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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200화 (201/344)

Chapter 200 - 200화- 세뇌가 잘 되었는지 검증하는 연구 주임

작업은 약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야 끝났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네.”

너무나 싱겁게 끝나서 탈리아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어떻게든 추억을 지키겠다며 발악하던 아줌마였는데, 한 시간 만에 항복 선언을 해버리다니. 예상된 결말이었으나, 그래도 탈리아는 내심 달라지기를 원했다.

좀 달라져야 가공하는 맛이 있으니까 말이다.

“자, 이제 끝났으니, 확인해봐야지.”

탈리아는 손가락을 튕겼다.

튕김과 동시에 글랜디에 몸에 꽂혀 있던 촉수 가락들이 떨어져 나갔다. 모래알처럼 작은 구멍들이 글랜디 전신에 났고, 그 구멍들을 통해 핏방울이 생성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말끔히 사라졌다.

유두에 꽂힌 촉수 가락들도 떨어져 나갔으며,

-푸슈우우웅!

입구가 뚫린 분홍색 첨단을 통해 새하얀 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위험 수준까지 팽창했던 가슴은 다시 원상 복귀했다. 복귀했어도 약간 줄어들었을 뿐,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다.

“푸르륵?”

입에 박혀 있던 굵은 촉수 역시 빠져나왔다.

“푸웨에에에엑!”

빠짐과 동시에 새하얀 점액질이 글랜디의 입에서 쏟아졌다. 탈리아가 인정사정없이 먹인 체액은 가슴골을 타고, 만삭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타고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하오옥?”

가랑이에 박혀 있던 굵은 촉수도 빠져나왔다. 마찬가지로 뚫린 보지 구멍을 통해 체액이 쏟아져 내렸다. 만삭처럼 부풀어 오른 배는 순식간에 원래 체형으로 돌아왔다.

떨어져 나간 촉수들은 전부 분만대로 돌아갔다. “아후으응, 후으으으, 후에에엥….”

마침내 촉수에서 벗어난 글랜디였으나, 너무 시달린 탓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흐리멍덩한 얼굴로 혀를 축 내민 채 침만 질질 흘리고 있었다.

“자자, 마님. 정신 차리세요. 쉬고 있을 틈이 없답니다.” “후에엥?”

탈리아는 글랜디의 머리를 톡톡 치며 깨웠고, 글랜디는 생기가 돌아온 눈동자로 탈리아를 쳐다봤다.

“다, 당신은…누, 누구신가요?”

글랜디는 물었다.

“당신은 누구이고, 저는 누구죠?” “음….”

그 물음에 탈리아는 중얼거렸다.

“막 개조가 끝나서 그런가? 기억에 혼선이 있나 보네.”

기존의 기억은 <봉인>되었다. 기존의 기억이 있었던 자리에는 새로운 기억이 대체되었다. 마기로 만들어낸 오염된 기억이 말이다. 그 기억을 육신과 영혼에 정착시켰다. 그러니 그 기억대로 대답해야만 한다.

그렇게 예상했기에 탈리아는 이 상황이 올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좋아, 물어보자.’

못했지만, 발만 동동 구를 순 없다. 탈리아는 글랜디를 향해 대답했다.

“내 이름은 탈리아. 디자이어 제국 연구 주임이지. 당신을 새롭게 탄생시킨 장본인이고.” “타, 탈리아?” “그리고 당신의 이름은 글랜디야.” “글랜디? 내 이름?” “그래.”

탈리아는 질문했다.

“글랜디, 지금 당신이 떠오르는 모든 걸 말해 봐.” “모, 모든 걸?” “그래,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대답해봐. 그래야 자기가 누구인지 알 수 있지.” “나, 난….”

괴로운 건지 글랜디는 얼굴을 찡그렸다.

잠시 뒤, 그녀는 입을 열었다.

“저는 글랜디입니다.”

글랜디는 자기소개부터 하기 시작했다.

“저는 기사왕이 다스리는 나라, 템플 왕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주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누구랑 맺었죠?” “그건….”

글랜디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드 님입니다.”

웃으면서 대답을 이어갔다.

“죽을 때까지 평생 그리드 님의 가축으로 살아가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리드 님의 병사를 낳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리드 님을 위해서라면 제 목숨도 바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운명입니다.”

절대로 입에 담지 않을 대답을 글랜디는 망설임 없이 내뱉었다.

"이 가슴도, 가슴에서 나오는 모유도, 아기집도 전부 주인님의 것입니다." “역시나, 그렇군.”

입력한 기억대로 대답한 것에 탈리아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탈리아는 다음 질문을 던졌다.

“카르디안과 아르웬은 아니?” “카르디안과 아르웬….”

괴로운지 글랜디는 다시 눈을 찡그렸다.

“카르디안, 아르웬, 카르디안, 아르웬, 카르디안, 아르웬….”

계속 두 사람의 이름만 되뇌던 글랜디는,

“카르디안과 아르웬. 둘 다 저의 딸입니다.”

대답했다.

“주인님과 저 사이에서 태어난 소중한 딸입니다.”

진실과는 괴리된 대답을 내놨다.

“저는 기억하고 있답니다. 첫째인 카르디안을 낳았던 그 날을.”

“저는 기억하고 있답니다. 둘째인 아르웬을 낳았던 그 날을.”

“주인님에게 같이 봉사할 두 딸을 얻었다는 사실에 저는 너무나 기뻤답니다.”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글랜디는 전혀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 대답에 탈리아는 흡족했다.

“좋아,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

탈리아는 세 번째 질문을 던졌다.

“한스라는 사람, 알아?” “한…스?” “세이렌 섬의 영주였지.”

한스는 글랜디의 남편이다. 딸 카르디안을 구하기 위해 글랜디와 함께 군사를 일으켰으나, 역으로 패하고 자신도 돼지고기처럼 토막 나는 결말을 맞이했다.

죽어서도 남편을 잊지 못하던 그녀였는데, 과연 이 이름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한스, 한스, 한스, 한스….”

이번에는 엄청나게 괴로운지 글랜디는 아까보다 심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너무 아픈지 신음까지 흘릴 지경이었다.

잠시 뒤, 글랜디는 대답했다.

“그 남자는 쓰레기입니다.”

대답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제 아이를 겁탈하려고 한 것도 모자라 저까지 겁탈하려 했습니다. 주인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 남자는 악덕 영주였다. 눈에 보이는 여자란 여자는 다 따먹는 희대의 망나니였다. 이미 주인이 있는 자신은 물론이고, 소중한 두 딸까지 강간하려 했다.

이 세상 무서울 것 하나도 없다며 날뛰던 이 망나니를 주인님이 직접 처단해주셨다. 다시는 이 땅 위에 발 붙지 못하도록 시체를 토막 내고, 바다에 버렸다.

“저는 그 남자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평생 증오할 겁니다. 원혼이 되어 나타나면 영혼째로 썰어버릴 겁니다.”

진심으로 그리할 거란 말투로 글랜디는 대답했다.

소중히 여겼던 남편을 희대의 난봉꾼이라고 매도한다. 이 대답을 듣고 탈리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하! 설마 했는데 진짜로 말할 줄이야.”

소중한 남편이었다며. 소중한 남편이었다면 어떻게든 기억해내야지. 기억도 못 하고 자신이 준 기억대로 최악의 쓰레기였다고 매도해? 추억을 지키겠다고 한 주제에 결국 하나도 지키지 못했네? 뭐, 그렇게 하지 못하게 봉인한 자신의 잘못도 크지만, 그래도 기적은 일어나야 하는 거 아닌가? 기적이 일어나서 가족의 유대는 위대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지도 못하고 진짜 인형이 되어버린 글랜디의 처지에 탈리아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남편이 들었다면 피눈물을 흘렸을 거야.” “남편이요?” “아아, 혼잣말이니까, 신경 쓰지 마. 그보다….”

탈리아는 물었다.

“지금 하고 싶은 거 없어?” “하고 싶은 거….”

고개를 들고 고민에 빠진 글랜디는,

“정액을 주세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한테 주인님의 정액을 주세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글랜디는 요구했다.

“정액을 주세요, 정액, 정액, 정액! 정액을 못 먹은 지 너무 오래되었어요!”

광기에 찬 얼굴로 글랜디는 재차 요구했다.

“제발 주세요, 제발, 제발!” “그래 알았어.”

그 요구에 응하기 위해 탈리아는 손가락을 튕겼다. 튕기자마자 분만대에서 굵은 촉수 두 개가 나타났다. 나타난 촉수 끄트머리에는 자지 형태의 막대기가 달려 있었다. 강림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그의 아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막대기에는 정액으로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것을 단 채로 두 마리의 촉수는 글랜디를 범했다.

“우끄으윽?”

개조당했을 당시처럼 촉수는 입을 범했다. 식도까지 침범한 촉수는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다.

“우끅, 우끕, 우끅, 우끅!”

글랜디는 환희에 젖은 얼굴로 촉수를 받아들였다. 더 깊숙이 들어오라고 있는 힘을 다해 삼키려고 노력했다. 촉수가 박힌 입에서 타액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후끅, 후끕, 후끅, 후끄읍!”

촉수는 보지도 범했다. 아예 자궁구를 뚫고, 그 너머에 있는 벽을 인정사정없이 두들겼다. 두들기는 강도가 높아질수록 글랜디는 기쁜 듯이 몸을 들썩였다. 들썩일 때마다 태산같이 큰 가슴도 흔들거렸고, 커다란 살구색 푸딩이 흔들릴 때마다 모유가 한 움큼씩 떨어졌다.

‘아아, 좋아.’

글랜디는 기뻐했다.

‘주인님의 것이 아니지만, 주인님의 정액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아.’

주인님과 할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정액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정액은 오직 주인님의 것을 먹어야지, 다른 남자들 것은 절대로 먹지 않을 거다. 주인님의 정액이 아니면 자신을 살 이유가 어디에도 없으니까!

“후끕, 후끕, 후끕, 후끄으으응!”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에 촉수에 겁탈당하는 것에도 글랜디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대로 영원히 범해지기를 그녀는 간절히 원했다.

‘기억이 갑자기 돌아온다거나 하지는 않겠네.’

글랜디의 상태를 보고 탈리아는 그리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되려나.’

세뇌에는 성공했다. 자신이 그리드의 노예였다고 인지하고 있고, 두 딸이 그리드의 혈육이라고 인지하고 있으며, 사랑하던 남편을 평생 잊을 수 없는 악인으로 인지하고 있다. 정액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바보가 되었다.

하지만, 그 세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완공되었다고 생각되었던 둑에 미세한 금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 문답 외에도 글랜디가 정말로 인형이 되었다는 증거가 좀 더 필요하다. 마지막에 도달할 때까지 변수는 제거해야만 한다.

‘아 맞아. 스텔라가 있었지.’

문득, 탈리아는 현재 세이렌 섬 하늘을 순찰 중인 암살대 대장을 떠올렸다.

‘스텔라를 이용하면 되겠다.’

실험체로 이용당하는 것에 스텔라는 기분 나빠하겠지만, 거부하지는 않을 거다. 괴수가 된 이상, 그녀도 여자를 탐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자. 그러면 스텔라도….’

탈리아는 앞으로 벌일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꾸륵, 꾸륵, 꾸르르륵!”

막대기에서 정액이 사출되고, 글랜디가 절정에 이르고, 절정에 이른 끝에 축 늘어진 상태가 되고 나서야 탈리아의 계획서 작성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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