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29 - 229화- 뒤풀이(구미호 수장 수아)
왕국군 포로들과 마찬가지로 왕녀 역시 침몰했다.
"아후으으, 흐으으으, 으으으으…."
자신이 쏟아낸 모유와 애액, 그리고 정액이 섞인 웅덩이에 제1 왕녀 에일로이는 철퍼덕 넘어졌다. 오물이 연보라색 머리를 적시고, 전신에도 튀었다. 신음을 흘리는 왕녀의 몸은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켰다.
경련을 일으키니 부풀어 오른 배 역시 흔들거렸다.
"축사로 끌고 가."
강림의 지시에 따라 대기 중이던 병사 두 명이 나섰다. 왕녀의 팔을 각각 한 명씩 붙잡았다. 붙잡힌 상태로 왕녀는 끌려갔다.
"가서 다른 왕녀들이랑 잘 놀고 있어."
왕녀가 끌려가는 곳은 단순한 축사가 아니다.
"일 끝나면 갈 테니까."
정복당한 나라의 왕족들을 가축으로 삼는다. <로열 피그>라는, 고귀한 돼지라는 멸칭(蔑稱)을 부여해 평생 우리 안에서 살게 한다. 지금 에일로이 왕녀가 끌려가는 곳은 바로 그런 시설이었다.
현재 그 축사에 거주하고 있는 돼지들은 로열 피그 1호, 네치아 왕족들이다. 전에 강림이 불가침 조약의 조건으로 받은 왕녀들이 그곳에 살고 있다. 고귀한 신분에 걸맞게 언제나 따뜻한 정액과 품질 좋은 사료가 섞인 개밥이 삼시세끼로 나오며, 강림이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그들을 임신시킨다. 그렇게 임신해서 낳은 자식 중 여자는 축사에서 길러지고, 남자는 시설로 보내 강철 군단의 일원으로 길러진다.
권좌를 잇기 위해 권력 투쟁을 벌였던 왕녀들은 이젠 악마를 위한 씨받이로 전락했다. 대다수가 정신이 망가져 더는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진 상태이나, 축사에서 꺼내지는 일은 없을 거다. 기력이 다해 두 눈을 감을 때까지 암퇘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거다.
그 축사로 에일로이는 끌려갔다.
"아바마마, 어마마마, 저는 이제 어찌하면 좋습니까? 저는 이제 힘이 없습니다. 힘이 없는 저는 이제 뭘 해야 합니까? 저는 이제…."
알현실 밖으로 끌려갈 때까지 왕녀의 애달픈 하소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살짝 불쌍하네."
과거 그리드에게 저항하다 파멸한 자기 자신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절규하는 제1 왕녀를 보며 수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왜, 동정하냐?"
그런 수아를 향해 강림은 물었다.
"왜, 하면 안 돼?"
그런 강림을 향해 수아는 되물었다.
"망국의 공주님이잖아. 그러니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안 그래?" "그러냐? 나는 네가 왕족은 다 싫어할 줄 알았는데…."
수인들이 인간들의 사냥감으로 전락한 데에는 왕국의 무관심도 한몫했다. 그런 왕국을 통치한 자들은 에일로이와 같은 왕족들이었다. 수인을 사냥하면서 얻은 돈이 괜찮다는 이유로 눈을 돌렸다.
그러니 에일로이 왕녀가 몰락한 걸 보곤 엄청나게 기뻐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수아의 반응에 강림은 살짝 놀랐다.
"당연히 싫어하지."
수아는 대답했다.
"우릴 사냥감으로 여겼던 놈들을 내가 왜 좋아하겠냐?"
겉으로는 수인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면서도 정작 수인들이 사냥당할 때는 입을 싹 닦아버리는 놈들이다. 위선적인 태도에 수아는 왕국을 혐오했다. 수아뿐만 아니다. 다른 수인들 역시 왕국이란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고 할 정도로 싫어했다.
그러나,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였다.
"싫어하는데, 그 이유만으로 동정해선 안 되는 거야?"
불쌍한 건 불쌍하다고 말하지, 그거 말고 뭐라고 표현할 수 있겠나? 지금 에일로이는 모든 걸 잃었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원하던 꿈도 이룰 수 없게 되었고, 평생 우리에 갇혀 주인님의 정액만 먹는 창녀로 전락했다.
그녀가 보살펴야 했던 백성들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전부 숙청당할 거고, 여자들은 주인님의 정액을 갈구하는 노예로 가공 당할 거다. 본래 다스려야 할 모든 것을 에일로이는 다 빼앗겼다.
그걸 들으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 건데, 그게 문제가 될 일인가? 수아는 그런 의미로 반문했다.
"그건 아니지."
강림은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
"동정한다고 내가 벌할 생각은 없어. 내 목에 칼을 겨누는 일만 아니라면 문제없다고 봐." "그러면…."
수아는 강림의 팔을 붙잡고, 달라붙었다. 풍만한 젖가슴이 팔근육에 달라붙자 강림은 이상하리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딱 달라붙은 상태에서 수아는 부탁했다.
"왕녀님의 개조 내가 맡으면 안 될까?" "에일로이 왕녀를 개조한다고?" "응, 어차피 오래 갖고 놀려면 개조가 필수 아니겠어? 전에 왕녀도 페르포네처럼 만들겠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음…."
틀린 말은 아니다. 평생 갖고 놀기 위해선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든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유지하기 위해선 개조가 필수고.
강림은 정액을 먹이는 것으로 여자들을 개조했다. 지독한 마기를 머금은 정액을 입으로 먹이고, 항문으로 먹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방식을 통해 정액을 받아들인 여자들은 수명이 대폭 늘어났고, 신체 능력도 올라갔다.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면 강림은 그 이상을 해버렸다. 페르포네를 하반신이 뱀 꼬리인 라미아족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새어머니 헤라를 시체나 다름없는 데스나이트로 만들어버린 것처럼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 바꾸는 짓도 강림은 서슴지 않았다.
에일로이 왕녀도 강림 그리 만들 생각이었다.
'어찌하면 좋을까.'
현재 에일로이 왕녀는 개조가 완료된 상태다. 이리스, 페르포네, 수아가 왕녀를 조교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액을 잔뜩 먹였으니까. 그리고 수아가 대량의 요력을 주입했으니까. 요력과 마기를 동시에 받아들인 왕녀는 인간이란 종족에서 탈피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만약 개조한다면 가뜩이나 망가진 왕녀는 더욱 망가질 거다. 망가지고 자신에게 매달리게 될 거다.
그렇게 만들 작정인데 굳이 수아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있을까? 고민 끝에 강림은 대답했다.
"좋아, 허락할게." "만세!" "단…."
강림은 조건을 붙였다.
"개조에는 나도 끼어들 거야." "주인님도? 어째서?" "단순히 구미호로 만들 생각은 없거든."
테미네르와 무트. 이미 두 사람을 연속으로 구미호로 개조했다. 또 구미호를 만드는 건 뭔가 물리지 않겠나? 오히려 새롭게 만드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지 않을까?
강림은 수아를 보며 씨익, 웃었다.
"이왕이면 어머니처럼 만들 거야. 가능하면 두 종족 이상을 넣어서." "대체 뭘 섞을 건데?" "그건…."
순간, 강림이 수아를 끌어안았다.
"즐긴 다음에 생각하자."
●●●
"하앙, 하앙, 하앙, 하앙!"
강림은 서 있었다. 서 있는 상태로 구미호족 수장을 안고 있었다. 양팔로 구미호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열심히 몸을 들썩이고 있다.
들썩일 때마다 균열을 뚫고 들어간 자지가 자궁구를 밀어내기 위해 계속 몰아붙였고,
"하앙, 하앙, 하앙! 좀 더, 좀 더, 좀 더!"
파고들 때마다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쾌감에 수아는 교성을 내질렀다. 기쁜 듯이 머리 위에 나 있는 귀도, 아홉 개의 꼬리도 덩실덩실 춤을 췄다.
"하앙, 하앙, 하아, 하우으읍!"
이 쾌감을 오랫동안 잊지 않기 위해서 수아는 강림의 입술을 덮쳤다.
"쮸븝, 쮸븝, 쮸븝, 쮸븝!"
열심히 주인님의 입을 빨아댔다. 주인님의 혀를 자신의 혀로 열심히 핥아댔다. 맞물린 두 입술 사이에서 타액이 흘러내릴 지경까지 두 사람은 격한 키스를 이어갔다.
"하아, 하아, 하아, 어때, 주인님?"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수아는 물었다. 그녀와 강림의 두 입술 사이에는 끈적끈적한 실이 이어져 있었다.
"나, 잘하지? 그치?" "그래, 이 요망한 여우 년아." "흐이이이익?"
강림은 보답으로 더욱 힘차게 자지를 박아댔다. 순간적인 아픔에 수아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흐아아아, 하오오오, 오헤에에에…."
아프지만, 수아는 웃었다.
"헤에에에, 좋아, 좋아, 좋아…."
왜 처음 순결을 빼앗겼을 때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았던 걸까? 그랬다면 복수도 나발이고 할 생각조차 안 했을 텐데. 안 하고 평생 즐겼을 텐데. 수아는 너무 기뻐서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설화도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설화라…."
수아가 설화를 언급하자, 강림은 잠시 고민에 잠긴 모습을 보였다.
'설화가 빙의자인 건 확실한데….'
타이에게 흑광을 넘겨 폭주시킨 범인은 설화였다. 그리드에게 복수하기를 원하는 아르웬을 지원해준 것도 설화였다. 아르웬 말고도 그리드를 파멸시키기 위해 동맹을 여기저기서 끌어들이고 있는 자도 설화였다. 원작 게임에서 주인공 설화는 이런 식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만약 지금의 설화가 원작 다른 행보를 걷는 게 자신처럼 빙의자이기 때문이라면 얼추 퍼즐이 맞는다.
그렇다면 잡아야 한다. 잡아서 위험 요소를 배제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 현재 설화는 행방불명이다.
'대체 어디로 도망친 걸까?'
세이렌 섬에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설화는 도주했다 그 이후로는 행적을 알 수가 없었다.
알 수 없지만, 아르웬이라면 알 거다.
'아르웬을 먹으면서 한 번 물어보자.'
마지막 순서로 아르웬 세 모녀를 먹을 생각이다. 먹기 위해서 카르디안과 글랜디가 정성을 다해 아르웬을 달구는 중이다.
그때가 되면 물어보자. 지금 설화가 어디에 있고,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찾아내서 굴복시키는 거다.
"하앙, 하앙, 하앙, 하앙, 하앙!"
소중한 친언니가 지금 섹스하는 것에 기뻐하는 여우로 전락해버린 것처럼 설화로 빙의한 자 역시 그리 만들겠다고 강림은 다짐했다.
그 과정에서 싸운다고 해도 강림은 다짐을 바꿀 마음은 없었다.
"아, 맞아. 수아.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하앙, 하앙, 무, 뭔데?" "만약에 말이야…."
문득, 생각난 강림은 물었다.
"만약 설화와 싸운다면 넌 싸울 거니?" "싸울 거야."
수아는 일 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말 안 듣는 동생에게 벌을 주는 건 언니가 할 소임이니까." "그럼 걱정 없겠네!" "흐아아앙?"
슬슬 나올 것 같다. 허망하게 싸지르지 않기 위해서 강림은 더 깊숙이 허리를 밀어붙였다.
"상으로 정액 듬뿍 줄게. 부디 임신해라. 임신하고 낳아줘." "아, 알았어…호오, 호오옥, 호오오오옥!"
걸쭉한 액체가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구미호의 허리가 크게 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