언젠가 재기할 수 있다.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밖에는 그리드를 토벌하고 싶어 하는 자들이 많으니 분명 그들에게서 도움을 받아낼 수 있을 거다.
당장에 용병왕도 그리드를 적대시하고 있고, 기사왕도 마찬가지이며, 성국의 교황도 두 지도자처럼 그리드를 처단하기를 원한다. 처단하기 위해선 병력이 필요할 거다.
만약 병력을 소집한다고 하면 아르웬은 이에 응할 작정이었다. 신분이 강등당하겠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눈앞에 악마를 죽일 수 있다면 꿀꿀이죽이든 뭐든 다 먹을 수 있다.
"아니, 넌 될 거야."
당연히도 강림은 그렇게 만들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안 되더라도 난 그리 만들 거야.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거든." "이, 이 개새…으윽?"
아르웬은 그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꺼어, 꺼어어억…."
누군가가 팔로 아르웬의 목을 조르고 있기 때문이다. 범인은 바로,
"아르웬, 아버지에게 말버릇이 그게 뭐니?"
글랜디였다. 엄한 얼굴로 그녀는 아르웬을 꾸짖었다. 꾸짖으면서 목을 더 세게 조였다.
"아무리 주인님이 넘어간다고 해도 그렇지, 너무 말을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니? 그게 친부한테 할 소리야?" "으끄으윽, 저, 저 녀석은 치, 친부가 아니야."
숨이 끊어져 가는 목소리로 아르웬은 호소했다.
"아, 아버지가 아니라고! 정신 좀 차려요! 아버지의 이름을 떠올려봐요! 한스라는 이름을요!"
진짜 아버지는 한스다. 그리드가 아니다. 한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던 그 시절을 떠올려봐라. 제발 악마의 저주에서 벗어나달라. 아르웬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호소했으나,
"내가 왜 기억해야 하지?"
돌아오는 건 싸늘한 음성뿐이었다.
"내가 왜 그 깡패를 기억해야 하니?" "깡패가 아니에요, 그 사람은…." "날 겁탈하려 했던 쓰레기였지."
글랜디는 그리 말했다.
"그 쓰레기에서 구해준 사람은 바로 주인님이었고."
글랜디는 한스라는 쓰레기에게 납치당했다. 그 쓰레기 때문에 하마터면 순결을 잃을 뻔했다. 그런 자신을 구해준 게 그리드다. 구원받았기에 글랜디는 그리드를 위한 열렬한 충복이 되었다. 세상을 적으로 돌려도 글랜디는 영원히 그리드 편에 설 거다.
그런 식으로 글랜디의 기억은 왜곡되었다. 왜곡된 기억을 뇌는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받아들였기에 아르웬의 호소가 글랜디에게 먹히는 일은 영원히 없을 거다.
"그러니까 아르웬. 착각하지 말고 아버지의 말에 따르렴. 아버지를 위한 가축이 되는 게 우리의 의무란다." "어, 언니…."
도저히 설득할 자신이 없자 아르웬은 카르디안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그냥 포기해."
아르웬의 귀에다 대고 카르디안은 속삭였다.
"어머니는 이제 아버지를 기억하질 못해. 네가 뭐라 하든 그냥 쓰레기라고 볼 거야." "그, 그런…." "말로 어머니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그러니까…."
카르디안은 진심 어린 마음으로 설득했다.
"여기서 항복해. 아르웬. 희망이 없다는 것쯤은 너도 알잖아? 누가 구해주기라도 하겠어? 그러니까…." "싫어, 하기 싫어!"
아르웬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항복해야 하는데? 왜 이 녀석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데? 이놈 때문에 모두가 불행해졌다는 걸 언니도 잘 알 텐데,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건데! 왜, 왜!"
죽어도 항복하기 싫다. 이렇게 당하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평생 녀석의 좆만 빨며 살라고? 그럴 순 없다. 그럴 순 없어. 아무리 현실이 시궁창이라 해도 아르웬은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아니, 넌 하게 될 거야.'
그런 아르웬의 의지를 강림은 속으로 부정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그리 만들 테니까.'
수아도, 타이도, 크로커도, 페르포네도, 헤라도 전부 굴복시켰는데 네깟 년쯤 무너뜨리지 못할 것 같나? 강림은 코웃음을 치며 클랜디에게 명령했다.
"글랜디, 풀어줘. 딸 죽이면 안 되잖아." "네."
강림의 지시에 따라 글랜디는 손을 풀어줬다.
"허어, 허어, 허어…."
간신히 해방된 아르웬이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던 그 순간,
"후으으읍?"
악마가 아르웬의 입술을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