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2 - 182화- 고기 둥지에서 재회한 스승님과 스승님의 어머니
“으음….”
람세스는 눈을 떴다.
“난 분명히….”
의식을 잃기 전에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람세스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늪 속에 빠졌을 텐데….”
그것은 전조도 없는 재앙이었다.
멀쩡한 저택이 난데없이 갈색 늪으로 바뀌었다. 환각을 보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일어난 일인지 분간할 틈도 없이 람세스는 늪 아래로 가라앉았다. 어떻게든 빠져나오려도 아등바등했으나, 결국은 밑으로 꺼지고 말았다.
그렇게 허망한 최후를 맞이했을 거라고 여겼는데, 살아 있다니. 목숨이 붙어 있다는 사실에 람세스는 크게 안도했으나,
“이, 이건, 대체 뭐야?”
눈앞에 나타난 새로운 지옥도에 람세스는 경악하고 말았다.
“어, 언제 여기로 끌려온 거지?”
당장 눈에 들어온 건 살덩어리였다. 생선 비린내를 풍기는 고약한 갈색 살덩어리로 이루어진 공간. 천장에서 끈적끈적한 갈색 점액질이 떨어지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그리고,
-후끅, 후끅, 후끅, 후끅!
-우끕, 우끕, 우끕, 우끕!
-꾸르륵, 꾸르르륵, 꾸르르르륵!
절망 어린 비명들도 메아리쳤다.
“대체 여긴….” “라미드 섬이다.” “…!”
람세스는 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
목소리가 들린 곳에는 한 남자 있었다.
“바로 네 고향이지.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갈색 살덩어리로 만들어진 의자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 무릎 위에 한 여성이 앉아 있었다.
“하앙, 하앙, 하앙, 하앙….”
다리 밑까지 내려온 흑청색 머리와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였다. 피부는 살구색이 아닌 황갈색이었다.
람세스와 똑같이 선조를 피를 이어받은 혈족이다. 혈족은 만삭인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었다. 엉덩이를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할 때마다 질척이는 소리도 점점 크게 들려왔으며, 혈족의 벌린 입에서 터져 나오는 교성도 마찬가지로 높아져 갔다.
“호옥, 호오옥, 호오오옥!”
남자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양손으로 혈족의 가슴을 주무르고, 혈족의 젖꼭지를 꼬집고, 젖꼭지를 잡아 이리저리 잡아당기고, 만삭의 배를 밀가루 반죽하듯이 주물럭댔다. 배려심이라곤 전혀 없는 남자의 손놀림에 혈족은 괴로워하면서도 기분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좋아서 고개가 저절로 크게 끄덕일 정도였다.
자신 앞에서 여자를 겁탈하고 있는 남자의 정체가 누구인지 람세스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너, 너는 그, 그리드? 네가 왜 여기에….”
대악마 그리드. 자기 가족들을 죽이고, 고향을 불태운 패륜아. 수인 연합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제국이란 이름의 해적 국가를 세운 악당. 모든 사람을 노예로 만들 작정으로 세계 정복을 노리는 대악마. 절대로 마주쳐선 안 될 0급 범죄자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람세스는 크게 경악했다.
“아르웬과 싸움에서 패배하고, 정신을 잃었다고 들었는데….”
들리는 소식통에 따르면 그리드는 아르웬과의 싸움에서 패배했고, 그 여파로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이걸 기회로 삼은 왕국은 아르웬을 필두로 삼아 대대적인 반격에 들어가기로 했으며, 제국은 내부에서 일어난 반 그리드 봉기를 진압하느라 왕국에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리드가 일어나야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하나, 그 그리드가 언제 깨어날지 알 수 없다고 람세스는 들었다.
그랬는데, 그 그리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계속 혼수상태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테, 테리스….”
왜 테리스가 그리드에게 안겨 있는 거지? 왜 만삭인 상태로? 혼란스러워하는 람세스에게 강림은 친절하게 설명했다.
“패배한 건 맞지. 하지만 다음 날 바로 정신을 차렸지.” “….” “정신 차리자마자 바로 교통정리에 들어갔고, 왕국을 족칠 준비에 들어갔지.”
강림은 짧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오늘 족치는 날로 정했지. 수도랑 세이렌 섬. 그리고 너의 라미드 섬이 목표였어. 나는 네 딸과 함께 여기 라미드 섬을 함락시켰고.” “바, 바보 같은 소리를. 여기가 라미드 섬일 리가….” “섬이 아니라면….”
강림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육각형 모양의 고기 방들이 결합한 배양실이었다.
“어째서 너희 혈족들이 다 저 안에 갇혀 있는 걸까?” “뭐라고?”
설마, 하는 얼굴로 람세스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녀가 본 광경에는,
-우끅, 우끅, 우끅, 우끅!
-후끕, 후끕, 후끕, 후끕!
-우끄으윽, 으끄으윽, 우끄으으윽!
혈족들이 있었다. 고기 방 하나에 혈족들이 한 명씩 갇혀 있었다. 두 팔은 위로 뻗어 있고, 다리는 M자로 벌려 있었으며, 그 상태로 갈색 촉수에 결박당해 있었다.
결박당한 상태에서 혈족들은 능욕당하고 있었다.
-후끅, 후끅, 후끅, 후끅!
-우끅, 우끅, 우끄윽, 우끄으읍!
-흐끅, 흐끄윽, 흐끄으윽, 흐끄으으윽!
음부에는 강림의 자지만큼 굵은 촉수가 박혀 있다. 섹스하는 것처럼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으며, 특정 주기에 따라 정액을 분출한다. 한 번 자궁에 싸지르는 것만으로 바로 난자와 수정된다.
왜냐면 강림의 정액이니까. 마기를 가득 머금은 강림의 정액이라 싸자마자 바로 임신시킬 수 있다.
당연히도 촉수는 한 번 싸는 것으로 멈추지 않는다.
-후끅, 후끅, 후끅, 후끅!
-흐끕, 흐끕, 흐끕, 흐끕!
-후끄윽, 흐끄으윽, 후끄으으읍!
한 번 더 싸질러서 만삭으로 만들고, 한 번 더 싸질러서 출산하기 일보 직전까지 만들고, 배 속의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배가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계속 싸지른다.
그렇게 싸지르고 난 끝에 수확할 시기가 되면 촉수들은 흡입한다.
-후끄으윽, 후끄으으으응!
-우끄으윽, 우끄으으윽, 우끄으으으윽!
-으끄윽, 으끄으윽, 으끄으으윽!
배가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한 끝에 여성들은 병사들을 낳는다. 그렇게 태어난 병사들을 촉수는 흡입한다. 흡인된 병사들은 양육실이라는 공간으로 이송된다. 병사들은 갈색 살덩어리로 이루어진 알 속에 갇히며, 강철 군단에 편입될 때까지 키워지게 될 거다.
라미드 섬 전사들은 평생 강림의 피를 이어받은 병사들을 잉태하는 씨받이로 살아가게 될 거다.
잉태만 이들에게 부여된 사명이 아니다.
-후끅, 후끅, 후끅, 후끅!
-히끅, 히끅, 히끅, 히끅!
-흐끅, 흐끅, 흐끅, 흐끄윽!
가슴에는 촉수가 부착되어 있으며, 부착된 촉수는 마구 요동치고 있다. 요동칠수록 젖가슴도 출렁거리고, 출렁거리는 가슴에서 모유가 하염없이 나온다. 촉수는 모유를 빨아들여 갈색 살덩어리로 이루어진 통에 담았다. 그 수는 수백 개 이상이며, 항시 온도 유지 기능이 있기에 병사들과 가축들에게 따뜻한 상태로 제공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모유를 제공하는 것 역시 씨받이들이 해야 하는 의무이다.
이런 씨받이들에게도 혜택은 있다.
-꾸륵, 꾸륵, 꾸륵, 꾸륵!
-쿠륵, 쿠륵, 쿠륵, 쿠륵!
-꾸르릅, 꾸르릅, 꾸르르릅….
씨받이들의 입에는 촉수가 박혀 있다. 식도까지 들어온 촉수는 끊임없이 꿈틀거리며 정액을 토해낸다. 씨받이들이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정액을 토해내며, 항상 삼시세끼마다 정액을 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항문에도 촉수가 박혀 있다. 방에서 노상 방뇨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항문에 박힌 촉수는 씨받이들이 싸는 배설물들을 먹어 치운다. 이런 식으로 촉수들은 움직일 동력원을 얻고, 씨받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배설할 수 있게 된다.
먹이도 제공하고, 화장실도 제공한다. 최소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은 제공하니 무작정 착취라고 볼 수 없을 거다.
‘내가, 내가 왜 이런 짓을 당해야 하는 거야. 왜!’
‘복수할 거야. 반드시 복수할 거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물론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씨받이들이 다수이나, 결국 이들도 순종하게 될 거다.
“점령하자마자 바로 섬을 둥지로 만들었지.”
라미드 섬 혈족뿐만 아니라, 그 섬에 살던 모든 여성을 가축으로 전락시킨 장본인, 강림은 자랑스럽게 떠벌렸다.
“섬에 사는 남자들은 다 죽이고, 여자들만 살려뒀지. 살려둔 여자는 네가 보시는 바와 같이 씨받이로 쓰이고 있고.” “그, 그런 마, 말도 안 돼.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지.”
강림은 테리스의 가슴을 와락 쥐었다. 과즙을 짜내듯이 손바닥에 모유가 잔뜩 묻었으며,
“흐이이이익?”
테리스는 교성을 내질렀다.
“당신의 딸이 내 노예가 된 것도 현실이고.” “….” “전사라면 현실을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 “웃기지 마.”
람세스는 분노에 떠는 목소리로 일갈했다.
“뭐가 현실이야. 이딴 걸 내가 받아들일 것 같아? 이 개 같은 짓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 “받아들이기 싫다면 어찌할 거지?” “널 죽인다!”
람세스는 격투 태세를 갖췄다.
“널 이 자리에서 죽이고, 모두를 구하겠다!” “와우, 기백이 무시무시하네.”
살기를 뿜어내는 전사들의 수장 앞에서도 강림은 태연했다.
“그렇다면, 스승님.” “흐이이이익? 왜, 왜?”
슬슬 한계다. 막판 스퍼트를 내기 위해 강림은 허리를 세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묵직한 고기 기둥의 자궁구 압박이 거세지자 테리스의 교성도 하늘 높이 올라갔다.
그런 테리스에게 강림은 지시를 내렸다.
“저 대신 당신 어머니와 싸울 수 있겠죠?” “무, 뭐라고?”
그 말을 들은 람세스는 당황했다.
“너 미쳤냐? 딸과 싸우라니. 그리고 테리스는….” “그래, 임신했지. 만삭이지. 이제 곧 출산할 몸이지. 하지만….”
강림은 매우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이 상태로도 당신과 싸울 수 있어.” “흐이익, 히이익, 히이이익!” “이보다 더한 상태가 되어도 말이지!”
강림의 다리가 부르르 떨린다. 떨림과 동시에 귀두에서 정액이 사출된다. 사출된 정액은 테리스의 배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흐아아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악!”
테리스의 만삭의 배가 더 비대해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지가 박혀 있는 보지 입구에 양수가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야, 당장 테리스를 놔줘. 어서!”
이 모습을 본 람세스는 당장 딸을 풀라고 소리쳤으나,
“괜찮아, 괜찮아.”
강림은 이게 별문제가 되냐는 식으로 굴었다. 그 모습에 람세스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이와 산모를 다 죽일 셈이냐!” “그럴 리가. 제가 그런 걸 바랄 것 같냐? 이렇게 해서 안 죽으니까 이러는 거지.” “그게 말이 되는….” “돼.”
강림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렇게 따먹혀도 살아남은 여자들이 제국에 많이 있어. 스승님도 그 여자 중 하나고.” “이, 이 미친놈이….” “스승님, 낳기 전에 아까 한 부탁 들어주실 수 있습니까?”
람세스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강림은 테리스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하실 수 있으시죠?” “….”
테리스는 약간 망설이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으나,
“알았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끝낼게.” “테리스, 녀석의 말을 듣지 마!”
람세스는 딸을 향해 호소했다.
“그런 놈의 명령을 따를 이유는 없어. 우리가 싸울 이유도 없고, 넌 싸울 몸도 아니야.” “….” “그러니까!” “어머니….”
테리스는 슬픈 눈빛으로 람세스를 바라봤다. 람세스를 향해 손을 뻗더니,
“죄송해요.”
움켜쥐었다. 움켜쥠과 동시에,
“윽?”
람세스가 있던 자리에서 모래가 솟구쳐 올랐다. 람세스가 피할 새도 없이 모래는 그녀의 몸을 감쌌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모래는 람세스가 도망치지 못하게 세게 옥죄었다.
“모, 모래라고? 하, 하지만 테리스에게 그런 힘이….” “없었지. 하지만, 내가 부여했다.”
강림이 바닥에다 스승님을 내려놓고 람세스에게 다가갔다.
“이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스승님에게 나랑 똑같은 힘을 나눠드렸지. 사실상 인간이 아니라고 볼 수 있어.” “이, 인간이 아니라고?” “그리고 너에게도 줄 생각이야.” “뭐?”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거지? 람세스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여겼으나, 실은 아니었다. 강림은 진지하게 얘기했다.
“나는 너를 굴복시킬 거다. 굴복시켜서 나의 충복으로 만들 거다. 충복이 되면 내 힘을 하사할 거야.” “난 그런 거 필요 없….” “필요 없다 해도 소용없어.”
강림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람세스, 당신을 얻겠다고 이미 그렇게 결정을 내렸으니까.” “뭐라고?” “그러니 각오하라고.”
강림은 경고했다.
“제 교육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 테니까.”
잠시 뒤,
“싫어, 더는 낳기 싫어. 넣지 마, 넣지 마아아아!”
람세스의 절규가 둥지 내부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