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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191화 (192/344)

Chapter 191 - 191화- 구미호에게 목욕 시중을 받는 왕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왕녀님."

심문은 끝낸 이리스는 옥좌에서 일어났다.

"덕분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리스의 왼손에는 종이 더미가 쥐어져 있었다. 네치아 왕국 제1 왕녀, 에일로이의 입을 통해 알게 된 기밀 사항들이 적혀 있었다.

침공에 동원되는 병력은 총 얼마나 되는지, 어떤 식으로 침공이 시작되는지, 침공이 성공하면 그 뒤로는 어찌할 계획인지 등 네치아 왕국의 반격 작전의 상세한 내용을 왕녀는 술술 다 불었고, 이리스는 다 적었다.

이 정보들을 통해 이리스는 확신할 수 있었다.

'역시, 총공격을 감행하는 게 답이야.'

왕녀의 말에 따르면 약 10만에 달하는 병력으로 공격을 감행할 거라고 알려줬다. 6만은 네치아 왕국군이고, 4만은 성국의 십자군 12군단이 담당한다고 했다. 약속된 병력이 전부 집결하고, 충분한 군수 물자까지 확보하고, 진격에 필요한 함대까지 마련되면 작전이 실행될 거라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완성되기 전에 부수는 것이 답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전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적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 알게 된 이상, 그곳을 친다. 쳐서 재기 불능 상태로 빠뜨린다. 주인님께서 제국의 전 병력을 동원해도 좋다고 허락까지 했으니 더는 망설일 이유도 없다.

예전이었다면 정신 나간 짓이라고 여겼을 거다. 숫자도 부족한 마당에 총력전을 벌이면 어떤 꼴이 나냐고 손가락질을 받았을 거다.

하지만 이젠 정신 나간 짓이 아니다.

충분히 가망이 있는 전투다.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전투다. 자신들에겐 주인님이 하사한 괴수의 힘이 있다. 이 힘만 있으면 몇만의 적이 모여 있든 간에 압도할 수 있다. 결사 항전을 준비했던 네치아 왕국 수도가 하루 만에 파멸하고, 단단히 방비했던 세이렌 섬도 하루 만에 함락당하고, 용병들로 들끓던 라미드 섬도 하루 만에 무너뜨린 것처럼 순식간에 끝낼 수 있다.

아르웬이 괴수로 변할 수 있다고는 하나, 고작 한 명이 여럿을 상대할 수 있을까? 주인님을 패퇴시켰다고는 하나, 이번에는 다를 거다.

물론 아르웬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혹시 흑광이 더 남아 있다면….'

골치 아플 거다. 타이처럼 흑광을 먹어 강화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리스는 왕녀에게 물었다. 아직 아르웬이 흑광을 가지고 있냐고.

유감스럽게도 이리스가 원하는 대답을 듣질 못했다.

'그, 그건 나, 나도 몰라. 아르웬에게 흐, 흑광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나도 모른다고.'

아르웬이 흑광을 통해 괴수가 되는 데 성공했다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자신도 모른다. 아르웬에게 여분의 흑광이 있는지 모르며, 지원을 약속한 북해 여제를 통해 그러한 물건을 추가로 받았는지조차 모른다고 왕녀는 그리 답했다.

-모르니까, 제발 그만…우흐으으윽?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고문의 강도를 높였으나, 똑같은 대답만 할 뿐이었다. 결국, 이리스는 별다른 소득을 얻질 못했다.

'뭐, 부딪쳐보면 알겠지.'

알아내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 이유로 반격을 주저할 순 없다. 네치아 왕국은 물론이요, 성국에게도 타격을 줄 절호의 기회를 날려 먹을 수 없다.

아르웬이 지금보다 더 강해진다고 해도 맞서 싸우리라. 이 세상을 주인님에게 바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하리라. 그것이 설령 왜곡된 관계로 이루어진 군신 관계라 해도 말이다.

이리스는 그리 다짐했다.

“수아, 나 주인님께 편지 써야 하니까, 왕녀님 좀 씻겨드려.”

이리스는 지시를 내렸다.

"알았어."

지시를 받은 수아는 새하얀 호수에 잠겨 있는 에일로이를 꺼냈다.

"아으으으으…."

전신이 우유에 흠뻑 젖어 있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연보라색 머리에선 새하얀 물방울들이 계속 흘러내렸으며, 우유에 적셔진 팔, 다리, 그리고 가슴과 머리에는 붉은색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수아가 조교 하면서 에일로이를 꼬리로 감쌌기에 생긴 결과다.

요력을 잔뜩 받아들인 탓에 루비색이었던 에일로이의 두 눈동자 중 왼쪽은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자, 왕녀님, 목욕하러 갑시다."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왕녀의 팔을 붙든 채로 수아는 욕실로 향했다.

"모, 목욕?"

목욕하러 가자는 말에 왕녀는 움찔거렸다.

"아, 안 돼 하, 하기 싫어."

얼굴이 새파래진 왕녀는 도망치려고 했다. 욕실에 들어가면 뭘 당하게 되는지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망치는 건 불가능했다.

"안 돼, 그렇게 냄새나는 상태에서 우리랑 떡을 칠 수 있겠니? 씻고 해야지."

팔을 붙잡고 있는 수아를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왕녀를 질질 끌고 가면서 수아는 환하게 웃었다.

"어제처럼 구석구석 씻겨줄게. 나, 동생 많이 씻겨본 적이 많아서 잘하거든." "그, 그런 건 모, 목욕이 아니야. 그런 건 그런 건…." "걱정하지 마. 죽이지도 않은데 내가 왜 그러겠니?" "시, 싫어. 하, 하고 싶지 않아…."

아무리 왕녀가 애원해도 이를 들어주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

"하우으으, 흐으으으, 흐아아아…."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른다. 오직 왕만이 사용할 수 있는 거대한 욕실은 분홍색 안개로 가득 차 있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뜨겁게 데워진 목욕물을 통해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으니까. 욕실 주변에 배치된 가습기들의 입을 통해 뜨거운 공기가 배출되고 있으니까. 이 두 가지 원인 덕분에 욕실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가마솥으로 변모했다.

이 가마솥에서 왕녀 에일로이는 욕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며,

술에 취해질 것 같은 기분에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제, 제발 나, 나가게 해줘. 제발, 제발…."

보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곳에 있다면 사람은 나른해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에일로이 왕녀가 이러는 이유도 다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발 나가게 해줘. 이런 건 모, 목욕이 아니야아아아…." "이게 왜 아니라는 걸까?" "하으으윽?"

욕탕에는 수아도 있었다. 왕녀 등 뒤에 나타난 수아는 양손을 들었다. 왕녀의 푸짐한 살구색 푸딩을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쥐자마자 굵은 모유 곡선이 허공을 그리면 뻗어나갔고, 수면에 새하얀 얼룩이 둥둥 떠다녔다.

“에헤헤, 꼭 누가 지도를 그린 것처럼 보이네.”

수아는 헤실헤실 웃으며 계속 젖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새하얀 곡선이 수면 위로, 그 너머로 계속 뻗어나갔다. 쭉쭉 나가는 모유 곡선에 수아는 재밌다는 듯이 계속 가슴을 짜냈다.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도무지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자자, 오늘도 끝까지 쏠게. 어디까지 나가려나.” “이, 이 녀석이 또….”

고주망태에 빠졌다. 대체 이 분홍색 연기에 무슨 약이 섞인 건지, 목욕물에 대체 어떤 약을 뿌린 건지 욕실에 들어오면 수아는 언제나 반쯤 미치광이가 된 상태가 된다. 미치광이가 된 상태에서 인정사정없이 왕녀를 괴롭힌다.

이는 왕녀 에일로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으으으, 으으으으, 견뎌, 견뎌 내야 하는데….”

견딜 수가 없다. 독에 마비된 것처럼 몸을 가눌 수가 없다. 이대로 흐름에 맡겨버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대로 여우 년이 손놀림에 당해버리자는 생각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미약이란 이름의 안개에 갇힌 이상, 천하의 제1 왕녀도 무너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물론 견뎌낼 수는 있으나,

그다음이 문제였다.

‘여, 여기서 나가면….’

자신의 침실로 가게 된다. 침대 위에서 뱀 여자와 몸을 섞게 될 거다. 어쩌면 여우 년이랑 함께 할 수도 있고, 어쩌면 세 여자에게 농락당할 수 있다.

슬라임처럼 녹아내리는 극상의 쾌락 속에 에일로이는 또다시 빠지게 될 거다.

그렇게 되는 것을 에일로이는 죽어도 싫었다.

싫어도 도망칠 길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역시 사실이었지만 말이다.

‘아르웬, 너 언제 오는 거니?’

왕국의 유일한 희망인 아르웬이 빨리 움직이기를 에일로이는 간절히 원했다. 지금 이 지옥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아르웬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아르웬이 올 때까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후오오옥, 호오오옥! 그, 그만 짜, 그만 짜라고오오!”

그 전에 자신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하호오옥, 후오오옥, 호오오옥!”

가슴 주무름에 가버리는 게 현실이고,

“흐으으윽? 쓰다듬지 마. 만지지 마아아아악?”

손바닥으로 음핵이 쓸리는 것만으로도 가버리는 게 현실이며,

"히이이익? 너, 넣지 마. 넣지 마아아아악?"

국부 안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는 것만으로도 가버리는 게 현실인데, 과연 아르웬이 올 때까지 견딜 수 있을까?

"호오옥, 호오오옥, 호오오오옥!"

끊임없이 절정에 이르고, 끊임없이 허리를 튕기고, 끊임없이 조수를 뿜어낸다. 수아가 희롱할수록 왕녀는 색욕에 점점 찌들어져 갔으며,

“하우으으으, 흐으으으, 흐아아아….”

어느 순간 정신이 나가버린 사람처럼 입을 벌린 상태에서 혀만 축 내밀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나, 나 항복했으니까 제, 제발 사, 살려주세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이성이 완전히 날아가 버린 에일로이는 간절하게 빌었다.

“살려달라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

수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갸우뚱거리면서도 한 손으로 왕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우린 당신을 죽일 이유가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야!” “푸르르륵?”

붙잡은 상태에서 수아는 에일로이를 수면 위로 머리를 박아버렸다. 빠져나오지 못하게 깊숙이 눌렀으며, 에일로이를 살기 위해 바둥거렸다.

"푸르르륵, 푸르르릅, 푸르르르릅!"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일개 인간에 불과한 왕녀가 구미호의 완력을 떨쳐내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세차게 일던 물거품이 잠잠해질 때까지 수아는 손을 놓지 않았다.

잠시 뒤, 수아는 에일로이를 꺼냈다.

“쿨럭, 쿨럭, 쿨럭!”

왕녀의 귀에서, 코에서, 입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다. 몇 분만 기침만 해댄 에일로이는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로 수아를 바라봤다.

“어째서, 어째서 이, 이런 짓을…나, 다 불어버렸는데, 어째서….” "어째서긴."

벌벌 떠는 왕녀를 향해 수아는 말했다.

"패자가 능욕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주인님에게 종속된 모든 사람이 다 당했지. 왕녀님, 당신도 그렇게 당하는 것뿐이라고." "그, 그런…." "그러니까!" "푸르르륵?"

수아는 다시금 수면에다 왕녀의 머리를 박았다.

"계속 울부짖으라고!" "푸르르륵, 푸르르릅, 푸르르르릅!" "주인님은 너처럼 반항하는 여자가 오래 가는 걸 즐기는 타입이니까." "푸르르르륵!"

살려고 발버둥 치는 왕녀를 수아는 조소했다.

'제발,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이 지옥에서 꺼내줘!

왕녀는 속으로 애원했으나,

그 소망이 들어주는 일은 없었다.

"에헤, 에헤헤, 에헤헤헤…."

결국 이번에도 왕녀는 정신이 나간 상태로 욕탕에서 끌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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