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5 - 105화- 자물쇠를 열 조건을 추가합니다
그리드 섬에 페르포네의 금고가 숨겨져 있다. 어째서 하필 이곳에 금고가 숨겨져 있는지 강림은 의문이었다. 아트리아조차 모르는 걸 보면 전 영주, 그리드의 아비라는 작자가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저택이 있었던 자리 아래에 금고가 파묻혀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 생각 없이 이곳에 금고를 파묻혀도 좋다고 허락하지 않았을 거다. 분명 허가를 해주는 대신, 무언가를 받았을 터. 그래서 페르포네에게 물어봤으나,
‘내 재산의 3분의 1을 주기로 했어. 죽어버리는 바람에 계약은 휴짓조각이 되었지만.’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강림은 곧이곧대로 믿을 생각이 없었다.
‘단순 돈 때문만은 아닐 거야.’
머릿속에 떠오른 그리드의 과거에서 나온 아비라는 작자의 말투를 보면 돈 때문에 페르포네와 거래했을 리 없다. 분명 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뭔가 존재한다.
그러니 어서 금고를 열자. 열어서 안에 뭘 숨기고 있는지 알아보자. 눈앞에 있는 거대한 철제문을 보며 강림은 그리하기로 다짐했다.
"여기도 마법으로 떡칠을 해놨네. 빈틈이 없어."
아이스 섬과 마찬가지로 금고의 크기는 어마어마했으며, 그 금고를 지키는 철제문도 엄청 두꺼웠다. 문에 강력한 보호 마법까지 걸려 있는 건 덤이다. 아무리 간이 큰 도둑이라도 쉽사리 털 수 없을 거다.
과연, 페르포네의 말대로 단순히 금은보화만 있는 걸까? 마음 같아선 강림은 괴수로 변해 철제문을 뜯어버리고 싶었다. 괴수의 힘이라면 보호 마법도 간단하게 뜯어버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그런 짓을 했다간 지하가 붕괴하니까. 붕괴하는 순간, 같이 온 자식들은 물론이요, 아트리아와 페르포네까지 휘말리니까.
그러니 귀찮더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자물쇠에 열쇠를 넣고 돌려야 한다.
그래야 하는데….
"근데, 아트리아. 궁금한 게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목마는 어디에 있냐?"
분명 자물쇠 역할을 해야 할 목마가 문 앞에 있어야 한다. 목마에 페르포네를 태우고, 안장에 달린 막대기로 그녀를 겁탈해야 한다. 막대기에 가득 채워져 있는 정액으로 페르포네를 임신시켜야 한다. 성인이 된 자식 5명을 낳을 때까지 막대기에 겁탈당해야 한다. 그걸 충족해야 문이 열린다.
아이스 섬에선 그 조건을 충족하고 나서야 마법이 해제되고,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래서 안에 있던 온갖 재산을 디자이어 제국 국고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분명 그리드 섬에 있는 금고 역시 자물쇠를 목마로 바꾸라고 지시했을 텐데, 목마는 어디로 가 버린 걸까? 두리번거려도 보이질 않는다. 보이는 거라곤,
"왜 저런 게 있어?"
죄인들의 목과 손을 꼼짝하지 못하게 구속하는 두꺼운 나무판, 칼밖에 없었다. 나무로 만든 두 다리가 칼을 지탱하고 있으며,
이러한 두 개의 칼이 목마가 세워져 있어야 할 장소에 놓여 있었다.
"저게 자물쇠입니다."
아트리아는 그렇게 대답했다.
"제가 바꿨거든요. 저기에 묶인 상태로 아이를 낳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릴 겁니다. 주인님이 원하시는 만큼 싸면 돼요." "잠깐만."
강림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나보고 마구 박으라는 소리야?”
본래는 목마의 안장에 달린 막대기가 페르포네를 임신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그래야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나무로 만든 구조물만 있을 뿐, 정액을 끊임없이 주입해야 할 막대기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막대기를 대신할 물건은 강림의 자지밖에 없다. 설마, 하는 생각에 강림은 물었고,
"네."
아트리아는 그리 대답했다.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배 속의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박히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고 싶어요." "잠깐, 해보고 싶었다고? 그러면…."
페르포네만 따먹는다면 칼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근데 왜 하나가 아니고 두 개인 걸까? 그 의문 역시 바로 해소되었다.
"네, 저도 열쇠랍니다."
아트리아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골을 가리켰다.
"저도 하고 싶었기에 자물쇠 구조를 바꿨답니다." “멋대로 바꿨다고?” “천벌 받을 짓이라는 건 알지만, 저는 하고 싶었습니다.”
아트리아는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독사>만 독점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요.” “….” “그리고, 주인님도 하고 싶지 않으세요? 도구가 아닌,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키우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틀린 말은 아닌데….”
페르포네가 성인이 된 아이들을 배출하는 모습을 보고 강림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막대기를 치우고, 자신이 직접 박고 싶다고. 기계에 의존하지 않은 채 만삭 이상으로 키우고 싶다고.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강림은 멋대로 자물쇠를 바꿨다고 화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만, 의문점이 있었다.
“페르포네가 있어야 열리는데, 왜 네가 열쇠라고 하는 거야?”
금고의 자물쇠는 페르포네를 통해서만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물쇠를 바꿔도 이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만약 페르포네 외의 다른 자가 자물쇠를 억지로 열려고 할 경우,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거다.
그걸 모르지 않을 텐데, 아트리아는 어떻게 해서 구조를 바꾼 걸까?
"당연히 제가 해봤자 열리지는 않아요. 불순물이 들어가 더욱 문이 견고해질 뿐이죠."
아트리아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견고해진 문을 열려면 열쇠 역시 길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아이스에 있는 금고보다 더 조건이 까다로워질 거예요."
아트리아의 시선은 페르포네로 옮겨졌다.
"이 여자가 낳아야 할 아이가 몇 배로 늘어난다는 소리죠." "며, 몇 배라고?"
그 말을 들은 페르포네는 기겁했다.
"어, 어째서 그, 그런 짓을, 왜 이렇게 하는 거야!" "그야 하고 싶으니까요."
덜덜 떨면서 묻는 페르포네의 말에 대답하는 아트리아의 말투는 너무나 태평스러웠다.
"저도 하고 싶은데, 당신만 독점하는 걸 보니 심술이 나서요."
너무 태평스러워서 보는 사람이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누, 누가 이딴 걸 독점한다고 그래. 다 저 녀석이 멋대로 한 것에 불과하다고! 난 이딴 걸 원하지도 않았어!"
페르포네는 그렇게 항의했으나,
"원하지 않았어도 당신은 했습니다."
아트리아는 묵살(默殺)했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당신은 했습니다. 오직 당신만 했어요. 다른 분들도 하고 싶은데, 당신을 조교 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로 당신만 그 영광을 얻었습니다. 질투가 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왜, 왜 그따구로 해석하는 건데…." "질투심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답니다."
주인님의 아이를 가지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요, 다 큰 아이를 배출하는 것 역시 영광이다.
그 영광을 혼자서 독차지하고 있으니 당연히 질투심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물론 페르포네가 강제로 당하고 있다는 것쯤은 아트리아도 잘 알고 있다.
잘 알지만,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건가? 주인님의 노예들은 전부 다 강제로 겁탈당하고, 강제로 임신당하고 출산하는 처지다. 아트리아는 물론이요, 페르포네도 예외는 아니다. 다 예외가 아니거늘, 고작 원치 않은 일을 당했다는 이유가 면죄부로 쓰이는 건 오히려 오만한 짓이 아닐까?
"그러니, 닥치고 벌을 받으세요, 페르포네."
아트리아는 선고했다.
"당신이 아무리 개소리를 지껄여도 들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답니다." “….” “그러니 얌전히 당하세요. 그것이 우리 노예들이 해야 할 의무입니다.” “….” “물론 억울하겠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주인님한테 걸린 이상 당신의 운명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는데.” “….” “그러니 받아들이세요. 피할 수 없는 지옥이라면 이 악물고 버티세요. 주인님이 어떻게든 지켜줄 테니 안심하세요.” “….”
페르포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잔뜩 겁에 질린 채 덜덜 떨 뿐. 이제 곧 생지옥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페르포네는 너무나 무서웠다.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다섯 명을 낳는 것만으로도 진짜로 죽을 뻔했는데, 그 이상을 낳아야 한다고? 그건 못하다. 아니, 할 수 없다. 하면 진짜로 죽을 거다. 아니, 하는 순간 자신은 돌이킬 수 없게 될 거다!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페르포네는 강림을 쳐다봤다.
"그, 그리드…."
울먹이는 목소리로 페르포네는 애원했다.
"제, 제발…."
이 미친년의 말대로 하지 말아줘. 그렇게 호소하듯이 강림을 바라봤다.
"음…."
강림은 고개를 숙이고 고민에 빠졌다.
"아트리아…."
결론을 내리는 데 몇 초도 걸리지 않았으며,
"추가하는 방식은 어떻게 이루어지지?"
그런 강림의 대답에 페르포네는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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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오오옥, 호오오옥, 호오오오옥!"
문을 열기 위한 조건. 페르포네가 낳아야 하는 아이를 추가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오오옥, 호오오옥, 후오오오옥!"
아트리아가 한 명 낳으면, 페르포네가 낳아야 할 아이가 한 명 추가된다. 아트리아가 한 명 더 낳으면, 페르포네가 낳아야 할 아이가 두 명으로 늘어나고, 아트리아가 또 한 명 더 낳으면, 페르포네가 낳아야 할 아이는 세 명으로 늘어난다.
즉,
"거, 걱정하지 말고 싸질러주세요. 저는, 저는 괜찮아요오오오!"
지금 만삭 이상으로 커진 아트리아의 배 속에 몇 명이 들어있냐에 따라 페르포네가 낳아야 할 아이도 정해진다고 봐야 한다.
"팍팍 싸질러주세요. 비서는 주인님이 바라시는 게 무엇이든 다 받아줄 수 있답니다!"
현재 아트리아는 칼에 목과 양손이 고정되어 있으며,
"그러면 견디라고, 아트리아."
그런 아트리아의 배를 강림은 양손으로 꽉 붙잡고 있었다. 붙잡은 채로 열심히 자지를 박고 있었다. 이미 물로 흥건해진 주름진 동굴 안을 흉악한 고기 몽둥이가 밀고 들어오며, 들어오면서 느끼는 자극은 아트리아를 점점 더 미치게 했다.
만삭의 배가 더 커져 터지기 일보 직전임에도 아트리아는 빼달라고 애원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네, 죽지 않아요. 저는 죽지 않아요! 주인님이 있으면 저는 죽지 않아요!"
자신은 이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원했으니까. 아트리아는 자신 있게 소리쳤다.
"힘을 주는데 제가 죽을 리가 있겠나요?"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네!"
아트리아의 말에 긍정하며 강림은 더 세차게 허리를 놀려댔다. 놀리면서도 이 행동을 하는 걸 잊지 않았다.
배를 움켜잡은 양손을 통해 마기를 끊임없이 주입했다.
"하아아앙…따뜻해."
몸속으로 침투하는 마기의 기운에 아트리아는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이대로 두면 위험해진다고, 얼른 떼어달라 소리쳐야 한다고 몸에서 외치고 있으나, 아트리아는 그 외침을 무시했다. 어서 자신도 페르포네처럼 이형의 존재가 되고 싶었다. 영원불멸한 존재가 되어 주인님의 사랑을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받고 싶었다.
그런 바람이 통했는지 아트리아 육신에서 검은 오로라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살구색인 피부가 조금씩 하얘지기 시작했다.
'아트리아도 순조롭게 변해가네.'
사실 페르포네를 완성한 뒤에 할 생각이었다. 페르포네를 뱀족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 강림은 다른 여성들도 개조할 생각이었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설마 아트리아를 이런 식으로 개조하게 될 줄은 강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개조하면서 강림은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나도 변할 수 있나?'
다른 여자들도 이렇게 개조할 수 있다면, 자신 역시 인간이란 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이미 인간의 탈에서 벗어난 게 아닐까?
'진짜로 모르겠단 말이야. 왜 원작에도 없던 힘이 생긴 건지.'
막판 스퍼트를 내기 위해 더 세차게 박으면서 강림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걸 알아낼 방도는 있을까?'
솔직히 말해 어렵다.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은 전개이고,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은 힘이다. 어디서부터 단서를 찾아야 할지 모른다.
모르지만, 이 힘을 무작정 아낄 마음은 강림에겐 없었다.
'알아내지 못해도….'
마음껏 써먹자. 하늘이 주신 이 기회를 맘껏 이용하자. 막장 소설에 나오는 악당처럼 자기 마음대로 여자들을 주무르자. 이 힘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
옆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페르포네처럼 말이다.
'조금만 기다려, 페르포네.'
아트리아와 마찬가지로 목에 칼이 씌워진 페르포네를 본 강림은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널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거니까, 기다리고 있으라고. 네 친구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다짐하며 강림은 정액을 싸질렀다.
"하앙, 하앙, 하아아앙!"
정액을 받은 아트리아는 교성을 질러댔고,
"아흐으윽, 흐으으으, 으으으으…."
강림이 자지를 빼자 교성은 신음으로 바뀌고,
"으아아, 아아아, 아아아악!"
신음은 비명으로 바뀌었다. 양수가 터진 아트리아의 가랑이 사이에서 다 큰 자식들이 한 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나오는 자식들이 늘어날수록 페르포네의 눈동자는 점점 절망감으로 채워졌다.