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7 - 157화- 외교관은 노예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죄송합니다, 왕녀님.'
결국, 외교관 프테라는 백기를 들었다.
'왕녀님을 배신하는 절 용서해주세요.'
고작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정확히 계산하면 어제저녁부터 오늘 낮까지, 24시간 중 절반의 시간 동안 강림에게 농락당했다. 그 절반의 시간 동안 조교 당한 프테라는 두손 두발 다 들어버리고 말았다. 충신이라면 어떤 고문을 받더라도 절대로 주군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일갈하는 게 법칙이나, 프테라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으니까. 단순히 살이 닿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단순히 숨소리가 닿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단순히 강림의 고기 기둥이 도끼 구멍을 살살 만져댄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기둥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안으로 들어온 기둥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자지 머리가 자궁구를 두들기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키스하는 것만으로도 절정에 이르고, 가슴을 애무해도 절정에 이르며, 단순히 깨무는 행위를 해도 절정에 이른다.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 할 때마다 절정에 이른다.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 할 때마다 허리가 휘어지고,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 할 때마다 교성이 터져 나오고,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 할 때마다 애액이 봇물 터지듯 넘쳐흐르고,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 할 때마다 쾌락이란 이름의 해일이 프테라를 덮쳤다. 덮치고, 덮치고, 또 덮치고 프레라라는 영혼을 익사시키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당연히 프테라는 도망치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기회가 있다면 그리드라는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어머니랑 같이 탈출해 왕녀가 있는 수도로 도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니, 할 수는 있으나, 불가능했다.
'저는 이제 이 악마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그리드는 프테라의 몸을 개조했다. 장기, 근육, 뼈, 근육, 신경조직 등 몸을 이루는 모든 근간에 마기를 주입했다. 주입해서 감도를 수천 배 이상 느끼도록 개조해 항시 발정상태로 만들었다. 섹스하지 않으면 금단 현상이 일어나 죽어버리게 되는 몸이 되어버렸다.
매일 자위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며, 매일 다른 누군가와 몸을 섞지 않으면 그날로 인생이 끝나버리는 운명에 속박되고 말았다.
그리드와 비슷하게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절대 일상을 보낼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되어버렸기에 프테라는 꺾일 수밖에 없었다.
'이 악마가 제 목숨을 쥐고 있는 한 저는 당신 곁으로 갈 수 없습니다. 당신을 주군으로 모실 수 없어요.'
자신이 목숨 걸고 지켜야만 했던 어머니는 진작에 무너져서 그리드의 노예가 되었다. 자신은 평생 지워지지 않은 저주가 새겨지는 바람에 그리드에게서 도주할 수 없다. 자신을 가축으로 삼을 때까지, 자신이 가축이라고 인정할 때까지 그리드는 끊임없이 자신을 강간할 거다. 끊임없이 임신시키고, 끊임없이 출산시킬 거다. 마치 우리에 평생 갇혀 살아야 하는 가축이 해야 하는 의무를 끊임없이 강요할 거다.
뭘 해도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지금 프테라는 체념한 채 빈 양피지에다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다.
"하아, 하아, 하아…." "힘들면 같이 써줄까?"
지금 프테라는 네 발로 엎드린 상태에서 양피지에 글을 쓰고 있다. 그런 프테라의 등 뒤를 강림이 덮고 있으며, 자지는 당연하게도 음부에 꽂혀 있었다. 강림이 허리를 흔들 때마다 찾아오는 절정의 파도에 프테라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자꾸만 손이 떨려서 글을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집중이 안 되니 그만하라고 소리치면 그만이나, 그럴 수 없었다.
중단했다간 바로 숨이 막힌다. 채워지지 않는 성욕이란 이름의 갈증을 자지로 땜질해야 간신히 이성을 유지할 수 있다. 땜질이 멈추면 죽음을 코앞에 둬서 발광하는 짐승으로 전락하게 될 거다. 이런 상태로 글을 쓰는 게 싫지만,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게 프테라의 현실이었다.
"다, 닥치세요…."
프테라는 단칼에 거절했다. 하도 자신을 괴롭힌 것에 한이 맺혔는지 정중한 말투는 버린 지 오래였다. 앙칼진 말투로 쏘아붙였다.
"알아서 쓸 테니까 가만히 있어요오오오옥?" "응, 그래. 알았어."
강림이 허리를 밀어붙이자 프테라는 고개가 뒤로 확 젖혀졌다. 잠시 뒤, 프테라는 다시 숨을 헐떡이며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지금 쓰고 있는 것은 계약서다.
[나, 프테라는 여기서 맹세한다.]
마법사들이 사람을 노예로 삼을 때 쓰던 계약서.
[나, 프테라는 그리드를 영원히 주인으로 모신다.]
[육신이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영원히 그리드를 주인으로 모신다.]
[영혼밖에 남지 않게 되더라도 영원히 그리드를 주인으로 모신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쓰이지 않고, 노예로 팔린 인간들에게 쓰인다고 알려져 있다.
[나, 프테라는 영원히 디자이어 제국을 위한 외교관으로 산다.]
[나, 프테라는 디자이어 제국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 한다.]
[나, 프테라는 내 피와 이어진 모든 자식과 함께 영원히 제국에 봉사한다.]
계약서는 마법사가 아닌, 노예가 써야 한다. 보통은 영원히 복종하겠다는 말만 쓰고 끝나는 게 관례이나, 강림은 그러지 않았다.
[나, 프테라는 매일 자위하며 주인님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나, 프테라는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어디서든 몸을 내준다.]
[나, 프테라는 주인님에게 상을 받으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좀 더 상세하게 쓰자. 단순한 말로 쓰는 걸로 그치지 말자. 상세하고 복잡하게 써서 꼼수를 부리지 못하게 만들자. 지금은 충성을 맹세해도 언젠가 뒤통수를 칠 거란 보장은 없지 않은가? 지능이 출중한 캐릭터들은 틈만 보이면 어떻게든 벌리려고 악착같이 애쓴다. 그 애쓰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묶어버리자.
그런 이유로 강림은 지시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지시에 따라 프테라는 쓰고 싶지 않은 내용을 다 쓰고 있었다.
[나, 프테라는 주인님의 정액만을 먹고 살아간다.]
[나, 프테라는 주인님의 배설물만 먹고 살아간다.]
[나, 프테라는 주인님이 주시는 음식만 먹고 살아간다.]
왜 자신이 이런 거지 같은 글을쓰는 걸까? 왜 야설에나 나오는 노예 계약서를 써야만 하는 걸까? 다른 놈들은 이렇게 취급하지 않는 주제에, 왜 자신만 이런 취급을 받는 걸까? 프테라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으나, 화를 내도 역관광 당할 거라는 걸 뻔히 알았기에 쥐고 있는 펜을 부러뜨리지 않았다.
너무 서러워서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이 계약은 주인님이 죽을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마지막 치욕적인 문장까지 다 쓰고 난 다음에서야 주문서 작성은 끝났다.
"좋아, 어디 보자."
여백 없이 빽빽하게 채워진 계약서를 강림은 유심히 살펴봤다.
"음, 좋아. 문제없네."
강림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먹이기만 하면 되겠네."
이제 계약서를 노예의 몸에 새기면 끝이다.
보통 마법사들은 주문서를 태우고, 남은 재를 물과 섞여 먹이는 방식으로 새긴다. 어떤 형태로든 계약서를 먹이면 끝이다.
그렇다면,
"음, 그래. 이렇게 해보자."
강림은 자신의 방식대로 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렇게 결심함에 따라 강림은 허리를 뒤로 뺐다.
"하으으윽?"
자지가 빠져나가자마자 프테라는 바로 허리가 뒤로 꺾였다. 그 상태에서 애액을 콸콸 쏟아내다가 바닥에 철퍼덕 엎어졌다.
"윽?"
엎어진 프테라의 앞머리를 강림은 억세게 움켜쥐었다. 움켜쥔 채로 프테라의 머리를 든 강림은,
"우읍?"
입 안으로 계약서를 쑤셔 넣었고,
"후끄으윽?"
자신의 흉악한 고기 몽둥이도 쑤셔 넣었다. 자세를 바꿔 양손으로 프테라의 머리를 붙잡은 강림은 허리를 미친 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후끅, 후끅, 후끅, 후끅!"
계약서와 함께 자지가 목구멍 깊숙이 들어온다. 숨이 막혀 괴롭다고 프테라는 몸부림치나, 강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침과 쿠퍼 액이 섞인 혼합물이 프테라의 입에서 뚝뚝 흘러내렸다.
'좋아, 키우자.'
더 망가뜨리자. 더 망가뜨려서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자. 이왕 망가뜨릴 거, 철저하게 망가뜨리자. 강림이 그렇게 다짐한 순간,
"후끄으으윽?"
프테라는 경악했다.
'커, 커졌어?'
흉악했던 고기 기둥이 더 커지고, 더 길어졌다. 육안(肉眼)으로 목구멍 안으로 자지가 들어오는 게 보일 정도로 커졌다. 원하는 대로 자지를 키운 강림은 싱글벙글 웃으며 허리를 들썩거렸고, 프테라는 괴로움에 더욱 몸부림쳤다.
몸부림을 치면서도,
"후끅, 후끅, 후끅, 후끄으으응!"
수십, 수백 번 넘게 절정에 이르렀다. 자지가 들어오고, 나올 때마다. 숨소리를 낼 때마다 프테라는 끊임없이 발작했다. 그녀가 주저앉은 자리는 이미 애액의 호수로 이루어진 지 오래였다.
그렇게 배려 따위 없는 구강성교가 계속 이어진 끝에,
"꾸르르륵?"
정액의 홍수가 터졌다.
"꾸르르, 꾸르르르, 꾸르르르르…."
넘쳐나는 정액의 강물에 휩쓸려 계약도 위장 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정액은 위장을 채우고, 식도를 채우고, 입 안도 채워간다. 역류하는 바람에 두 콧구멍에도 정액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너무나 많은 양의 정액이 들어오는 바람에 프테라의 두 눈이 풀린 것은 당연했다.
"우웨에에에에!"
만족한 강림이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자 프테라는 정액을 토해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쓰러진 프테라의 가슴 윗부분에 복잡한 문양이 나타났다.
마법사의 노예라는 증거. 계약이 완료되었기에 나타난 문양이다. 정액을 토해냈어도 계약서는 무사히 프테라 몸에 정착했다.
이제 프테라는 무슨 수를 쓰든 강림에게 저항하지 못할 거다.
"하아, 하아, 하아…." "앞으로 잘 부탁한다, 프테라 외교관."
개운하다는 얼굴로 프테라를 보며 강림은 말했다.
"우리 제국을 위해 열심히 봉사해주렴. 너는 앞으로 할 일이 많을 테니까." "으으…."
누가 네놈을 위해 봉사해준다는 거냐? 다 억지로 따르게 한 것에 불과하거늘. 이렇게 되어버린 것에 프테라는 너무나 서러웠다.
“음, 아직도 반항적인 눈빛이네.” “…!”
강림의 싸늘한 어조에 프테라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음, 어찌하면 좋을까?”
강림은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그만둘까, 아니면 더 할까?’
이쯤에서 그만하는 것도 답이다. 실컷 괴롭혔고, 실컷 망가뜨렸고, 그 결과 프테라는 영구불멸의 노예가 되었다. 죽어서도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러면 여기서 그만둘까? 강림은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좋아, 하자.”
마음이 바뀌었다. 바로 프테라의 머리를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짜증 낸 벌로 감도를 더 높여줄게.”
이왕 하기로 한 거 더해버리자. 어차피 죽이는 것도 아닌데 더 해도 괜찮을 거다. 암, 진짜 괜찮을 거다. 강림은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마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아, 안 돼, 하지 마, 하지 마세요, 제….”
프테라는 애원했으나,
“히아아아아악?”
운명에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