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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177화 (178/344)

Chapter 177 - 177화- 세이렌 섬 정복 이후

디자이어 제국이 세이렌 섬을 정복한 지 한 시간 뒤.

[이봐, 나, 언제까지 이래야 해?]

저택 마당 가운데에 거대한 촉수 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돋는 검은색 촉수 더미에서 불평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냥 병사들 풀어서 하면 안 될까? 나, 인간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목소리의 주인은 연구 주임 탈리아. 강림의 정성스러운 개조를 받은 덕분에 그녀는 촉수 괴물로 변신할 힘을 얻게 되었다. 전투가 아닌, 연구에 특화되었던지라 전투력은 약할 거라고 볼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그녀가 전개한 수많은 촉수, 아니 촉수를 가장한 수많은 송곳에 세이렌 섬 병사들은 전부 검붉은 피로 절인 깍두기가 되었으니까. 탈리아의 활약이 없었다면 천하의 강철 군단도 섬 내부로 진입하는데 얘를 먹었을 거다.

목표였던 세이렌 섬 정복도 끝냈으니 이제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탈리아였으나,

"아니, 일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있어."

여비서 아트리아가 단호하게 거부했다.

"너만큼 이 일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흥, 그럴 거면 너도 괴수로 변하는 건 어때? 너도 나처럼 할 수 있잖아?]

탈리아의 지적대로다.

[먹으면 그만이거늘, 왜 나한테만 한꺼번에 모는 건데?]

아트리아도 괴수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다. 강림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괴물, 보라색 갑주의 괴물이 될 수 있었다. 괴물이 될 수 있었기에 아트리아는 아르웬이 섬에 주둔시킨 함대를 궤멸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아르웬이 하는 일을 거들어 줄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걸 알기에 탈리아가 도와달라고 말을 꺼냈으나,

"미안하지만, 난 바빠."

아트리아는 단칼에 거절했다.

“오늘 내로 이거 다 확인해야 하거든.”

지금 아트리아는 계단, 저택 대문으로 향하는 계단에 앉아 있었다. 앉은 자리 옆에는 그녀의 키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 더미가 쌓여 있었다.

아트리아는 그 서류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문제가 없으면 확인 도장을 찍고, 문제 있으면 따로 빼냈다.

"오늘 이 보고서들을 다 정리해야만 해. 그래야 세이렌 섬 통치를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지금 아트리아가 보고 있는 것은 보고서. 세이렌 섬 정복에 참여한 모든 간부가 자필로 써서 제출한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다. 부대마다 어떤 성과를 올렸고,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특이 사항은 없었는지. 그리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고서에 다 적혀 있었다. 아트리아는 이를 보면서 중복된 내용이 있는지, 잘못된 내용이 있는지 전부 확인하고 있다.

[저기, 차라리 부하 몇 명 불러서 같이 하는 게 낫지 않겠어?]

"안 돼."

탈리아의 제안에 아트리아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런 건 내가 직접 해야 마음이 놓이거든.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일은 자신의 손으로 끝내고 싶다. 일이 많든 적든 간에 상관없이. 주인님의 비서 역할을 아트리아는 누구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부하들을 차출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자존심 문제만은 아니었다.

"지금 다들 일하고 있는데 내가 어찌 그들을 빼낼 수 있겠어?"

전투가 끝난 직후 아트리아는 강철 군단에 명령을 내렸다.

-섬을 요새화해라. 방해하는 자들은 모조리 다 잡아들여라.

-적이 오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이 섬을 빼앗겨선 안 된다. 이 섬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

함락한 세이렌 섬을 요새화해라.

만약 방해하는 자들이 있다면 모조리 다 잡아라.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살려서 데려와라.

적어도 오늘내일 내로 끝내야 한다. 아르웬이 쳐들어와도 도저히 탈환할 엄두가 나질 않아 스스로 물러나게 할 정도로 요새화를 끝마쳐야 한다.

다 끝나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라. 적들은 반드시 세이렌 섬을 탈환하려고 시도할 테니까.

아트리아가 이와 같은 명령을 내렸기에 현재 병사들은 섬을 재개발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 병사들을 함부로 차출할 수 없었다.

디자이어 제국의 새로운 조선소가 되어줄 세이렌을 빼앗길 순 없으니까.

"이 섬은 가장 중요한 곳이야. 그리드 섬의 조선소가 파괴된 이상, 여기 조선소가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그리드 섬 해양 동굴에 있던 철선 조선소는 파괴되었다. 강림의 뒤를 밟은 아르웬에 의해 철저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현재 그리드의 새어머니인 헤라가 감독관이 되어 현장을 치우고 있으나, 다 치워도 파괴된 조선소를 재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재건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나올 경우, 철선 제작에 차질이 생길 거다. 차질이 생기면 함대를 키우는 것도 불가능해질 거고, 주인님이 바라시던 세계 정복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러니 세이렌 섬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아트리아, 무슨 일이 있어도 세이렌 섬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너의 재량에 맡기마.’

희생이 다소 따르는 한이 있더라도 세이렌을 먹어 치워라. 스승인 테리스와 함께 다른 섬을 공략하러 간 강림은 아트리아에게 그리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아트리아는 황제의 칙명대로 섬을 점령했고, 이제 섬을 길들이는 것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강림이 자신을 믿고 이 일을 맡겼으니 아트리아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

제국의 희망이 될 이 섬을 절대로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난 그 희망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희망이라….]

희망이란 말에 탈리아는 다소 생각에 잠긴 듯한 감정을 내비쳤다.

[예전이었다면 그런 생각 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리드 치하의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성격파탄자이자 최악의 분노 조절 장애아에 목숨을 잃는 자가 하루도 거스르지 않고 매일 속출했다. 단순히 짜증 난다는 이유로, 거슬린다는 이유로 그리드는 매일 사람을 죽여댔다. 그걸 볼 때마다 자신도 그 허망하게 죽는 여자들처럼 되지 않을까 탈리아는 불안했다.

아무리 성과를 내도 그리드가 터무니없는 이유로 자신을 죽이는 거 아닐까? 매일 꿈속에서 그리드에게 살해당하는 악몽을 꿀 정도로 탈리아는 그리드가 두려웠다. 희망이 아닌, 절망만 곱씹으며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지금 그리드는 다른 사람이다. 그 다른 사람도 폭군이지만, 무턱대고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적이라도 아군으로 받아들이는 넓은 아량을 가진 자였다. 그자가 그리드가 된 것을 탈리아는 다행이라고 여겼다. 아니었다면 평생 불안에 떨다 객사했을 테니까.

너무 성욕이 강하단 게 탈이고, 그것 때문에 탈리아도 개고생하고 있으나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탈리아 본인도 섹스하는 것을 즐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다들 바쁘니 더는 토 달지 마."

아트리아는 탈리아의 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랑 달리 너는 놀고 있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아트리아가 그리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후끅, 후끅, 후끅, 후끅!

-우끅, 우끅, 우끅, 우끅!

-후끄윽, 흐끄으윽, 후끄으으윽!

지금 탈리아의 몸에는 수많은 여성이 있었다. 검은색 촉수 더미에 달라붙어 있는 여성들은 농락당하고 있었다.

-우끕, 우끕, 우끕, 우끕!

-후끕, 후끕, 후끕, 후끕!

-우으으윽, 으으으으, 우으으으읍!

입에는 굵은 촉수가 박혀 있었다. 식도까지 파고든 촉수는 앞으로 들어갔다, 뒤로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입뿐만 아니라 코에도 촉수가 들락날락하고 있다. 숨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혀버린 여성들은 괴롭다고 몸부림을 치나, 이를 구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우응, 흐응, 우으응, 흐으으응!

-우으읍, 우으으읍, 우으으으읍!

-후으윽, 후으으응, 후으으으읍!

가랑이 사이에는 두 개의 촉수가 박혀 있었다.

한 촉수는 음부를 안으로 파고들어 자궁벽까지 도달했다. 그 벽을 끊임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또 다른 촉수는 항문을 뚫고 창자를 유린 중이다. 촉수가 들락날락할 때마다 창자도 이에 맞춰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한다.

두 구멍이 동시에 공략당하니 여성들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나, 이 비명에 귀를 기울이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위로 아래로. 끊임없이 농락당한다. 정신이 아득해질 때까지. 고통이 무감각해질 때까지. 무감각해지고 쾌락으로 변질할 때까지.

그렇게 농락하다가 촉수들은 체액을 뿜었다.

-쿠르륵? 쿠르르릅, 쿠르르르릅!

-꾸륵, 꾸륵, 꾸릅, 꾸르륵….

-꾸르릅, 꾸르르릅, 꾸르르륵….

어마어마한 양의 체액이 터져 나왔다. 터져 나온 체액은 여성들의 배를 만삭으로 만들었다. 더는 들어가지 못한 체액은 입으로, 코로, 보지 구멍으로, 그리고 항문으로 질질 흘러내렸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체액을 받아들인 탓에 고개가 축 늘어지는 여성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후끅? 후끕, 후끕, 후끕!

-우끅, 우끅, 우끅, 우끅!

-후끄윽, 으으으, 으끄으으읍!

계속 범한다. 배가 얼마나 커지든, 버티질 못해 기절하든 상관없이 범하고, 또 범한다. 복수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견디겠다는 생각 자체를, 살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떠오르지 못할 때까지 범한다. 아예 아무것도 떠오르지 못하게 될 때까지 범한다.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범한다.

오직 주인님에게 복종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도라는 것을. 복수심을 버리고 주인님을 위해 사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을.

세이렌 섬 주민들이 그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탈리아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 계속 자신의 체액을 먹여야 한다.

먹이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여성들 전신에는 가느다란 촉수 가락들을 꽂혀 있다. 머리, 목, 가슴, 배 등 꽂힐 수 있는 모든 부위에 꽂힌 촉수 가락들은 꿈틀거린다. 꿈틀거리면서 체액을 주입한다. 세포 하나하나에 영구적인 저주가 새겨질 때까지 주입이 멈추는 일은 없을 거다.

아마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세이렌 섬 주민들은 원수였던 새 주인을 열렬하게 환영하게 될 거다.

[야, 이게 노는 줄 알아? 이것도 일이라고. 이것도 섬세….]

이 작업을 노는 거라고 깎아내리는 것에 탈리아는 항의했으나,

[하네에에에에에엥….]

황홀감에 가버린 듯한 신음을 흘렸다.

"놀고 있는 거 맞잖아."

[….]

아트리아의 지적에 탈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가장 편한 일을 하는 건 너니, 불평하지 마. 스텔라도 변신하지 못하고 주변을 날고 있는데 네가 하기 싫다고 소리치는 게 말이 되니?"

분홍색 박쥐 괴물, 스텔라는 현재 주변 상공을 돌며 순찰 중이다.

침공에 성공했어도 언제 적이 반격해올지 모르니까. 오늘 밤에 있을 파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그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일은 없을 거다.

"좀만 참아. 일 다 끝나면 돌아올 수 있으니까."

[돌아오면 그 여자를 먹을 거지?]

약간 기대에 찬 목소리로 탈리아는 물었다.

"그래, 맞아."

아트리아는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카르디안이 열심히 가공…."

그 순간이었다.

"아아아아악!"

저택 안에서 한 여성이 비명을 내질렀다.

"카르디안, 그만해. 제발 그만해!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아아아!"

누가 비명을 지르는지 안 봐도 비디오다. 목소리를 들은 아트리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딸과 잘 놀고 있나 보네."

[그러게, 말이야.]

탈리아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나도 그래.”

이번 저녁에 먹을 카르디안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 먹을까? 두 여자는 벌써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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