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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208화 (209/344)

Chapter 208 - 208화- 촉수 공간에 갇힌 12군단 단장

“우으으….”

뭔가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게 무엇인지 티아스는 알 수 없었으나,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은 매우 혐오스러운 존재다.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존재다. 자신의 몸을 아무렇지 않게 더듬는 것만으로도 티아스는 충분히 불쾌감을 느끼고도 남았다.

멋대로 자신의 머리를 만져대고, 멋대로 자신의 뺨을 핥고, 멋대로 자신의 팔을 휘감고, 멋대로 다리를 더듬고, 멋대로 가슴을 주무르는데 어찌 불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떤 녀석이 날 만지는 거지? 아니, 인간이 맡긴 한 건가?’

대체 이것들은 뭐지? 투박한 남자들의 손도 아닌 이 끈적끈적한 이것의 정체는 무엇이지?

혹시 자신은 악몽 속에 갇혀 있는 건가? 악몽이라서 이런 추잡한 짓을 당하는 건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짓을 당할 정도로 현실에서 험한 꼴을 당한 일은 없….

갑자기 고통이 덮쳐온 건 그 순간이었다.

"우끄으윽?"

아래다. 아래에 있는 가랑이 사이로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왔다. 큼지막한 무언가가 자신의 소중한 공간으로 밀고 들어왔다. 천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 무언가는 안으로 계속 밀고 들어왔고,

"우끄으윽?"

가로막고 있던 입구까지 뚫고 그 너머에 있는 벽에 꽂혔다. 꽂힌 상태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끅, 후끕, 후끄윽, 후끄으으읍!"

그 무언가는 주먹이 되어 벽을 마구 치기 시작했다. 인정사정없는 위력에 티아스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토해냈다. 너무 아파서 순간,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서, 설마….'

음부 안으로 파고드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 모르지만, 지금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티아스는 알 수 있었다.

'가, 강간당하고 있어?'

악몽 속에서 강간당하고 있다. 누구인지도 모를 녀석에게 겁탈당하고 있다. 꿈속인데 어째서 자신이 강간당하고 있는 거지? 이런 추잡한 짓을 바란 적도 없고 당한 적도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티아스가 이 의문에 대답을 구할 여유는 없었다.

"후끄으으윽?"

이번에는 항문이다. 항문 쪽으로도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파고들었다. 대장을 밀고, 소장까지 파고든 무언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섹스하는 것처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끕, 우끕, 우끕, 우끕!"

앞으로는 보지가 겁탈당하고, 뒤로는 항문이 겁탈당한다. 두 구멍이 동시에 겁탈당하는 사실에 티아스는 경악했다. 왜 꿈속에서 이런 짓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거 정말 악몽이 맞을까?

악몽치고는 고통이 진짜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우으읍, 우으으읍, 우으으으읍!"

어째서 자신은 이런 짓을 당하고 있음에도 우물거리는 소리 말고 아무것도 못 하는 거지? 악몽 속이라고는 하나, 추잡한 소리가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어서 눈을 떠야 한다. 꿈이든 현실이든 상관없이 일단 상황을 알아야 한다! 억지로 의식을 수면 위로 부상시킨 티아스는 천천히 눈을 떴다.

'여, 여기는….'

뜨자마자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초, 촉수?'

초록색 촉수 더미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어, 어째서 내가 이곳에 있는 거지? 나는 분명….'

정신을 잃기 전에 자신은 어디에 있었는지 티아스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갑판 위에 서 있었는데….'

거대한 초록 뱀의 출현으로 제12 군단은 전멸할 위기에 처했다. 교황이 하사하신 철선 함대는 전부 초록 뱀에 의해 대부분 수장당하거나, 아니면 뱀에게 먹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티아스는 함교에서 나왔다.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그녀는 교황이 주신 흑광을 들이키려 했다. 자신도 괴물이 되어 뱀에게 맞서 싸우려 했다.

그 순간, 거대한 뱀이 티아스가 탄 함선을 습격했고,

함선 채로 티아스는 형제자매들과 같이 뱀에게 먹히고 말았다.

거기까지는 티아스는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런 동굴 같은 곳에 있는 걸까?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티아스는,

"우끄으으윽?"

또다시 시작된 강간에 몸을 펄떡거리기 시작했다.

"우끕, 우끕, 우끕, 우끕!"

이제야 티아스는 깨달았다.

자신은 지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는 존재가 끈적끈적한 체액을 흘리는 촉수라는 사실을.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을 기세로 옥죄고 있는 것도 촉수라는 사실을. 입에 박혀 안으로 들어갔다 밖으로 나오기를 반복하는 것도 촉수라는 사실을. 자신의 보지를 범하는 것도, 자신의 항문을 범하고 있는 것도 촉수라는 사실을.

촉수에 능욕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우끕, 우끕, 우끕, 우끕!

-후끕, 후끕, 후끕, 후끕!

-우끄으윽, 우끄으읍, 우끄으으읍!

자신 말고도 촉수에 농락당하고 있는 여자들이 있음을 티아스는 알게 되었다.

'마, 말도 안 돼.'

자신과 똑같이 촉수에 묶여 있다. 자신과 똑같이 촉수에게 가슴이 희롱당하고 있다. 자신과 똑같이 입이 범해지고 있고, 자신과 똑같이 가랑이가 범해지고 있다.

12군단에 속한 모든 여성이 촉수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에 티아스는 경악했다. 이 중에는 자신과 같은 함선에 탔던 자매들도 있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왜 자신은 물론이요, 자매들까지 농락당하고 있는 거지? 티아스의 의문에 답이 생기기 전에 새로운 제물이 도착했다.

-으으, 여기는 어디지? 우리는 분명 먹히지 않았나?

-저기 좀 봐. 저 사람들 우리 자매들 아니야?

-하느님 맙소사. 괴물 녀석, 자매들에게 무슨 수작을 벌이고 있는 거지?

위에서 은색 갑옷을 입은 여러 명의 남녀가 떨어졌다. 전부 12군단 소속 병사들이다. 이들 여기 초록 뱀에게 먹히고 말았다. 그대로 위장 속에 떨어져 죽을 거라고 여겼던 이들은 눈앞에 벌어진 촉수 지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물이 도착하자마자, 촉수들은 행동을 개시했다.

-이, 이런! 다들 피해! 어서!

-어디로 피하라고! 여기는 출구가 없다고!

-무기 들어.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면 싸우다 죽는 게 나아!

병사들은 우왕좌왕했으나, 이내 곧 단결하며 촉수와 맞서 싸웠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고작 생채기도 내지 못하는 제물의 공격에 촉수가 당할 리 없었다. 제물들의 공격을 무시하며 촉수들은 그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제물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무의미했다.

저항이 끝날 때까지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 중 삼켜진 남자들이 뼈가 삭아진 상태로 배출되는 데까지 몇 초도 걸리지 않았으며,

-가, 갑옷이 버, 벗겨졌어?

-우, 우리만 왜, 왜 살려둔 거지? 어째서?

-서, 설마. 다, 다른 자매들처럼 우리까지?

여자들이 옷이 다 벗겨진 상태로 촉수 더미에 파묻히는데도 몇 초도 걸리지 않았고,

-하으으윽? 이, 이게 무슨….

-아, 안 돼, 싫어. 난 이대로 잃을…후으으윽?

-호꼭, 호꼬오옥! 이, 이런 마, 말도 안 되는 일이이이!

촉수에 겁탈당하는 데까지도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 모든 걸 지켜본 티아스는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다.

'서, 설마….'

혹시 이곳은 초록색 뱀 자식의 위장 안인가? 위장 속이기에 잡아먹힌 자매들이 이곳에 갇혀 있는 건가? 솔직히 먹혔는데 도착할 장소가 위장 말고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 말고는 티아스가 떠올릴 수 있는 다른 답은 없었다.

‘그, 그렇지만….’

어째서 위장이 이렇게 생긴 거지? 어떤 동물이라도 이런 식의 위장을 가진 존재는 없을 텐데?

혹시 위장이 아닌 건가? 위장이 아니라면 여기는 어디지?

[깨어났네, 티아스 단장님.]

"…!"

혼란스러워하는 티아스를 향해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형체는 없었다. 직접 티아스의 머릿속을 통해 목소리를 전할 뿐. 목소리의 주인은 태연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페르포네. 디자이어 제국의 재무대신을 맡고 있지.]

'페, 페르포네?'

[독사라는 이름이라면 알고 있으려나?]

'독사라면…설마?'

독사라는 말에 티아스는 바로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독사 페르포네. 아이스 섬의 통치자!'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 마다하지 않은 독사. 페르포네에 대한 악명은 성국에도 널리 퍼져 있었다.

그 페르포네가 그리드에게 패배했다. 아이스 섬은 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패배한 독사는 여우섬으로 끌려갔다. 거기까지가 티아스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 어찌 되었는지 그녀도 몰랐다.

그렇기에, 티아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서, 설마 우릴 습격한 괴물의 정체가 당신이었어?'

[딩동댕. 정답이야.]

그리드에게 끌려간 페르포네가 설마 괴물이 되어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잔학한 그리드에 의해 목숨을 잃을 거라고 여겼지, 그리드의 편이 되어 세상을 유린(蹂躪)하는데 한몫할 줄은 티아스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솔직히 말해 나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라미아족이 되는 것만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괴수까지 되다니. 주인님은 정말 사람을 험하게 부려 먹어.]

'주, 주인? 그리드가?'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야.]

페르포네는 부정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그리드를 주인님으로 모시고 있어. 주인님의 찐득한 사랑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지.]

'사랑이라니. 대체 무슨 일을 당했길래….'

[능욕당했지.]

페르포네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설명했다.

[너희들처럼 농락당했어. 영혼이 바스러지는 순간까지 주인님에게 놀아났지.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아니었어.]

괴로운 기억이라는 걸 알면서도 페르포네는 마치 즐거운 듯이 말했다.

[재산도 잃고, 섬도 잃고, 친구도 잃고, 모두 다 잃어버렸지. 오직 주인님밖에 없었고, 나는 주인님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지.]

[참으로 정말 이상하지? 내 모든 걸 앗아간 존재인데, 오히려 그자를 진심으로 모시게 될 줄이야.]

[어쩌면 미쳐버린다는 것이 이런 걸 뜻하는 게 아닐까?]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페르포네의 태도에 티아스는 식은땀을 흘렸다.

[다 잃어버렸지만, 좋은 점이 하나 있어. 저기 갈색 머리 구미호 보이지?]

이 공간에는 12군단 외에 다른 여성 한 명도 촉수에 붙들려 있었다.

"우끕, 우끕, 우끕, 우끕!"

아홉 개의 꼬리는 촉수에 감겨 있다. 사지도 촉수에 감겨 있고, 가슴은 젖이 나올 때까지 촉수가 인정사정없이 조이고 있었다. 가랑이에 있는 두 구멍도 촉수가 범하고 있었다.

한때 페르포네의 보좌관이었으나, 지금은 구미호족 수장 수아의 동생이 된 존재. 테미네르는 촉수에 농락당하고 있었다.

“후이이이, 이히이이, 우이이이익!”

농락당하면서도 황홀감에 녹아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친구 테미네르야. 괴물이 된 덕분에 테므네르와도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되었지.]

‘사, 사랑을 나눠?’

[그래, 이렇게 촉수로 테미네르가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

‘미, 미쳤어.’

[너도 곧 미치게 될 거야.]

페르포네는 단언했다.

[그 사이트 수녀도 주인님의 애완동물이 된 것처럼 너도 그리될 거야.]

‘우, 웃기지 마! 내가 그리될 것 같냐!’

그 단언에 티아스는 분노했다.

‘나는 신을 모시는 12군단 단장이다. 신의 사도인 내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에게 굴복할 것 같냐!’

[촉수에 농락당하면서 말은 잘하네.]

‘흐윽?’

페르포네의 지적대로 촉수는 쉬질 않고 티아스를 범하고 있었다. 범할 때마다 티아스의 육신은 끊임없이 퍼덕거렸고. 보통은 버틸 수 없는 게 정상이나, 이를 견디는 모습에 페르포네는 감탄했다.

[이 싸움이 끝나면 여우섬에 가서 주인님이 조교 하시겠지만, 가능하면 이 자리에서 배교자가 되었으면 좋겠어. 주인님이 덜 고생하게 만들고 싶거든.]

‘배, 배교자?’

[그래, 사이트 수녀의 뒤를 이은 배교자가 되어줘야겠어. 아니….]

목소리에서 느껴진 섬뜩한 기운에 티아스는 몸이 파르르 떨렸다.

[너희 12군단 전체가 배교자가 되어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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