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30 - 130화- 어머니를 새로운 종족으로 진화시켜드리겠습니다
"이, 이번에는 또, 또 뭘 할 작정이지?"
헤라는 물었다.
"나, 날 저, 젖소로 만든 것으로도 마, 만족하지 못하는 거니?"
그녀는 지금 수술대 위에 눕혀져 있었다. 옷 하나 걸치지 않았기에 왕만두처럼 퍼진 젖가슴도, 털 하나 나지 않는 백보지도, 기름이 흘러내리는 육신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다 큰 아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헤라는 부끄러웠으나, 가리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의 팔다리는 X자 형태로 펼쳐져 있으며, 그 상태로 쇠사슬에 구속되어 있으니까. 아무리 헤라가 팔다리를 움직여도 쇠사슬이 철컹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머리 양옆으로 뿔이 나 있는 백발의 들소는 불신의 눈초리로 눈앞의 남자를 노려봤고,
"네, 만족 못 합니다. 하기도 싫어요."
흑발의 남자, 강림은 그리 대답했다.
"그 정도 선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저를 키워주신 위대한 어머니에겐 더 큰 선물을 주는 게 도리라고 봅니다." "선물이라니. 개 같은 소리를…."
강림의 헛소리에 헤라는 기가 찼다.
"이미 충분히 받은 것 같은데?"
그 말대로 헤라는 충분히 선물을 받았다.
'시, 싫어, 그, 그만…후으윽?'
고문이라는 이름의 선물을 헤라는 받았다. 강림이 돌아올 때까지 헤라는 수아와 테미네르, 그리고 페르포네에게 끔찍한 선물을 받았다.
'후읍, 후읍, 후읍, 후읍!'
헤라는 언제나 수아의 꼬리에 농락당했다. 촉수처럼 길게 늘어진 아홉 개의 꼬리는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헤라의 젖가슴을 틀어쥐고, 붉게 부어오를 때까지 음부를 마음껏 헤집고, 입도 턱이 닫히지 않을 지경이 될 때까지 마구 범했다. 눈물, 콧물, 애액 등 몸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분비물을 다 토해낼 때까지 끊임없이 농락당했다.
'아아, 아아악, 아아아악!'
테미네르도 수아와 똑같이 헤라를 괴롭혔다. 똑같이 꼬리를 전개해 똑같이 가슴을, 입을, 가랑이를 마구 괴롭혔다.
차이점이 있다면….
'호오, 호오오옥! 그, 그만해 나, 나 미라가 되기 싫어. 미라가 되기 싫다고!'
생기를 빨아먹는다는 거다.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때까지 빨아먹고, 죽기 일보 직전에 본 모습으로 되돌리고. 안심하다 싶을 때 다시 빨아먹고, 또 되돌리고.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체험을 실시간으로 겪는 헤라는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페르포네는,
'아아, 해, 해독제를, 해독제를 줘. 제발, 제발….'
독을 주입했다. 신경을 마비시키고, 근육을 마비시키고, 혈관을 마비시키고, 더 나아가 장기를, 심장을 마비시키는 독을 페르포네는 헤라에게 주입했다. 테미네르가 했던 방식처럼 죽기 일보 직전에 해독제를 주입하고, 다시 독을 주입하고 또 죽을 위기에 처하면 해독제를 주입했다.
독과 해독. 마치 주사위 돌리듯이 번갈아 가면서 한다. 이런 페르포네의 농락에 헤라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제, 제발 그만둬. 그만두세요. 자, 잘못했으니까, 다, 다시는 그리드를 해코지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고작 일주일도 안 된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행해진 고문은 헤라의 정신을 짓뭉개 버리는 데 충분했다. 헤라는 두 손이 닳도록 싹싹 빌며 용서를 구했으나,
'''응, 싫어.'''
고문하는 맛을 알아버린 세 여성이 멈추는 일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강림이 그리드 섬에 도착하고 나서야 헤라는 겨우 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
그때의 일을 생각해도 헤라는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아직 박지도 않았는데, 애액을 흘리다니. 흥분했나 보군요?" "윽?"
저절로 애액이 흘러내리게 되는 건 덤이었고. 강림의 지적에 헤라는 얼굴을 찡그렸다.
"세 사람이 당신을 잘 길들인 것 같네요. 저랑 할 때는 독기가 서려 있었는데, 지금은 순한 양이 되었군요." "…." "잘 견뎌줘서 고마워요, 어머니. 상으로 이걸 드릴게요."
강림은 품속에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뭐야 그건?"
유리병에는 걸쭉한 검은색 액체가 담겨 있었다. 그 액체를 본 헤라는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아버지입니다."
강림은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버지의 유골을 녹여서 만든 거죠." "무, 뭐라고?"
나, 남편의 유골을? 두 눈이 동그랗게 떠진 헤라를 보며 강림은 실실 쪼갰다.
"히히, 어떤가요? 아버지와 재회하니 너무나 기쁜가요?" "노, 농담하지 마. 그게 남편의 유해로 만든 거라고? 그걸 어찌 믿어." "당연히 믿을 수 없겠죠. 하지만…."
강림은 유리병의 뚜껑을 잡고,
"이 소리를 들으면 믿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열었다. 형용할 수 없는 악취와 함께,
[그리드으으으으으으으!]
노성(怒聲)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병에서 튀어나온 중년 남성의 외침에 두 사람이 있던 방이 순간 흔들거렸다.
[감히, 감히, 감히, 감히, 감히, 감히, 감히, 감히이이이이이!]
"이, 이 목소리는…."
분노로 점철된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헤라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같이 살아왔는데 잊을 리가 있나? 헤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여, 여보?" "네, 우리 아버지가 맞아요."
강림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설명했다.
"유골을 녹여서 만든 액체와 제 마기를 섞었답니다. 덕분에 유골에 남아 있던 사념이 살아났고요." "…." “지금 시끄럽게 구는 이 목소리는 썩을 아버지 놈의 사념에서 나오는 거랍니다.” “….” “사념 주제에 이렇게 시끄럽게 굴 줄은 몰랐지만요.”
썩을 영주 새끼에게 어떤 심판을 내릴지 강림은 고심했다.
장식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했으나, 너무나 평범하니까 기각.
여자로 만들어 평생 육노예로 써먹고 싶었으나, 죽은 자를 되살리는 건 불가능하고, 환생시키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그래서 기각.
그냥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유해를 가루로 만든다는 선택지도 있었으나, 그것도 너무 평범하기에 기각.
평생 지워지지 않는 치욕을 남기고 싶었다. 자신의 계획을 망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람들마저 죽이려 했던 썩을 영주 새끼를 강림은 편히 잠들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당한 만큼 그 이상으로 보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계속 고민한 끝에 결과가 검은색 액체였다.
"어머니, 저는 이걸 당신에게 먹일 겁니다."
강림은 방긋 웃으며 다가갔다.
"이걸 먹으면 당신은 아버지와 하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동공이 흔들리는 헤라를 강림은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하나가 되어 영원히 절 섬길 수 있을 겁니다. <데스 나이트>가 되어서 말이죠." "데스…나이트?" "일명 죽음의 기사. 쉽게 말해 언데드 입니다."
단순히 아버지의 유해를 먹이는 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그 이상의 것을 겪게 해줘야 한다. 평생 자신들의 죄를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 죽지도 살지도 못한 존재로 만들어 평생 후회와 죄책감 속에 살게 만들자.
언데드로 만들어 자신의 말에만 무조건 복종하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자.
그럴 작정으로 강림은 마기를 있는 대로 쏟아부었다. 썩을 아비 새끼의 액체를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줄 촉매제로 만들었다. 간단한 실험 한 번 해보질 않았기에 진짜로 <데스 나이트>가 될지 알 수 없으나, 강림은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페르포네를 성공적으로 라미아로 개조했는데, 썩을 어미 새끼를 개조하는 게 실패할 것 같나? 반드시 성공할 거다. 아니 무조건 성공할 거다. 반드시 성공해서 이것저것 부려 먹을 거다.
이미 강림의 머릿속에는 어머니를 어찌 갖고 놀아버릴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언데드가 되어 평생 저를 위해 봉사하세요." "어, 언데드라고?"
설명을 다 들은 헤라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여기서 또 괴물이 되어야 한다고?’
들소족이 된 것만으로도 치욕인데, 이제는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야 한다고?
그건 싫다. 정말 싫다. 왜 자신이 시체가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헤라는 바로 입을 열었다.
"그, 그리드 제, 제발 그만두렴. 응? 나, 나 이미 죗값을 치렀잖아. 이제 그, 그만하면 안 될까, 응? 여기서 만족하자. 나 평생 젖소로 살 테니까."
여기서 그만하자고 헤라가 애원했으나,
"응, 싫어요."
강림은 단칼에 거절했다.
"영원히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기회인데, 제가 왜 그만둬요?" "제, 제발 그만해. 제발…."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강림은 헤라의 턱을 움켜쥐었다. 움켜쥔 채로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꾹 닫혀 있던 어머니의 입이 강제로 개방되었다.
"시체가 되어도 아기는 펑펑 낳을 수 있으니까 얌전히 받으세요!" "후으으윽?"
벌린 입에 그대로 유리병을 쑤셔 넣었다. 검은색 액체는 헤라의 목을 타고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다 들어간 걸 확인한 강림은 바로 유리병을 바닥에 내던졌다.
잠시 뒤,
"아아, 아아아…."
헤라는 사시나무처럼 파르르 떨더니,
"아아, 아아아, 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발작하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아악!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프다. 너무 아프다. 진짜 아프다. 자기 자신이 산채로 씹어 먹히는 것 같은 고통에 헤라는 몸부림쳤다. 발광하는 육신에선 검은색 오로라가 흘러나오고,
살구색 피구는 점점 시체처럼 흰색으로 변해갔다.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그리드!]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헤라의 입에서 두 가지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헤라와 전 영주 새끼의 목소리는 강림을 향해 외쳤다.
"이 망할 것아. 당장 그만해. 그만해, 그만하라고!"
[이 망할 것아. 당장 그만해. 그만해, 그만하라고!]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동시에 외친다.
"어디까지 해야 만족할 거야. 어디까지 해야 이 미친 짓을 멈출 거냐고!"
[어디까지 해야 만족할 거야. 어디까지 해야 이 미친 짓을 멈출 거냐고!]
썩을 영주 새끼의 사념과 헤라의 영혼이 합쳐지고 있다는 증거다. 완전한 합일을 이룬다면 하나의 목소리로 통일될 거다. 그렇게 되는 그 순간이 헤라가 언데드로 진화가 완료되었다는 증거.
강림은 완료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한 수단이 그에겐 있었다. 강림은 바지춤을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두툼한 고기 기둥은 바로 우뚝 솟았다.
"후으윽?"
[후으윽?]
헤라의 입에 쑤셔 넣었다. 강림은 턱을 붙잡고 푹푹 박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괴로운 마당에 강제로 구강성교까지 당해야 하니 헤라의 얼굴은 더욱 새파래졌다.
"후으윽, 후으으읍, 후으으으읍!" "닥치고 그냥 따르세요, 어머니."
목구멍 깊숙이까지 자지를 박아대며 강림은 선언했다.
"저는 당신이 데스 나이트가 되는 꼴을 반드시 볼 거니까요. 그런 줄 아세요!" "후으으윽, 후으으으읍!"
싫어, 싫어. 싫어! 더는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런 간절한 헤라의 마음이 강림에게 전해지는 일은 없었다.
"후윽, 후으으읍, 후으으읍!"
개조가 완료될 때까지 강림의 허리 놀림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