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125화 (126/344)

Chapter 125 - 125화- 사투가 끝난 이후에

[이리스에게.]

전 영주 새끼가 남은 회색 향유고래 무리, 트루퍼들과의 사투가 끝난 지 약 6시간 정도 지났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구조대 좀 보내줘.]

사투는 강림의 압승으로 끝났다. 동력원에 아무것도 집어넣지 않은 상태로 싸우는 바람에 강림은 싸우던 도중 강제로 기동이 정지되었고, 하마터면 트루퍼 무리의 무차별 난타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만약 그놈의 목소리가 조언해 주지 않았다면, 조언대로 자신이 가장 분노케 할 상황을 떠오르지 못했다면 떠오르지 못해 각성하지 못했다면 진짜로 그리되었을 거다.

간신히 최후의 승자가 된 강림은 곧바로 뒷수습에 들어갔다.

[전 영주 녀석이 괴물 고래 무리를 남겼어. 그 무리가 모든 배를 다 침몰시켰어.]

[그래서 지금 우린 그리드 섬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섬에 묶여 있지.]

[현재 해안가에서 텐트를 치고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이었다.

이 섬에 데려온 강철 군단 인원은 총 2천. 이 중 트루퍼 무리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수는 고작 500명. 놈들의 무차별적으로 날린 마력포 세례에 수천 명 이상이 사망하고 말았다. 강림은 생존자가 더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섬 이곳저곳을 수색했으나, 마력포에 맞아 탄 고기가 되어버린 시신들만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널브러진 시신 중에서도 사지가 온전하게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실의에 잠긴 강림은 시신들을 한곳에 모아 화장했다. 화장하고 남은 뼛가루는 작은 단지에 담았다. 만약 돌아가면 공동묘지에 묻을 예정이다.

[위치는 그리드 섬에서 북쪽으로 10Km 이상. 계속 올라오면 섬이 보일 거야.]

[원래는 결계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내가 부쉈으니 보일 거야.]

[만약 결계가 여전히 작동되면 마법사들로 메테오 샤워를 날리라고 지시해. 그것도 안 통하면 모든 화력을 총동원해서 부숴버려. 한 번 깨진 결계가 하루 만에 복구되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렇게 사망한 자식들의 화장까지 다 한 강림은 죽은 트루퍼 무리 수습에 돌입했다.

수습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식량. 배가 모조리 다 침몰하는 바람에 그 안에 있던 식량도 사이좋게 수장되었다. 여기서 묵고 갈 생각으로 강림은 야영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그 지시에 따른 병사들 덕분에 해안가에 약간의 식량이 배치되었으나, 이마저도 포격에 휘말려 재와 먼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따라서 강림은 트루퍼 무리의 시신을 식량으로 써먹기로 결정을 내렸다.

즉, 고래고기를 먹기로 마음먹었다. 현실에서는 중금속 덩어리가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인터넷에서 들은 적이 있으나, 강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곳은 중금속 따윈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맑고 깨끗한 바다다. 그러니 먹어도 문제없을 거다. 깨끗한 바다에서 자란 가축인데, 설마 먹는다고 독에 중독되겠나? 이게 맹독을 지닌 복어도 아닌데 말이다.

[가능하면 많이 실을 수 있게 수송선도 끌고 와줘.]

[여기 고래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거든.]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강림은 트루퍼 무리를 모조리 다 해체했다. 뼈와 고기, 그리고 내장을 전부 다 분리했다. 그렇게 다 분리하고 나니까 어마어마한 양의 고래고기를 획득했다.

너무 많아서 이대로 방치했다간 썩어버리는 게 아닌가, 라는 걱정마저 들었다. 살아남은 마법사들을 이용해 냉동 처리를 해놨지만, 언제까지 이리 놔둘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강림은 수송선도 가능하면 많이 가져올 것을 이리스에게 주문했다.

그리고 트루퍼 무리를 도축하기로 마음먹은 두 번째 이유는….

[그리고 마력석을 확보했어.]

[탈리아에게 얘기를 전해줘. 마력석을 얻었으니 이것 좀 분석해달라고.]

[분석해서 바로 동력원으로 써도 되는지 알아봐 줘.]

마력석. 트루퍼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거대한 마력석도 강림이 반드시 회수해야 할 물건들이었다. 회수해서 쓸 수 있다면 그리드 섬에 있는 함선 제작 시설 동력원으로 쓰여질 거다. 그러면 현재 에너지를 착취당하고 있는 두 여자를 꺼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강림도 오래전부터 트루퍼를 노리고 있었다. 그랬는데, 그 전 영주 새끼가 트루퍼 무리를 전투 병기로 개조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그 트루퍼 무리에게 공격을 받는다는 전개 역시 상상도 하지 못했다.

뭐, 예상치 못한 상황이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목적 달성에는 성공했으니 문제 될 것은 없을 거다.

이 두 가지 이유를 명분으로 삼아 강림은 정성스럽게 뼈를 발랐다. 뼈가 발라진 트루퍼 무리는 전원 디자이어 제국의 새로운 식량으로 전락했다. 본래는 수하들을 총동원해서 이 일을 해야 하나, 몸이 성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강림 혼자서 해결해야만 했다.

혼자서 하는 것에 미친 짓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강림은 그 미친 짓을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강림은 괴수로 변할 수 있으니까. 이번 일 역시 괴수의 힘을 이용했고, 그 덕분에 해가 지기 전에 끝낼 수 있었다.

[추신: 썩을 영주 새끼 유해를 그리드 섬으로 가져와 줘. 내가 직접 가공할 거니까.]

그렇게 다 해결하고 난 끝에 저녁이 되었고, 강림은 모닥불에 의지한 채 이리스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었다.

"카르디안, 이 편지를 어서 이리스에게 보내."

마침표까지 다 찍은 강림은 편지를 둘둘 말았다. 풀리지 않게 매듭을 잘 묶은 편지를 카르디안에게 전달했다.

"알겠습니다."

카르디안은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전서구를 보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이기에 걸을 때마다 젖가슴이 출렁거렸으며,

만삭의 배 역시 마찬가지로 흔들거렸다.

"그나마 전서구는 살아있어서 다행이었네. 네가 미리 빼돌렸니?" "네."

강림은 자신의 팔을 가슴골 사이에 끼워 넣은 여자를 향해 질문을 던졌고, 보라색 머리의 여인, 아트리아는 긍정했다. 그녀 역시 알몸이었다.

"유일한 연락 수단까지 사라지면 진짜 큰일 나니까요." "네 덕분에 살았어. 근데, 이제 다른 걸로 대체하면 안 될까?"

항상 전서구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세계의 비둘기는 의외로 충성심이 높고, 의무감도 높아서 집배원으로 써먹기가 아주 좋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전서구가 죽어버린다면? 전서구가 죽어버리는 바람에 다급히 연락을 보내야 하는데, 보낼 수 없게 된다면? 반대로 죽어버리는 바람에 다급한 연락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그런 일이 정말로 벌어지게 되면 좀 골치 아프지 않을까?

강림은 모닥불 근처에 꽂은 꼬챙이를 집었다. 꼬챙이 끝에는 바싹 구운 고래고기가 꽂혀 있었다. 고기를 질겅질겅 씹어먹으며 강림은 물었다.

"수정구를 이용해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어? 그런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있긴 있습니다만, 그거 꽤 비싸요." "얼마나 하는데?" "음…페르포네의 금고의 3분의 1 정도 바쳐야 할걸요?" "고작 통신 수단인데 그렇게 비싸?" "어쩔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모닥불에 꽂은 꼬챙이를 들고, 꼬챙이에 꽂힌 고래고기를 먹으며 아트리아는 대답했다.

"마탑에서 생산량을 항상 정해두니까요." "마탑?" "네, 그쪽에서 수량을 대량으로 풀지 않는 한 가격이 낮춰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마탑. 마법사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 모든 마법사는 마탑 출신이며,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마법 도구가 탑에서 나온다. 그 어느 나라도 마탑을 함부로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조약이 체결되었기에 마탑은 언제나 중립 지대로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게임에서는 그리드가 마탑을 초토화했다.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기에 사는 마법사들은 물론이요, 각종 연구 자료와 도구들도 몽땅 불태워버렸다. 그 덕분에 아군 진영에서 마법사들을 보기 어렵다, 혹은 마법 도구를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언급이 수시로 나온다.

그 마탑을 강림은 정복하기로 다짐했다.

단, 그리드와 달리 정복만 할 생각이다. 수틀린다는 이유로 부순다는 멍청한 짓 따위 강림은 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왕국을 정리하고 나면 마탑을 접수해야겠네. 어차피 왕국 다음에 있는 곳이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상대는 마법사들이라 무턱대고 덤볐다간 큰일 날 거예요." "큰일 나긴 뭐가 큰일 나." "하윽?"

아트리아의 젖가슴을 틀어쥐며 강림은 속삭였다.

"내가 괴물로 변신하면 다 정리할 수 있어. 오늘도 그랬잖아?" "흐으으으…."

틀어쥔 상태로 이리저리 흔드니 모유가 흘러나왔다. 흘러나온 모유는,

만삭이 된 배를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 나는 절대 안 지니까."

아트리아도 카르디안도 만삭의 몸을 가졌다. 이 두 사람뿐만 아니다.

현재 해안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인 생존자 중 여자들은 전부 만삭인 상태였다.

한 명도 빠짐없이 만삭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동력원으로 썼으니까.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해 강림은 모든 여자를 다 삼켰다.

트루퍼 무리와의 싸움에서 겪은 참사를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어차피 동력원에서는 중상도 바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니 망설일 이유 따윈 없었다. 이렇게 해서 삼켜진 여성들은 동력원으로 이송되었으며,

-후끅, 후끅, 후끅, 후끅!

-후읍, 후으읍, 후으으읍!

-후끅, 후끅, 후끅, 후끄으윽!

사이좋게 동력실에 있는 검은 촉수에 농락당했다. 강림의 의지가 담긴 촉수에 사지가 구속되고, 강림의 의지가 담긴 촉수가 모유 분수가 나올 때까지 가슴을 옭아매고, 강림의 의지가 담긴 촉수가 가랑이 사이를 범하고, 입도 범한다.

범하면서 쾌락에 몸부림치는 여자들의 모습을 강림은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더는 분신을 만들 필요도 없이 직접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각성한 것이 큰 도움으로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강림은 성욕을 마음껏 배출할 수 있었고, 배출된 성욕은 강림인 더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일을 끝낸 직후 강림은 동력원을 꺼냈고, 바로 내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보았다.

-에헤, 에헤헤, 에헤헤헤….

-더 줘, 더 줘, 더 주세요오오오….

-아우으으, 후으으으, 흐으으으….

전원 흐리멍덩한 표정을 지은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사이좋게 옷이 녹아내렸고, 사이좋게 정액으로 뒤덮여있었으며, 사이좋게 만삭의 몸을 가졌다.

이렇게 강림은 새로운 자식들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전부 주인님 뜻대로 될 겁니다."

새로운 생명이 잠자고 있는 만삭의 배를 쓰다듬으며 아트리아는 그리 말했다.

"저희가 그렇게 되도록 할 겁니다." "그 말은, 내가 무슨 명령을 내려도 문제없다는 거지?" "네, 잔혹한 명령만 아니라면요." "그러면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카르디안은 나가고 없는 지금이 적기다. 뭘 물어보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하는 아트리아를 보며 강림은 물었다.

"그리드는 정말로 죽었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