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4 - 174화- 고문에 시달리는 왕녀
제국은 언젠가 침공할 것이다. 고지가 코앞에 있는데 이걸 포기할 바보들이 아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났을 뿐, 언젠가 수도를 점령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거다.
그러니 이에 대비해야 한다.
네치아 왕국 제1 왕녀, 에일로이는 디자이어 제국의 침략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굴욕을 감내하며 체결한 불가침 조약도 다 이를 위해서였다.
[마탑에 연락해서 신형 무기를 모조리 다 구입 하도록. 필요하다면 왕실 경비를 써도 상관없다!]
네치아 왕국 수도는 기본적으로 바깥을 지키는 성벽인 외성과 왕성을 지키는 성벽인 내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성이 뚫린다 해도 내성을 돌파해야 왕성에 도달할 수 있으며, 도달하기까지 수많은 건물로 이루어진 시내를 돌파해야 한다. 즉, 왕국군과 치열한 시가전을 벌여야 하며, 그 시가전을 견디지 못하면 수도 점령은 꿈도 꿀 수 없다.
하지만, 제국은 다르다.
제국은 성벽은 수수깡처럼 우수수 무너뜨릴 수 있는 철선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설명한 장점을 모조리 다 무위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결전 병기, 괴수도 보유하고 있다. 디자이어 제국과 저항한 모든 영주 중에서 단 한 명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이유도 다 괴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철선과 괴수의 조합. 이 조합을 깨부수지 않는 한 승리란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네치아 왕국에서 이를 깨뜨릴 방도가 없었다.
그래서 에일로이 왕녀는 생각했다.
둘 다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하나라도 막자고. 적어도 그리드, 검은 괴물이 접근하는 걸 막자고. 철선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괴물이니까. 둘 다 위협적인 놈들이라면, 가장 위험한 녀석을 막는 게 급선무 아닐까?
그래서 에일로이 왕녀는 마탑에다 대량의 미사일 형태의 포탄을 주문했다. 왕실 금고가 텅텅 비게 되었으나, 에일로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정당화했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제국을 막아낼 자신이 없었으니까.
[소집령을 내려 왕국의 모든 마법사를 수도로 집결시켜라!]
포탄만 준비하지 않았다. 에일로이 왕녀는 왕국에 사는 마법사들을 수도로 모이게 했다. 왕국에 기거하는 전체 마법사 중 3분의 2 이상이 아르웬 쪽으로 보내버려 동원할 마법사 수는 적으나, 에일로이는 최대한 많은 수의 마법사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아카데미아를 졸업하지 못한 예비 마법사들도 동원했다. 반발은 있었으나, 왕녀는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다.
이렇게까지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로 망할 게 분명하니까. 상대는 신이고, 신을 상대하려면 모든 걸 다 짜내야 이길 희망이 보이니까. 법에 어긋난다, 도리에 어긋난다는 바보 같은 말을 할 때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에일로이 왕녀는 준비를 끝마쳤다.
서쪽 성벽에는 마법사 부대를 포진시켰고,
남쪽 성벽에는 마탑에서 받은 신형 포탄으로 무장한 포병대를 배치했으며,
동쪽 성벽에는 서쪽과 마찬가지로 마법사들이 포진했으나, 수가 적었다. 적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 바깥에 괴물이라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을 만들었다.
혹시나 몰라 북쪽 성벽에도 포병대를 배치했다. 북쪽으로 올 가능성은 적으나, 0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징집해서 백성들 다수를 병사로 무장시켰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만 기다리는 것뿐.
이후 에일로이 왕녀의 예상대로 디자이어 제국군이 침공해왔으며,
"왕녀님."
처절한 패배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제 여기에 서명하시죠."
패배자가 된 에일로이 왕녀는 이리스가 내민 항복 문서에 서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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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끌지 말고 합시다, 왕녀님."
이리스는 다시금 요구했다. 공손하게 말하고 있으나, 실상은 협박에 불과했다. 만약 공손하게 대했다면,
"안 하시면 저희도 어쩔 수 없답니다." "흐이이이익?"
지금 고문당하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 이리스가 손에 든 리모컨을 작동시키자, 에일로이 왕녀는 비명을 내질렀다.
"흐아아아, 아흐으으, 흐아아아악!"
지금 왕녀가 있는 곳은 알현실. 왕좌에 앉아 있는 왕녀의 옷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상의는 찢어져 풍만한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치마도 찢어져 국부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단정하게 묶여 있어야 할 연보라색 머리도 산발처럼 풀어져 있었다.
그 상태로 에일로이 왕녀는 고문받고 있었다.
"흐아아아, 흐이이이익! 짜지 마, 짜지 마아아아!"
양가슴에는 반구 형태의 착유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착유기는 스스로 몸을 오므렸다 피기를 반복하며 왕녀의 모유를 짜내고 있었다. 짜낸 모유는 착유기에 달린 호스를 타서 왕좌 뒤에 있는 커다란 알루미늄 통에 담아졌다. 어찌나 세게 짜내는지 착유기가 작동할 때마다 왕녀의 비명이 한 단계씩 올라갔다.
왕녀가 견뎌야 하는 건 이뿐만 아니었다.
"아호호호, 호오오옥! 아파, 아파, 아파!"
음핵에는 바늘이 꽂혀 있었다. 바늘에는 번개 마법이 부여되어 있었다. 바늘은 끊임없이 전류를 흘려보냈으며, 흘려보낸 전류에 의해 왕녀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렸다. 제어를 잃어버린 아랫도리에는 물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하아, 하아, 하아…."
그렇게 약 10분간 고문을 받고 나서야 에일로이 왕녀는 간신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반복된 고문으로 카리스마 넘치던 루비색 동공은 초췌해져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흐윽?"
겨우 끝났다고 안심하던 순간, 착유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랫도리 고문은 끝났으나, 가슴 고문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죄송하지만, 왕녀님은 온종일 우유를 짜야만 합니다."
이리스는 전혀 죄송스럽지 않은 말투로 양해를 구했다.
"앞으로 왕족들의 먹이를 왕녀님이 담당하셔야 하거든요. 여기 문서에 적혀 있잖아요?" "흐으으으, 그, 그딴 말에 왜, 왜 내가 따라야 하는 건데!"
에일로이 왕녀는 이를 갈았다.
'누가 그런 문서에 서명할 것 같아?'
에일로이 왕녀는 패배했다.
준비했던 모든 수단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끝내 왕성까지 함락당하고 말았다.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피난민들을 제외하면 모두 다 강철 군단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괴수가 나타났으니까.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세 마리가. 그리드만 괴수로 변한다고 생각했던 에일로이 왕녀에게 있어선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고, 당연히도 그 괴수 세 마리를 막을 방도가 왕녀에겐 없었다.
결국, 모든 시도가 다 실패로 돌아갔고, 괴수 중 한 마리였던 이리스에게 붙잡힌 에일로이 왕녀는 항복 문서에 서명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었다. 안 한다고 버티고 있으나, 그로 인해 계속 고문을 받고 있다.
항복 문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네치아 왕국은 식민지 1호로 개칭한다.]
[네치아 왕국에 사는 모든 백성은 노예로 강등한다.]
[남자 중 쓸모없는 놈들을 제거하고, 나머지는 강철 군단으로 징집한다.]
[여자들은 병력을 생산하는 가축으로 취급한다.]
[모든 네치아 왕족은 여우섬으로 강제 이주한다.]
[앞으로 네치아 왕족은 로열 피그 1호로 취급한다.]
[에일로이 왕녀는 로열 피그 1호들의 먹이를 제공하는 대모로 임명한다.]
왕국에 사는 모든 이를 장난감으로 취급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이 정신 나간 문서에 어찌 조인할 수 있단 말인가? 적어도 백성들의 일상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간다면 모를까, 그것마저 배제한 문서에 에일로이 왕녀는 서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나, 나는 서명하지 않아. 아무리 고, 고문해도 소용 없어어어어억?" "네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리스가 왕녀의 오른쪽 젖가슴을 세게 짓눌렀다. 모유가 세차게 뿜어져 나오고, 나오면서 느껴버린 에일로이 왕녀는 혓바닥을 축 내민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카우에게 개조당했다고 해도 당신이 쉽게 항복할 여자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그 망할 년…."
들소족 수장 이름을 듣자 왕녀는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그년 때문에 난….'
불가침 조약을 맺기 위해 제국에서 들소족 수장 카우를 사신단 대표로 파견했다. 반역죄로 연루된 왕족과 그들을 따르던 모든 이를 바치라는 요구에 에일로이 왕녀는 황당했으나, 그놈들이 없어져야 권력 강화를 할 수 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고, 카우는 그들을 받았다.
문제 그 이후였다.
-자, 왕녀님, 이 차를 마시세요.
-독 따위 들어있지 않답니다. 자, 보세요, 멀쩡하죠?
-같이 마셨으니 우리는 이제 자매랍니다. 농담이 아니에요.
조약을 맺은 직후 열린 파티에서 카우가 정체불명의 차를 왕녀에게 권유했다. 수상해서 먹지 않으려 했던 왕녀였으나, '설마,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를 음독할 정도로 막장이겠냐'고 여기며 별생각 없이 마셔버리고 말았다. 괜히 거절했다가 이를 빌미로 조약이 파기되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렇게 마셔버린 에일로이 왕녀는 매일 모유를 짜내지 않으면 안 될 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짜내지 않으면 가슴이 무거워지고, 아파서 온종일 시름시름 앓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이러한 이유로 에일로이 왕녀는 전선에 나가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일조차 할 수 없었으며,
적이 보는 앞에서 모유를 강제로 착유 당하는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자는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럼 서명하세요, 서명해야 카우를 만나러 갈 수 있답니다." "할 것 같냐!"
에일로이 왕녀는 노성(怒聲)을 질렀다.
"네놈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든 나는 서명하지 않아. 절대로 하지 않아! 목이 달아나는 한이 있어도 하지 않을 거다!" "하는 게 좋을걸?"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에일로이 왕녀는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아후으읍, 후으으읍…발악하면 고통만 커질 뿐이야."
수아였다.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한 여성을 안고 있었다. 아홉 개의 꼬리로 여성의 사지를 구속하고, 가슴을 쥐어 짜내고, 음부를 농락 중이다. 왕녀를 호위하던 기사였던 여성은 색욕에 빠진 얼굴로 수아와 찐득한 키스를 이어나갔다.
"더 잃어버릴 수 있으니 그냥 여기서 포기하는 게 좋아. 멀쩡한 상태로 있으려다간 당신만 죽어."
양손으로 호위 기사의 가슴을 주무르며 수아는 설득했다. 그녀 곁에는 수아의 조교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왕녀 친위대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래, 우리 말을 들으세요, 왕녀님." "흐아아아…."
비명이 들린다. 소리가 들린 쪽에는 뱀 여자가 있었다. 하반신이 커다란 뱀 꼬리로 되어 있는 여자, 페르포네는 자신의 꼬리로 한 여성을 옭아맸다. 페르포네가 너무 조인 탓에 여성은 뼈가 부러졌으며, 더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먹기 딱 좋게 되자 페르포네는 입을 벌렸다.
"잘 먹겠습니다." "와, 왕녀님. 사, 살려 주…."
에일로이 직속 시녀 중 한 명이 또 가버린다. 저항조차 못 한 채 그대로 페르포네의 위장으로 들어갔다. 죽기 싫다는 비명이 들려왔으나, 이내 곧 잠잠해졌다.
"걱정하지 마,"
소화된 시녀가 든 배를 쓰다듬으며 페르포네는 미소를 지었다.
"곧 내 딸로 환생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페르포네는 옆에 있는 다른 시녀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시녀들은 공포에 떨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얌전히 차례대로 페르포네에게 먹히고, 페르포네의 딸로 강제 환생하는 것이 그녀들의 운명이었다.
"말 안 들으면 왕녀님도 이리 만들 수 있답니다?"
다시 왕녀에게로 시선을 돌린 페르포네는 경고했다.
"아시겠죠?" "이, 이 악마들이…."
감히 자신의 백성들을 도륙 낸 것도 모자라, 자신이 보는 앞에서 능욕하다니. 아무리 괴수들이라고는 하나, 사람의 도리마저 잊어버렸단 말인가. 어디까지 자신을 능멸해야 만족할 건가!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에일로이 왕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밖에서 백성들이 강철 군단에 학살당하고 있어도, 겁탈당하고 있어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운명에 수긍하는 것만이 왕녀가 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선택지였다.
그런 잔인한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에일로이 왕녀는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반드시 복수할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 전에 서명부터 하시죠." "안 해!"
이리스의 권유를 에일로이 왕녀는 바로 거절했다.
"죽어도 안 해! 절대 안 해! 그리드가 있어도 난 하지 않을 거야!" "그럼 주인님 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리스는 항복 문서를 내려놨다. 바닥에는 가져온 직사각형 가방이 있었다. 이리스는 가방을 열었다.
강림의 자지와 매우 흡사한 바이브레이터 수십 개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마침 주인님이 왕녀님을 가공해달라고 부탁을 받았으니까요." "가공? 대체 그 흉물로 뭐 하려고?" "이제부터 왕녀님은…."
잠시 뒤,
"싫어, 싫어! 하지 마, 하지 마! 아기 갖기 싫어. 갖기 싫다고오오오오!"
왕녀의 절규가 알현실에 메아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