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3 - 183화- 스승님의 어머니를 따먹는 강림
전사는 그 어떤 고난에도 굴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위대한 선조들이 피를 이어받은 전사다. 전사의 피를 이어받았기에 선조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짓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설령 이길 수 없는 적이 나타난다 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라. 악착같이 버티고 버텨서 승리의 기회를 노려라. 그것이 전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람세스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 라미드 섬 전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뭔지 귀가 닳도록 들었다.
위대하신 선조 님은 치열하게 싸운 끝에 우리의 보금자리를 찾으셨다. 위대하신 선조 님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위대하신 선조 님을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대대손손 전사가 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우리는 위대한 선조의 피를 이은 전사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절대로 항복한다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라. 항복이란 선조 님에 대한 모욕이다. 전략적 후퇴는 있을지언정 패배를 인정해선 안 된다.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 우리 혈족의 영원한 수치로 남게 될 것을 명심해라.
람세스는 그 말을 마음속 깊숙이 새겨뒀다.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위대하신 선조 님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렇게 맹세했던 람세스는,
“아아아악, 싫어, 싫어, 싸지 마, 싸지 마아아아악!”
적 앞에서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 왜 계속하려는 거냐고!”
지금 람세스가 있는 곳은 고기 둥지 내부. 라미드 섬이었으나, 눈앞에 있는 악마, 그리드에 의해 추악한 살덩어리 집으로 변하고 말았다. 섬에 사는 수많은 혈족은 악마의 병사를 낳는 씨받이로 전락했으며,
람세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짓을 한 게 두렵지도 않냐! 너는 하늘이 무섭지도 않냐고!”
람세스를 굴복시키기 위해 강림은 그녀를 강제로 눕힌 상태에서 겁탈하고 있었다.
정액을 싸지를 때마다 임신하고, 싸지를 때마다 만삭으로 만들고, 싸지를 때마다 출산을 강요하며, 출산을 마친 이후에도 임신시킬 때까지 또 정액을 싸지른다. 한계라는 개념 자체를 상실한 정액을 강림은 한정 끝도 없이 싸고 있으며,
“응, 안 무서워.”
이렇게 싸지르는 것에 강림은 단 한 점의 후회도 없었다.
“난 즐거워서 계속하고 싶거든.” “이, 이 미친…하오오옥?”
슬슬 사정할 시간이다. 강림은 람세스의 무릎을 양손으로 잡고, 벌렸다. 그 상태에서 허리를 밀어붙였다. 밀어붙인 상태에서 아주 빠르게 못을 박기 시작했다.
좆이라는 이름의 대못을 자신이라는 이름의 망치로 마구 박아댔다.
“하오옥, 호오오옥! 그, 그만, 그만해! 더, 더 싸지르면 난, 나아아안!”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사정이 이루어졌다.
“아아, 아아아….”
느껴진다. 자지의 맥박이. 느껴진다. 정액이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정액이 자궁구 너머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정액이 아기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자신과 람세스가 결합한 부위에서 정액이 흥청망청 흘러넘칠 때까지 사정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사정이 끝난 직후,
“으윽?”
람세스는 신음을 흘렸다.
“으아아, 아아아, 아아아아….”
또 다. 또 배가 아프다. 람세스는 손으로 아픈 배를 움켜잡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다.
머리 위로 쭉 뻗어 있는 두 손은 모래로 구속되어 있었으니까. 모래로 만든 수갑에 묶여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최소한의 아픔을 이겨낼 수단을 쓰질 못한 람세스는,
“아흐으윽, 흐으으으, 으끄으으윽!”
배가 만삭으로 커지는 걸 목도(目睹)해야만 했다.
“아아, 또, 또 커졌어. 또, 또….”
이걸로 대체 몇 번째일까? 대체 몇 번 동안이나 자신의 배가 커지고 작아지는 걸 봐야만 하는 걸까? 대체 몇 번을 더 반복해야 이 악마의 새끼를 잉태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또다시 만삭이 된 자신의 배를 본 람세스는 너무나 서러웠다. 서러워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는 이제 어떡해야….” “뭘 어떡하긴. 굴복해야지.”
망연자실한 람세스를 향해 강림은 다시금 권유했다.
“영원히 나를 위한 가축이 되겠다고 맹세해. 죽을 때까지 나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선언해.” “….” “그러면 이쯤에서 그만할게.” “….” “어때, 좋은 거래지?”
좋은 말로 할 때 항복하라. 그러면 겁탈을 멈추겠다. 두 자릿수 넘게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는, 있어서도 안 될 일을 당하고 있는 람세스에게 있어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일 터. 연속 출산 고통을 더는 겪기 싫다면 이 제안을 선뜻 거절하지 못할 거다.
강림은 그리 예상했으나,
“…지마.” “음?” “웃기지 마!”
람세스는 분노의 일갈을 날렸다.
“내가 항복할 것 같냐, 이 개새끼야!”
노성(怒聲)이 너무나 컸기에 강림은 순간 고막이 터진 게 아닌가 착각했다. 그런 착각이 들 정도로 람세스는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나는 라미드 섬의 전사다. 위대하신 선조 님의 피를 이어받은 전사! 전사인 내가 수치스러운 짓을 할 것 같냐!”
항복이 가장 편한 길이라는 건 잘 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 앞에서는 무기를 버리고 목숨을 구걸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걸 람세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선택지 말곤 답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지켜야 할 땅은 역겨운 괴물의 둥지로 변하고 말았다. 지켜야 할 혈족들은 악마의 병사들을 낳는 암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람세스 자신도 암퇘지가 되었다. 최후의 전사로서 마지막까지 싸우고 싶으나, 그러기 위한 장비 또한 없다. 뭘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강림의 말대로 따르는 게 답이나,
“난 항복하지 않아. 굴복하지도 않아! 절대로 그런 선택 따위 하지 않을 거야!”
람세스는 그 답을 거부하고 싶었다. 그것밖에 없다면 그것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네놈 따위에게 지지 않을 거라고!”
자신은 전사니까. 위대하신 선조 님의 피를 이어받은 전사니까. 전사는 용맹하게 적과 맞서 싸워야 하고, 어떤 시련이 닥치든 이겨내야 한다. 도저히 답이 없다는 이유로 항복이라는 이름의 유혹을 절대 받아들여선 안 된다.
받아들일 바에야….
“항복하지 않을 거면 어쩔 거지?” “이렇게 할 거다!”
죽는 게 낫다! 람세스는 자신의 혀를 있는 힘껏 깨물었다.
아니, 깨물려고 했다.
“아악?”
턱이 움직이지 않는다. 어서 입을 닫아야 하거늘, 닫아서 혓바닥을 잘라내야 하거늘, 이 자리에서 죽어서 놈을 조롱해야 하거늘. 왜 입이 움직여지지 않는 거지?
어째서 모래 맛이 나는 거지?
“어머니, 그러시면 안 되죠.”
한 여성이 람세스의 머리를 가렸다. 이목구비는 물론이요, 피부색까지 닮은 여자.
테리스가 마치 장난을 친 아이를 혼내는 듯이 말했다.
“이런 식으로 목숨을 날려 먹으면 선조 님들이 어머니를 뭐라고 보시겠나요? 싸우지도 못하고 죽으려 한 어머니를 좋게 보시겠나요?” “아아, 아아악!” “아, 맞아. 풀어드릴게요.”
테리스는 손가락을 탁, 튕겼다.
튕김과 동시에 람세스의 벌린 입을 그 상태로 유지하고 있던 작은 모래 기둥들이 그 자리에서 소멸하였다.
“테, 테리스. 어째서….”
람세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딸을 쳐다봤다.
“어째서 날 방해한 거니? 난 선조 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지키기 위해서 자결한다고요? 저는 그 꼴 못 봅니다.”
테리스는 말했다.
“부모가 죽는 꼴을 어찌 자식이 가만히 볼 수 있겠습니까?” “자, 자살 말곤 답이 없다는 걸 잘 알잖아. 명예를 지키기 위해선 이럴 수밖에 없다고.”
그 말을 듣던 강림은 한숨을 내쉬었다.
‘멍청하긴.’
명예 같은 소리 자빠졌네. 죽는다고 명예가 지켜지나? 지켜진다고 해서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놔둘 것 같나?
게임에서도 라미드 섬 출신 캐릭터들 대부분이 긍지를 더럽힐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 그걸 보곤 나름 기사도에 충실한 놈들이구나, 라고 강림은 그리 여겼다.
그리 여겼으나, 막상 대면하니 짜증이 치솟아 올랐다.
‘죽는다고 다 끝나는 줄 아나?’
살아야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야지. 고작 명예를 지키겠다고 목숨을 버리겠다고? 돌아오는 보상이 하나도 없는 짓을 기어이 하겠다고?
그리고,
“야, 한 가지만 묻자.”
모녀의 대화 사이에 강림이 끼어들었다.
“그렇게 선조니, 명예니 하는 소리를 했다면….”
그렇게 명예를 지키는 게 좋았다면,
“나랑 할 때는 하지 말라고 발광한 이유는 뭐야?”
좀 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닐까? 강림은 지적했다.
“하지 말라고 애원하기보다는 다른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그건….”
도저히 반박할 수단이 없는지 람세스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이를 보고 강림은 세게 몰아붙였다.
“너, 실은 항복하고 싶은 거지? 항복하고 싶어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댄 거지?” “아, 아니야, 나는!” “아니라고는 해도 나는 이미 들어버렸는데….”
강림은 람세스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그만해, 더는 싸지마. 언제까지 이럴 거야? 언제까지 해야 만족할 거야?” “윽?” “그만둬,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너….” “이렇게 지껄이던 여자가 과연 명예를 운운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정 명예를 운운하고 싶었다면 좀 더 맛깔나는 대사를 했어야지.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식으로 팽팽하게 맞서 싸웠어야지. 그러지도 않은 걸 보면,
람세스 본인은 항복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고 싶어도 그놈의 부모님 새끼들의 조기 교육 때문에 선택하지 못하는 거 아닐까?
그런 거라면 부숴버리자. 이미 유골조차 먼지가 되어 사라진 늙은이들의 말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걸 알려주자. 자신이 바라는 걸 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자. 그걸 깨닫게 만들어 주자.
부모의 뜻대로 살다간 최악밖에 없다는 걸 몸소 깨닫게 해주자. 이미 그러기 위한 수단은 자신에게 있으니까.
“저기, 스승님. 부탁이 있는데요.”
강림은 테리스에게 한 가지 요청 사항을 전했다.
“덮밥 좀 준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