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9 - 129화-바다 위에서 여기사와 질퍽한 섹스를 즐기자
[그리드에게.]
강림은 전 영주 새끼의 별장이 존재하는, 실상은 실험실만 있었던 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편지에 상세하게 적었다. 그리고 탈리아에게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요청도 편지에 적었다. 편지는 전서구를 통해 이리스에게 보내졌으며, 이리스는 편지 내용을 탈리아에게 전해줬다.
그렇게 편지를 보내고, 다음 날 구조대가 오고, 구조대와 함께 여우섬으로 향하기 시작하고 저녁이 된 무렵에 전서구 한 마리가 배에 날아왔다. 전서구는 탈리아가 보낸 편지를 강림에게 전달했다.
[내용은 잘 봤어.]
[설마 그 영주가 트루퍼 무리를 전투 병기로 개조했을 줄이야.]
[어쩐지 트루퍼 무리가 안 보여서 어디 갔나 했더니만, 그 영주 새끼가 문제였네.]
[어쩌면 너보다 더 미친놈이었을지도 모르겠어.]
탈리아는 더는 강림에게 존칭을 쓰지 않았다. 친구처럼 말을 놓기 시작했다. 편히 말해도 상관없다는 강림의 지시에 따라 탈리아는 주인과 노예라는 신분이 아닌, 같은 동업자 관계처럼 편히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옛날이었으면 꿈도 꿀 수 없었을 일이다. 그런 짓을 했다면 탈리아는 그대로 황천길 행 열차를 타야만 했을 거다. 그리드의 몸에 강림이 빙의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평생 마음을 졸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런 놈들을 상대로 이긴 너도 대단하고.]
[진짜로 모르겠단 말이야. 그 영주 새끼 때문에 네가 괴수화 실험에 이용당했지만, 타이와 싸우기 전까지만 해도 너는 변신을 하지 못했어.]
[기껏해야 괴수의 그림자를 소환해서 너를 죽이려고 출정한 함대를 몰살시킨 게 전부였지. 그걸 쓴 이후로 한동안 골골거렸고.]
[역시 수아에게 받은 귀물을 먹어서 그런가?]
탈리아는 자신이 품은 의구심을 전부 편지에 적어놨다.
[불안정한 실험을 당한 주제에, 흑광도 먹지 않은 주제에, 고작 귀물을 먹은 것만으로도 괴수화에 성공하다니. 이게 상식적인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어.]
[시간이 나면 네가 왜 괴수로 변할 수 있게 되었는지 고민 좀 해봐.]
[너는 이 나라의 근간이니까.]
이 내용을 본 강림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으음…."
딱히 신경 쓰지 않은 문제였다. 괴수로 변해서 일상에 지장이 생긴 건 아니었으니까. 성욕이 증폭되어 개고생하게 된 것만 제외하면 딱히 문제 될 거리는 없었다.
근데, 자신이 괴수로 변하는 게 과연 정상적일까? 탈리아의 말이 옳다면 자신은 돌연변이라고 봐야 할 거다. 돌연변이라는 게 과연 우연의 일치로 태어난 걸까?
그리고,
'내가 신과 닮았다는 것도 신경 쓰여.'
포로로 잡힌 수녀들을 돌려봤기 위해 디자이어 제국을 방문한 수녀 사이트. 현재는 강림의 충복이 되어 제국으로 오는 성국 관계자들을 타락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비록 겁탈당한 것도 모자라 강림의 아이를 낳는 참극을 겪었으나, 강림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소리치던 앙칼진 수녀였다.
'난 네가 정말 싫어!'
그렇게 대놓고 소리치던 수녀는,
'신이시여, 부디 저의 죄를 용서하시옵소서. 당신을 알아보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괴물이 된 강림의 모습을 보고는 바로 태도를 전환했다. 신을 위해서 뭐든지 다 하겠다고 선언했다. 성국을 무너뜨리는 철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강림이 신 그 자체였다는 걸 깨달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다.
이것도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
'이건 나중에 생각해보자.'
어차피 지금 머리를 굴려봤자 답은 안 나온다. 당장 꺼뜨려야 할 급한 불도 아니니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알아보자.
지금은 눈앞의 일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자. 헤라 세 모녀는 물론, 프테라, 그리고 아르웬 등 상대해야 할 자들이 수두룩하니까. 그렇게 판단을 내린 강림은 편지를 계속 읽어내려갔다.
[마력석은 전부 여우섬으로 보내줘.]
[아무리 놈들의 마력석이 대단해도 불량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니까.]
[혹시나 하는 말인데, 가루가 된 걸 보내면 혼내줄 거야.]
'혼내준다니. 가당치도 않은 소리를.'
탈리아가 남긴 말에 강림은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자신의 좆에 매달릴 주제에 어디서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지. 강림은 키득키득 웃으며 편지를 읽어나갔다.
[영주의 유해는 말끔하게 씻어놨어.]
[악취도 나지 않게 향수까지 다 뿌려놨고.]
[네가 올 때까지 실험실에 보관 중인데 빨리 와서 처리해 줘.]
[뭔가 으스스해서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이번 사건을 겪은 이후 강림은 탈리아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 영주 새끼의 유해를 실험실에 갖다 놓으라고. 삭아버린 뼈다귀밖에 남질 않은 영주 새끼의 유해를 자신이 직접 가공할 테니 고이 도마 위에 모셔놓으라고 강림은 지시했다.
원래 강림은 이렇게 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더 괴롭혀봤자 뭐가 좋냐? 기분만 더럽지. 그런 생각으로 강림은 편히 보내줄 생각이었다. 화장해서 바다에다 뼛가루를 뿌릴 생각이었다.
만약 트루퍼 무리의 공격을 받질 않았다면. 페르포네의 돈을 몽땅 써버리지 않았다면 그리되었을 거다.
[얼른 좀 와. 해골과 같이 자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늦으면 그냥 내가 알아서 만들면 안 될까? 응, 그러면 안 돼?]
[어차피 가공은 내가 다할 건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기에 강림은 방침을 바꿨다.
전 영주 새끼에게 안식을 주지 말자. 성불하지 못하게 만들자. 평생 자신이 지은 죄를 되새기도록 철저하게 능욕하자. 술잔으로 만들든, 장식으로 만들든, 가축의 먹이로 주든, 어떤 형태로든 능욕하자. 자신이 저지른 추악한 짓의 결말이 어떤지 똑똑하게 보여주자.
하마터면 자신의 사람들을 전부 잃어버릴 뻔했기에 영주 새끼를 향한 강림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지금은 진정되었지만, 용서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이 편지를 받았으면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답변 좀 해줘.]
[추신: 외교관 모녀는 타이가 사육하는 중. 시간 되면 한 번 봐봐. 진국이야.]
“….”
강림은 바로 빈 편지지를 꺼내 한 줄로 적었다.
[가고 있는 중. 조금만 참아.]
탈리아가 불편하게 여기는 건 좀 미안하다고 생각되나, 이번 일은 좀 고집을 부리고 싶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 썩을 새끼를 비참하게 만들고 싶다.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탈리아. 한 이틀 뒤에 도착할 테니. 그렇게 속으로 사죄하며 강림은 탈리아에게 보낼 편지를 둘둘 말았다. 풀리지 않게 끈으로 좋게 묶은 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서구의 다리에 편지를 매달았다.
“여우섬으로 가서 탈리아한테 전해.”
전서구는 경례 자세를 취한 뒤, 바로 날아갔다.
“선선해서 좋네.”
오늘 밤은 고요하다. 고요한 걸 넘어 적막하다. 구름에 달빛과 별빛이 전부 가려진 탓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철선에 달린 탐조등이 있기에 예정된 방향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일은 없었지만, 사고가 날 것을 고려하여 속도를 낮춘 상태로 천천히 여우섬으로 가고 있다.
느긋하게 가고 있기에 강림은 지금 이 상황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나저나, 그 유해를 어찌 가공하면 좋을까? 이리스, 너한테 좋은 생각 있니?” “하앙, 하앙, 하앙, 하앙!”
지금 강림은 이리스와 함께 있다. 이리스는 양손으로 배 오른쪽 측면 난간을 붙잡은 채 엉덩이를 내밀고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기사는 강림이 허리를 들썩일수록 끈적끈적한 교성을 내뱉었다. 풍만한 한 쌍의 젖가슴이 출렁이며 모유를 흩뿌렸고,
만삭 이상의 배도 즐겁다는 듯이 출렁거렸다.
깜깜한 밤에서 두 사람은 야외 섹스를 즐기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다 하기에는 재료가 부족해. 어떤 걸 선택해야 그 새끼가 지옥에서도 피눈물을 흘릴까?” “하아, 하아…그자가 가, 가장 싫어하는 짓을 하면 되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이리스는 그리 대답했다.
“그자는 자신이 세계 제일이라고 여, 여기는 남자였습니다. 그런 남자가 가장 싫어하는 건 하나밖에 없지 아, 않을까요?” “음….” “우리처럼 만드세요.”
이리스는 갑판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여인들을 향해 말했다.
-하우으으, 흐으으으….
-주인님의 아기, 아기, 아기….
-에헤헤헤, 너무 좋아, 너무 좋아아아….
하나같이 알몸이었으며,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운 젖통을 드러냈고, 하나같이 탐스러운 만삭을 양손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정액과 땀으로 범벅이 된 이들은 강림의 씨앗을 받은 것에 너무나 기뻐했다.
“주인님, 주인님, 인정해줘서 고마워요오오오….”
여비서 아트리아 역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만삭인 상태로 널브러져 있었으며,
“어, 어머니. 그 지옥에서 꺼, 꺼내드릴게요….”
카르디안은 아트리아의 팔에 머리를 기댄 채 잠들어 있었다. 알몸이었고, 만삭이었다.
성욕을 풀기 위해 남자들을 제외한 전원을 갑판 위에 모이라고 강림은 지시를 내렸고, 이리스를 제외한 모두가 강림의 왕성한 성욕을 버티지 못하고 전원 KO 패 당했다.
“하앙, 하앙…우리처럼 여자로 만들어요. 그것이 그자에게 있어서 최악의 결말일 테니까요.”
강림을 바라보는 여기사의 비취색 눈동자는 색욕을 넘어 광기로 물들어져 있었다.
“아, 안 그런가요?” “음….”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가끔 복수물을 보면 강제로 여자로 만들어 평생 치욕 속에서 살게 만드는 전개가 나온다. 망할 영주 새끼를 그런 식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미안한지만, 이리스. 나는 죽은 녀석을 되살릴 방도가 없어.”
영주 새끼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 아무리 신의 힘을 가진 강림이라도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은 못 한다. 되살렸다면 섬에서 희생된 자들을 전부 되살렸을 거다.
그러니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그저 언데드처럼 죽지도 살지도 못한 존재로 만드는 것 말곤….
“잠깐만.”
문득, 강림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되겠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 좋은 생각이다. 썩을 영주 새끼는 죽어서도, 환생해서도 이 치욕을 결코 잊지 못하리라. 아니, 오히려 기뻐하지 않을까? 평생 아내랑 같이 살게 될 테니까. 그렇게 평생 살게 만들자. 평생 아내가 겁탈당하는 걸 지켜보게 만들자. 영혼의 잔재 같은 게 남아 있다면 크게 통곡할 거다.
그 통곡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림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고맙다, 이리스.”
강림은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해준 이리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상으로 왕창 싸질러줄게!” “가, 감사합니다. 하앙, 하앙, 하아아앙!”
그렇게 한가득 싸지르고 난 뒤에 이리스도 결국 침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